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분명 11시 쯤 잤는데 6시부터 깨서 사람을 들들 볶는 아들 ㅠㅠ 멍때리며 한참 보낸 것 같은데도 8시더라구요. 그래서 각자 우리집에 있는 그림책 중 제일 좋아하는 책 10권 고르기를 했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해 봅니다.
일단, 엄마가 뽑은 BEST10
1. 넉 점 반 : 바로 옆집에 시간을 물으러 간 아이가 해가 꼴딱 져서 집에 와선 넉 점 반이라고 하는 게 무척 사랑스러운 시예요. 네 살 때 아이가 정말 좋아해서 정말 수백 번 읽어준 것 같아요. 이 책을 통째로 외더니 어느 날 한글을 읽었어요.
2. 마음의 집 : 이 책도 네 살 때 산 거 같은데 결코 쉬운 책이 아닌데 아들이 굉장히 인상깊어했어요.
바로 그 때문에 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를 좋아하게 된 책입니다.
3. 프레드릭 :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책이에요. 읽으면 읽을수록 좋은 책이에요. 생쥐 사회가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은 원서로도 읽어주고 그래요 구린 발음으로 ㅋㅋ 아이는 맨 마지막 "나도 알아."에 함박 웃었어요^^
4.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이 책을 처음 보고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몰라요.
"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라고 소리치는 동물들의 표정이 살아있어요. 아이가 얼마나 열심히 봤는지 책이 너덜너덜해졌어요.
5. 파도야 놀자 : 이수지 작가의 그림이 참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글밥이 없는 그림책이 더 좋아요. 처음 만난 파도에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던 아이가 파도와 하나가 되는 그 모습이 정말 잘 그려졌어요.
6. 꽃이 핀다: 역시 공부할 때 처음 만난 책인데 색이 너무 고왔어요. 오방색으로 나타낸 우리 주변의 꽃이 정말 아름다워서 한 권 더 사서 식탁 아래 그림만 끼워뒀어요. 지금도 그렇게 쓰고 있어요.
7. 마지막 거인 : 아마 어떤 계기로 읽게 되었는데 읽자마자 가슴 가득 차오르는 먹먹함이 있어요. 어른들에게 선물로 주곤 해요. 그림책이지만 매우 글밥도 많고 페이지수도 많습니다. 엄마를 위해 권해드려요. 제게는 이 중 최고의 책입니다.
8. 누가 누구를 먹나 : 보림에서 좋은 책 많이 출간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 책이 가장 좋아요 전. 낯선 작가의 그림책이고 색도 없건만 먹고 먹히는 관계, 그리고 삶과 죽음의 관계에 대해 심플하면서도 인상적으로 그린 그림책이에요. 아이들 반응도 좋아요.
9. 모두가 책을 사랑한 세상 : 그림이 정말 멋있어요. 일전에 아이 독후활동한 것도 보여드렸지만 어떤 책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10.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삼천갑자동방삭 : 어릴 때 코미디로 처음 만난 옛이야기를 이렇게 그림책으로, 그것도 굉장히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만나니 반갑더라구요. 이 책 처음에 사고 온 식구가 사랑에 빠졌더랬어요 ㅋㅋ
다음으로, 아들의 BEST 8
- 제가 보기엔 100층짜리 집과 토마토 절대로 안 먹어가 포함되어야 할 것 같은데 오래 전에 사랑한 책들이라 배신 때리더라구요 ㅋㅋ
1. 누가 누구를 먹나
2. 모두가 책을 사랑한 세상
3.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
- 아이와 제가 모두 사랑한 책이네요^^
4. 짖어봐 조지야 : 정말 글밥이 적잖아요? 근데도 그렇게 재밌나봐요^^ 어쩔 땐 영어로 자기가 읽는다고 다 틀리게 쏼라쏼라 해요. 쿡TV에서 애니메이션 동화책으로도 보고 그럽니다.
5. 생쥐네 집은 누가 지킬까? : 정말 아무 정보 없이 얻게 된 책인데 무지 열심히 봤어요. 얼마나 열심히 봤던지 책 귀퉁이가 마치 쥐가 갉아 먹은 듯 ㅋㅋ 제가 보기엔 그림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어 좋았던 그림책입니다. 오늘 꺼내 보더니 또 읽고 싶다며 읽어달라고해서 읽어줬습니다.
6. 애벌레 기차 : 기차를 좋아하던 끝무렵에 만난 책인데 이젠 기차책 시들하겠거니 했는데 웬걸 이 책을 자세히 보며 재미를 찾더라구요. 곤충들 모습하며 글자들 등등. 책을 살펴볼 나이이구나 싶은 생각이 새삼 들더라구요.
7. 슈퍼 거북 : 아이가 처음 읽었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준 적도 있는데 아이들도 좋아하더라구요. 혹시 책 읽어주러 봉사 가시면 이 책도 괜찮습니다.
8. 밖에 나가 놀 거야 : 그림책의 위대한 발견, 전시회를 가기 전에 집에 모 윌렘스 책이 하나도 없기에 샀어요. 아들은 이 책은 되게 좋아하는데 토끼가 사라졌어는 별로 안좋아하더라구요. 이거 되게 어린 애들이 읽는 것 같던데 긴 글에 피곤했나?? 싶더라구요^^:
아무래도 아들은 최근에 읽은 것 위주입니다. 그나마도 공룡 책 빼라고 해서 그렇지 안그랬으면 다 공룡책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제약으로 인해 포함되지 못한 공룡그림책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