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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의사 송태호의 진료일기 - 조선일보 Why 병원 이용 설명서
송태호 지음 / 신원문화사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주변에 나만큼 골골 대면서도 건강 안 챙기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오랜 당뇨로 매일 약을 챙겨 먹고 틈틈히 건강 보조 식품을 찬양하는 엄마와 남들이 이것이 좋다하면 이것을 사고 저것이 좋다하면 저것을 사서 먹는 남편을 둔 역반응으로 그런 쪽은 딱 질색이다만 근래에 사랑하는 아들에게 건강한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바르게 건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들게 되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동네 의사'라는 말 때문이었다. 사실 나는 옆 동네 의사 선생님을 아들의 주치의로 둔 터라 엄밀히 말하면 '동네 의사'라는 말이 나완 썩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나름 아이가 백일 때부터 찾는 병원인지라 그분이 아니면 썩 믿음이 안생긴다. 하다못해 대학병원 의사라도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분은 아들의 어릴 적 모습부터 어떤 식으로 감기가 오는지에 대해 세상 그 어느 의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특별히 급할 때 대학 병원도 다녀봤지만 썩 나와 우리 아이에겐 맞지 않았다. 의사도 그렇겠지만 환자도 여러 번의 시행 착오 끝에 주치의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송태호 의사 선생님과 우리의 '옆 동네 의사 선생님'이 떠오르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가깝고 믿음직스러운 분들이다.
경기도 하남시에서 개인 내과의원을 운영하는 동네 의사 송태호의 진료일기는 그저 가벼이 읽을 글은 아니다.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건강한 삶'과 '올바른 의사와 환자의 관계', '의료 시스템' 등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결핵에 대한 글을 읽을 때면 요즘 전세계의 공포가 된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과정을 겪었다는 점이 씁쓸해지고, 본인부담금이 없다고 혹은 심지어 보험사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을 들었다고 해서 별로 아프지도 않은 아이를 매일 병원에 출석시키는 주변 엄마들의 모습을 보며 들었던 의아함이 언젠가 우리가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할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로 확인되었다. 자신의 실수를 감추지 않고 드러내며 의사도 인간임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일에 있어서 그런 실수를 최소한으로 하려하는 마음가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므로 실수를 부정하는 잘못된 태도보다 훨씬 신뢰가 되었다. 병원용 수첩을 쓰는 것을 권하는 팁은 실제로 활용해볼만하다고도 여겨졌다.
소소한 진료 일상에서부터 건강한 삶을 위한 의학적 정보와 전문가로서 다양한 내과 질병에 대한 부연설명이 모두 인상적이었다. 편집도 잘 되어 모처럼 건강 관련 책을 읽으며 잘 읽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눈에 불을 켜지 말고 마음을 열고 읽으면 더 좋은 책이며, 잘 만난 동네 의사 한 분이 명의 한 분 안 부럽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동네 의사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