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고래를 좋아해서 집에 고래에 관련된 책이 많습니다.

이번에 새로 나온 [고래 책]도 사서 봤습니다.

고래 포스터며 우표 모양 스티커도 같이 발매되고 해서

제법 떠들썩하게 인터넷 서점 배너에도 오래 노출되고 하더군요.

 

내용은 뭐, 다른 책들에서 많이 나오는 관련 상식들로 채워져 있고요.

그림도 따스한 연필 스케치 풍으로 소박하면서도 이쁘게 넣었어요.

(화려한 4색 칼라 도판은 아니라는 말이죠.)


그런데 일단 대상이 아동용일 것으로 짐작되는데, 

최소한 표지가 흔한 하드커버 정도는 아니라도 ...

비닐코팅 조차 안되어 있네요. 책날개도 없고요. 


종이 자체의 질감을 좋아해서 일부러 코팅을 안했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 손 조금만 타도 더러운 것이 묻고, 모서리가 닳고 그러네요.


출판사 관계자 여러분! 


책을 만들 때, 최소한의 기본은 해주세요.


하드커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표지에 코팅 정도는 해주세요.

책날개도 달아주시면 표지가 덜 구겨지고요. 


다른 도서에 비해 책값이 많이 저렴한 것도 아닌데 ... 

좋은 내용에 비해서 책의 만듦새가 부실하다 싶습니다. 


다음 책은 신경 좀 써서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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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 비밀의 언어
장 크로드 카리에르 지음, 조병준 옮김 / 지호 / 1997년 1월
평점 :
절판


조병준의 번역, 꼼꼼하고 충실한 직역 스타일이다. 두리뭉술 넘어가거나 빠트리지 않는 편이다. 읽다 보면 (머리를 싸매고 있었을 번역가의 모습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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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 中

은행원이 ‘세한도 비밀’ 매듭 풀었다




한겨레 | 입력 2010.01.12 14:40 | 수정 2010.01.12 15:31 |


[한겨레] 박철상씨, 20여년 추사 편찬서 등 자료 통해 고증


"소동파 '언송도' 창작 뿌리…스승 옹방강 시 영감"










 

'시린 한 겨울 그린 그림'. 이런 뜻을 지닌 대학자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걸작 < 세한도(歲寒圖) > 는 얼핏 보면 참 썰렁한 작품이다. 휑한 화폭에 소나무, 잣나무 네 그루에 둘러싸인 초가집 한 채만을 물기 없는 먹으로 까끌하게 그려 넣었을 따름이다. 마냥 쓸쓸한 느낌 감도는 그림을 왜 최고 명작이라고 할까. 그건 이 그림이 사실적 형상이 아니라 작가의 인품과 학식, 인생 역경이 처절하게 녹아있는 문인화이기 때문일 터다.

명품 < 세한도 > 를 추사가 어떤 구상과 창작 배경을 갖고 그렸는지는 지금껏 수수께끼였다. 무엇보다 어떤 시점에, 어떤 경위로 그렸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없었다. 1844년 제주에서 유배중이던 추사가 청나라 서적 등을 잊지않고 보내준 제자인 역관 이상적(1804~65)의 푸른 소나무 같은 정성에 보답하려고 그려줬다거나 후대 일본 학자 후지츠카가 일본에 가져갔다가 서예가 손재형이 2차 대전 공습을 피해 기적적으로 다시 갖고 들어왔다는 일화만 알려졌을 따름이다. 사거 150년 지나도록 추사 그림과 관련한 기초적인 문헌 연구는 별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미술사학자가 아닌 현직 은행 간부가 이 미스터리의 매듭을 풀었다. 은행일을 하면서 20년 이상 추사 문헌 연구에 몰두해온 박철상씨. 그는 이달초 출간한 저술 < 세한도 > (문학동네)에서 지난 1~2년 사이 희귀 고문헌 사료를 수집·분석한 결과 < 세한도 > 그림의 원형은 12세기 송나라의 대문인 소동파의 겨울 소나무 그림 < 언송도 > (현재는 전하지 않는다)에 뿌리를 두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20대 청년 시절 청나라행 사신단에 끼어 당시 연경(북경)에 갔던 추사가 현지 대학자인 옹방강(이때 만나 추사의 큰 스승이 된다)의 거대한 서재에 들렀다가 본 < 언송도 > 관련 시에서 창작의 단초를 얻었다는 사실을 고증해낸 것이다.

고증의 단서는 1년여전 박씨가 우연히 읽은 < 복초재적구 > 라는 추사의 편찬서였다. 스승 옹방강의 한시와 시론들을 추려 해설한 이 문헌 서문에는 추사가 옹방강 서재의 장대한 정경을 본 체험기가 들어있다. 바로 여기서 < 언송도 > 에 대해 옹방강이 지은 시구를 보고 추사가 감동하는 대목이 나온다. '고목이 된 소나무는 비스듬히 나무가지 드리우고 집에 기대어 있네 '라는 '고송언개전기호'라는 시구. 큰 소나무 하나가 우뚝한 젊은 소나무에 기대어 집을 싸안은 < 세한도 > 의 구도와 맞아떨어지는 표현이 아닌가. 게다가 추사는 소동파의 평생 풍모를 좇았던 마니아였으니. < 세한도 > 의 미스터리를 밝히는 실마리는 여기서부터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북경을 다녀온 추사는 그 뒤 이 옹방강의 이 시구를 평생 머리 속에 새기고 그림으로 표출할 때를 기다렸을 것이라는 게 박씨의 분석이다. 추사는 이후 당시 청의 그림 서적을 입수해 학문적 연구에 몰입하는데, 박씨는 실제로 추사가 청나라 산수화가 장경(1685~1760)이 지은 < 국조화징록 > 이란 청대 화가들의 전기를 평생토록 매우 아끼며 보았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 국조화징록 > 은 추사가 직접 제목을 써서 붙였을 뿐 아니라, 중요 화가들을 언급한 대목에는 일일이 붉은 동그라미나 각주를 치는 등 각별히 읽고 공부한 손때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보인다. 추사는 장경의 그림풍을 자신이 추구해야할 학문적 그림 세계의 '로망'으로 보고, 그의 전기 내용을 자기 문집에 수시로 인용했다. 아울러 장경의 화첩 < 장포산첩 > (간송미술관 소장)도 아껴가며 탐독했다. 추사는 제주 유배지에서 이 화첩을 항상 곁에 두며 감상했고, 노년에 병에 걸리자 '절대 이 화첩을 남에게 보이지 말라'는 사실상의 유언까지 남길 정도였다. 흥미로운 것은 제자인 화가 허소치로부터 먹을 붓에 짙게 묻혀 찍는 초묵법을 익혀 훗날 < 세한도 > 에 썼다는 사실이다. 박씨는 "최근 발굴한 그의 친구 초의선사에 보낸 편지에서 소치에게 초묵법을 익혔다고 추사가 고백한 대목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역관 이상적은 < 세한도 > 를 건네받은 뒤 사신으로 중국에 사행하는 길에 그림을 들고 건너가 장요손 등 현지 유명 문인 16명의 평글을 받은 뒤 그림 옆에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애초엔 13명만 직접 받았고, 나머지 4명은 나중에 편지 형식으로 평글을 보냈다가 3명의 글만 다시 덧붙여진 사실도 박씨의 추적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결국 < 세한도 > 는 추사가 20대 중국에 갔을 때 본 스승 옹방강 서재 풍경, 그곳 학자들간의 교류상 등을 파노라마처럼 평생 하나하나 떠올려가는 과정에서 창작 모티브가 형성된 것"이라며 " < 세한도 > 의 탄생과 전래 과정은 19세기 한중 학예 교류사의 빛나는 결정에 다름 아니다"고 평했다. 박씨가 찾아낸 추사의 < 세한도 > 관련 사료들과 희귀서적, 그리고 19세기 한중 지식인들 사이에 오고간 주옥같은 문헌, 편지들은 서울 관훈동 화봉갤러리의 기획전 '추사를 보는 열개의 눈'(3월1일까지, 02-737-0057)에 전시중이다. '실사구시잠' '귀로재' 같은 낯선 추사 글씨 명품들과 더불어 감상할 수 있다.  

 

글 노형석기자 nuge@hani.co.kr  

도판제공 화봉갤러리, 박철상씨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 한겨레 > 

 

 

 

 

 

 

 

 

더 참고할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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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올해 최고의 화제가 될 영화, 아바타를 봤습니다.

 

이 영화가 보여준 놀라운 3D 그래픽은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최초의 활동사진, 칼라 영화에 이은 영화 혁명의 한 꼭지를 차지할 것이고, 사람들이 많이들 이야기하고 있으니... 넘어가겠습니다.

 

모노노케히메 + 천공의 섬 라퓨타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다...

늑대와 함께 춤을 + 매트릭스 + 에이리언 이다...
 
뭐 이런 식의 "권선징악 + 자연보호"라는 구호로 한 큐에 정리될 수 있는

진부한(?) 스토리는 사람들이 아예 이야기도 안 할 정도니... 넘어가겠습니다.

 

근데 이 영화, 관점이라는 면에서는 마음에 들더군요.

판도라 행성에 매장된 언옵티콘이라는 광물질을 채굴하려는 어느 기업체, 거기에 고용된 용병집단,

천상 군인이다, 는 생각이 드는 전직 해병대 장교가 지휘하는 이 집단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판도라의 원주민인 나비 족은 어찌 되던,

그들의 삶의 터전이 어찌 되던 아무 상관 없다는 주의입니다.

아예 대놓고 나비 족을 그냥 "파리떼"라고 합니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너희에게 있으니, 너는 꺼져주셔야 겠다. 아니면 내가 널 죽일 테니까.
 


 

 

 

 

 

 

 

은연 중에 현실 세계에서 지구방위대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미국,

그리고 미국 군대와 겹쳐집니다.

그리고 그들이 현재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벌이는 작태와도...

 

우리가 뉴스에서 이라크 전쟁,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보는 시각은 대부분 미국의 시각,

"악의 축"을 몰아내는 정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침략자의 입장이었습니다.

그 놈들이 힘센 놈들이었거든요.

 

 

 

 

 

 

 

 

근데 이 영화는 처음에 침략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내부 정보를 빼내기도 하던 주인공이

점점 침략을 당해 세계와 동화되어 살아가던 아름다운 삶의 터전을 빼앗기게 될 처지에 놓인

피침략자의 입장으로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구도는 아메리카 원주민으로 동화되어가는 백인의 모습을 그린 "늑대와 함께 춤을"에

이미 잘 묘사된 바 있습니다. 위에서도 이미 말했지만 ^^)

 

 

 

 

 

 

 

 

당연히, 관객들도 환상적인 자연 풍광과, 그 속에서 자연과 하나 되어(말 그대로!) 살아가는

나비 족을 보면서 점점 그들의 입장에 서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갈등이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부분, 나비 족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는

엄청나게 큰 (초고층 빌딩 정도의 크기) 나무가 용병집단의 압도적인 화력 공세 앞에서

속절없이 쓰러지고 마는 장면...

저는 왜 이 장면에서 911 테러로 전세계가 보는 앞에서 가루가 되어 버렸던...

세계무역센터가 떠올랐을까요?

 

뭐 이런 것들도 다 계산에 넣고, 미국민들에게 가장 극적인 감정의 합일을 이끌어내기 위해

교묘히 엮어넣은 설정이겠지요.

제대로 된 본토 공격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미국이라는 나라,

그 국민들이 911 테러로 인해 겪은 충격은 엄청난 것이었고, 지금도 그 트라우마는 남아 있겠지요.

그걸 교묘히 자극한다... 치밀합니다.

 

근데 이런 감정적 동질화가 최고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장면을,

침략자 미국에게 당하는 피침략자 원주민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미국의 관객들은 이런 미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영화를 봤을까요?

(니 죄를 니가 알렸다! 같은?)

 

 

압니다. 대부분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좋은 구경거리 하나 봤네 하고 극장문을 나섰을 것이고,

매우 작은 소수만이 약간 뭐가 이상하게 돌아간다, 정도로나 생각하면서 극장문을 나섰을 것이고...

또 그네들이 그 정도의 생각을 한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뭐가 어찌 된다거나...

영화에서처럼 활과 화살 따위로 지구방위군 미국 군대에게 이기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거. 

 

 

 

아무 죄 없이 자신이 살던 터전에서 쫓겨나야 되는,

지금도 이스라엘 군의 무자비한 공격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기를.

 

단지 석유가 좀 많았기에 얼토당토 않은 구실로 침략을 당해야 했던,

아직도 정치적 혼란과 불안 속에 살아가야 되는 이라크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기를.

 

외국 세력의 사주를 받은 독재자들의 가혹한 수탈에 맞서 떨쳐 일어난

사파티스타 등등의 남미 농민 봉기 세력에게 희망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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