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요일 아이 유치원을 데려다주고 도서관에 들러 잠깐 아이책을 빌린다는 게 오전 내내 책꽂이 사이에 자리잡고 앉아 내리 한 시간 가량을 동화책을 읽어버렸다. 아이가 어려 그림책 위주로 보던 차에 그냥 단순히 궁금해서 동화책 코너를 기웃거리다 마주한 것이 송언샘의 도사샘반 아이들 이야기였다. 앉은 자리에서 <딱걸렸다 임진수>를 읽기 시작하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연달아 그 옆의 <황반장 똥반장 연애반장>을 킥킥 대며 읽었다. 평일 이른 오전이라 책 읽으러 온 사람도 나 하나였던 터라 웃음도 참아가며 웃었다. 읽다가 이 책들 외에도 두 편의 시리즈가 또 있으며 그 책들도 앞의 두 책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배경, 같은 인물로 진행된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 알라딘가 7,920원 / 7,920원 / 6,600원 / 5,950원

 

 

그야말로 백오십 살 먹은(물론 선생님 말씀에^^) 도사샘반 아이들이 번갈아 주인공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무척 흥미롭다. 임진수가 주인공일 황반장이나 썩은 떡, 오광명은 조연으로 임진수의 말썽 활약상에 재미를 더하지만 또 황반장이 주인공일 땐 나머지 아이들이 그렇고,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로 진행되어 구성이 매력적이다. 맞아, 누구나 자기 삶에서 바라보며 다 주인공이거든! 말썽쟁이 금메달과 은메달인 오광명과 임진수의 말썽 대 활약상, 그들과 좀 다른 류(?)의 인물인 황반장의 어설픈 잘난 척 이야기, 썩은 떡이라는 별명과 달리 순수한 면이 보이는 슬비와 멋진 도사샘의 뭉게구름 같은 모습들을 마주하다보면 아이들 하나 하나가 어쩜 그리 다 빛나 보이는지. 그건 예쁜 옷 입고 단정하게 앉아 있는 가짜 빛남이 아니라 자신을 그대로 드러낸 진짜 빛남이라는 걸, 그래서 더 사랑스러워 보인다는 걸 알게 된다. 물론 아주 아주 아주 큰 웃음들과 함께. 애들은 엄청 웃긴다는 것도 새삼 확인하게 된다^^

 

물론 그 이야기들을 이끌어가는 몫은 도사샘의 것이다. 때로는 요즘 시대와는 달리 벌도 주셔서 어색하단 느낌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진정 아끼시는 그 모습은 아이들이 백만원짜리 사탕이란 구라(?)에도 알면서 그저 속아넘어가주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런 면에서 도사샘과 함께 하는 2학년 3반 아이들은 무척 행복해보인다. 지쳐보이지도 않고 무한 경쟁 모드로 날카롭지도 않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들을 읽고 그 나이답게 귀엽게 지내면 좋겠다. 하긴 그러려면 어른들이 먼저 읽어야겠다. 2학년 아이에게 이 책을 와장창 선물할테야! 그 아이가 2학년 3반이면 더더더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