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은 사정상 며느리 역할 대신 엄마 역할에 충실하기로 계획되었다. 오늘 아침부터 내일 오전까지 출근을 한 아빠의 빈자리를 엄마 혼자 메우려다보니 집안에만 있기 뭐해서 아이가 가고 싶어하는 어린이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차도가 막힐 테니 전철이야 한가하겠구나 싶은 기대감이 있었는데 전철은 내 기대보다 훨~~씬 한가했다. 오갈 때 여유로운 좌석 속에서 편안히 다녀왔다.

 

두번째 방문이다보니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활동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1. 불의 신 람이!! - 도자기 퍼즐을 도자기 모형대로 붙이는 활동. 세 개 있는 도자기를 부셨다 붙였다 신이 났다. 어느 순간 보니 다른 애들은 다 다른 활동 중인데 혼자 가마 옆에서 도공의 역할을 ㅋㅋㅋ 퍼즐 중 한 개가 자석이 사라져서 직원분에게 알려주었더니 급히 가지고 가시더라만은 몇 시간이 지나도 그냥 뻥 비어있기만 한 것이 고치는 데 오래 걸리나 보다. 그래도 다음에 올 때에는 괜찮아져 있겠지!

 

2. 탑돌이 람이!! - 관람 후반 코너에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정은사지 오층탑을 원목 블록으로 만들 수 있게 한 곳이 있다. 아이는 한 번 와 봤다고 아주 척척! 시골서 올라온 형아들이며 친구들에게 만드는 방법도 척척 알려주기까지 한다. 안타깝게 각각의 퍼즐에 없는 블록들이 몇 개 있던데 관리하시는 분들이 좀 수시로 관리해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의 2번, 7번 블록과 정은사지 8번 블록이 없으니 없다고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의외로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냥 다음 블록 쌓으면 모양은 얼추 완성된다. 그런데 의문이다. 둘다 돌로 만든 탑이라는데 하나는 석탑이라 부르고 하나는 왜 그냥 탑이라고 이름붙여졌을까? 

 

3. 꼬맹이 람이!! - 여섯 살이라 이용이 가능한 유아공간이지만 실제로 아이들은 시시해서 잘 들어오지 않는다. 시간이 아깝다고 나가자고 하는 엄마들도 많고. 하지만 아들은 널찍한 유아공간에서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휴식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 역시도 그렇다. 모전자전이다. 가만히 앉아서 쉬고 있자니 볼수록 이 공간의 한쪽 벽면이 탐난다. 이런 벽을 갖고 싶다.

 

 

 

 

 

4. 에너지 맨 람이!! - 미술관을 왔을 때도 그렇고 지난 번 박물관을 왔을 때도 그렇고 어린이 에너지 놀이터가 닫혀 있어서 궁금했었는데 오늘은 열려 있었다. 날이 더워 아이가 힘들어보였는데 저는 신이 나서 머리 다 벗겨질 만큼 볕에서 놀았다. 엄마는 그늘에서 쉬자니 미안했다. 겨우 겨우 대머리 된다는 말로 협박해서 내려오게 했다.

 

박물관에서 나오며 식물원도 구경하고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아직도 구경하지 않은 공간이 반도 넘는다. 좀더 서늘해지면 편한 운동화신고 산책 위주로 한 번 해보고 싶어진다. 문화 상품 상점에 가서 아이는 탑만들기를 하나 샀다. 집에 오자마자 그것과 끙끙 씨름을 해대는 모습, 다 만들었다고 사랑하는 모습, 황룡사가 80m라는 사실에 놀라는 모습이 모두 사랑스러웠다. 알라딘에서 이 제품을 팔면 좋겠다. 3D 뜯어만드는 세상!

 

 

 

이 제품을 구입하고도 한참을 상품 아이쇼핑에 가다 발견한 감은사지 삼층석탑 모형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아들과 모형 블록 쌓기 할 때에는 상륜부과 장식이 화려했는데 모형이라고 판매하는 상품을 보니 상륜부가 허전하다. 다음에 가서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집에 와서 아이가 탑에 대해 이것저것 묻는다. 탑에 대해 아는 책이라곤 문학동네 어린이 전통문화 즐기기 시리즈 중 한 권인 <하늘 높이 솟은 간절한 바람 탑>이라는 책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 같이 읽어보기로 했다. 마침 황룡사지 구층목탑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아파트 25층 높이라고 했뒀는데 틀리지 않아 다행이다.

 

 

 

 

아이가 아직 어려서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하지 못하고 어린이 박물관만 관람하고 있는데 가이드가 될 만한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곳에서 찾다가 실패하였다. 다음엔 가기 전에 이 책을 좀 함께 보고 가도 좋을 것 같다.

 

 

 

 <즐거운 역사체험 어린이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엮음

-알라딘가 10,500원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유용할 듯한 책이다. '어린이 박물관'이라는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엮은 책은 이 책 한 권이다. 이 책 읽고 다른 시리즈로 넓고 깊이 읽히면 좋을 것 같다.

 

 

 

 

 

내일부터는 강화도 여행길에 오른다. 여유롭고 행복한 느낌 많이 받으면 좋겠다, 딱 오늘만큼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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