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의 녹색 노트
파블로 네루다 외 지음, 구광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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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체 게바라나 쿠바에 대해서는 이름만 압니다.

그의 녹색 노트에 쓰인 시의 시인들도 파블로 네루다만 압니다.

그 역시도 이름만 압니다.

 

두 사람 모두 영화, 때문에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도 왜 그들의 시에서 체가 영감을 받아 옮겨적었는지 깊이 알지 못합니다.

물론, 그들의 시가 모두 제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시인들에게 체 게바라가 어떤 마음의 움직임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몰아치는 니콜라스 기옌

일렁이는 파블로 네루다

사색하는 세사르 바예호

기도하는 레온 펠리페

 

체에겐 이 모두가 당시에 필요했나 봅니다. 자신을 몰아치고 고뇌하고 빌어보는 마음, 아무 것도 모르는 제게 그가 참 안쓰러웠습니다.

 

특히 세사르 바예호는 현대의 시라고 해도 수긍이 갈 정도로 현재의 제 정서와 잘 맞았습니다. 네루다의 시도 좋았습니다.

역사를 이해하기 보다는 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엿본 <체의 녹색노트>. 정독한 것도 아니지만 여운이 오래 남을 것 같아 추천합니다.

 

오늘, 아무도 날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오후, 난 너무 조금밖에 죽지 못했습니다.

- 세사르 바예호의 '아가페' 의 마지막 연

 

왜 당신의 시는

우리에게 꿈을 얘기하지 않냐고, 잎들을 얘기하지 않냐고,

당신 조국의 위대한 화산에 대해 말하지 않냐고?

 

와서 보아라 거리에 넘치는 피를,

와서 보아라

거리에 넘쳐나는 피를,

와서 보고 말해라!

거리에 넘쳐나는 피를!

- 파블로 네루다 '몇몇 일을 설명하자면' 중

 

서로 교차하는 기억이 아니다

망각 속에 잠자는 노란 비둘기도 아니다

눈물 젖은 얼굴들, 목구멍 속의 손가락들이며

나뭇잎에서 빠져나오는 것들이다 :

흐르는 어느 날의,

우리의 슬픈 피로 살아가는

어느 날의 어둠

- 파블로 네루다 '망각은 없다(소나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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