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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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의 남자친구들에게도 남들이 꺼리는 몇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걸림돌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족한 점이 있기에 서로 더 잘 챙기리라 믿었다. 완벽하고 완만하면 삶의 재미가 없다.- p. 34

 

 

 

  

따... 딱히 강한 츤데레 역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라고 ㅠㅠㅠ

근데 생각보단 제법 재밌었다... 라고 츤데레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네.

 

 솔직히 말하자면 남자친구와 같이 여러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 제법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고 잘 따라와줘서 쭉 성경, 간단한 영어, 소학 등의 동양철학, 한자를 공부해왔다. 하지만 한자 쪽 책이 생각보다 단어가 쉽고, 게다가 요즘엔 한자 쪽 못지않게 우리말도 유행을 타는 중이라... 나도 모르는 우리말을 어떻게 남친과 같이 공부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때마침 내가 맡고 있는 서점에 샘터 책이 도착했다. 이 책을 구독했었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아무 생각없이 책을 뒤적거리고 있는데, 거기서 우리말 코너와 십자말풀이 코너를 발견했다. 게임 형식으로 '난이도 있는' 언어들을 재미있게 알 수 있고, 그것을 엽서로 보내는 재미까지 구가하고 있으니 문돌이 문순이들에게는 그야말로 딱 맞는 잡지이겠구나 생각했다. 월급을 타면 정기구독도 고려하는 중이다.

 사실 처음에 내가 샘터 잡지에 반감을 느낀 이유는 노소영 관장의 인터뷰 때문이었다. 예술가들로부터 무슨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산 적이 많다는 말이 은근 마음에 걸렸던 것일까? 이 말만 해주고 싶다. 그녀가 정말 디지털 아트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책을 쓰고 아트센터 나비를 세웠다면, 그 책을 읽고 그 전시관을 방문한 사람들이 자연스레 그녀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고. 그러나 노소영 씨의 인터뷰 말고도 나름대로의 인생을 꾸준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실려있어서 맘에 들었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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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Fortune Korea 2014.11
포춘코리아 편집부 엮음 / 한국일보사(월간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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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충고

하워드 루비: 오크우드 월드와이드 창업주, 회장 겸 최고경영자

1. 머리 주변에 4개의 눈을 가져라
경쟁 환경을 잘 살펴 당신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해라. 변화와 시장의 방향성에 민감해야 한다.

2. 단순히 고객이 원하는 걸 묻지 마라
고객이 왜 원하는지를 물어라. 당신이 그런 질문을 한다면, 사업에 대한 비전을 갖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운 것이다.

3. 특정 산업의 활황에만 의존하지 마라
(...) (휴스턴의) 석유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지역경제도 붕괴됐다. 그래서 우리도 함께 망했다. 위험은 반드시 분산시켜야 한다.

- p. 76

 

 

 

윤창현씨 자네 말입니다... 하...

규제를 화끈하게 풀자는 미친 발언만 없었으면 더 신선하고 재밌는 잡지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이 놈은 완벽히 무시하기로 마음먹었으니 닥치고 잡지에 대한 소개로 넘어가기로 하죠. 

 

 

 그 많던 쇼핑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라는 코너가 가장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비슷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서 유달리 흥미가 있었던지도 모르겠다. 대충 이 잡지에서 제기한 문제점과 해결책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할인이 야기한 출혈 경쟁->무한 할인 경쟁 중단

 2. 쇼핑몰 포화->성장 자제

 3. 회복같지 않은 회복->새로운 환경에 맞춘 전략 변경 (가격과 편의성 우위, 혁신적 제품이나 차별화된 구매경험)

 4. 성장의 걸림돌->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의 조화

 

 이건 미국의 잡지를 번역한 것이라서 여기에서 나오는 마트는 단연 미국 마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월마트에 대한 분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마트가 대부분 참조하는 게(그리고 참조할 수밖에 없는 데가) 월마트이니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기사이다. 아니, 아예 잡지 자체를 눈여겨봐야 좋지 않을까. 지난호에선 백화점과 마트간의 연계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롯데백화점이 그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었다. 이번호에선 온라인과 오프라인(마트)간의 연계성에 대해 다뤘는데, 기자는 딱히 그 분야에서 마트간의 우열을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롯데가 아예 전문홈쇼핑이 있으니 이것에서도 롯데가 '우수'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마트는 이 중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구매경험으로 회복방법을 잡은 것 같다. 하지만 잘 될진 글쎄올시다... 그러려면 애초에 직원교육이 중요한데 가급적 오프라인으로, 업체직원까지 신경써서 해야하는 거 아닌가? 아무튼 지금처럼 품절제로같은 하등 쓸모없는 서비스에 매달려서 어영부영 이러면 지금의 월마트 꼴 난다고 본다. 신세계백화점과의 기막힌 콤비플레이와 온라인매장 운영방식엔 만점을 주고 싶지만, 여기에서도 재고관리의 허술함이 좀 걸린다. 인기있는 제품은 언제나 품절에 걸리던데, 만약 그게 상술이 아니라면 좀 신경을 쓰라고 충고하고 싶다.

 홈플러스는 이미 구제할 방법이 없으므로 생략.

 아까 롯데를 좀 칭찬해줬지만 사실 롯데마트는 칭찬할 바가 못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있는 마트도 모잘란지 더더욱 욕심을 내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던데 내 의견으론 그러다 언젠가 땅을 치며 곡할 날이 올 것 같다. 솔직히 제 2 롯데월드가 하루빨리 망해서 정신차리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뉴스도 분명히 있다.

포춘에서 선정하는 여성기업인은 특히 내가 관심을 기울여서 보고 있다.

앞으로도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계속 무시하고 보려 한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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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4 (양장) - 약속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4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계창훈 그림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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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있는 시간. 즐거운 시간. 빠른 시간. 늦은 시간. 키스 뒤 30분의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태고의 시간. 이것은 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의 하나야.- p. 130

 

 

 

1권부터 3권까지가 앤의 학교 적응기이자 연애담이라면,

4권은 앤의 사회 적응기이다.

 

 실제 서머사이드라는 고장에서 교장선생님이 된 빨강머리 앤의 작가 몽고메리는 혹독한 고생을 겪었음이 분명하다. 일단 마을엔 유령마을이라는 그닥 훈훈하지 않은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부유한 집이 많은 고장이 늘 그렇듯이) 서머사이드 학부모들의 텃세가 매우 강하게 표현된다. 게다가 단순한 텃세도 아니라 이지메에 가깝다. 원래 프링글 가문 중에 한 사람이 교장이 될 예정이었지만 앤이 교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공교육을 부러 사교육으로 만들어버리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캐나다는 1950년대부터 공교육화가 시작되어서 앤같이 똑똑하지만 가난한 아가씨도 어느 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캐나다도 그럴 수밖에 없는 나름의 사정이 있지만,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캐나다의 공교육을 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하다.

 심지어 학교 아이들마저 은근히 앤을 따돌리지만, 앤은 그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들어 그들의 꼬여 있는 마음을 하나하나 풀어주려 노력한다. 물론 그녀가 그렇게 한다고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들도 있다. 하지만 작가 몽고메리는 그것이 앤의 노력이라거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꼬집는다. 앤은 심지어 서머사이드에서 멀리 떨어져 프랑스에서 사업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고아처럼 살고 있는 그의 딸아이를 데려가게 만든다. (거기에 몇 가지 우연도 작용하지만.) 이 소설에선 자신이 하고 있는 말과 전통에만 얽매인 나머지, 앤이 도저히 말을 꺼낼 수 없게 만드는 수다스런 아주머니들이 도저히 바뀔 수 없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과거에 일어난 불행을 곱씹으며 미래에 그런 일이 닥치는 걸 두려워한다. 아니, 두려워 한다기보단 오히려 그런 일이 일어나서 마을에 신선한 충격이 일어나기를 얼핏 바라는 것도 같다. 우리는 얼마나 과거에 매여있는가. 쓸데없는 걱정으로 미래를 날려버리고 삶을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반성해야 한다! 아무튼 앤이 그곳에 너무 오래 눌러살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그녀는 복잡한 서머사이드 고장을 벗어나 편안한 애번리와 길버트에게 돌아간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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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섬을 잇다 - 여전히 싸우고 있는 우리 이웃 이야기 섬과 섬을 잇다 1
하종강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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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이라고 하면 무섭기도 하고 거부감도 있었어요. (...) 나 같은 소심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닌 줄 알았죠.

 

 일단 내가 정말로 찾고 싶었던 그런 책이다. 노조에 관련된 텍스트와 자료들을 읽다보면 이런 걸 깔끔히 정리한 서브컬쳐가 그립다. 언제나 노조와 관련된 서브컬쳐를 보면 텍스트로 구성된 자세한 설명이 그립다. 아마도 '내가 살던 용산'이 이런 책과 비슷하겠지만, 용산 철거민에 대해서만 다룬 글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노조에서부터 최근 밀양의 일까지, 그동안 일어난 모든 불합리한 일들을 알짜배기로 결합했다.

 일단 아쉬운 소리부터 일단 하고 넘어가겠다. 만화 쪽의 이야기인데, 너무 설명 위주라서 좀 지루한 감이 있었다. 만일 맨처음의 쌍용자동차의 만화를 보고 다음 화를 본다면 약간 아쉬운 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화의 특색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1. 분향을 두려워하는 사회- 쌍용자동차 이야기

 

 

이전에 좀비 만화를 그린 적이 있는 만화가의 작품인데,

이번 작품에서도 B급호러의 분위기가 묻어난다. 

 

 쌍용자동차 노조의 시위 도중에 일어난 어떤 일을 자세히 부각시켜서 보여주고 있지만, 딱히 이 사건 말고도 더 기막힌 일들이 많고 사건도 복잡하니 더 자세히 보고 싶다면 앞에서 이야기했던 의자놀이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 다음에 나오는 텍스트가 상세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창근이라는 분은 쌍용자동차 노동자였으나 마침(?) 이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숨겨진 글솜씨를 발견하고 여러 언론에서 칼럼을 쓰시는 분이다. 그러나 최대한 중립적으로 담담하게 글을 쓰시려 노력하셨던지 아님 너무 겸손하셔서 그런지 그동안 그 분이 받았던 고생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2. 제발 이대로만 살게 해달라- 밀양 송전탑 이야기

 

 

 최근 이런 색연필로 그린 듯한 그림이 유행하는 것 같은데,

밀양의 소박한 분위기를 그대로 표현했다.

 

 밭 한가운데에 송전탑이 지어질 예정인 이치우 어르신의 분신 자살 이후 밀양에 가본 적이 있다. 모든 집이 다 내 키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납작하고, 길이던 벽이던 간에 아니던 죄다 흙으로 뒤덮인 작은 마을이었다. 노조에 대해선 도저히 모를법한 분위기라고 할까. 그러나 그 분들은 이미 노조를 알고 있었다. 누구든 상관없으니 자신들을 도와달라고 부르짖고 있었던 것이다. 모임에 잘 섞이지 않고 단독 행동을 일삼는 나도 송전탑 공사 예정지에 나무를 심고, 그러다 어느새 어르신 한 명의 손을 잡고 밀양 산을 걸어다니게 되는, 이상한 마을. 실제로 시위를 할 때도 저렇게 나무를 껴안고 계셨다. 그 순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옷을 벗고 한전에게 달려들 땐 다 사정이 있는 것이다. 어째서 사람들은 그 기사만 보고 그들을 '님비'니 뭐니 판단하는 걸까. 참 안타깝다.

 

 3.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자라고?- 재능교육 이야기

 

 

여자들끼리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강한 만화.

그래서 중간에 시위가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담 이야기로 완전히 새나가 버리는데,

결과적으론 그걸로 인해 신선한 느낌이 들었고 꽤 나쁘지 않은 에피소드였다.

 

 재능교육 시위장은 가끔 본 적이 있지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는데 이 책으로 인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내 친구 중에 한솔교육 학습지 교사로 취직하고 도중에 연락이 끊긴 사람이 있는데, 이 책을 보니 심히 마음이 불안하다. 잘 살고 있을까... 만화는 특수고용노동자의 차별에 대해서 중점을 다뤘고, 텍스트는 시위 중간에 일어난 노노갈등에 대해서 다뤘다.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오래 힘든 시위를 하다보니 그런 일도 생기겠구나 싶다. 멀쩡히 일하고 월급 받는 일에서도 충돌이 생기는데, 심지어 절대 금전적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중노동은 오죽할까.

 

 4. No workers no music- 콜트콜텍 이야기

 

 

이 밴드 멤버 중에 페친이 있지만 왠지 일정이 이상하게 꼬여 공연은 계속 가지 못하고 있다.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이 시위를 하다가 밴드를 창설하게 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밴드 만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텍스트엔 '노조가 없는 공장을 만들고 싶다'는 허황된 꿈을 지닌 공장사장이 어떻게 회사를 말아먹는지에 관한 상세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설명을 들어보면 공정과정도 만만치 않은데, 그나마 그 공장을 어떻게든 잘 되게 하고 싶어서 먼 길을 가는 사람들이 거리에 나왔다. 이 사람들도 몇 년 전엔 그저 노동자에 불과했을 텐데, 뒤에서 빨갱이라 속닥거리는 사람들이 야속하게만 보인다.

 

 5. 너에게서 평화가 시작되리라- 제주 강정 이야기

 

 

베이직한 옷 색깔로 인물 각각의 개성을 살렸다.

강정엔 유달리 저마다의 특색을 가진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러 오는데,

그 특징을 매우 잘 살린 만화인 듯하다.

 

 사람들은 구럼비가 허물어졌다 해서 시위가 다 끝난 줄 알지만, 몇몇 사람들은 그로 인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도 한다. 강정으로 시위하러 왔다가 그대로 제주도에 정착한 사람도 있고,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싹트게 하려는 시도도 시작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가리왕산이 허물어져도 사람들은 예전보다는 덜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신 강정마을과 가리왕산을 본보기로 삼아, 두번 다시 이런 예시가 생겨나지 않도록 공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환경 파괴의 면모를 그대로 드러내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일전에 강정에 오는 사람 중에 동성애자가 있었고, 그게 어떤 사람에 의해 커밍아웃되서 떠들썩한 사건이 있었다. 그 사건 이후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했는데, 텍스트에 의하면 강정지킴이들은 서로의 익명을 부르는 게 일상화가 된 것 같다. 강정은 지킴이들에 의해 더욱더 '발전'하고 있다.

 

 6. 같은 일을 하고 다른 대우를 받는 사람들- 현대차 비정규직 이야기

 

 

고모가 금속노조 간부인데, 현대차 비정규직에서부터 그 일을 시작해서 여기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대학 다닐 적엔 어떤 간부 딸의 과외를 시켜준 적도 있고.

작품 내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작화 인물들이 내내 담배를 피우는데, 실제로도 저런 골초 분들 많다...

 

 이 분들을 보면 대부분 가족들간의 관계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사실 고모와 나도 썩 좋은 관계는 아니고... 하지만 현대차 비정규직들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참 안타까운 사람들인 것은 사실이다. 상처주고 상처받는 삶 속에서 살아서, 폭력적인 분위기를 무서워하고 금방 적대적인 자세를 취한다. 마치 인간에게 상처받고 도망다니는 밤고양이들을 보는 느낌이랄까. 만화에서 그 삭막한 분위기를 상당히 잘 살려놓았다,

 

 7. 우리가 끝까지 싸우는 이유- 코오롱 이야기

 

 

개인적으로 작화는 가장 안정적인데, 반면 딱히 뭐라 꼬집을 게 없는 평범한 만화라는 게 아쉽긴 하다.

페친 박해성 님의 만화인데,

아무래도 코오롱 회사는 그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아니면 그 내막을 자세히 모를 테니 설명 위주로 만화를 그린 것 같다. 

 

 코오롱은 이미 거의 모든 분들이 해고는 당했다고 봐도 좋다. 하지만 이 분들이 등산하면서 사람들에게 코오롱 산악제품을 사지 말아달라고 간청한 건 최근이다. 코오롱 회사가 물품을 팔아야 하니 그 홍보만은 안 된다고 주장하던 순한 분들이신데, 오랫동안 시위하면서 많은 걸 보고 느끼신 듯하다. 어쩐지 매우 착잡한 이야기... 노래방 도우미와 놀 줄 모른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는 말이 나왔을 땐 그저 만화에서 각색한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텍스트에 보면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났었다고 하니 놀랄 일이다. 콜텍노조가 재취직에 성공했다가 또다시 해고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또다시 해고 당해도 좋으니 하루라도 코오롱에서 다시 일해보면 마음이 편안하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음. 이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참 안타깝다 ㅠㅠ 

 

 요즘 회사에 가족 개념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물론 집에서보다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렇게 불러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사원들을, 시민들을 '아들딸같이' 생각한다면 그들을 이렇게 무작정 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기업 사장 한 사람의 변덕 하나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날려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분신 자살을 하고, 손목을 그을 결심을 하고, 아무런 저항감도 없이 베란다로 걸어가 그대로 추락사한다. 한 회사에서 25명의 사람이 자살을 택했다. 미국에서 무슨 경제학자인가 하는 인간이 불평등으로 인해 사회가 발전한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써놓았다. 그 사람들이 죽어서 이루어지는 발전은 대체 무슨 발전이냐?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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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Fortune Korea 2014.10
포춘코리아 편집부 엮음 / 한국일보사(월간지)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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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소득 가구에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에겐 임금 인상이 쉬운 결정처럼 보인다. 갭이 최근 최저 임금을 시간당 10달러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월마트 같은 대기업이 솔선수범을 보이는 모습이다. 포춘의 스티브 간들을 포함해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결론 내렸듯이, 임금 인상이 월마트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진 않을 것이다. - p. 62

 

 왠일이야... 대체로 내가 리뷰할 때 포춘코리아에 관련된 평은 그닥 좋지 않았었다. 근데 마치 내 리뷰를 보고 고친 것처럼(그럴 확률은 요만큼도 없고 아마 내가 포춘을 보지 않는 동안 우연히 오바마가 재선되서일수도 있지만.) 이런 바람직한 글귀들이 쭉쭉 올라온다. 결국 기업 스스로가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이야기지만, 정부던 기업이던 사회를 이롭게 해준다면 좋지 않을까. 그리고 미국 영주권을 바라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하는 기사가 올라와서 매우 흥미로웠다. 다름아닌 EB-5(우리나라에서는 미국투자이민으로 통한다.)와 안수 세티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실상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별로 이슈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미국투자이민이라는 이름으로 이 비자를 '아직까지' 홍보하는 데가 많으니

사건은 현재진행형일지도 모른다.

결론은 미국투자이민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며, 가급적이면 안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일단 사건이 복잡하니 자세한 건 포춘의 기사와 다른 몇몇 언론보도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http://fortune.hankooki.com/fortune_view.php?gs_idx=1680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3/04/24/0619000000AKR20130424016300075.HTML

 

 포춘코리아를 읽으면서 감탄하는 게 두 가지 있는데,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는 선명한 사진과 번역실력이다. 그러나 이들이 한국에서 전문가를 초청해서, 그들이 칼럼을 쓰면 꼭 이상해진다. 처음이 훌륭한데 마무리가 잘못되는 용두사미의 느낌이다. 특히 꼬집고 싶은 게 윤창현의 경제전망대. 강정 사람들과 세월호 유가족들 등등 소통을 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경제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서 끝에선 정치와 경제적 의사접근을 각기 다르게 해야 한다는 애매한 소리로 끝낸다. 물론 구체적으로 강정과 세월호를 말하진 않았지만 이런 높은 자리에 있으신 분이 굳이 변명하지도 않으실거고, 어차피 지금 상황에선 누굴 가르켰는지 뻔하다. 칼럼 분량은 겨우 한 장인데 전혀 내용 정리가 안 된다. 굳이 님비와 정치 단어를 거론해가면서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을까? 경제는 정치와 따로 가야 한다고? 아니면 소통하자는 사람들 불도저로 다 밀어버리자고? 그것도 아니면 정치에 진출하시겠다고? 그리고 신제구 씨의 리더십 레슨에서도 약간 걸리는 단어가 있었지만 또 얘기하면 2000자가 넘어가 버리니 생략하기로 하고. 그리고 그 분 말대로 직원들의 동기부여는 중요하니까.

 그러나 나머지는 꽤 괜찮았고 특히 서울대 인문학 강좌에서는 건질만한 수확이 있었다. 토크빌의 미국 민주주의라는 책을 소개하는데, 기회가 있으면 볼까 생각중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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