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삶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_예조판서 김상헌 - P71

버티는 힘이다하는 날에 버티는 고통은 끝날 것이고, 버티는 고통이 끝나는날에는 버티어야 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었는데, 버티어야 할 것이 모두 소멸할 때까지 버티어야 하는 것인지 김류는 생각했다.
- P104

참혹하여 무슨 말을 더하겠는가.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_김상헌의 형 김상용 - P49

길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며, 마음의 길을 마음 밖으로 밀어내어 세상의 길과 맞닿게 해서 마음과 세상이 한 줄로 이어지는 자리에서 삶의 길은 열릴 것이므로, 군사를 앞세워 치고나가는 출성과 마음을 앞세워 나가는 출성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먼 산줄기를 바라보면서 김상헌은 생각했다. - P222

전하,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는 것이옵니다. 그러므로 치욕은 죽음보다 가벼운 것이옵니다. 군병들이 기한을 견디듯이 전하께서도 견디고 계시니 종사의힘이옵니다. 전하. 부디 더 큰 것들도 견디어주소서.
_이조판서 최명길 - P273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은 조선이었다. 송파강은 날마다 부풀었다.물비늘이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보며 칸은 답답했다. 저처럼 외지고 오목한 나라에 어여쁘고 단정한 삶의 길이 없지 않을 터인데, 기를 쓰고 스스로 강자의 적이 됨으로써 멀리 있는 황제를기어이 불러들이는 까닭을 칸은 알 수 없었고 물을 수도 없었다.스스로 강자의 적이 되는 처연하고 강개한 자리에서 돌연 아무런 적대행위도 하지 않는 그 적막을 칸은 이해할 수 없었다.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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