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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방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자전적 스타일을 띄고 있는 소설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로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주었다.
비유가 거의 없는 짧은 해설이라거나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쓰여진 생생한 말투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과거형으로 서술하고, 과거형을 현재형으로 서술해 소설 자체에 아이러니를 느끼게 했다. 정말로 시간을 한바퀴 돌리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독산 바로 옆이라서, 순간 움찔했다.
그동안 출근하면서 무심코 스쳐지나갔던 여공들을 다시 눈여겨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몸보다 몇 배로 부풀려진 블루칼라를 입고서 출근하는 그들.
그래도 지금은 이 작가보다는 훨씬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지 않을까.
꽤나 진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음에도, 한국의 서정성이 느껴지는 건 어째서였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감과 혼란을 겪고 있을 때마다 옆에서 원래의 길로, 작가의 길로 가도록 계속 밀어준 가족들을 보게 되었다.
'역시.'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금이나마 훈훈해진 건 정녕 나 혼자뿐이었을까.
어쨌던 오랜만에 마음이 훈훈해지는 소설을 보게 되었다. 몇 시간 후에 가게 될 독서토론에서도 이런 책을 읽도록 계기를 만들어 준 점에 대해 감사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