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식에 빠지다
김진방 지음 / 마르코폴로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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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 차, 술의 드넓은 세계를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첫걸음. 중국 여행 필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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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부 마지막 학기였다. 수료에 필요한 학점이 딱 1점 모자라네. 웁스!


겨울 계절학기를 하는 학교를 찾다 보니 이문동까지 가게 되었다. 훕스!

(식당 밥이 과연 싸고 맛났다 ... 훕스 만세!)


그 수업 독서목록 중에 뜬금포 [원효대사]가 있었는데, 사실 이광수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그저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나오는 [유정]이니 [무정]이니 하는 작품들 정도만 알던 수준이었던지라, 거 뭐 대충 당나라 유학 가려다가 해골물 마시고 안 가고, 요석공주랑 사랑타령 좀 하고, 뭐 그런 통속적인 에피소드들 위주겠군, 싶었는데 ... 뜻밖에 [원효대사]에서 형상화한 고뇌의 깊이가 ... 이 정도 작품을 근대소설이라는 양식이 갓 도입된 일제 때 썼다고? 이래서 춘원을 당대의 문호라고 했구나, 싶었다.













2. 


이번에 천만 흥행 영화 때문에 춘원의 [단종애사]가 다시 읽힌다는데, 우신사(아마 출판사가 문 닫은 듯?) 전집은 진작에 절판이고 태학사에서 35권 규모로 기획된 전집이 나오는 중인가 보다. 헌데 하필이면 이 중차대한 시국에 [단종애사]는 품절이네 ... 하이고 ...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뭐하노 ... 태학사가 걱정이야 ...













그밖에 애플북스라는 곳에서 나온 '한국문학을 권하다' 총서 중 무려 8권이 춘원 작품이라 여기도 꽤나 진지하게 춘원 문학을 다룬다고 판단 ...


3.


... 운운 했더니 어느 훌륭하신 선생님께서 여차저차 전달을 해주셔서 이광수 전집을 내고 있는 태학사에서도 소프트커버 보급판이 나왔는데! 

음 ... 일단 뭘 말하려는지는 알겠는데, 표지 디자인에 돈은 절대 많이 쓰고 싶지 않았구나 싶은 느낌이 팍팍 드는 모노톤의 수수한 표지 ...












영화가 1500만을 향해 다가가는 현재, 알라딘 기준 세일즈 포인트 19250을 넘은 세련된 표지의 일등(일월오봉도 피크닉 매트 증정)과 6290을 넘은 초판본 표지의 이등(단종 어진 엽서 증정)을 따라잡아야 되는데 ... 굿즈도 없고 ...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의 경우, 편저자라는 사람이 지맘대로 괴발개발 개발새발 툭툭 잘라내고 대충 마사지해서 낸 엉터리로, 원본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이정서? 니가 뭔데 춘원의 문장에 손을 대지? 이런 주제에 영화 흥행을 업고 떡 돌리듯 팔려나가서야 될 일이냐 말이시. 굿즈가 탐나는 분들은 차라리 초판본 단종애사를 사시라 ... 굿즈가 더더더 많은 단종애사 세트도 있더라 ...













아무튼 제대로 된 [단종애사]를 읽어보실 분들은 춘원연구학회에서 기획하고 서울대 국문과 김종욱 교수가 감수한 현대어 정본(이라는 게 그나마 이 판본의 특장점인데 이걸 띠지에 깨알같이 그냥 한 줄로 적어놨네?)인 태학사판으로 사주십사, 권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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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이라는 출판사가 있다. 이런저런 책들을 내지만, 대체로 클래식 총서로 많이 알려진 곳인데 ... 개인적으로는 특정 언어권 번역진이 너무 몰려 있다거나(저 많은 고전들을 한 사람이 죄다 번역하고 있다고?), 경력이 뭔가 뜬금없다거나, 택도 아닌 선전 문구를 내세운다거나(논어나 도덕경 같이 분량도 얼마 되지 않는 책을 굳이 '무삭제 완역본'이라는 걸 내세워야 하는가?),

아니 사실은 솔직히 말하면 표지의 저 초록이라기보다 칠판 색깔에 가까운 암록색이라 해야 하나 아무튼 저 바탕색과, 그 밑에 띠지도 아닌 것이 띠지 흉내 내는 것처럼 둘렀지만 너무 짜리몽당해서 미적으로 불쾌한 골짜기에 진입해버린 홍보 코너(?)가 개인적 취향과 사맛디 안하 잘 사보지는 않게 되는 출판사이다.

저렇게 책과 약간의 관련이 있는 고전 명화를 큼지막하게 넣는 고전 총서류로는 한길사의 그레이트북스 총서가 대표적이겠다. 이후 수많은 출판사들의 고전 총서 표지 디자인이 이런 식으로 흘러간 것까진 좋은데 ... 아오 저 칠판 색깔은 진짜 ... 바탕색이 흰색 계열이면 어떤 그림이 와도 크게 거슬리지가 않는데, 시각적으로 상당히 거슬리는 둔탁한 칠판 색깔이 깔리니까 좋은 그림들이 같이 거무튀튀하게 보이쟈네 ...

혹시라도 현대지성 클래식 총서의 바탕색이 그냥 흰색 계통이었다면 나도 짜리몽땅한 띠지 느낌의 요상한 밑부분은 어찌 눈을 질끈 감고, 좀더 많이 사봤을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니 저기서 나온 책은 안데르센 동화집, 딱 하나 가지고 있구나.
아무튼 질색팔색하는 형식의 표지 디자인 포맷을 그대로 따라한 (물론 다른 출판사의) 책 표지가 보여서 한 마디.











아, 제목은 또 랑시에르의 책 제목에서 따왔다. 출판사 책소개에도 언급함: "자크 랑시에르가, 19세기 노동자들의 말하기에 '사유의 지위'를 부여하는 시도로 <프롤레타리아의 밤>을 세상에 내보였다면, <프롤레타리아 여인의 밤>은 가진 것 1도 없는 무산자 여자의 말하기에 '사유의 지위'를 부여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1도 없는' 같은 표기를 출판사 책소개에서 보다니 ... 하아 ...

그래서 오늘의 레슨: 현대지성 클래식 표지 따라하기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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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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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범람하는 신변잡기적 에세이 풍의 표지와 제목의 분위기에서, 가끔 저녁 준비나 좀 하는 이야기에, 자주 하는 요리 레시피 몇 개 나오겠거니 하고 큰 기대 없이 들춰봤다가 큰 호통 들었다.













날달걀간장밥 정도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요리의 최대치였던 남편은 아내의 부상을 계기로 집안 식구들의 모든 식사를 죄다 도맡아 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한달에 한 권 가량의 책을 번역해내는 중노동을 하는 와중에. 요리를 비롯한 집안일과 업무를 병행하는, 거의 수도승에 가까운 고행을 이십여 년 동안 꾸준히 해왔다는 것에 저절로 경건한 자세로 각 잡고 읽어나가게 됨.


그러더니 언젠가부터는 자그마한 텃밭 스무 평을 빌려서 채소를 기르더니 드디어는 (그간의 노고를 가상히 여긴 아내분께서 통크게 사주신- 이거 중요! 밑줄 쫘악!) 꽤 큰 텃밭에서 어지간한 채소류는 직접 길러 자급하는 체계를 갖추기도 했다. 그뿐인가, 직접 키운 배추로 김장도 하고 장도 담그고 ... 대체 이 분은 그 무슨 수퍼맨인가 위버멘쉬인가 ...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상남자(상 차리는 남자)'의 자세, 요리로 정을 나누는 '식구食口'의 모습, 텃밭 농사가 가지는 생태적 의미 등등 꽤나 많은 것을 곱씹어보고 성찰하게 되는 책.


P.S. 어쩔 수 없이 두어 해 전에 반짝 회자되었던 [숲속의 자본주의자]와 비교를 하게 된다. 명문대 출신 부부가 미국 어느 숲속에 들어가 월든 같은 삶을 꾸리는 투쟁기를 기대하고 펴들었다가 어 이게 아닌데 싶어 살짝 실망했었다면, "자본주의에 반대하거나 귀농을 꿈꾸는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언하는 그 책 대신 이 책을 집어들면 되겠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말랑말랑하고 낭만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이 책이 함의하는 메시지는 꽤나 과격하고 근원적이니까 ... [펜 대신 팬을 들다] 같은 아재 냄새 물씬 풍기는 말장난 대신 부제를 [숲속의 반자본주의자] 정도로 한다거나 ... 으응? 물론 농담이고 ... 이 책 펴낸 출판사는 [아내를 위한 레시피]라는 제목과 흔한 에세이 풍 표지로 봐서는 아마도 남성 독자층은 포기한 것으로 짐작되는데, 요리가 아니라 귀농이나 전원 생활 등의 키워드로 홍보 돌리면 독자층의 외연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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