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쇼핑을 좋아해 쏜살 문고
무라카미 류 지음, 권남희 옮김 / 민음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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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부산 등 한국의 대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생각한다. 어째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풍요해지면 자국 요리만으로는 부족해서 이탈리아와 프랑스 요리 레스토랑에 가고, 런던 스타일의 펍이나 바에서 술을 마시고 싶어할까. (...) 명동 골목에는 맛있는 노점이 여기저기 있다. 노천 의자에 앉으면 먼저 홍합 국물이 나온다. 나는 오돌뼈와 닭똥집 안주에다 참이슬을 마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게다가 가격은 넷이 먹었는데 4000엔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난 단순노동이 천직일지도 모르는데, 무언가 작은 것들이 바닥에 확 쏟아지거나 아님 유리가 깨져서 파편들이 쏟아지는 등 도저히 빗자루나 청소기를 쓸 수 없는 상황에 처할 때 난 그런 걸 잘 줍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겁을 한다. 귀찮지 않느냐, 손 다치지 않느냐 기타 등등. 그렇지만 난 시간 때우기 좋은 일들을 결코 귀찮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귀찮아하는 건 쇼핑이다. 특히 옷 고르기. 아무래도 이 삶은 내가 어느 정도 원해서 고른 삶인가 보다. 에휴...


꼭 넥타이를 맬 필요는 없지만 역시 셔츠를 입으면 뭔가 허전한 게 넥타이로, 20대 때엔 나 역시 매고 다녔다. 없으면 허전했다(??) 인턴 2달반인가 3달 다니고 정직원 제의 받고 수락하고 나서 바로 짤렸다는 분은 정장을 사 입고 싶어서 직장을 다녔다고까지 했었다. 그때는 돈벌면서 글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직종이 웹기획자라고 생각했다나. 그러나 정직원 제의 받으니까 '이걸로 돈 벌고 글쓸 시간도 있을라면 최소한 2년은 미친놈처럼 일해야 되는데?' 라는 생각이 퍼뜩 지나갔다고 한다. (인턴때 회사에서 4시간 자면서 일했다고 하는데 일단 내 체력으로는 출근 첫날에 병원 실려갈 케이스다.) 아무튼 그러고 나면 글을 쓸 수는 없겠다, 뇌가 다 굳겠다 느껴서 최근엔 글쓰기에만 전념하시고 계신다. 그렇게 치면 전 여자정장 입기 싫어서 정장 입는 회사를 안 다니는 건데... (근데 정말로 그것 때문에 회사 때려칠만큼 싫다. 일단 가슴 부위가 불편하고 엉덩이가 낀다. 내가 살 빼서 해결되었음 살을 뺐을텐데 이건 뼈 문제라 해결이 안 되더라.) 정장 몰까.

블루셔츠를 보기 이전에 무라카미 류는 블루종을 입었다 한다. 블루종이라고 해서 파란색인 줄 알았더니 검은 점퍼식 조끼였다. 우리 집에도 비슷한 건 있는데. 그렇다고 내가 돈이 썩어난단 얘기가 아니다. 옷은 무작정 비싼 걸 산다는게 제 신념이다. 그리고 비싼 것들은 무조건 손빨래한다. 그러다보니 요새는 정말 살 만한 옷이 없더라. 유니클로에서도 옷 사봤는데 흐물흐물한 느낌.

그러고보면 정말 부자인 사람들은 애초부터 현명한 소비를 한다는 느낌이다. 일단 무라카미 류는 겉보기에는 옷을 막 사는 것 같아도 이탈리아 명품 가게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보통 사지만 이탈리아 내부에서 자기네들만의 재료와 방식을 고집하는 가게에서 꼭 의류를 산다고 한다. 책에선 그 가게 이름을 말해도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 말하지만 내가 보기엔 일부러 숨기는 것 같다. 무라카미 류 작가가 셔츠를 사는 곳이라고 일단 대중들에게 이름이 나면 외국인들이 너도나도 일단 사려고 몰려들어 신이 난 가게가 외국인들이 사는 실크셔츠 따위를 늘리고 블루셔츠를 만들지 않는다면 골치아파질 테니까. 무엇보다 넥타이는 꼭 면세점에서 산다는 점이 제일 훌륭하다 생각했다. 남성 중에서, 아니 여자 중에서도 이렇게 섬세하게 쇼핑을 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태국에서 보석 사기를 당한 줄도 모르고 당당히 우리나라로 돌아와 금은방에 보석을 펼쳐놓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40~50만원에 그 보석을 샀지만 사실은 2만원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는 보석들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이 먹히는 태국의 전형적 사기라던데, 여기서 졸부의 비애를 볼 수 있는 듯하다. 이런 속물적인 책에서 자본주의 초기 정신의 일본과 자본주의 후기 정신의 한국을 비교하게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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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MY JOB 환경 활동가 - 진로 탐색 활동지 무료 제공 미래를 만나는 진로탐험 학습만화 시리즈 6
최재훈 글, 박종호 그림, 최예용 감수, 김정아 구성 / 이락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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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하신 미등록 필리핀 여성분이 지난달 9월에 센터를 방문했다. 일반 여성병원을 다니다 고혈압으로 아이가 위험한 상태가 되어 2차병원으로 가야하는데 미등록이기 때문에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의료비지원요청으로 오셨던 것이다. 그리고 몇 번의 안부 전화 후 그분은 나에게서 잊혀 갔다.
(...) 방문객-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아 이거 싱크로율이 ㅠㅠ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외부의 사람을 내부로 받아들여야 세상이 바뀐다'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그 말에 깊이 수긍하면서도 깜짝 놀랐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혀를 쯧쯧 차던 그 어머니이시다. 대통령이 바뀌니 정서도 바뀌는 것일까? 아님 어차피 기계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수준으로 세상이 잔인해지고 있으니 이주노동자들에게 연민을 느낀 것일까? 무엇이든 간에 사건은 사건이었다. 그러고보니 요즘엔 출생하자마자 아이의 국적을 '무국적자'로 등록하는 사람들도 늘었다는 게 옛말이다. 돈이 있어야 가능한 일일진 모르나, 이제는 국적으로 심각해질 때는 지났단 뜻일 수도 있으며, 국가 이념이 종교처럼 선택할 수 있는 무언가가 되었다는 신호일 수도 있겠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건 좋은 일이다.



이전에도 평행과 역설 책을 장황하게 소개해준 적 있지만 다시 말하겠다.


사이드는 팔레스타인 사람에서 이집트인으로, 다시 미국인으로 표찰을 바꿔야 했다. 바렌보임은 아르헨티나에서 자랐지만 히브리 학교를 다녔고 이스라엘 여권도 지니고 있었다. 전자는 유명한 철학자가 되고 후자는 세계적으로 날아다니는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었다. 그들은 뉴욕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책을 써서 한국에도 번역되었다. 사이드는 특히 베베른 등의 제2비엔나 학파들이 이방인의 정서가 담긴 음악을 작곡했기에 사람들의 마음에 감명을 준다고 주장했다. 최근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국적을 넘나드는데도 한쪽에는 아직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이미지가 나쁜데다 점점 심해진다는게 나로선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상에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외국인을 손님, 방문객 정도의 정체성으로만 인식하는 것도 한몫하는 듯 하다. 언어가 좀 다르다 뿐이지 걍 제주도 가는 것처럼 살러 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잖아? 난 그게 가장 이해 안 가더라고. 뭘 그렇게 장황한 이유가 필요하고 오지랖들이 넓은지. 그래, 따지고보면 일자리가 적은게 문제지, 일하러 온 사람이 일자리 구한게 문제인가? 왜 다른 경쟁자 욕은 안하는 건지? 오지랖은 결국 상대가 만만해보이니 펼치는 게 아닌가?

대체로 어떤 사건에 대한 소감을 글로 적은 다음 세계 인권 선언문을 인용하는 식이지만 요새 젊은이들 가벼운 에세이 쓰듯이 시나 음악을 응용하기도 했고 시간대로 했던 일이 간결하게 쓰여진 글도 있었다. 10시에서 6시까지 근무한단 소린데 최저임금 받을 거 생각하면 월급이 나랑 같겠네..

솔직히 나도 될 수만 있음 이주노동자처럼 12시간 일해서 돈 벌고 싶다. 하지만 아침 10시에 일하기 시작해서 저녁 10시에 퇴근한다면 몰라도, 오후 2시에 출근해서 새벽 2시에 퇴근한다면 아마 몸이 망가지지 않았을까. 세상만사 뜻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아마 후자로 일하는 사람들이 세상엔 많을 것이다. 과연 일한만큼 제대로 수당을 주는지는 의문이지만.

우리나라만 특히 그러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배운 사람은 돈 잘 벌고 높은 직장에 있어야 한다는 편견이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듯하다. 일단 사장이라면 그래도 지식이 좀 있는 사람들일 것 같은데, 알면서도 이렇게 행동하는 게 너무 치졸하다. 내가 이런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게 너무 싫어서 빡세도 그냥 혼자서 일하고 산다.

그리고 현실에 안주한다는 건 봉급이 적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내가 일을 견디고 할 만해도 다른 사람들이 견디지 못할 일이라면 그 일의 옳지 못함을 지적해야 한다. 의식을 깨워야 한다. 그래서 각자가 앞날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든다.

 

존엄의 시대-이주노동자 이야기

어제 만난 사장이 그런 말을 했어
줄돈 전부 주면 뭐가 남냐고 난안줄거야
너는 자본주의 속 일만 하는 기계
정말 아무것도 아니지 존엄성 하나없는
차가운 공장 더러운 현실에서 열심히 일만한다
도대체 나는 누군지 사람답게 살고 싶은 것 뿐인데
나는 남아야 할까 울지마 달라질 건 없어
울지마 그냥 기계들처럼 살아가
가만히 조용히 사장 말들으며
그럼 집에 돈은 보낼수 있어
나는 이해못하는 간판을 보면서 무슨 뜻일까 생각하지
거리에 나를 보는 불편한 시선 모른채 못느낀척 열심히 걸어간다
도대체 나는 누군지 사람답게 살고 싶은것 뿐인데
(...)
아니야 전부 거짓이야 절대로 나는 차가운 기계가 아냐
이제는 일어나 목소릴 내면서 나는 존엄성을 되찾을 거야
앞으론 두번 다시 가만있지 않아

돈이 좋냐-활동가 이야기

돈은 언제 주는지 몇 번 말해도 안주는데
사장에 얘기한 다해도 사정 어렵다 말하네
사장은 아우디 몰고 있고
사모는 벤츠를 너네 진짜 이상해
너의 거짓된 말들은 나를 분노하게 해
결국 검찰송치 처벌받을 거야

돈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명의변경하지마라 사기꾼들아
결국 진실은 밝혀지지 니네는 끝장이다
몽땅 망해라 망해라
욕하지마 폭행하지마 돈떼먹지마
제발 임금체불하지좀마
욕하지마 폭행하지마 차별하지마
갑질좀 하지마

돈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명의변경하지마라 사기꾼들아
결국 정의는 승리하지 니네는 끝장이다
정신 차려라 차려라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누님 귀엽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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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하프 블러드 11권 (완결) 하프 블러드 11
김정률 / 스토리위즈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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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랑 다르잖아!

 

여러번 이야기하지만, 내가 살았던 환경이 나에겐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게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그랬던 게 아닌가 하고, 지금은 종종 생각한다. 나에게 후천적 환경은 굉장히 큰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인간들은 주로 선천적 환경을 탓하게 되기 마련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보았다. 그가 여색을 탐하고 신을 탓하게 된 건 결국 자신의 친족이 죽었기 때문일까? 나는 그런 중도에 생각을 그만둔 듯한 결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면 조르바의 말대로 신은 태어날 때부터 그러한 결론을 그에게 준 것일까? 조르바가 아들을 잃지 않고 평범하게 살았다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결국 인간의 어리석음이란 그렇다. 학교에 갖혀있는 학생들을 자주 보면서도, 결국 명예욕으로 모든 것을 희생하고야 만다. 혹은 돈으로 다 땜빵하여 알아도 쓰잘데기 없는 것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혹은 이제 생각하기도 귀찮으니 돈만 모으거나, 빨리 선입견에 뒤덮인 안경을 쓰고 현실에서 도망치려 한다.

 

 

 

결국 사야는 욕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에티카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더욱더 큰 기쁨을 누리기 위해 행동한다. 역시 복원보다는 다 쓰러져가도 남아있는 것이 좋기 때문에 그녀는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니체가 말한 대로다. 정처 없는 자에게는 감옥까지도 행복한 것일 수 있다. 편협한 신앙, 딱딱하고 엄격한 망상까지도 잠을 부여하므로 그들은 즐겨한다. 그러니 끊임없이 유혹하고 시험하려 드는 의도를 조심할 지어다. 목적지를 잃어버린 사람을 니체는 동굴로 초청한다. 그러나 그녀는 좀 더 오랫동안 걸어야 할 것이다. 그녀가 저녁에 감옥이 아닌 자신의 집에서 다시 노래부르며 춤출 날이 올 것인가?

 

 

1. 처음엔 주요 주에 먹을 식인줄 알았음다. 

 

2. 아니면 주식이던가. 그래서 아 얘네들 샤아에게 투자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블러드 C는 참 모자이크가 애매하다. 

 

옛것은 척추뼈와 골수까지 그대로 노출되는데, 인간은 살덩이만 있어도 바로 모자이크나 하얀 화면으로 덮여버리니 말이다.
반전을 생각해보면 노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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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울려라, 유포니엄 (총3권/완결)
타케다 아야노 지음 / 브이플러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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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어떨까요? 어렸을 때는 아버지와 같은 일을 한다는 걸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고른 길은 이 일이었어요. 결국 좋아한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몰라요.

 

울려라 유포니엄 영화판은 새로운 이야기가 추가된다기보다는 애니메이션의 편집판이다.

 

취주악부에 대한 설명이 모두 삭제되었다. 취주악부의 전국대회 출전과 학생 개개인의 장래에 대한 고민과 학년 간의 싸움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 은근 강박 강압적인 선생님 이야기도 무지 짤렸다. 그러니 이 영화판은 이미 애니를 본 사람들이 애니 스토리를 기억하려고 보는 것 외의 의미가 없다. 어차피 한국에서 보아봤자 굿즈가 나오지도 않을테니 스킵하는 게 좋을 듯하다. 난 아스카 캡쳐하려고 봤다(...) 처음 애니를 봤을 땐 이 선배의 매력을 몰라서. 아스카는 후배같은 선배라는 이미지지만 천재이다. 그래서 책임감은 없고 사람 다루는 데 어설프고 결국 학년들끼리 갈등이 일어나자 부장에게 모든 걸 맡기고 도망갔다. 그래서 취주악부가 저 꼴이었던 것이다. 주인공도 썩 잘 하는 편인데 아스카가 그녀를 잡는 역할을 해준다. 그래서 금방 주인공은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고. 또한 혼자서 독보적으로 백합과 섹드립을 담당하신다. 움직이고 소리나면 더 모에이니 1화부터 보라. 일단 스토리를 쭉 훑어보자.

 

 

 

주인공은 그냥 대충 살자 주의다.

 

 

 

 그녀가 간 학교는 정말정말 취주악부가 연주를 못한다. 그런데 진지하게 전국대회를 노린다던 트럼펫 연주자가 이 학교로 온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고, 결국 그녀가 신경쓰여 다시 유포니엄 저음을 한다. 당시 타키 선생의 강압적인 성격을 몰랐던 학생들은 대다수가 생각없이 전국대회 진출을 목표로 하기로 한다.

 

 

 

모두가 모여있는 장면과 연습하는 장면이 하나하나 자세히, 많이 보인다.

 

내 기억으론 보지 못했던 연습도 보인다. 타키 선생님의 말투도 짧지만 좀 더 강해졌다. 아무래도 음악이 많이 나오려는지, 그동안 취주악부가 겪었던 갈등 장면이 30분으로 줄고 바로 선페스로 나간다.

 

 

선페스 음악 연주하는 건 애니메이션 분량과 비슷한 듯하다. 

 

 

그러나 연주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는 듯한 얼굴이 섬세히 표현되었다. 또한 왠지 줄지어 춤추고 있는 여고생들의 다리가 무척 자세히 표현되었다. 제작진 이녀석들.

 

 

 

여주에 의한 남주의 실연 장면. 명색이 남주인데 이렇게 힘껏 차이는 경우도 처음 본다 ㄷㄷㄷ

 

 

 

근데 생각해보면 아직까지도 후배선배 갈등이 심한데 그 분위기에 주인공이 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걸 레이나에게 유독 강렬히 어필한다. 그러면 레이나랑 가까이 있고 싶다는 건데, 남주가 '선배에게 레이나 찍혔더라'고 이야기한 걸 혹시 레이나에 대한 욕으로 간주하여 남주를 찬 건가? 그러면 레이나가 사랑의 고백이라고 한 것도 아주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니고;;; 무의식적으로 저럴 수 있다니 좀 소름이긴 하네.

 

 

아마도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선페스나 본선 다음으로 자막없는 장면이 많지 않을까 싶은 트럼펫 대결장면이다. 

 

 

정론대로 부는 근면성실한 선배와 천재적으로 곡을 변형시킬 줄 아는 후배의 대립이 돋보인다. 같은 곡인데도 다르게 분다. 그러나 역시 노력하는 자는 타고난 자를 이기지 못한다 했던가.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 애니는 코우사카 편을 드는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악대 지휘자인 타키가 천재성을 더욱 선호한다. 게다가 팀을 교란시키지 않으려면 선배는 더 이상 자신의 개인적인 고집을 유지할 수 없다. 이 장면은 더이상 열등감의 표출이 될 수 없다. 그저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을 뿐. 주유는 조용히 제갈량과 자신을 같이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신을 탓한다.

 

 

 

P.S 이 글을 쓰며 어머니와 산책하다가 의자가 정렬되어 있는 정자를 발견했다.

 

햇빛이 강해서 그쪽에 들어가서 쉬려 하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라고 바닥에 글이 쓰여져 있었으나 바닥은 먼지가 있고 솔이 널부러져 있었다. 어머니는 신발을 신고 바닥의 글을 밟으면서 정자 안으로 들어갔다. 상황이 그렇게 되었으면 어쩔 수 없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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グッドスマイルカンパニ-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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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죠.

 

1. 세이렌 설화를 기반으로 한 납량특집. 

 

 

확실히 배를 가라앉히니 죽는 건 맞지.

 

 

 

2. 왜 검은 배들이 생기는 건지에 대한 떡밥과 심상치 않은 카가의 회상 떡밥. 카가 그렇게 대단한 애였나. 

 

3. 점점 심해지는 텐류의 귀여움.
4. 결국 배 한 척도 잃지 않고 모든 검은 배들을 가라앉혀야 한다는 건데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5. 처음부터 대놓고 키사라기가 죽을 것 같은 예감. 그리고 세이렌 노랫소리는 들으면 다들 죽는다는데... 

 

6. 스포일러도 있고 중간에 선정적(?)인 장면도 있으니 일단 중요한 장면은 페이스북 친구공개로 올린다. 지금 이 포스팅에는 중요장면이 없다. 반전의 재미 빼고는 사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하지만 마치 그 장면이 예쁘게 나오기만을 노린듯이 유달리 아름답다. 힌트를 주자면, 언젠가 직업군인과 이야기한 대목 정도다. 그는 밀리터리 오타쿠들이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탄알도 일종의 예술인데 쏘면 다 끝이기 때문이라나; 나는 그런 것들이 다 환경오염의 주범이니 전쟁이 나면 안 된다고 했는데...

 

 

 

7. 텐류가 이쁜 만큼 열일하는 야마토씨. 

 

호텔씨 좋아하는 누군가가 있는 듯. 1기에서 대폭 개선된 폭발 장면만큼이나 외모가 큰 변신을 했다. 거의 누구세요 수준.

 

 

 

후부키에 대한 떡밥이 갈수록 대단해지고 있다. 

 

 애니에 나오는 제독이 거기까지 계산했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지만, 목소리에 저항할 수 있고 달래줄 수 있는 힘이라니. 전체 함대가 출두할 때 나가토가 짠 진영에 대해서 논란이 많지만, 난 그 논란에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게임 스토리와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다. 칸코레 애니메이션 특유의 오리지날 스토리를 가지려 하는 노력이라 할 수 있겠는데, 게임 플레이어들에겐 반감을 가지고 올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상당한 흥미가 있다. 애니메이션이 독자적으로 게임과 독립되려는 시도를 한 건 건그레이브 이후로 처음인 듯하다. 주제도 적당히 무겁다. 나는 2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작품의 장점이 명백히 드러나는 스토리일수록 단점도 명확히 드러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어쩌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칸코레의 단점은, 바로 우리나라 버스 애니메이션 타요와 같다. 타요는 버스를 인간화함으로서 트랜스포머처럼 변신할 필요가 없는 간편함이 있고, 더 이상 내 눈앞에 있는 저것이 로봇인지 자동차인지 기계인지 아님 다른 생명체인지에 대한 혼란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타요는 결국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사람의 기능을 명확히 드러내진 못했다. 배가 선하던 나쁘던 상관이 없다.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선한 편에 서고 싶어서 전쟁을 하는 게 아니라, 자신 자체가 선한 편이라 생각하고 전쟁을 한다. 돈에 눈에 먼 게 아니라면 거의 모든 군인이 그렇다. 죽어서 다시 환생하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선한 인간으로 다시 되돌리는데 생명을 거는 건 터무니없이 리스크가 크다. 더욱이 만든 국가가 카미카제를 고안해낸 일본인만큼,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 배들이 전쟁을 계속하는데 대한 의미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아군이 하나도 희생당하지 않고 승리하는 건 이미 고대 중국이 썼던 전술의 목적이다. 그 점을 욕할 생각은 없다. 이미 이 애니메이션을 본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생각을 했겠지만, 일단 한 마디 써본다.

 

 

 

P.S 누가 이 분 짤 보더니 한조 닮았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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