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날인 듯 하던 날씨가 24일부터 갑자기 추워져서 25일에는 서울·경기지역이 영하로 내려가고 전국에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4일 전국이 흐리고 눈 또는 비(강수 확률 40∼80%)가 온 뒤 오후에 서쪽지방부터 점차 갤 것이라고 밝혔다.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고 기온도 큰 폭으로 내려가면서 추운 날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의 경우 새벽에 비가 눈으로 변해 쌓일 가능성이 높다며 아침 출근길 교통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강원 영동산간에는 5~20㎝로 다소 많은 눈이 내릴 전망이다.
서울지역은 24일 아침 최저기온 1도, 낮 최고기온도 5도로 추운 날씨가 예상된다. 25일에는 더 추워져서 최저기온이 영하3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고기온은 7도 정도로 조금 올라가겠다.
주말부터는 날씨가 풀려서 최저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겠으며, 낮기온도 차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tip. 추울때와 더울때, 사람의 입맛은 크게 차이가 난다. 더우면 식욕이 떨어지면서 칼로리 섭취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실제 기온에 따라 칼로리 섭취량은 어떻게 달라질까. 미국에서 이뤄진 한 조사 결과, 기온이 1도 높아지면 열량 섭취는 33㎉ 정도 줄어든다고.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기온에 따라 인체의 기초대사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열분들... 혹시 날씨에 대해 궁금한 거 있으면 주저없이 서슴없이 물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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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3-23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나 좀 올리쇼. 흐흐.

딸기 2005-03-2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한거나 물어볼 일이지..

mannerist 2005-03-23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년대 언젠가, 기상청 체육대회때 비왔다는 이야기, 진짜에요? -_-ㅋ

딸기 2005-03-23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알아봐야겠군요. 알아다드릴께요.

울보 2005-03-23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되옵니다,,
왜꼭 류랑 나가야할때만...
지기님 날씨좀 잡아주세요..네~~~~~~~~~~

클리오 2005-03-23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기님. 다른 리뷰의 품격과 엄숙함에 눌려 경건해지다가(^^;) 일기예보에나 댓글을 답니다.. 근데 페이퍼에 일기예보 정말 좋은데요? ^^ 서재질로 내일 날씨를 알다...!! 갑자기 추워지면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흑흑...

숨은아이 2005-03-2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요, 눈이 24일에 온다는 거예요, 25일에 온다는 거예요? ^^

nemuko 2005-03-2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 3월에 왠 눈이 자꾸 온대요.... 봄은 대체 얼루 도망간거란 말입니까....(이것도 날씨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미설 2005-03-2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으른 탓에 겨울옷들 아직 다 정리 안한 것이 다행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넘 부지런 떨면 못써요!

panda78 2005-03-23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어 3월 말인데.. 어째 오늘도 꽤 춥더라니.. ;;

딸기 2005-03-24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분, 이노무 날씨가 말이죠... 아무튼 토욜부턴 풀린대요.
클리오님, 반갑습니다. 어~디~에선가~ 닉네임은 많이 봤어요 *^^*

클리오 2005-03-25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예보를 보고도 날씨가 너무 좋아, 설마 눈까지 오겠냐했는데.. 여기 충북인데요, 눈이 정말 펄펄 날려서 깜짝 놀랐어요.. ^^

딸기 2005-03-25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충북에 계시군요. 오늘 낮부터 좀 풀린대요. :)
 
참을 수 없는 사랑 [dts] - [할인행사]
조엘 코엔 외 감독, 조지 클루니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1993년 10월
평점 :
품절


코언형제의 영화라고... 영화전문가급의 동행인에게 듣고서 극장에 갔다.
근데 감독 이름 보고 영화보러 간 건 아니고(사실은 그 감독 형제 잘 알지도 못함). 다른 영화 보러갔을 때 예고편 해주는데, 어떤 느끼하고 잘생긴 남자랑 느끼하고 이쁜 여자가 화면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우와, 느끼하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네! 했더니, 그 남녀가 바로 조지 클루니와 캐서린 제타 존스라는 것이었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들이 나오는 영화를 본적이 한번도 없어서리... ^^
그래서 느끼남녀를 보기 위해서, '참을수 없는 잔인함(Intolerable Cruelty 맞나 -_- )'이라는 이름의 영화를 보리라, 하고 마음먹었다. 드뎌 어제야 볼 기회를 가졌는데. '제목유감'은 굳이 말로 안 해도 되겠지.

목적이 목적이었으니만큼 일단 배우 품평부터 하자면.

그들의 연기력 이런 건 뭐 잘 모르겠고. 나는 서양 사람들 얼굴은 다 비슷비슷하거나, 감정표현 방식이 우리랑 다른 것 같아서, 걔네들 연기하는 건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통 모르겠다. 암튼 남자는 70점, 여자는 100점. 무슨 기준? '느끼매력' 기준이다. 조지 클루니는, 예고편에서 봤을 때는 카리스마틱 하면서도 느끼해보였는데 정작 영화에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제타 존스는 진짜 죽이는 여인이라는 걸 실감. 특히 둘이 처음 키스하던 씬("약혼녀 잠깐 빌려가겠습니다~~" 이 장면)에서 정말 매력적이었다.

전반적인 줄거리는 그닥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쫌 중요하다. 왜냐고? 단순 로맨틱 코메디가 아니기 때문에. 엎치락 뒤치락 반전이 많은데, 그래서 재밌다. 배를 잡게 웃기는 건 아니지만 암튼 재미는 있었다. 근데 이걸 걍 팜프파탈 류로 보면 별로이고(왜냐면 그런 얘기는 너무 많으니까), 속물들의 싸움으로 보면 그것도 역시 별로이고-- 그럼 어떻게 봐야 되느냐, 아니, 내가 제일 재미나게 본게 뭐냐 하면.

첫째는 물론 배우들. 두번째는, 감독이 헐리우드 영화스타일을 살살 옆구리 간지럽히고 쿡쿡 찌르고 있다는 점이다.
"밀고 당기는 감정의 소용돌이 끝에 드뎌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 극적으로 소파에 넘어지더니 극적으로 감동적인 사랑의 미소를 나눈다, 그리하여 못되고 속물적이고 돈만밝히던 남자 주인공이 변호사협회장에서 과감히! 인권변호사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단상을 내려온다. 박수 짝짝짝..."
이렇게 가면, 딱 할리우드 영화인데, 감독이 이걸 가지고 장난을 친다. 일부러 가장 할리우드틱한 장면을 꾸역꾸역 밀어넣은 다음에 싹 뒤집어서 웃겨버리는 거다. 밥맛덩어리 로맨틱 코메디 혹은 가족애 드라마랑 다르게, 주인공 느끼남녀는 개과천선하지 않는다. 모든 착한 것들은 영화에서 사라져라...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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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지진 늑장대응에 이어 이번엔 지도 파문이다. 지난 20일 일본 지진을 보도하는 TV뉴스에 기상청 컴퓨터 화면이 나왔는데 여기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 표기가 등장한 것. 20일과 21일 기상청 웹사이트에는 기상청 직원들을 `친일파'로까지 공격하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달아 올라왔다. 기상청은 급히 일본해 표기에 대한 사과문을 웹사이트에 올렸으며, 지진 대응이 늦어진데 대한 해명자료도 게재했다. 본업인 기상예보보다 해명과 사과에 더 분주해보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진 대응과 지도 파문을 보면서 `과연 기상청만 두들겨맞을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진 대응조치에서 우리 기상청이 일본측보다 미숙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상청의 안일함과 미숙함도 원인이 되긴 했지만 지진경보시스템 등 기본 설비가 갖춰지지 않았고 전문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같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기상청의 총예산은 1315억원. 지난해보다 16.1% 늘어났다고는 해도 일본기상청 올해 예산 8000억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상청에서 올해 지진관측망 보강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2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니가타(新潟) 지진을 겪은 일본은 올해 지진 대비에 11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도 문제도 그렇다. 기상청은 "국내에서 개발된 세계지도 소프트웨어가 없어 미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지진정보를 기상청 홈페이지에 올릴 때는 일본해 표기를 삭제하는데, 20일에는 방송사 취재 장면에 기상청 내부모니터용 화면이 들어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산 지도 소프트웨어조차 없는 형편에 기상청의 `사과'는 안쓰럽기까지 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지진까지, 기상재해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상청의 잘못을 질타하더라도, 일단 갖출 것은 갖춰 준 뒤에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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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3-2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기상청 일은 늘 욕먹기 마련이죠....

딸기 2005-03-22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요새 제가 이런 일을 하고 있답니다.

꽃은 날씨를 알리는 예보관이다. 특히 날씨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꽃으로는 봄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민들레를 꼽을 수 있다. 민들레는 비가 오기 전에 꽃잎을 오므려 닫아버린다. 대기 중 습도가 높아지면 꽃받침 조직이 부풀어오르면서 꽃 덮개가 닫히게 돼 있다. 민들레는 공기 중에 수분이 많으면 솜털같은 홑씨가 날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비오기전 꽃을 닫는 것으로 보인다.

날마다 신문에 나오는 날씨 이야기, 누가 쓰는건지 궁금해하셨을 분도 계실 것 같은데...저같은 사람이 쓰는 거랍니다.

갑자기 신뢰가 팍 떨어지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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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3-22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울보 2005-03-22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거옜군요...

하루(春) 2005-03-22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정말 그런 거였어요?

딸기 2005-03-22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런거였습니다. ㅋㅋ

비로그인 2005-03-2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봄은 언제 오나요라는 동요cd 갖고 계시나요?

딸기 2005-03-2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그런 씨디가 있군요. 혹시 봄에 대한 동요를 모아놓은 것인가요?
저런 날씨이야기, 짧지만 매일 쓰려면 굉장히 번거롭거든요. 계절에 대한 소재를 틈틈이 모아뒀다 매일 쏟아놔야 하니깐...

숨은아이 2005-03-2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멋져요. *.*

2005-03-23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딸기 2005-03-24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옴머옴머 **님, 너무 고맙습니다!
숨은아이님, 멋지긴 머가 멋져요 ^^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 - 천국의 문 - 아웃케이스 없음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 / 소니픽쳐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밤만 되면 마루에 상 펴고 앉아 손으로는 퍼즐을 풀면서, 귀로는 투니버스에 몰두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 메뉴는... 워낙 여러가지였기 때문에 다 생각나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이면 '시티헌터'가 나왔었다. '우수한'과 '사우리'라는 놀라운 이름(어쩜 저렇게 멋지게 한국화된 -_-)의 콤비가 나오는 시티헌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이 끝나면 항상 카우보이 비밥이 흘러 나왔었다. 
내가 자발적으로 시청을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흘러나왔다'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멋 모르고 틀어놨던 테레비에서 흘러흘러나온 비밥. 첫 느낌은? 그 느낌이 어땠는지 표현하기 힘들 때에, 주변의 누군가(알라딘 서재에서 굉장히 유명한 분인 ^^;;)가 아주아주 정확하게도 '불쾌하다'는 표현을 썼었다.  

"난 카우보이 비밥을 보면 불쾌해져".

그 말을 듣는 순간, 절대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비밥을 습관적으로 시청해오던 나는, 이 애니가 나를 불쾌하게 만든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했다. 
비밥이 불쾌한 이유는,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의 비주얼에서 뭔가 아름다운 것, 판타지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비밥은 그런 욕망을 철저하게 배신하는 영화다, 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 
때는 서기 ****년(몇년인지 모름)... 대체 이 우주의 꼴은 어찌나 엉망인지. 감독이란 놈이 무정부주의자가 아니고서야. 우주는 이미 '개척' 되었거나, 혹은 '개척' 중이다. 전근대와 현대와 미래가 뒤죽박죽이 되어 공존하는 것(비동시성의 동시성이 적나라하게 구현된) 외에도,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주인공들이 통 잘나지를 못했다. 주인공격인 스파이크 스피겔 저놈만 봐도 그렇다. 은은히 흐르는 재즈의 선율, 한손에 시가를 쥔 우아한 액션남...이었으면 오죽 좋았겠냐마는 전혀 아니다. 울랄라 스타일의 곱슬머리에 담배를 꼬나물고 분위기 깨나 잡는, 약간은 양아치스러운 놈이다. 여주인공 격인 페이 발렌타인은 '육체파 미녀 여형사'를 흉내내다 만 것 같은 인간인데 입만 열면 밉살스런 말이 튀어나오는 그런 여자분이시다. 남자앤지 여자앤지 알 수 없는 외모를 가진 여자아이 에드, 한 덩치 하시는 젯 블랙 아저씨... 모두 후줄근하다. 이런 인간들로 애니를 짜놓다니!

몹시 불쾌하던 와중에, 넘 심심해서 왜 불쾌한지 생각해보니깐 이노무 애니메이션 속에 통찰력이란 놈이 숨어있더라는 것이다. 약간씩 덜 떨어진 저 인간들이 사는 세상은 무법천지이고 그들이 사는 시대는 서부개척시대다. 무주지 선점, 힘 가진자가 최고, 빼앗으면 내 것, 법도 없고 정의도 없는. 별로 정의롭지 못한 저놈들한테 딱 맞는 시대와 장소가 아닐 수 없다. 저 시대 저 장소에서는 비밥호에 타고 있는 저 놈들이 인간군상의 전범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국가기구라든가, 전우주적인 사법체계, 복지국가 같은 것은 없다. 우주의 사법(정의)는 '돈'과 '힘'이다. 죄지은 놈이 있으면 홈쇼핑 광고하듯 쇼걸이 테레비에 나와서 현상금을 읊어준다. 범죄를 제어하는 것은 비밥호의 4인같은 카우보이들이다. 미국 서부시대의 카우보이들은 소를 몰고 다녔지만 우주시대의 카우보이들은 현상범을 찾아다닌다. 그런데 왜 재즈는 자꾸 흘러나오는 거야, 기분나쁘게! 압도적으로 음울하면서도 화려한 영상, 심금을 뒤집는 우울한 음악, 디스토피아를 그닥 지겹지 않게 그려놓은 괴상한 시대의식, 그런 것들이 어우려져서 '불쾌한 중독증'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는 결국 중독이 되어버렸고, 정의롭지 못한 비밥호 승무원들에게 뿅가버렸다.

서울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맞나? SICAF...) 한다고 해서 코엑스홀까지 가서 비밥 극장판을 관람했다. 재미있었다. 워낙에 티브이 시리즈물도 옴니버스 식으로 되어 있긴 하지만 전편을 보지는 못했었기 때문에 언제 한번 날 잡아 몽땅 봐버려야지 하는 욕심이 있었는데, 비밥을 극장에서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다면야! 
영화는 멋졌다. 티브이 시리즈는 '돈 안 되게' 만들어진 매니아적 속성이 강했던 반면에 극장판은 '돈 되는' 액션과 화면으로 가득해서, 일단 보기에 재미가 있었다. 특히 도입부 음악 나오는 부분은 일본 애니의 섬세함과 기술력을 그대로 보여준다(이건 직접 봐야 알 수 있는 거니깐 말로 설명 않겠다). 다만 실망스러웠던 건 영화의 성패 여부와 상관 없이, 재즈가 락음악으로 바뀐 것처럼 그 우울한 시대상보다 현란한 액션이 우선 눈에 띈다는 점. 영화 자체의 완결구조나 기술적 완성도는 완벽에 가깝지만 멜랑꼴리 야리꾸리한 감성이 액션과 비주얼에 가려진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비밥, 하면 역시 그 음침한 분위기가 핵심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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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uko 2005-03-2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쾌하다면서도 결국은 애정을 드러내시는 글인거죠^^ 집에는 티비판만 있는데, 극장판도 함 구해 봐야 겠어요...

바람구두 2005-03-21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겐 둘다 있는데... 티브이판이 훨 좋아요.

딸기 2005-03-21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밥 매니아라면 누구라도 티브이판이 좋다 할겁니다. 저 역시 그렇고요. :)

nemuko 2005-03-21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하긴 에반게리온도 그랬어요. 티비판이랑 극장판 죄 샀는데, 극장판은 왠지 돈이 아까워 지더라구요. 너무 많은걸 보여주려 해서 그런 모양이예요....

바람구두 2005-03-21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반의 경우엔 극장판이랑 TV판이랑 연결되어 있다고 봐야겠지요.

딸기 2005-03-21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반에 대한 구두님의 유명한^^ 글은, 예전에 진짜 재밌게 읽었더랬어요. 내용에 동의합니다만, 어떤 텍스트를 읽는 시각이 참 이렇게 달라지는구나...싶기도 했었답니다. 저는 각종 서브 테마들(성장/외디푸스 기타등등)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결국은 자유의지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봤거든요. (저는 봉신연의 & 999도 그렇게 읽었습니다)

2005-03-21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22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22 0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5-03-2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에반은 각종 하위장르들을 두루 포섭하고 있기 때문에(그 해석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점에서) 만화이면서 동시에 신화이기도 하지요. 에반의 경우 난해하단 평을 받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이디푸스적인 요소들도 상당히 강하죠. 문망에서의 제 글은 하나의 관점 - 문학(화)과 예술을 사회, 역사와 긴밀하게 연관되도록 바라본다는 관점을 택하려고 하는 것이지 어느 일방만을 주장하려는 건 아니었어요. 자유의지라... 저로선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더군요. 살아가면서 정의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nemuko 2005-03-2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에 에바에 대해 쓰신 글이 있나보군요. 혹시 어떻게 구해 볼 수 있을지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구석이 많이 남아 있어서 궁금하네요. 게다가 바람구두님이 에바를 어떻게 해석해 내셨는 지는 더 궁금합니다^^(이건 바람구두님 서재가서 여쭤 봐야 할까요)

바람구두 2005-03-2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려놨습니다. 다소 장황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