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지진 늑장대응에 이어 이번엔 지도 파문이다. 지난 20일 일본 지진을 보도하는 TV뉴스에 기상청 컴퓨터 화면이 나왔는데 여기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 표기가 등장한 것. 20일과 21일 기상청 웹사이트에는 기상청 직원들을 `친일파'로까지 공격하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잇달아 올라왔다. 기상청은 급히 일본해 표기에 대한 사과문을 웹사이트에 올렸으며, 지진 대응이 늦어진데 대한 해명자료도 게재했다. 본업인 기상예보보다 해명과 사과에 더 분주해보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진 대응과 지도 파문을 보면서 `과연 기상청만 두들겨맞을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지진 대응조치에서 우리 기상청이 일본측보다 미숙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기상청의 안일함과 미숙함도 원인이 되긴 했지만 지진경보시스템 등 기본 설비가 갖춰지지 않았고 전문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같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기상청의 총예산은 1315억원. 지난해보다 16.1% 늘어났다고는 해도 일본기상청 올해 예산 8000억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상청에서 올해 지진관측망 보강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2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니가타(新潟) 지진을 겪은 일본은 올해 지진 대비에 118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도 문제도 그렇다. 기상청은 "국내에서 개발된 세계지도 소프트웨어가 없어 미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며 "지진정보를 기상청 홈페이지에 올릴 때는 일본해 표기를 삭제하는데, 20일에는 방송사 취재 장면에 기상청 내부모니터용 화면이 들어갔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산 지도 소프트웨어조차 없는 형편에 기상청의 `사과'는 안쓰럽기까지 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에 지진까지, 기상재해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기상청의 잘못을 질타하더라도, 일단 갖출 것은 갖춰 준 뒤에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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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3-22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기상청 일은 늘 욕먹기 마련이죠....

딸기 2005-03-22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