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매일 서점 사이트를 들락날락 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신간 소식은 연예인 열애 소식보다 더 빠르게 낚아챈다. 그러다보면 내가 모르는 작가가 이렇게 많은가 싶은 생각도 들고 듣보잡책도 참 많다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면서 괜히 읽고 싶어 몸이 달아지는 책들이 있다. 저자의 책을 읽어본 적도 없고 저자가 무슨 분야의 글을 쓰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이름은 한 번 들은 적이 있는 것도 같은데 왠지 아는 것만 같고, 그리고 책 제목이나 내용은 딱 내가 좋아하는, 그러면서 또 그 분야는 잘 모르는 아주 복잡미묘한 그저 '책을 탐한다'고 밖엔 말할 수 없는 증상들이 종종 일어난다. 아까 전 들락날락거리다보니 이번 주에 또 그런 책들이 역시나 있더라~ 소개해 본다.

 

1. 서영채 <인문학 개념 정원>- 알라딘가 9,900원

 

 

 평론가로 알고 있다. 계간지에서 이름을 본 것 같은데 확인해 보니 <문학동네> 편집위원이란다. 기억력이 영 형편없는 것은 아닌가보다. 이 책은 '개념어 시리즈' 중 첫번째 책으로 출간된 것인데 인문학에 대한 개념들을 쉽게 풀이한 책이라고 한다. 지금은 발행되지 않는 청소년 문예 계간지 <풋>에 연재한 내용이라고 하니 일반 독자들에게 부담없이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목차만 봐서는 쉬울 것 같지는 않은데 청소년을 대상으로한 철학서의 매력을 탁석산의 <자기만의 철학>을 통해 맛본 나로서는 이 책 역시 그 정도의 쉬움은 보장해주었으면 한다.

 

 

 

 

 

2. 막스 갈로 <프랑스 대혁명> - 알라딘가 각 16,200원

1789년. 이게 다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학창시절 줄기차게 왼 연도들. 그리고 얼마 전에 본 영화 <레미제라블>. 영화를 본 직후 프랑스 대혁명에 대하여 관심이 수직상승했다가 며칠 지나자 수직하락했다. 그리곤 이 책을 보고는 또 급격히 상승중이다.

 물론 저자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 그래서 찾아보니 프랑스에서는 아주 유명한 언론인이자 역사학자라고 한다. 역사 소설가라고도 하니 가독성은 의심하지 않아도 될 듯 해서 다행이다.

 

 

 

3. 발타자르 토마스 <비참할 땐 스피노자> - 알라딘가 13,500원

 

  발타자르 토마스를 아느냐고? 전혀! 스피노자는? 이름만! 그런데 왜 궁금하냐고? 지금 읽고 있는 <백년의 지혜>라는 책에 알리사 할머니가 스피노자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잠깐이지만 이 철학자 나랑 통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비참할 때라잖아! 우리 좀 비참할 때가 많으니까!

 자음과모음에서 요즘 '-----땐 0000'이런 철학서를 시리즈로 내고 있는데 찾아보니 아니 이런! 그 첫번째 책인 <우울할 땐 니체>의 저자오 같은 저자였구나! 그 책 나 읽었는데...반쯤!

  전작을 읽은 느낌으로 보자면 책은 참 좋았다. 다만 내가 이겨내지 못하는 마음이 있어서 다 읽지 못했었다. 내 안의 우울을 마주할 용기가 없다고 할까? 그 용기만 좀더 있었더라면 하는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었다. 책으로만 본다면 이 책도 기대가 된다. 저자 이름, 이젠 기억해야지!

 

 

4. 장은정 <언젠가는, 터키> - 알라딘가 11,700원

 

  친구의 나라라고 부르던가? 난 거기에 친구가 없어서 그렇게 부를 수는 없고 그저 오르한파묵의 나라라고만 알고 있다. 터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것은 최근 오르한파묵의 <검은 책>을 읽고 나서부터였으니 보통 사람들보다도 더 잘 알지 못하는 나라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제목이다. <언젠가는, 터키>라니!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는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제목에 비해 표지 디자인이 좀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미리보기로 본 사진들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책의 부제처럼 터키가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그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을 통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그곳'이 되기는 할 것 같다.

 

 

 

이 주에 나온 책들 중에는 이렇듯 몰라도 너무 모르면서 관심이 수직상승한 책들이 많이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무라카미하루키를 비롯하여 유명한 작가의 신작도 많이 나왔고, 개인적으로 쬐끔 알면서 흥미로운 책들도 많이 나왔다. 7월이 어느새 독서의 달이 된건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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