밀라노 둘째날
움베르트 에코의 집
5만권의 책을 소장한 장서가이고
스스로 지식의 백과사전이고자 했던
남다른 에너지의 에코는
어쩌면 로쟈쌤과 닮았다.
그의 서재룰 보면 에코의 머릿속이 좀 보이려나 했는데
대중에게 개방되지 않아 돌아서며 아쉽더라.

오늘의 백미는 론다니니의 피에타
가여운 내 아들 너의 고통을 내가 안다.
어머니의 탄식이 내 귀에 들리오.
속삭이는 모자의 대화가 들리는것 같은 조각상 앞에
오래오래 앉아 있어도 좋을

티끌한 점 없이 매끈하게
무릎위의 예수보다 엄마가 더 어려보이는
완벽을 추구하는 야심찬 피에타의 젊은 미켈란젤로가
일흔이 넘어 후우, 숨을 내쉬며 더듬는다.
늙어 초라해도 아름답다고
집요한 미켈란젤로 마지막까지 완벽하구나
그 완벽이 일그러지고 모자라는
오류에 대한 승인이라 위로받았다.
신이 나의 고통을 알고 있다고

피사체를 사랑하면 사진이 예쁘게 찍힌다던데
암브로시아 미술관에서
우리 부부 사진이 저리 화사한걸 보면
함께 여행하는 인문학의 벗들이
우리 부부를 애정하는 것이 틀림없다.
헤헤 ^^

두오모 성당앞에서 2시간 자유시간에
시티투어버스를 탔다.
1시간 40분에 10유로
상쾌한 바람에 콧노래 부르며
오늘 유난히 햇살 좋은 이유가 있었어.

6시쯤 버스타고 출발해 베네치아 도착하니 9시 30분
중식당에서 늦은 저녁식사
짬뽕과 볶음밥에 소주 한잔 하고 나오니
아, 해무가 반겨주는 베네치아의 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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