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카페 창비에서 오픈 하우스를 단 하루(23일)만 한다고 하여 강화도에서 온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한 번 들러보았다. 평소에 계간지 회원들을 대상으로는 큰 할인폭을 자랑하는 창비이지만 일반 독자가 된 최근에는 이런 혜택을 누릴 수가 없었는데 모처럼의 기회라 방문을 했다. 예상보다 책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생각하는 소비'를 할 수 있었다.
엄선된 결과로 구매한 책은 출간될 때 망설였다가 놓친 청소년문학 50선 기념 단편집 [파란 아이]이다. 오는 길에 그리고 오늘 아침까지 다 읽었는데 역시 개인적으로는 김려령 작가의 '파란 아이'가 가장 좋았고 내가 이해하기엔 구병모 작가의 소설은 어려웠다만 청소년들은 무척 흥미로워할 것 같았다. 요즘 애들은 좋겠다. 이렇게 자기들을 위한 책들을 써주는 작가들이 많아서!

이 책 외에는 아들을 위해 [알들아, 자연사박물관 가자!]를 샀는데 어젯밤부터 한 챕터씩 읽어주고 있다. 공룡엄마가 알들을 데리고 다니는 일정을 쓴 책이라 엄마가 읽어주는 게 좋은 것 같다. 시집으로는 나희덕의 [야생 사과]를 샀다. 오랜만에 나희덕 시인의 시집을 집어드는 데 아련한 추억이 밀려왔다. 나의 20대 초반은 나희덕과 은희경의 영향이 크다.
창비 아래의 [문향]에서 맛있고 정갈한 비빔밥을 먹고 '빨간 책방CAFE'에서 오늘은 좀 머물렀다. 아이스라떼의 맛이 며칠 전 마신 폴 바셋의 라떼 맛과 같아 맛있었다!!
좀 걸으며 카페 꼼마에서 책을 샀다. 아는 언니가 북매니저로 계셔서 무척 반가웠다는!
온라인 서점이 아닌 오프라인 책방에서 책을 사려고 하다보면 평소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책인데도 사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어제 카페꼼마에서 그랬다. 복거일이라는 이름만 들어봤지 전혀 알지 못하는 분의 소설인데 자꾸만 이 소설이 나를 불러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하철에서 가방을 열 때마다 다른 책들보다 이 책이 자꾸만 내 눈길을 끄는 까닭을 나는 아직은 모르겠다만 조만간 알게 되리라. 또 한 권은 어려울까 망설였는데 펼쳐보니 여백이 많아 반가운 제발트의 [공중전과 문학]이다. 두 책 모두 쓰담쓰담 하면서 왔다.
당고집에 가서 맛난 당고도 먹고 집으로 오는 길에는 자소담에서 국수도 먹고 이건 뭐 뱃속이 묵직한 느낌이 든다. 그 사이 후마니타스 책방에 갔는데 역시 소문대로 책 읽기 좋은 카페여서 둘다 반했다. 다음엔 종일권 사서 종일 있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