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깜박이와 투덜 투덜이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5
런룽룽 지음, 신영미 옮김 / 보림 / 2013년 9월
평점 :
품절


이 동화집은 중국 동화 작가 런룽룽의 짧게는 4페이지 분량의 단편 동화를 포함하여 다양한 길이의 단편 동화 7편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캐릭터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각각의 캐릭터들이 대부분 이름만 들어도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도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표제작인 <깜빡 깜박이와 투덜 투덜이>의 깜박이와 투덜이는 이름만 들어도 얼마나 잘 잊고, 얼마나 불만이 많은 아이들인지 알 수 있다. <천재와 어릿광대>의 타이쟈오아오의 교만함은 어떤가? <할머니의 이상한 귀>에 나오는 나오나오의 소란스러움은? <디얼의 주문>과 <사고뭉치 디얼>에 나오는 디얼이라는 요정의 크기는? <네 몸속에 있는 요정을 조심해!>의 피치징은 이름 그대로 '성깔부리기 요정'이지 않던가? <다다다와 샤오샤오>의 다다다가 거인국 사람이고, 샤오샤오가 소인국 사람이라는 것을 헷갈릴 사람이 있을까?하는 캐릭터에 부여된 이름의 명확함이 정말 큰 특징이랄 수 있다. 뭔가 문영남 작가 드라마 같은 느낌도 있지만 작가가 모든 작품의 이름을 이렇게 짓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아 재밌었다.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들이 문영남 작가의 드라마가 마치 자신들의 이야기인 듯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모든 이야기들 속에 나오는 말썽꾸러기 아이들은 결과적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착한 아이가 된다는 다소 교조적인 이야기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결과보다 '누군가'로 등장하는 인물들에 더 큰 관심이 생겼다. 이 책에서의 '누군가'는 요정 혹은 할머니나 할아버지인데 요정이야 신데렐라 때부터 곤경에 처한 아이를 구해주는 고맙고 착한, 의지할 수 있는 인물이었지만 그 요정과 동급으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등장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요정만큼이나 신비로운 인물들이다. 아이의 마음을 더 잘 헤아려주는 고마우면서도 의지할 수 있는 인물 말이다. 엄마나 아빠의 사랑에서 욕심이 빠진 사랑을 주는 그분들의 위대함을 느꼈다. '격대 육아'라는 육아법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할머니의 이상한 귀>였고, 살짝 지루했던 작품은 <다다다와 샤오샤오>였다. 지금까지도 궁금한 점은 깜박이의 이름이 왜 깜빡이가 아니라 깜박이일까 하는 것인데 아이들도 궁금해할 것 같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좋고 덜 좋고 궁금하고 공감하는 부분들이 다양하게 있을 것 같은 그 다양한 길이만큼이나 재미도 다양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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