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 가정폭력에서 정치적 테러까지
주디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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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인간 사이의 연결을 침해당한 결과이다. 생존자가 단지 수동적인 목격자가 아니라, 폭력적인 살인이나 잔학 행위의 적극적인 참여자였다면 특히 더 위험하다. 전투 외상은 폭력적인 살인을 보다 높은 가치나 의미로 더 이상 합리화시킬 수 없을때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베트남 전쟁에서 승리하는 목표가 이미 불가능해 졌을때, 시신의 수를 세는 등 죽이는 그 자체가 성공의 기준이 되고 말았을때, 군인들은 뿌리깊은 혼란에 빠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들이 지속적인 심리적 손상 앞에 취약해진 이유는 단지 죽음에 노출되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이들이 부당하고 의미 없는 파괴행위에 가담했기 때문이었다. 

베트남 전쟁이 참전한 미국 병사들의 얘기다. 

내가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라니. 끔찍하다. 


대한민국의 베트남 참전 용사들은 여전히 베트남 전쟁에 참가했던 경험을 명예로운 일로 편집한다. 

공산주의와 전쟁의 일선에 섰다는 거지. 태극기 집회를 하고, 남북 화해의 움직임을 반대하면서 

여전히 동원되어 반공을 외치며 이용당한다. 잔인한 일이야. 


한 베트남 참전 군인은 상실된 믿음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왜 신은 선한 사람이 죽어 가도록 내버려 두는지 이해할수 없었다......나는 한명의 성직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부님, 나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신은 작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을 내버려 둡니까? 이게 무엇입니까. 이 전쟁, 이 빌어먹을 것이, 내 주변에 죽은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 성직자는 내 눈을 보며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나는 전장에 있어 본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나는 말했다. '나는 전쟁에 대해 묻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신에 관해서 물었습니다.' "

왜 태어나서 왜 죽는걸까. 신이 뭘 알겠어. 살아본 적이 없는걸.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거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다시는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기를 소망하기도 한다. 


강렬한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어려움 때문에, 생존자들은 통제되지 않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과, 그 어떤 공격도 허용하지 못하는 양 극단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따라서 이 남자는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동정심을 느꼈고, 다른 이들을 보호하려 했으며, 그 누구도 해를 입는다는 것을참지 못했다. 반면에 가족을 향해서는 폭발적으로 분노를 표출하였으며 과민하였다. 이러한 불일치는 그의 고뇌의 원천 중 하나였다. 

가정폭력의 가해자들, 이런 사람들 많이 봤어. 기본적으로 비열하다고 생각해. 

자기를 망가뜨린 국가폭력에는 복종하면서 힘없는 가족들 위에 군림하여 가해자가 되다니. 

더 큰 폭력에 노출된 피해자라 해서 힘없는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괴롭혀도 되는 것은 아니야. 

자기가 피해자였다면 더더욱 그 고통을 알아, 다른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성찰하고 노력해야, 인간이거든.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더 큰 폭력의 피해자라 해서 용서하기는 싫다고. 


강간범의 목적은 피해자를 공포에 떨게 하고, 지배하고, 모욕하며, 완전히 무력하게 만드는 데 있다. 그러므로 강간은 그 특성상 심리적인 외상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적인 계획이다. 


외상 경험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은 세계가 의미 있다는 느낌을 회복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사람이 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면, 공동체는 반드시 해악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고,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인정과 배상이라는 이 두가지 반응은 세계에는 질서가 있고 정의가 있다는 생존자의 느낌을 재건하는 데 꼭 필요하다. 

그러나 참전병사를 위로하는 기념비는 있지만 강간 생존자들을 위한 사회적 기념비는 없다. 

피해가 사회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인정되지 않음으로 배상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그녀의 몫이다. 


피해자가 탈출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롭다면, 두번의 학대는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피해자가 포로일때, 도망칠 수 없을 때, 그리고 가해자의 통제 아래 있을 때, 외상은 반복된다. 이러한 상황은 감옥, 강제수용소, 강제노동수용소 안에 부명히 존재한다. 또한 컬트 종교 집단, 성매매 집결지화 같은 조직화된 성적 착취 기관, 가정 안에도 존재한다. 

두려운 일이야. 


한 남성의 가정은 그의 성역이고, 그 가정이 여성이나 아이들에게는 감옥일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한 근친상간 생존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시커면 정액으로 가득차 있다. 만약 내가 입을 열면 그것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뱀이 번식하는 하수구의 진흙탕이 바로 나이다."

숨이 막혔다. 오래된 그녀의 고통이 막막하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2. 

모르던 것을 새로 알게 되었다는 느낌보다는 잘 알던것의 의미를 교통정리 했다는 느낌이다. 

트라우마가 어떤 병이고, 어떻게 병으로 이름붙이게 되었고, 왜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지 

전쟁으로 인한 고통이 가정안에서 어떻게 발생하고 있는지 

주디스 루이스 허먼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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