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은 사랑 - 톤즈의 돈 보스코 이태석 신부의 강론 모음집
이태석 지음, 한국천주교살레시오회 정리 / 다른우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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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러분은 집에 특별한 손님이 온다면 기뻐하면서 그분들이 즐거워하도록 준비를 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안을 깨끗하게 치우는 청소가 될 것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고, 그들이 왔을 때 좀 더 흥겨운 분위기를 내려고 노래도 부르고 춤을 출 것입니다.

(...) 우리는 일생일대 최고의 손님인 구세주 예수님을 기다리는 데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 그런데 집안만 깨끗하게 치운다고 될까요? 겉은 물론 보이지 않는 속은 더 깨끗하게 청소해야 합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는 글이네요. 뭐 이 강론을 하신 날짜도 마침 12월 초반이라 ㅎ

 

도서관에서 빌려오고 나중에 읽으려고 했는데, 책이 굉장히 뜯어지기 쉬운 구조로 되어 있다. 벌써 초반 페이지 하나가 뜯어져 덜렁거리고 있었다. 아니 왜 이렇게 책을 만들었으며 어째서 책이 파손 직전 상태인데도 도서관은 대책이 없는 건지 ㅠ 그래서 책을 얼른 읽고 반납하기로 결심했다. 만사 제치고 이 책을 먼저 읽으려 한다.

 

톤즈에서 이태석 신부가 펼친 강론을 엮은 책이다. 보통 읽고 있는 책 구절에서 사랑이란 단어가 나오면 밑줄을 치는 편인데, 이 책에선 밑줄칠 곳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가슴 속에 사랑이 넘쳐나는 신부님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코로나가 이 지경이니 생각나는 게 죽는 게 무섭다고 했던 전남친이다. 왜 죽는 게 무섭냐고 물으니 자신의 이름이 이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죽는 게 무섭다고 한다. 그래서 죽으면 장기기증할 거라고.

마음은 가상하지만, 생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잘해주는 게 더 존재감이 있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김기덕같은 사람은 차라리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게 좋았다. 영화를 잘 만들어 이미 이름이 전 세계에 널리 퍼졌던 그는 동시에 자신의 추악한 마음마저 폭로되었고, 결국 죽어서도 욕을 먹었다.

그러나 이태석 신부같은 사람은 어떠한가? 그는 톤즈에 가서 열심히 일하고 사람들을 치료하다가 결국 40대 후반에 암으로 죽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를 알아보고 어떤 PD가 영화를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그를 알았다. 톤즈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한다. 이쯤 되면 죽어서도 이름을 떨치니 일찍 죽었더라도 저 세상에서도 흡족할 만한 죽음이 아닐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치는 희생은 죽음을 두렵지 않게 한다. 그런 인간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다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언제 죽을지 모른다. 당장 죽더라도 할 일을 다 했으니 미련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단 당장 행동할 대상이 있다면 아무래도 나랑 가장 가깝다고 할 부모가 될 것이다. 그러고보니 페북상에서 자기 부모 까는 인간들이 대체로 싸가지가 없더라. 맞장구만 치려고하면 버럭거리는데, 아니 그럴거면 왜 하필 사람들 제일 많은 SNS에서 부모를 까는데 ㅋㅋ 아무튼 저런 꼴을 보면 나도 자제해야겠음;

 

이 책에서는 아버지에게 돌아온 탕자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베푼다고 한다. 그렇지만 정작 이태석 신부님의 태도는 좀 다르다. 환자에게 약을 그냥 주면 내다 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액을 주고 구입하게 한다거나, 옷이 없는 사람에게만 옷을 나눠주는 게 그 예시이다. 돌아온 탕자 이야기는 이상으로 참조만 했음 좋겠다. 신부님이 톤즈에 올 때 바로 톤즈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난 그렇진 않다고 본다. 그리고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항상 조건이 있어야 한다. 예수님도 하느님을 경배하는 사람만 자신의 부모이며 형제라고 하셨다.

 

봉구는 알코올중독인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아홉 살에 아는 수녀님을 통해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지독하게 말 안 듣는 아이였지요. (...) 사실 그 애는 제 인내심을 단련시켜 주었고, 무엇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보여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주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1년여가 지나갔습니다. 그때 수도원에서는 매주 토요일에 2천 원의 용돈을 학생들에게 주었습니다. 학생들은 그 용돈을 타고 싶어 토요일을 기다리고, 오락실에 가고 군것질을 하면서 그 돈을 몽땅 써 버렸습니다.

(...) 욕하는 것과 자신밖에 모르던 봉구가 어느 토요일 오후 외출하면서 받은 용돈 중에 천 원을 주고 준비한 선물을 그날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건네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도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이라 애가 저렇게 비뚤어진 건 이해하지만 신부님의 참을성이 놀라울 정도이다. 책을 읽어보면 볼수록 지구력이 세고 뚝심이 있던 듯하다. 하긴 그러니 톤즈같은 곳에서 버티며 살았지.

한국에는 정치 이념이 달라 남과 북이 갈라져 있는데 비해 여기 수단이 남과 북으로 대치된 것은 종교가 달라서입니다.

 

 

현재는 수단이 통일되었다. 상대적으로 더 가난했던 남수단 주민들 대부분은 통일을 이루어낸 공을 이태석 신부님에게 돌리고 있다고 한다. 사람 한두명으로 인해 나라가 둘로 쪼개지기도 하고 합쳐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오늘 복음은 매우 드라마틱합니다. 대체로 예수님은 장애인이나 아픈 사람을 치료하셨지, 죽은 사람을 일으키신 사건은 거의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죽은 라자로를 살려 내셨습니다. 마리아와 마르타 오빠 라자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신 것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 사건을 통해 새 삶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 주기를 원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세상엔 죽은 것 같은 사람들이 많다. 마음이 죽으면 슬퍼도, 다른 사람이 고통받는 장면을 보아도 눈물이 흐르질 않는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보낼 텐데요, 시간 있는 분들은 미사 후에 우리 수도원 신부님들과 함께 농구 한 게임하셔도 됩니다.

 

 

내막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본인 블로그에 적혀 있는 다른 톤즈에 관한 책 리뷰 참조. 톤즈의 미션 스쿨에는 오라토리아 시간이 있는데, 청소년들이 모여 연극을 하거나 운동을 하며 논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째 그룹은 돈과 권력, 재물을 얻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사람들입니다.

둘째 그룹은 욕망이 빚어 낸 것들을 버리기 위해 힘을 쏟는 사람들입니다.

반지의 제왕이라는 작품에는 주인공 '프로도'가 등장합니다.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져 아주 유명해진 작품인데 여기에서 반지는 돈, 권력, 재물을 상징합니다. (...) 그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을 끊어 버리기 위해 온갖 위험을 감수하면서 끝내 그 반지를 버린다는 이야기입니다. 프로도는 둘째 그룹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용서 다음으로 또 무지 어려운 걸 요구하시네.. 난 버리긴 할 듯. 돈과 재물은 몰라도 권력을 얻으면 수하도 생길텐데 난 그 책임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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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창작 스터디 문학동네 시인선 138
이다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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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사라지지 않아서 10 중에서

 

이제 진짜로 끝내, 너무 지겨워. 할 수 있는 말을 다 내뱉고 문을 있는 힘껏 닫는다 당신에 대한 나의 실망과 분노를 들려주려는 듯이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다 다시 눈앞에 펼쳐지는 실내에서 나의 실망과 분노를 받아낸 당신이 손에 얼굴을 묻을 때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끝내자는 말을 한 적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테니스공이 라켓에 부딪치는 소리가 울린다 테니스공은 선을 넘으며 부단히 움직인다 두 명의 선수가 공에 매달린 인형처럼 뛰어다닌다 나는 두 명의 선수가 아주 예쁘고 하얀 인형 같다고 생각한다

 

 

옛날이었음 이 시 읽고 울었을텐데 지금은 만년솔로된지 오랜지라 ㅋ 시인이 내 얘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그 문제의 '당신'은 멋대로 내가 그 관계를 끝내버렸다고 생각함 ㅋ 핑계도 아니었고 강력한 이유가 있었건만.

 

여기엔 올리지 않을 거지만(전반적으로 사회고발 성격이 강한 시집이고 그 중 제일 쎈 시지만 난 이 시인이 쓴 시 중 그렇게 특출나게 훌륭한 시는 아니라 생각한다.) 시 창작 스터디라는 시에서 자칭 오빠라는 인간의 맨스 플레인을 보고 있자니 지금은 좀 가라앉은 문단 내 성폭력 테마가 생각난다. 대체 그 가해자 한남들은 왜 그따구일까? 유달리 그 놈들이 빻아서일까? 아니면 여류시인은 성추행에 화내지도 신고하지도 않고 온화하게 그 놈들이 그렇게 타령하는 '젖무덤'을 열어줄 거라는 무슨 판타지라도 이 사회에 역병처럼 돌고 있는 것일까? 차라리 그녀들이 시 쓸 능력이 없어(?) 가르치는(??) 거라면 좆 잡고 가르치기나 할 것이지 말이다.

 

뜬금없긴 한데 늦게 오는 자장가란 시를 읽으면서 우리 집 강아지가 내일이라도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주님께 나도 데려가 달라고 사정하게 되지 않을까..

희극 중에서

 

꿈속에서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

혼자서는 꿈속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홀로 걷는 골목에 서 있는 내가

나를 보는 것을 알아차릴 수 없다

 

보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에 다 모여 있어

서로 얼굴을 던지고 받으면서

슬픔 없이 죄책감도 없이 감정 없이

이 놀이에 동참하고 싶다

 

보고 싶은 줄도 몰랐던 얼굴이

나에게 던져졌고

나는 그 얼굴을 들고 가만히 서 있었다

다음 사람에게 얼굴을 던져야 하는데

 

내가 놀이를 망친다

나는 내 꿈 속에서 쫓겨난다

(...)

만들다 만 천사가 비척비척 걸어와

꿈의 시나리오를 넘기며 어디쯤, 어디쯤

 

 

 

어떤 사람에게 왜 주어와 목적어를 분명하게 말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였다. 아마도 다른 사람을 상처받게 하지 않음으로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세상에는 명확하게 말하지 않는 게 좋은 일들이 많다. 예를 들어 내가 치과에서 일할 때 ~같아요라는 표현을 쓰라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이 어그러졌을 때 '이 치과의사가 데리고 있는 직원이 확실히 그렇다고 말했다'라고 클레임거는 걸 방지하는 게 본래 의도인 듯하다. 원래 을들이 갑들에게 제대로 말도 못 붙이는 게 이 시대의 철칙 아니었나. 시인은 그런 상태를 보여주는 것처럼 문장을 완성하지 못하고 쉼표로 끊는다.

 

(2020)

 

선물을 싼 얇은 포장지가 리본까지 달려 있는 포장지가 선물과 같이 왔다 상자를 흔드니 소리가 났다 자세히 들어봐 비틀즈의 미공개 음악 아닐까 그렇다면 대박인데 난 아직도 고민이 생기면 신해철씨한테 먼저 물어봐 머릿속으로 그냥 머릿속으로 아직도 오노 요코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얼핏 우는 소리 같기도 해 그렇다면 굳이 열어봐야 할까 얇게 언 눈밭을 걸어가는 기분이야 슈가코팅이 깨지기 전에 먹던 막대사탕을 눈사람 옆구리에 찔러넣는 것 같아

 

예쁜 포장지는 찢어버리기 아까워 2020번의 선물과 2020번의 포장지가 거대한 마트에 쌓여 있는 건 아닐까 부드럽게 카트를 밀고 물건들을 구경하는 것이 좋아 뒤쪽의 성분 표시를 유심히 읽어보자 졸피뎀과 같이 먹으면 치명적인 성분이 있을지도 몰라 약국에 또 가야지 안전 수칙을 반복해서 듣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거려야지 불투명한 유리 너머로 사라지는 약사를 쳐다봐야지 전문가들이 불투명한 유리 너머로 사라질 때 나는 그들이 신비롭다고 느껴 폰을 꺼내서 검색하고 또 검색한다 같은 문장을 새롭게 읽으면서 카트를 민다

 

 

2020에 굳이 괄호를 붙인 건 어떤 의미였을까. TIME지 표지에서도 그랬듯이 2020년을 빼버리고 싶다는 사람들이 참 많다. 제일 화나는 건 이런 때 잘 사는 사람들은 더 잘 살고 못 사는 사람들은 생사의 기로에까지 놓인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아무리 금지된? 로맨스였어도 그렇지 왜 오노 요코를 탓하냐. 멋대로 비틀즈 탈퇴해버린 존 레논을 탓하는 게 올바른 거 아닌가.

 

 

트렁크 중에서

 

방에는 싱글 사이즈 침대 하나 간이 탁자 하나 아주 작은 냉장고와 냉장고 위에 놓인 전기포트가 있어 간이 탁자에는 내가 마시다가 둔 커피가 있고 재떨이가 있어 이 호텔은 건물 전체가 금연인데 재떨이가 있네 지배인은 신중한 것일까 너그러운 것일까 생각하다가 구글 검색창에 north korea를 쳤어

(...)

내가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까 남자가 앞을 가로막았어 여기는 밤 되면 너무 위험하다고 나는 갑자기 오늘 있었던 일을 털어놨어 공원 벤치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는데 그사이에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지갑에 사진도 있는데 너무 아깝다고 그가 날 진심으로 위로하는 거야 나는 눈물이 핑 돌았어 그가 방에 올라가서 이야기하자고 하더라 나는 삼 초 만에 눈물을 그쳤지 아임 노스 코리아 우먼 소리치고 뒤를 돌아 엘리베이터로 걸어갔어 뒤를 돌 때 얼핏 그 남자 얼굴이 십 년은 늙어 보이더라  

 

 

외국 가서 남자들이 추근거리면 나도 북한여자라고 소리질러야겠구만 ㅇㅇ 근데 이것도 통할까 싶은 게 강원도 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 갔을때 아저씨들이 대놓고 북쪽에 있을수록 여자들이 이쁘다고 이 지랄하며 실실 쪼개더만.. 참고로 이 사건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위의 시처럼 외국 사람들도 동양인이 유교에 쩔어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찝쩍댄다고 하더라. 그냥 죽어서 백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게 나을 듯.

 외설이 지나가고 슬픔이 지나간다 중에서

 

나는 총알을 장전한다

한 발로 적을 죽일 자신이 없으므로 총이 허락하는 총알 전부가 필요하다

기껏 모든 준비를 마치고도 나는 용기가 없어서

손끝이 냉정하지 못해서

급기야 총으로 적의 뒤통수를 가격한다

비명을 지르며 총알 대신 내가 나가버린다

아니 오히려 이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닌가

총을 쏠 용기가 없어서 더 큰 용기를 내버렸어

아, 괜히 뒤통수가 아프다 꿰맨 자국을 보여줘

이 영화에서 흉터는 통행증이 된다 동료를 만날 수도 있고 애인의 죽음 앞에서는

면죄부가 되기도 하지

 

아주 가까이

 

이 영화 속에서 나는 언제 울게 될까 외설이 지나가고 슬픔이 지나간다

내내 조용하던 거울은

깨질 때

최대치의

비명을

지른다

 

 

이 시 보면서 생각난 게 웨스턴 샷건이란 만화다. 다들 짱이나 용잡이 같은 거 좋아하던 때 내가 가장 좋아하던 만화다. 아마 바지라거나 패션이 특이해서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메 모 게임이 이 만화의 주인공을 베꼈다고 내가 한창 주장하고 다녔던 적도 있지만 워낙 유명하지 못했던 만화라 그런지 주변에선 다들 제목을 얘기해도 모르는 기색이 있었다.

현재는 여자들 판치라가 등장하기도 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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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로를 가로지르고 선 아버지
홍연희 지음 / 책나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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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로를 가로지르고 선 아버지 중에서

 

6,70년대

반공 방첩으로

사방이 빨갱이라고

간첩신고 하라고

빨강 페인트로 멋지게 갈겨 쓴

현수막,

(...)

이마가 벗겨진 대통령이 지나가고

숨 거둔 아버지의 양팔이

찢어졌다

군데군데

예수처럼 세워 둔 아버지의 분신

 

묶인 손발로 세상을 향해 부르짖는

목마른 포스터,

안녕하세요

세상은 그대로이고

신작로를 가로지르던 아버지는

어디에도 없다

 

 

어쩐지 자꾸 신작로를 '십자가'로 읽게 되는 시이다.

 

부모님에 관한 시라고 할 만큼 시집 안의 시의 주인공이 전부 부모님이다. 그러나 그들이 살아온 역사부터 일상 생활까지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훌륭한 시집이다. 테마가 있지만, 의식하고 쓴 게 티가 나지 않는 게 좋다. 테마라고는 했지만 시인으로서 화자의 일상 이야기라던가 인생에 관한 교훈적 시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후자라고 해서 흔한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이해하기 쉬웠던 시만 실었다. 나머지는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아스팔트 위 어머니

 

하루 온종일

천정만 바라보며 사는 엄마

그리워

하늘을 보니 하염없이 눈물 흐르네

꼭, 눈물 같은 비 오는 날

막걸리에 밀가루 반죽하여 아랫목에 묻어 놓고

당신 사랑만큼 부풀어 오르자

고명 담지 못한 공빵 건네주던

미안한 웃음 닮은 속 깊은 정,

가슴에 접어 두고 조금씩

조금씩 내어주던 아쉬운 사랑처럼

오늘은 붉은 팥 찐빵

한 입 베어 물어 하늘 보고

이슬 비추일까

고개 떨구니

생전 즐기시던 물방울무늬

검정 원피스

아스팔트 위에서

춤을 추네

 

 

그나저나 저런 걸 술빵이라고 하나? 한 번 만들어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저런 건 안에 팥소가 없어도 맛있지 않나. 심심하면 꿀을 찍어먹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옛날엔 꿀도 귀했을지 모르겠지만.

 

빈 가슴 중에서

 

공원 돌담을 끼고

굳은 표정으로 쪼그려 앉은 노인

깔끔한 행색에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행여 그 누가 들을세라 소곤대는

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러니까, 아들이 오라고 해야 가지"

(...)

바보처럼 내주기만 하여도

분이 넘치다 여기는 어미는

손주를 안겨 준 여자의 미래를 거울처럼 안고

저무는 노을 따라

강줄기 따라

나비 쫓는 소녀처럼 허무도 함께 날려 보낸다.

 

미래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지도 모르는 나로선 저런 장면 보면 무섭기만 하다 ㄷ 적당히 하고 남은 인생 자신을 위해 투자하셨으면..

볼트 부재 중에서

 

TV를 켤 때마다

다른 세상이 보인다

 

내가 숨 쉴 만한 곳은 어디

 

콘크리트 방죽으로 갈 길 잃은 파충류처럼

언제나 상자 안에 갇혀 숨 쉴 수 없다

 

자연의 아지트인 것 같던 그곳,

거친 육두문자가 날아다니다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저주를 퍼부은 게지

조잘 조잘 조잘 조잘

(...)

화면의 광기를 위해

나불대는 저

입술

 

볼트가 다 풀려 버렸다  

 

 

요즘은 다들 컴퓨터나 핸드폰을 이용한다지만 아직 어르신들은 TV를 더 많이 사용하시니까.

그리고 이 책 읽어볼수록 자꾸 화자인 '부모님들'이 요양원에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쉰 일곱 사내 나이에 중에서

 

바람이 슬슬 불어왔다 녹음 부르는 햇살이 깊어질수록 사내 마음은 급해졌다 벌써부터 끊긴 일감으로 식구들 쳐다보기가 면구스럽다 돈벌이는 쉬엄쉬엄 해도 괜찮다는 아내 말에도, 뜸해진 일거리로 괜스레 뒤통수가 따가워진다

 

버스정류장 앞, 꼭 원주집에 들려 한잔 걸치기 좋은 날 뒷마당에 심긴 파 한 줌으로

먹음직한 파전을 부쳐 내오는 주모 얼굴엔 보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당신 심정 다 안다고 천 원짜리 몇 장에도 큰 인심을 베푼다

(...) 일감 떨어져 사방 기웃대는 쉰일곱의 남자, 돌아갈 곳은 가슴으로 낳고 날아가 버린 어미 닮은 여인 웅크리고 앉아 잦은 된장국으로 기운 돋궈주는 그곳으로 돌아가 한 바가지 긁히는 게지

 

육십이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쉰일곱 나이에

 

 이렇게 시인이 사는 곳인 듯한 강원도 원주 맛집이라던가 경치 좋은 곳도 소개하는 지역시집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제발 여자한테서 자기 어머니 모습을 보지 말라고; 남한테 과하게 기대니 바가지를 긁혀도 이상하지 않지. 그리고 돋궈주는 게 아니라 돋워주는 것.. 이라고 하면 시집 분위기를 와장창 깨는 발언이겠고 남자가 갑분싸하겠지? 솔로 몇 년차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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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6 - 예종.성종실록, 개정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6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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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에 있는 남이 장군의 묘. 역모죄로 능지처참된 후 7일간 효수되어 있었던 까닭에 제대로 장사 지낼 수는 없었으리라. 남이가 실제 이곳에 묻혔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이곳에 남이 장군의 묘로 조성해놓았다. 춘천 남이섬에도 남이가 묻혀 있다는 전설을 가진 돌무더기가 있었다.

 

 

페이트로 비유하자면 남이는 라이더가 아니었을까. 백성들은 좀더 날뛰고(?) 장군다운 남이를 좋아했을 듯하다.

 

구성군 이준이란 사람은 신중한 성격이라고 하지만 왠지 아버지에게 눌려 살았던 것 때문에 조심하는 게 과하다고 할까. 정치가 기질은 있어도 장군다운 기색은 없었던 것 같다.

책에서는 남이의 일이 구공신의 함정이라지만 현재 학계에서는 왕이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했거나 적어도 구공신과 왕의 합작품일 거란 의견이 주도적이다. 이 부분에 있어선 개정판도 수정을 안 한 듯하다. KBS 역사를 찾아서 참조.

 

세조가 대군이었을 때, 후첩으로 들어와 자식까지 낳은 덕중이라는 여인이 있었다. 세조 즉위 후 소용에 봉해지기도 했으나 낳은 아이는 죽었고 세조의 관심 또한 멀어졌다. 아직 뜨거운 젊음을 가진 그녀, 어느 날 문틈으로 바라본 구성군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적극적인 그녀는 절절한 연애편지를 썼다. 편지를 받아본 구성군은 기겁했고 부랴부랴 아버지와 함께 입궐하여 그 편지를 내놓았다. 구성군다운 처신이었다.

 

 

어떤 사람이 도쿄구울에서 얻은 교훈은 '여자 잘 만나야 한다'라더라. 그럼 여기서 얻을 교훈은 '남자 잘 가려서 반해야 한다'냐? ㅋㅋ

예종은 기다렸다는 듯이 남이를 좌천시켜버리는데 이날은 바로 예종이 즉위한 당일이었다. (...) 임금과 원상들로부터 주시받고 있는 상황인데 서둘러 측근들을 조직하기 시작한 것. 남이가 끌어들이려 애쓴 인물 중에 유자광이 있다. 서자 출신인 까닭에 벼슬길이 막힌 유자광은 처지를 비관하곤 건달 생활로 소일했다. 내기 바둑, 내기 장기, 아녀자 희롱.......

 

 

5권 리뷰 쓸 때에도 얘기했지만 여기에서도 은근 이어지는 세조 찬양 ㅋㅋ 서자를 채용한 건 훌륭한 일이지만 단순히 그의 처신을 높이 샀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유망한 신진 그룹의 한 사람으로 잘 나가다 다음의 일로 세조의 눈 밖에 나게 된다. 세조 10년, 세조는 잡학을 7개 분야로 나누고는 각 분야에 문사 6명씩을 두어 연구하도록 했다. 김종직도 그 중 한 분야인 시사에 배속되었는데 윤대에서 이 정책을 비판한 것.

 

 

유교니깐 ㅋ 아무리 세조가 중앙집권하려고 했어도 저 때도 신하들 중심이었나보다. 저렇게 면전에서 바른대로 말하는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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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어떻게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는가 - 하버드 최고의 뇌과학 강의
제레드 쿠니 호바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토네이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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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손수건 중에서

 

황지영

 

하얀 손수건 속, 푸른 바다 넘실거린다.

열아홉 꽃다운 나이, 홀로 먼 바닷가로 시집 온 그녀

얼굴도 익히기 전 신랑은 저 멀리 태평양전쟁에 끌려가고

혼자 기나긴 밤을 재봉틀에 박았다

피멍을 가슴에 박고 온 남편, 밤낮을 이어 눈을 붙이지

못하고 휴일 어느 날 비행기소리에 혼비백산 황급히 동굴로 걸어 들어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 고향산천 돌아가 어미도 아비도 볼 수 없어 목으로 내려오던 식도조차 꽉 막혀

창자를 끊어내었다.

비오는 날이면 비감지기 어미생각 뼈를 고우고,

눈 오는 날이면 눈썰매를 함께 타기를 기다리는 동생 생각

강바닥에 돌을 달아 마음을 저렸다.

그녀의 치마에는 눈물 젖은 두만강 푸른 물이

출렁되고, 금강산이 아프게 수놓아져 있다.

 

 

딱히 눈썰매가 나와서는 아니지만(...) 문법 틀린 것만 빼면; 거의 황무지 시와 맞먹을 정도로 그 당시 한국의 역사를 잘 요약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 집은 외할아버지가 6.25 참가하셨다가 다리 한 쪽을 잃고 오셔서 외할머니가 고생하셨다. 전쟁과 군대가 사람을 장애인으로 만들었는데, 철없는 아이들은 외할아버지를 졸졸 따라다니며 병신이라고 놀렸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전남친은 그가 장교가 아니라며 무시했다. 분위기 읽어라 좀 계급이 그리 중요했냐. 내가 그를 찬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순서가 아니었을까. 내가 보기엔 지금도 국가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에게 아무런 보답이 없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그렇다. 박정희 시대 때라면 이 나라에서 가장 빡센 일에 뛰어드는 산업역군들 아닌가? AI가 좋다고 해서 이렇게 사람 목숨을 함부로 다루나? 여러 생각이 나게 만드는 시이다.

 

인쇄 오류가 있었는지, 마선숙 시인이 쓴 낙타란 시가 첫부분부터 잘려 있었다. 대략 맥락은 알 수 있지만, 가뜩이나 적은 분량으로 최대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시집에서는 치명적인 오류가 아닌가 생각된다.

 

동백꽃 바퀴타고 달렸다 중에서

 

마선숙

 

혹한 몰아친 겨울 한복판

실내의 동백이 폭탄처럼 개화했다

한파를 자양삼아 붉게 타올랐다

 

예전에 언니는 동백이 절정이면 살림과 연애하다

발칙한 소녀처럼 집을 나가 어둡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불나비에 홀리듯

 

문득

불량한 남자의 유혹처럼 지름신이 휘몰아쳐

엄마도 던지고 아내도 버리고

딸 방에 숨어들었다

 

청바지와 남방과 야구모자를 몰래 훔쳐 거리로 나왔다

선글라스 척 걸치고

 

청량리서 기차타고 반곡 간이역에 내려

휘적휘적 건들건들 걷는데 뒤에서 누가 말 붙였다

차나 한잔 할까요

 

봄처녀처럼 냉이 같은 남자 하나 꽃바구니에 담을까

고개를 돌리니 딸 친구 뻘쯤의 젊은 청년이다

 

실례했어요 나이 든 아주머니인 줄 몰랐어요

눈이 마주치자 청년은 기겁해서 뒷걸음질 쳤다

 

 

이 시집은 청미래라는 동인에서 나온 시집이다. 1년에 한 번 시집을 내는지 아님 시의 분량이 차는대로 내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 책은 3번째라고 한다. 길가에 굴러다니는 전단지나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동백꽃 등 지역의 특색을 어필하기도 한다. 그나저나 딸 뻘의 청년이 접근해왔었다니 한 미모하시는 듯하지만 시인은 옷 때문이라 주장한다. 그러고보니 어느 젊은 커플 유튜버가 반지 사러 돌아다니는데 매장에 들어가는대로 족족 쫓겨나서 코트를 입고 다닌다 하더라. 겉모습만으로 인물을 파악하는 건 세월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 듯하다.

하느님

 

신언관

 

내 생각과 다르다 해서

얼마나 더 많이 죽일까 골몰하여

뱃속의 폭탄을 터트려

나는 영원히 살고 너희들은 영원히 죽는

주님의 경전이 전파되고 있다

 

내 하느님이 너의 하느님과 다르다 해서

너의 하느님을 죽이면

내 하느님이 나를 축복하여

더 큰 영광으로 인도한다고

봉긋한 소녀의 가슴에 낙인을 찍는다

 

한 숟가락의 밥술보다 못한

입술 언저리에 뱉어지는 정의를 되뇌이며

우주의 비밀을 혼자만 알고 있다는 듯

팔다리 근육이 풀어해질 때까지

생명의 수탈을 자랑한다

 

한 길도 안되어 훤히 내려다보이는

허울의 어리석음을 외면하고

미친 괴물의 흔적을 따라서

내 하느님이 가르쳐준 속임수를 앞세워

주검의 광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를 보여주어도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하느님을 제일 가는 하느님으로 여길 것이다. 그런 점이 좀 안타깝다. 남의 감언이설이나 자신의 망상에 넘어가지 말고 스스로 옳은 길이 무엇인지 탐구하길 바란다.

 마침표 없는 애인 있어요 중에서

 

이소율

 

사시사철

브람스 교향곡 울리는 애인 있어요

길어서 빨강 망사 커튼

사이로 숨길 수없는 애인

노랑, 파랑 타일로 모자이크 된

호텔 복도에 하이힐 발자국 소리

숨기며, 숨죽이며 밀회하는

애인 같은 거 말고요

 

돌아가는 선풍기 날개를 타고

가슴에 꽂히는 비밀

가슴 속 사연 안개비로 뿌리는 소문

그런 거 없는 애인 있어요

페이스 북으로 날리는 문자 아니고

알타미라 벽화처럼 지워지지 않는

그런 무늬 새긴 애인 있어요

(...)

헝가리 무곡에

속마음 쏟아버리고

사시사철 운명 같은 애인 있어요

 

 

 

여기서 등장한 음악은 클래식이어도 꽤 시끌시끌하며 밝은 면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어떻게 사귀는지는 잘 모르지만 서로 솔직하며 개방적인 면에선 닮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나 페이스북으로 날리는 문자같은 애인이 아니란 면에선 좀 불가능하다 싶기도; 나만 해도 전남친들이 대부분 문자로 고백하거나 최소한 SNS에서 만난 사이인데, 그런 만남이 욕을 먹을 소재도 아닐테고 무엇보다 그런 매개체 없는 만남이 지금와서 가능할지; 아무튼 이 시인 말고도 다들 분위기가 비슷해서 그런지, 클래식을 소개해주는 시인이 많으니 그걸 들어가며 시를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일기

 

장우원

 

제목: 할머니

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날씨 흐림

 

테레비전에 대통령이 나왔다. 할머니는 에구 불쌍쿠마, 에구 불쌍타, 혀를 찼다. 할매 와요? 뱅기도 맘대로 타고 돈도 많쿠로 뭐가 불쌍한교? 그게 다 무신 소용이고? 부모 없이 혼자 얼매나 외롭것노? 너사 엄마 아빠 없시믄 안 불쌍컷노? 와예? 할매가 더 블쌍하지예. 할매는 엄마 아빠 있능교? 옷도 좀 보시소. 저래 좋은 옷 할맨 있능교? 그기 아니라카이. 니가 안즉 어려놔서 잘 모리는 기다. 뉴스가 끝날 때까지 할머니가 테레비를 본다. 연속극도 안 보다니. 차암 별일이다. 텔레비전 가까이 앉아 꼬부라진 할머니 등이 엄청 작아 보인다. 일기 숙제 끝.

 

 

 

그래도 이 분은 닥치라곤 안 하네. 우리 어머니는 일혐이신데 내가 '고종 아무것도 안 했었다니까 그러네.'라던가 '이순신 너무 좋아하면 몇몇 가문의 후손들이 전화질한다 자기네 가문 깐다고 ㅋㅋ' 이러면 바로 닥치라고 소리지르심. 언제부턴지는 몰라도 갑자기 그렇게 흑화되셨는데, 내 생각엔 박근혜 불쌍하다고 읊조리실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나도 나중에 나이들면 저렇게 흑화되려나 싶은데 나보다 3살 어린 동생 놈도 갑자기 야마가 돌아(그놈은 일베사이트 볼 때부터 그렇게 된 것 같다는 게 내 추측이다. 본인은 아직도 극구 아니라 하지만 그 때 내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었거든.) 그렇게 설쳐대는 걸 보면 나이탓은 아닌 듯. 내가 걔 기저귀까지 갈아줬는데 얍삽빠른 면은 있지만 폭력적인 면은 없었는데. 아무튼 난 언제부터 그렇게 되는지 알았음 좋겠다. 그 전에 죽어버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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