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9 인간 자명종이 되어 주십시오
리베카 솔닛의 최신작인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를 2021년 마지막책으로 읽습니다. 저는 리베카 솔닛의 사상과 글발도 정말 좋아하지만 그녀의 실천력을 더 높이 삽니다. 그의 말과 글에 힘과 울림을 실어주는 것이 현장이라 여깁니다. 들어가는 말에서 솔닛이 말합니다.
ㅡ 한 사람이 말하면 중요해 보이지 않지만 백만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말하고 그 말을 각자의 세계관과 매일의 행동에 적용하기 시작하면 힘을 얻는다. 이 구조 안에 살고 있는 우리도 점점 성장한다.(6)
ㅡ 사소한 변화들이 세상을 재편한다. 누군가의 작은 행동과 발언이 축적되면서 세상이 어떻게 될 수 있고 또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포용하기 시작한다. 몰랐던 사람과 사실이 알려지고, 추방자가 내부로 들어오고, 비정상은 정상이 된다. 누구의 인권이 중요하고 무엇이 이치에 맞고 누가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 또한 변한다. 만약 당신이 충분히 오랫동안 앉아서 지켜보았다면 수백만 개의 작은 발걸음들이 역사적인 판결을 이끌거나 선거 결과를 바꾸거나 우리가 전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장소로 우리를 데려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6)
세상을 재편하고 싶어 하는 한 부모가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저처럼 경계선지능 느린학습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느린학습자의 생존과 자립을 위해 배움터와 일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청원입니다. 이 이야기는 느린학습자를 가진 모든 부모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도 제가 사는 곳에서 느린학습자 부모들과 자조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 느려도, 많이 느려도,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더불어 모색해 보자는 취지 아래 이 생각을 "매일의 행동"에 적용해 보려 애씁니다. 아이들은 더 많이 애씁니다. 다만 아무리 애를 써도 평균치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애로가 있을 뿐이라죠. 그래서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래서 자랑스럽기도 하답니다. 달팽이 걸음일지라도 어떻게든 나아가고 있으니까요.
솔닛이 이렇게 말했어요.
ㅡ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소리치고 싶었다. "당신이 깨어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건 누군가가 당신을 깨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인간 자명종에게 고마워합시다." (12)
저는 플친님들에게 인간 자명종이 되어 달라 부탁드리고 싶어요. 동의와 공유 부탁드려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603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