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책 도서관전쟁 1
아리카와 히로 지음, 권미량 옮김, 아다바나 스쿠모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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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름 도조X이쿠의 러브러브 닭살장면이 나온다길래 스포일러도 잠깐 보고 나름 사전준비하면서 봤다.
 근데 이건 으악 ㅋㅋㅋ 사전준비하면서 봐도 전혀 베리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도조나 이쿠나 똑같은 타입의 인물이라더니 닭살멘트를 아무렇지 않게 남들 의식하지 않고 던지는 것도 똑같았다. 이런 솔로의 저주를 받으며 죽어갈 커플들 같으니라고ㄱ-
 본인도 일단은 커플이지만 읽으면서 살짝 소름돋았다고나 할까(...)
 무튼 나름 말도 많았고 번역논쟁도 있었던 별책 도서관전쟁이 드디어 한국에 번역되었다.
 2권까지 죄다. 그러나 테즈카와 시바사키도 어느 정도 맺어질 패턴을 알고 있기에 그냥 이 정도 선에서 구입을 마치기로 했다. 더이상 구입했다간 돈이 아작날 뿐더러 딴 분들의 닭살까지 보고싶지 않다...
 비록 결말이 두리뭉실하게 끝나는 게 왠지 떡밥던지기 같다고 하더라도 난 걸려들지 않겠어!
물론 나이차 많이 나고 키차이에 하극상이 있는 커플의 아옹다옹도 재미있지만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특히 양화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작가가 양화법에서 금지된 단어들을 슬금슬금 피해서 욕설을 만든다는 줄거리도 나름대로 기발했다.
 본인도 그 책을 사고 싶었을 정도랄까. (사실 폭력물이라는 게 가장 큰 미끼이긴 했지만.)
 무튼 핵심줄거리는 도조와 이쿠의 닭살장면이라 이거다.
 결국 이 책은 '도서관전쟁 시리즈'를 읽은 커플들이 읽어야 하는 마이너 책. 네이버책에선 검색도 안 된다.
 할리퀸로맨스라기보다는 아기자기하고 부담스러울 정도인 선남선녀가 등장하는 전형적 일본로맨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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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아 - 사이코 북스 12
프리실라 로스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제이북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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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격한 아버지 혹은 어머니를 사랑했지만 또한 경멸하기도 했고,
 동생을 너무나 질투해서 걸핏하면 싸우고 때리려다보니 파괴욕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결국 나 자신을 증오하게 되고, 초자아를 만들어서 스스로를 책망하다 못해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분노를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내 책임조차 전부 남 책임으로 돌려버리는 습관을 은연중에 가지게 되었고,
 그들을 비판하는 와중에서도 나 자신을 혐오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결국 사람들에게는 '기묘한 이기주의자'로 보이게 되었고, 따돌림에 적합한 대상이 되어버렸다.
 약간의 친구들을 두고 있는 지금도 그 습관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그 초자아는 사라지지 않았다.
 내 경우는 아버지를 가질 수 있는 어머니를 질투한 게 아니라 어머니를 가질 수 있는 동생을 질투했다는 점이 다르지만. 그런 점에서 본인은 상당히 양성적인가보다.
 그렇다고 내가 동성애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지 동성애자에게 거부감은 없다.
 유일하게 찬성하지 않는 이론은 태어날 때부터 분노의 기질을 가지고 있어서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도 자신이 가진 만큼의 분노로 해석한다는 내용의 이론.
 사람이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안 될게 없다. 20년 가량이 지나서야 아주 약간이라도 분노를 억누르고 남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본인이 산증거라고 감히 내세우겠다.
 분노나 죄책감 등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기 전에 인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미운 세살' 때 생기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서야 주어지는 초자아는 평생동안 우리의 삶에 매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이 책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어떤 과정을 거치는 지 알기쉽게 설명한다.
 초자아에 관한 책을 처음 읽는 분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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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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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뒤이어 나온 더 리더 영화를 우연히 본 적이 있다.
 의도치 않게 내용을 미리 알아버려서 책으로 먼저 접하지 못한 게 그저 유감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로맨틱하고 에로틱한 1장을 다 읽었을 때 여전히 울렁거리는 가슴은 그대로였다.
 15살 남자아이과 30대 후반 여성의 사랑이 그렇게나 에로틱하고, 그렇게나 감동적일 수가 있다니.
 사실 약간 롤리타를 생각했던 본인으로서는 영화를 보면서도 충격, 책을 읽으면서도 또 한 번 더 충격이었다.
 그 기분을 간직하기 위해 그대로 책을 덮었다.
 2장에서부터 그녀를 관찰하는 냉철하고도 고통스러운 시선은 지나간 세월을 담담하게 전개해간다.
 한나에게 사랑을 느끼는 자신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성찰하는 장면은 지극히 독일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독일어에 특히 어울릴만큼 딱딱한 문체에도 불구하고, 그녀에 대한 애증은 절절하게 묻어나오는 게 아이러니하다.
 처음엔 남자에게 화가 났으나 이내 여자에게 화가 났고, 제 3장의 결말을 읽었을 땐 아연해지다가 이후 남자의 독백처럼 담담해졌다.
 결국 한나는 끝까지 자신의 상처를 애인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끌어안고 살다가,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버렸다고 생각한다.
 누가 이겼다 졌다를 이야기할 순 없겠지만, 결국 속박되어 있는 사람은 감옥에 간 그녀가 아니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엇갈리는 사회 속에서 일생동안 그녀에게 책을 읽어주려는 압박감에 시달리던 그였다.
 사회 자체가 감옥이라 하던 푸코의 말이 생각난다.
 영화 배우 케이트의 지독히 한나 아렌트다운 옆모습이 낙인처럼 아른거린다. 읽는 내내 그 영상을 지울 수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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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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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이 책을 보면 첫번째로 놀라게 되는 건 1000장이 넘는 그 엄청난 두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조이스가 이 책을 쓰는데 들인 시간은 거의 4~5년 남짓, 그리고 소설 속 시간은 단지 6월 16일 하루뿐.
 그리고 두번째로 서문에 쓰여진, 야심에 빛나는 작가의 자신감과 오만함이 충만한 그 한마디.
 "나는『율리시스』 속에 굉장히 많은 수수께끼와 퀴즈를 감추어 두었기에,
 앞으로 수 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거론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이것이 자신의 불멸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다."
 영국의 수많은 교수들이 이 책 때문에 대학 울타리 속에 갖혀 평생을 도서관만 들락거리는 풍경이 그야말로 눈에 선하지 않은가.
 아마도 그들에게 이 책은 애증의 대상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세번째로 그의 풍부한 지식에 놀라게 된다.
 이 책에 있는 것들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성경과 성경에 대한 풍자와 율리시스와 오디세우스와 변신이야기와 블레이크와 밀턴과 테니슨과 셰익스피어의 일생과 햄릿과 스코틀랜드-영국 사이에 끼어있는 아일랜드 역사와 유태인에 관한 온갖 우스갯소리와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사생활과 당시 유명했던 여러 시인과 과학자들과 연극과 아일랜드 민요 등의 온갖 노래를 여러 등장인물들의 무궁한 정신세계와 섞어 책 하나로 정리한 것이다.
 대충 상상이 가는가?
 사실 영문학도 성경도 종교도 슬쩍슬쩍 건드려봤던 본인으로서는 이 책을 보는 데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었으나 초반부터 멀리건의 익살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해 기가 팍 죽어버렸다. 그 다음부터는 모르는 것들은 설렁설렁 토막지식을 얻듯 패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나 이 책을 때려치울 뻔했다. 특히 그리스어와 라틴어와 독일어와 불어가 짬뽕되어 있는 구절들은 정말... 구약성경처럼 사람들의 족보를 끊임없이 늘어놓는 전개도, 성경을 비판하기 위해 그렇게 쓰여졌다는 의도는 알지만... 이런 시... ㄱ-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스티븐과 이글링턴이 셰익스피어 작품에 대해 주먹질 직전까지 논쟁했던 장면이었다.
 여기서 본인은 프랑스에 갔다고 잰채하던 스티븐을 다시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프로이트 옹호자인 본인은 제임스 조이스도 같은 부류에 속한다는 사실을 그 구절에서 얼핏 알게되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사회와 작가의 심리와 가족배경을 토대로 작품을 논해야 작품평이라고 생각하기에, 이글링턴이 호되게 까이는 장면에서 통쾌함을 느꼈음.
 했던 말 또 하면서라도 자기 입장을 밀고 나가야 속이 시원하다는 무식쟁이들은 역시 논리로 쳐부셔야 함.
 비록 그 때문에 스티븐은 아웃사이더가 됐지만.
 아무래도 스티븐은 나와 비슷한 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옳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 끝까지 지적하고 보거나 아예 만나주지도 않는 사람.
 반면에 소설이 조금 진행되려는 차에 등장하는 블룸은 의심이 많고 시니컬하며 아는 척하기에 도리어 무식함을 숨길 도리가 없는 인물이다.
 태생이 유태인이고 농담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사람들의 빈축을 사지만 왠지 모를 아웃사이더의 매력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당연히 번역자에게는 경외심을 가지고 있지만 원어로 이 책을 봤을 때 정말로 욕이 '경칠(damn)'이라는 단어밖에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분명 쉐뜨라거나 에프 유 씨 케이나 선오브비치 같은 단어들도 분명 있었을텐데... 아쉬웠다.(응?)
 다른 여자를 보면서 자위하는 블룸이나 기타 온갖 인물들의 성적인 상상들도 욕 못지않게 이 책 속에서 낮뜨겁게 등장한다.
 '순수한' 책과 콩나무 북카페 남녀회원들이 그런 구절들을 봤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상상해보았다. 참 즐거웠다 ㅋ(?!?!?)
 마지막 페넬로페 장에서 이 성적 구절들은 절정에 치닫는다. 블룸의 아내 몰리의 독백장면은 수다스러운 면을 드러내기 위해 마침표를 찍지 않았으며 스티븐에 대한 망측한 몽상과 생각들은 읽는 사람을 분노케하기 보다는 너무 어이없어서 실소하게 만든다.
 아내도 있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여자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는지.
 무튼 제일 어렵고 읽기 힘든 스티븐과 블룸의 만남장면만 제외한다면 그럭저럭 재밌었다. 개인적으로 제임스 조이스의 팬이기도 하니.
 영문학을 접하지 않고 이 책을 한 번이라도 다 읽은 사람이라면, 그 분이야말로 진정한 용자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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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의 성공사례
한중렬 지음 / 해울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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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하루만에 일어난 일을 쓰는 소설이 유행인지, 이 소설도 요즘 읽고 있는 소설과 같은 구도로 나간다.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을 연상시키는 인물구도랄까.
 사실 내심으론 그 소설을 모티브로 했다는 생각이 든다. 본문에서 셰익스피어를 직접적으로 들먹이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게이소설 치고는 시와 학문적 지식이 풍부한 소설이다.
 특히 인영이라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을 창조해낸 작가의 창조관을 칭찬해주고 싶다.
 사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현진X동식의 구도가 매우 좋지만. 무식한 바보 공과 그를 사육하는 수 ㅋㅋ
 솔직히 옥녀천침의 기세로 동식을 날려버리는 대목을 읽을 때는 너무 후련해서 박수치고 싶었음.
 정호라는 캐릭터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우리나라 소설에서는 어지간해선 찾아볼 수 없는 핵심등장인물.
 남자 중매쟁이치고는 상당히 고단수의 수법을 쓰는 인물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정의감이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동성애자에게 유달리 호감이 있는 본인은 현실에서 이렇게 탁 까놓는 게이를 만나기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게 아깝단 말이지.
 게이커플학교까지 차린 한중렬씨를 보면 그 자신에게서 따온 캐릭터같기도 하고.
 무튼 한중렬 씨가 설정한 사회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동성커플 메이커 회사가 공식적으로 차려지길 기원해본다.
 수위: 소프트소설이지만 단편 '아르마니를 입은 남자'는 좀 쎄다. 적극적인 철부지 도련님 수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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