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 출판사에서 한달 전 쯤 '중국 어린이 문학 100년 대표작'이라는 타이틀로 세 권의 중국 동화를 출간했다. 최종적으로 30권의 책을 번역하여 출간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는 서양 어린이문학과 우리나라 어린이문학으로 거의 양분화된 국내 어린이문학 출판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에 읽었던 중국 동화 역시 보림출판사에서 출간된 <파란 수염 생쥐 미라이>를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사실 문화대혁명 시기 일색인 중국 소설들보다도 훨씬 역동적이고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동화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높다.

 

  <파란 수염 생쥐 미라이>의 경우 굉장히 두꺼운 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화의 형식을 띄어 동화로 분류된 것이겠지만 성인이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동물 농장>도 떠오르고 오히려 더 나은 면도 있고 말이다. 더욱이 앞서 말했듯이 요즘 위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중국 작가들의 소설이 출간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시대라는 것이 문화대혁명 시기로 대부분 한정되어 사실 좀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데, 동화에서는 그런 느낌이 많이 보이지 않아 읽기에 더 편안했던 것 같다.

 

아마 보림 출판사에서 중국 어린이 문학을 국내에 소개함으로써 어린이 문학 출판 시장에 다양성을 가져올 것 같아, 원래도 좋아하던 출판사인데 더 좋아졌다. 출판사의 역할은 어떤 잘 팔릴 책을 골라 많이 파는 것 뿐만 아니라 좋은 책을 국내에 소개하고, 다소 실험적일지 모르지만 필요한 책을 출간하여 출판 시장을 경직되지 않게 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런 면에서 보림 출판사가 어린이 문학에 기여하는 바는 크다고 본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중국 어린이 문학 100년 대표작' 중 그 첫번째로 나온 <너는 내 여동생>이라는 동화책인데 반절쯤 읽은 바로서는 우리 나라에서도 불과 십 년전만 해도 어색하지 않았던 남아선호사상에 대한 이야기로 보인다. 줄줄이 딸만 낳는 이웃집의 이야기, 충분히 우리가 공감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아이들의 시각에서는 사실 이해못할 대목이긴 하지만 우리 나라 작품 <몽실 언니>를 읽는 것보다는 시차 극복이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행인 것은 시차만 극복하면 공간차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곧 나머지 두 권인 <건냐오의 백합계곡>과 <늑대박쥐>를 읽을 예정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의 표지가 맘에 든다. 중국의 색깔이 느껴지면서도 예술적 가치도 있고 책의 내용과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고 웃긴 책만 점점 더 좋아하는 아이들의 입맛에 얼마나 맞을런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결국, 책이라는 게 읽을 사람만 읽을 테니 그저 이 책을 권해줄 어른들이 많기만이라도 바라봐야겠다. 동네 서점엔 온통 밖에 없고 이 책들이 전면에 깔려 있을리 만무하니 어른들이 부디 읽어보고 권해주시길. 중국에도 어린이 문학이 이렇게 있었노라고! 그나저나 <늑대 박쥐> 재밌어 보인다 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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