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한번은,
빔 벤더스 지음, 이동준 옮김 / 이봄

"모든 여행자들은 보라"
모든 여행자들은 이 책을 보라. 이 책의 짧은 글들을 보면서 왜 대부분의 여행기들이 시시했는지를 생각해 보라. 여행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정말로 들려줄 수 있는 것은 어떤 놀라운 순간의 묘사, 그리고 그 반짝이던 순간이 이미 지나갔음을 소회하는 일뿐이다. 빔 벤더스는 곁가지를 죄다 쳐내고 독백처럼 짧은 말들만을 살려 두었다. 그가 자신의 삶을 말하지 않아도 글들의 형식 자체가 그 삶을 말한다. 영원한 여행자의 삶이다. 아름다운 순간의 분량은 전 생애를 통틀어 절대적으로 짧고, 급작스럽고, 그럼에도 잘 골라진 문장들처럼 오래 각인된다는 것을 여행자들은 안다.

그리고 사진들. 빔 벤더스 스스로가 어떤 직업적 의식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일부라고 표현했던 사진들이다. 같은 다큐멘터리 사진이라도 ‘서양 미술사’에 등장하는 카르티에 브레송이나 블록버스터 같은 매력을 자랑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류와는 다르다. 빔 벤더스의 사진들이 떠올리게 만드는 사진가들은 로버트 프랭크, 요제프 쿠델카, 필립 퍼키스처럼 사진가이기 이전에 은둔자 혹은 방랑-여행자에 더 어울리는 사람들이다. 여행자는 완전한 구도와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지 않는다. 그건 ‘직업적’ 사진가들이 하는 일이다. 놀랍지도 완벽하지도 않은 풍경 속을 헤매는 여행자들은 ‘없음’을 기록한다. 빈 공간들. 빈 시간들. 책의 여백처럼 자연스러운 그 공백 위에 시처럼 쓰여진 피사체들. 때로 미처 완결시키지 못한 구도 속에서 미완성의 푸가처럼 열려 있는 풍경들. 수수께끼 같은 그 빈틈들이 바로 빛이 새어드는 공간이다. 절대적으로 짧은, 급작스러운, 그럼에도 잘 골라진 단어들 같은 광휘가 그 빈틈에서 흘러나온다. 그 너머가 천국일지도 모른다. 모든 방랑자들이 꿈꾸는 곳.

그러니 여행자들은 이 책을 보라. 이 책은 당신들을 위해 쓰여진 예언서다.
- 예술 MD 최원호

같이 읽기 좋은, 방랑하는 책들 :
<뮌헨 여름 소리>
<길 위에서 1>
<인상과 풍경>
<청춘, 길>
<Sadness of Men>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유혹 1
권지예 지음 / 민음사

"성, 사랑, 욕망하는 자가 욕망하는 것"
화려하다. 음란하고, 영악하다. 능수능란하고, 자극적이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한 권지예의 그야말로 장편(長篇)소설. 도발적인 37세 이혼녀 ‘오유미’를 주인공으로, 그녀를 둘러싼 남자와 여자들의 욕망, 그리고 욕망하는 것을 얻기 위한 유혹의 과정을 클림트의 그림처럼 붉고 빛나고 농염한 이미지로 그려냈다.

능력 있는 현대 여성이라면 최소한 다리 셋은 고수하고 있다고 서술하는 연애기술자이자 유혹기술자 오유미. 그녀를 욕망하는 남자들과 그녀가 욕망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가 교차한다. 독특한 성적 취향과 적나라한 화법이 21세기의 욕망을 숨가쁘게 그려낸다. 2009년부터 문화일보에 연재해온 작품으로 신문 연재소설 특유의 강약 조절, 속도감, 가독성이 장점이다. 여성독자가 원할 법한 아찔한 로맨스, 남성 독자가 원할 법한 판타지 속 캐릭터가 모두 눈에 띈다. 맹렬한 독을 품은 칙릿, 독자를 유혹한다.-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유미가 이만큼이나 된 것은 생존본능이 강했기 때문이다. 돈도 ‘빽’도 없이 오로지 몸 하나로 뚫고 나온 길이었다. 생존 전략이라면, 생에 대한 열정으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사람의 마음을 읽고 적재적소에 유혹의 기술을 양념처럼 사용한다는 정도다. 사람의 마음을 뺏는 게 제일 힘들다. 돈을 뺏는 것보다, 몸을 뺏는 것보다. 인규의 조사가 아니더라도 윤동진의 마음을 뺏어보고 싶은 오기가 났다. 그는 왜 이혼을 했을까? 그리고 왜 3년 이상이나 홀로 살고 있을까? 그렇게 굶어도 괜찮은 걸까? 그 스라소니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사장의 본심
윤용인 지음 / 알키

"말이 그렇다는 거지, 뜻이 그러냐?"
<딴지일보> 기자 및 사업국장을 거쳐 딴지관광청을 창간하기도 한 창업 10년차 현직 사장 윤용인이 '해봐서 아는 사장짓'에 대해 풀어놨다. 말로는 집중해서 일하고 칼퇴근하라고 해놓고 뒤로는 쟤 진짜 칼같이 간다고 마음 상하는 사장의 진심부터 시작해 사장에 대한 직원들의 오해와 편견, 더 나아가 사장에게 사랑받는 직원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A to Z과 날 것 그대로의 사장 '구슬리는' 노하우들이 거침없이, 맛깔나게 담겨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스스로 대단히 유능하다고 생각하며 심지어 자신이 상사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이렇게나 유능한 내가 승진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혹 사장의 판단력이 흐려졌나?'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순진한 물음에 사장이 생각하는 유능함은 직원이 생각하는 유능함과 차원이 다르다고 단호히 답한다. 일이 지겨운 이들, 상사만 보면 토할 것 같은 이들, 인생역전을 꿈꾸며 하루를 근근히 버티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책은 사장의 본심 파악을 넘어 일과 삶,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진짜 가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자기계발 MD 채선욱

책속에서 : 사장들은 가끔 자기 몸을 복제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순항을 할 때는 물론 난파를 당하고 파선을 당하더라도 그 배 위에서 함께 죽을 수 있는 사람을 언제나 간절히 갈망하는 것이다. 한번은 직원들과 술을 마시는데 팀장 중 한 명이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제 특기는 망한 회사 수습이에요. 지난번 회사에서도 파산선고 받은 회사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빚쟁이들 상대하고 나가는 직원들 챙겨주고 장비까지 다 제가 정리했어요." ...그 팀장은 일에 대한 능력도 부족하고 근태관리도 엉망이었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 퇴사할 때까지 내가 그를 볼 때마다 술자리에서 했던 그 농담을 떠올리며 그를 신뢰했음을, 아마 그는 아직도 알지 못할 것이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만화 통세계사 1
윤상석 글.그림, 김상훈 원작 / 다산에듀

"세계사, 외우느라 고생할 필요 없다"
청소년 역사책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된 <통세계사>를 어린이 학습만화로 새롭게 펴냈다. 동양과 서양, 한국의 역사를 '동시에' 넘나들며 수천, 수만 년의 세계사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하는 역사책. 한국사, 동양사, 서양사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현재까지 발전해온 과정을 파악하도록 한다. 관건은 피해갈 수 없는 이 만만찮은 도전 과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하느냐. 이 책은 역사 공부하는데 필요한 방대한 시간과 수고를 덜어줄, 만화라는 도구를 꽤 영리하게 활용한다. 이를 거쳐 청소년 역사책이, 본격적으로 교과 과정에서 역사를 접하게 되는 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만는 역사책으로 탈바꿈했다. 70여 권의 역사 서적의 컨텐츠를 분해한 뒤 다시 연대기 순으로 맞춰 재구성한 집필 방식의 특이성이 어떤 결과물을 낳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흥미롭다. 동양과 서양, 한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고, 그 속에서 저자가 찾아낸 역사발전 법칙 또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어린이 MD 이승혜

추천의 글 : 역사는 기억하는 과목입니다. 먼 옛날부터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조상들이 해 온 일을 듣고 기억했습니다. 그 기억을 통해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깨달았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가족, 학교, 사회, 국가, 세계 등의 공동체에 속해 있습니다. 이러한 여러 공동체의 역사는 모두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역사를 기억해야 오늘의 세계에서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복잡한 역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요? 수많은 연대와 사람과 나라들을 일일이 외워야 할까요? 이 책 <만화 통세계사>는 자칫 제각각으로 흩어져 있어 아무 관계도 없어 보이는 세계 각국의 역사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연관 지어 보여줍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기억할 때 문자가 아닌 이미지를 사용합니다. 이 책의 만화는 독자들이 역사의 흐름을 기억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만화 통세계사>와 함께 세계사를 여러분의 친구로 만들어 보세요. - 강응천(역사저술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11-07-29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nce 좋죠! 좋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 얼른 가서 번역본 실물 접해야 하는데, MD님 소개해주시니 급반갑!

외국소설/예술MD 2011-08-01 13:20   좋아요 0 | URL
네 아주 좋았습니다. 국내판은 미국판과 편집이 다르다고 하더군요. 프랑스 판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빔 벤더스가 더 좋아하는 편집이라고 하네요.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후흑학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사기>와 <삼국지>를 아우르는 제왕의 처세 비법"
기업 간의 생존 경쟁이 국가의 존망을 결정하는 오늘날 경쟁을 승리로 이끄는 제왕의 결정적 한 수를 가르쳐주는 책이다.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속마음을 뜻하는 말에서 비롯된 <후흑학> 이라는 원전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뻔뻔함'과 '음흉함'으로 통하는 수천 년 중국 통치술의 정수를, 현대 기업경영의 해법과 자기계발 메시지로 더불어 풀어 썼다. 특히 유방과 항우, 장량과 한신, 조조와 유비, 장개석과 모택동 등 오월동주로부터 신중국의 개막에 이르기까지 대륙을 누볐던 당대 제왕들의 비열하고도 기막힌 비화와 해석이 돋보인다. 한 발 더 나아가 후흑의 역사를 21세기에 맞게 재정비하여 대격변의 시대를 짚는 깊이 있고 탁월한 눈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 경제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허장성세는 군사와 외교 방면에서 자주 구사되는 술책이다. 기본적으로 막강한 무력이 뒷받침될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기껏해야 소위 ‘블러핑bluffing’으로 상대방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 있을 뿐이다. 블러핑은 일시적으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전면 승부로 착각하게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계속해서 구사할 경우 오히려 자신의 허약한 패를 상대방에게 읽혀 낭패를 당할 소지가 크다.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게 바로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실력을 기르는 도광양회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중국이 개력개방 30년 만에 G2로 우뚝 선 비결이기도 하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칼로리 플래닛
피터 멘젤, 페이스 달뤼시오 지음, 홍은택, 김승진 옮김 / 윌북

"무엇을 먹느냐와 어떻게 사느냐의 상관 관계"
전작 <헝그리 플래닛>에서 24개국의 평범한 30가족이 일주일 동안 무얼 먹고 사는지 살펴본 피터 멘젤과 페이스 달뤼시오의 두 번째 프로젝트. 이번에는 세계 각지에 사는 80인의 하루 식단을 취재하고 섭취하는 열량에 따라 800Kcal에서 12,300Kcal까지 차례로 정리했다. 마시이족과 탁발 고행승의 아침 식사에서 시작한 여행은 택시 운전사와 우주 비행사의 점심 식사를 지나 친환경 농부와 간식 중독 엄마의 저녁 식사에서 끝을 맺는다.

‘당신은 오늘 얼마나 먹었나요?’란 질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무엇을 먹느냐와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어떤 사람의 하루 식단은 기후와 문화라는 전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직업과 소득이란 사회적 위치는 소비사회에서 먹을거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600장에 달하는 다채로운 이미지, 그 속에 담긴 음식을 낱낱의 재료로 분석하고 계량하여 보여주는 방식, 음식 이야기보다는 삶을 보여주는 듯한 글. 각각은 무엇을 먹는지, 얼마나 먹는지,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지만, 이를 한데 묶으면 결국 흐트러진 음식과 사람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드러난다. 식품의 세계화, 영양 과다 문제, 분배의 불균등 문제 등등.

오늘 점심 무얼 먹을지 결정하는 일이 어려운 까닭은 아마도 이런 이유들 때문이겠지, 라며 생각을 한 뼘 키워보는 것도 즐거운 일 아닐까. 그러고 보니 알라딘에서는 복날이라고 삼계탕을 챙겨준단다. 관계 회복은 이렇게도 가능한 법.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건강한 사람들과 비극적일 만큼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의 사진을 판단하지 않고 그저 보여준다. 이 책은 무엇을 먹을지 선택할 때 고민하게 만든다. 내 모습은 어떤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에스콰이어)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힌트는 도련님
백가흠 지음 / 문학과지성사

"“누가 요즘 소설을 읽고 쓴다고…” 그러나 백가흠이다"
소설가 P, 아침마다 ‘엄마’의 전화를 받으며 마지막 소설을 쓸 준비를 하고 있다. 글쓰기를 그만 둘 준비를 한 소설가, 마흔 다 되었다는 엄마의 말엔 이제 서른 여섯이라고 버럭 화를 내며, 소개받은 여자를 서점에 데려가 문학부스에 꽂힌 자신의 책을 찾아보는 소설가의 삶. 소설가의 자괴감 속, 리얼과 모던을 꿈꾸는 소설가의 고민이 흥미롭다. 표제작 <힌트는 도련님>은 소설과 소설가, 그리고 소설에 삶을 바친 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누가 요즘 소설을 읽고 쓴다고, 소설 속 소설가는 친우의 날카로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백가흠이라면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바람난 아내 대신 전복을 회치는 주방장의 이야기(힌트는 도련님)엔 예의 선득함이 여전하다. 왜소증을 앓는 정수기 판매사원의 삶(그때 낙타가 들어왔다)의 리얼리즘은 정제되어 있다. 동방신기와 서울을 꿈꾸며 매매혼을 통해 방문한 한국, 베트남 여인에게 닥친 끔찍한 착취(쁘이거나 쯔이거나)에 대한 고발 역시 매섭다. 평론과 서평의 끝, 결국 책속에 스스로를 유폐한 노인(그래서)의 이야기는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하다. 소문, 이야기, 소설쓰기,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 백가흠이라면 어떨까.-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소설 쓸 때만이라도 그냥 좀 놔두면 안 돼? 마음과는 달리 입에서는 또 볼멘소리가 불쑥 튀어나온다. 만날 쓰는 그런놈의 것, 뭐 새삼스럽게 그르냐. 엄마의 말을 듣고 나는 오래 침묵한다. 엄마는 진리를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어서 나는 말문이 막히곤 한다. 나는 행복한 작가를 본 적이 없다. 소설은 충족이나 낭만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 결핍이나 불합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조리에 대한 욕망을 다루는 것은 인간으로서 불행한 일이다. 부조리함의 해결에 대해, 즉 욕망하는 것에 대해 아는 것이야말로 가장 불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먹는 이야기
김영진 그림, 고대영 글 / 길벗어린이

"지원이와 병관이, 끼니를 함께 하는 ‘식구(食口)’ 이야기"
평범한 일상의 모습,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으로 인기인 고대영, 김영진 콤비 작가의 ‘지원이 병관이’ 시리즈 일곱 번째 이야기. 이번에는 끼니를 함께 하는 ‘식구(食口)’의 먹을거리 이야기이다. 야채보다는 소시지와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지원이, 마트에서 과자 딱 하나만 고르느라 진땀 빼는 병관이, 매일 다음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엄마,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아빠… 먹거리가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만만치 않지만, 걱정과 고민을 나누고, 서로 부대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바로 ‘가족’의 모습 아닐까.. - 유아 MD 강미연

책속에서 : 아빠는 삼겹살을 굽고, 아이들은 쌈을 싸서 맛있게 먹습니다. 저녁 설거지를 하면서 엄마는 또 생각합니다. ‘내일 아침은 뭘 먹지. 하루라도 안 먹고 살 수 없나.’ 엄마는 혼자 피식 웃고 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강남 좌파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모든 정치인은 강남 좌파다"
<진보 집권 플랜>으로 조국 교수가 뜨면서, ‘강남 좌파’ 논란이 벌어졌다. 이 책에 따르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관련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고 외국에도 유사한 용어가 있으니 말이다. 강준만은 5년 전 월간 인물과사상에 강남 좌파의 명암을 정리했는데,  이 책은 그간의 변화 속에서 한국 정치의 병폐를 찾아내고, 내년 대선 예비 주자들을 이 틀에서 분석한다.
 
우선 '모든 정치인은 강남 좌파'라는 명제는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란 부제와 함께 읽어야 한다. 좌우를 제외하고 리더십을 행사하는 정치 엘리트가 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둬야 하므로 강남 좌파가 되지 않고서는 정치 활동이 불가하다. 우파라 해도 친서민 정책 등 포퓰리즘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으니 강남 좌파의 요소가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정치 상황은 여기에 인물 중심주의가 더해진다. 그래서 이 책은 노무현, 문국현 등 대권 후보였던 강남 좌파와 박근혜, 손학규, 유시민, 문재인 등 차기 대권 후보군인 강남 좌파를 통시적, 공시적으로 분석하여 두 가지 문제가 어떻게 겹쳐지는지 드러내고, 이를 풀어낼 '소통'의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오랜만에 강준만의 정치, 인물비평을 만나니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느낀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당선 과정을 떠올리면 강준만의 역할이 작지 않을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다. 5년 만의 기회이니, 모쪼록 한국 정치가 한 명의 주인공을 뽑는 데 그치지 않고 수천 만의 주인공을 만들어내는 축제의 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이 책은 그 기폭제가 될 충분한 역량을 갖춘 강력한 메시지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강남 좌파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그 논쟁을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하면서도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졌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그건 바로 한국적 특수성이다. 최근 논의 중인 강남 좌파론은 이 점을 소홀히 한 채 강남 좌파를 미국의 ‘리무진 진보주의’ 모델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 나름의 의미는 있겠다고 인정하면서도, 어딘가 좀 공허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무슨 이유에서일까? 이 점에 대해선 1장에서 자세히 밝히겠지만,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와 ‘소통’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필요하다는 걸 미리 강조해두고 싶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생각의 일요일들
은희경 지음 / 달

"은희경 첫 산문집, 그녀에 관한 모든 것"
열 권의 소설책을 낸 소설가 은희경이 등단 이후 15년 만에 첫 산문집을 선보인다. 소설을 연재하는 지난해 7개월 간 소설과 함께 독자들에게 보낸 편지글 120장이 <생각의 일요일들>이 되었다. 일산 작업실, 시애틀, 독일 등으로 옮겨 다니며 소설 집필에 몰두한 시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글쓰기에 관한 것은 물론, 일상 속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소소한 부분들까지 공개하고 있어 은희경 작가의 일기장으로 봐도 무방하다.

청탁 원고가 아닌, 자발적으로 집필한 산문이라 가공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자연스러움과 편안함이 있다. 에세이이기 때문에 가능한 가벼운 글쓰기를 통해 소설에서 경험하지 못한 작가의 또 다른 감각과 감성을 발견할 수 있다. 가볍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들, 마음에 오래 기억되는 이야기들이 여유롭게 들어차 있는 첫 산문집, 설레임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이 산문집 속의 글을 쓰는 기간이 내 인생에서 고독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소요와 미열의 시간들이었다. 지금은 꼭 그렇지는 않다. 꿈에서 깨어난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이 산문 속 시간들의 한시적인 소란과 과장된 감정과 헛된 열정이 낯 뜨겁고 공허해 보여 책을 묶기까지 여러 번 망설였다. 그러나 눈을 드니 멀리에서부터 다시 천천히 내게 다가오고 있는 고독, 가까워질수록 그 얼굴이 익숙했다. 그 얼굴 너머로 이제는 멀어져버린 아득하고 천진한 나의 한 시절을 기억해두고 싶어졌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뛰어라! 지금이 마지막인 것처럼
양준혁 지음 / 중앙북스

"‘양준혁, 야구에서 인생을 배우다"
최우수 선수상을 타지 못했고, 홈런왕에 오른 시즌도 없었으며, 포지션 중 최고 선수로 평가 받은 적 없어 프로입단 후 국가대표에 한 번도 뽑히지 못했던 양준혁,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흔이 넘을 때까지 장장 18년 동안 야구선수로 활약했다. 아니 버텼다. ‘양신神 ’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지난 18년을 성실하게 전력질주해온 그가 청춘들을 위해 그라운드에서 배운 특별한 인생비법을 공개한다.

은퇴 후 야구 해설자로서, 야구 재단 운영자로서 서 있기까지 장애물도 많았고, 어느 것 하나 쉽게 풀리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절박한 심정으로 노력하고 뛰었다. 야구인생을 통해 성공이 아닌 70%의 실패를 배웠다는 그는 인생의 비결을 ‘프로페셔널 마인드, 굳건한 자기확신, 끊임없는 자기변화’에서 찾는다. 야구생활 동안 겪었던 일화들, 지금의 그를 있게 만든 멘토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인생선배로서 냉혹하고 불안한 현실에 직면한 청춘들에게 도전과 위로를 건넨다.- 에세이 MD 송진경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여자복서 김주희 에세이 <할 수 있다, 믿는다, 괜찮다> 
축구선수 박지성 에세이 <나를 버리다>
야구선수 추신수 에세이 <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그램그램 영단어 원정대 1
장영준 글, 어필 프로젝트 그림 / 사회평론

"<그램그램 영문법>, 영단어로 돌아오다!"
170만 독자가 선택한 베스트셀러 영어학습만화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의 후속 시리즈가 '영단어 원정대'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단어 하나하나를 가르치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영단어의 원리를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접두사, 접미사, 어근, 복합명사와 같은 영단어의 원리(조어법)을 만화 스토리에 녹여내어, 아이들이 스스로 영단어를 조립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목표. 이렇게 어휘를 만드는 방법, 즉 '조어법'을 알면 처음 보는 단어의 뜻을 짐작할 수도 있고 본인이 새로운 말을 쉽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설명이다. 곱절은 더 코믹해진 만화는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을 만큼 적절한 비중으로 배치되었다. 그래도 못내 단어 분량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초중등 필수단어 1,500개에서 엄선한 영단어 노트(부록)를 활용할 수 있다. - 인어린이 MD 이승혜

지은이의 말 : "학창 시절, 억지로 달달 외운 영단어들을 지금은 기억하시나요?"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어 어휘 중에 억지로 외운 게 있나요?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영어는 우리말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는 일부러 외워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벼락치기로 달달 외운 영단어는 결국 금방 까먹기 마련이지요. 게다가 전후 맥락도 없이, 하루에 열 개 스무 개 씩, 학원에서 쪽지시험을 보기 위해 외운 영단어는 아마 다음날이면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또한 이 '무조건 외우기'가 아이들이 영단어, 그리고 영어를 싫어하게 되는 또 다른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린이 독자들이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를 읽고 영문법을 쉽고 재미있게 배웠듯이, 영단어 또한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단어 하나하나를 가르치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영단어의 원리'를 통해 접근하고자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진중권의 서양 미술사 모더니즘 편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집중을 요구하는 텍스트의 아름다움"

그저 미술이 뭔지 궁금해서 이 책을 덥썩 집어서는 안 된다. <진중권의 서양 미술사 모더니즘 편>, 즉 3년 전에 나왔던 <서양미술사 1>에 이어지는 이 책은 미술 기초 입문서가 아니다. 혹시 모를 순진한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책 뒤표지가 친절히 경고하고 있다. ‘이 복잡한 현대예술의 풍경을 한눈에 보여주고자 진중권은 글의 밀도를 높이고 압축하는 글쓰기 방식을 취하였다.’ 이 경고는 책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어떤 미술 주의(-ism) 및 그와 연결된 당대 사회에 대한 친절한 풀이는 없다. 그 연결 자체만 설명하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미학 오디세이>를 기대한 독자들은 이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재미있는 우화도 없고 특유의 농담도 없다. 그럴 여유가 없다. 게다가 앞서 뒤표지가 경고했듯이, 그 정도는 앞선 1권보다 더하다.

지금까지 이 책을 칭찬했다. 걱정한 건 책이 아니라 이 책을 볼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당신이다. 군더더기 없이 곧바로 치고 들어가는, 분량 대비 내용이 이토록 풍요로운 이 책의 장점을 느끼기 위해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많은 지식’ 또는 본문을 꼼꼼히 추적하는 집중력이기 때문이다(지식이 없으면 읽기 불가능한 글과는 다르다!). 집중을 요구하는 텍스트의 건조하고 단단한 표면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진중권의 서양 미술사 모더니즘 편>은 읽는 행위의 즐거움부터 얻는 지식에 이르기까지 두루 복된 책이다.
- 예술 MD 최원호 

책속에서 : 이제 대상은 없다. 그것은 에너지 속에서 해체될 뿐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아인슈타인은 그 유명한 방정식을 통해 대상을 에너지로 해체시켜버렸다. 한편, 마르코니의 무선통신은 선(wire)의 부재를 통해 기호를 전송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물질적 존재를 가졌던 기호는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 이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완전한 비구상으로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한마디로 절대주의는 “대상 없는 세상을 출현시키기 위한 의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안드레이 나코프의 말대로 절대주의가 추구한 것은 “존재론적 해방”이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파이 바닥의 달콤함
앨런 브래들리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열한 살 소녀 탐정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

등뒤로 손이 묶였을 때 팔목에 감긴 끈을 푸는 법을 설명하며 등장하는 소녀가 있다. 플라비아 들루스. 11세. 1950년의 영국 어딘가의 시골에 살고 있다. 독학으로 익힌 화학과 식물학 지식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며, 각종 추리물을 필두로 고전 문학부터 통속 소설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독서량을 자랑한다. 마치 과학자의 어린 시절 소개 같지만, 플라비아의 관찰력과 끝없는 호기심은 특정 분야가 아닌 이 세계 전체를 향해 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의 우선 순위는 ‘재미있느냐 아니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그러니 그 어느 날, 자기 집 텃밭에서 불어로 ‘안녕’이라고 말한 뒤 죽어버린 남자의 곁에 서서 소녀는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무서웠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사실 그 반대였다. 내 평생 일어난 일 중 단연 최고로 흥미진진한 사건이었다.’

이 막무가내의, 세상 모든 (재미있는)일에 두 팔 걷어 붙이고 달려드는, 심지어 자신이 천재적이라는 사실마저 잘 알고 있는 열한 살 소녀 탐정의 행보는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포스트-빅토리아 풍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정통파 미스터리의 단단함을 바탕으로 전대미문의 사랑스러운 탐정이 활약하는 이 미스터리 소설은 이미 영미권 추리소설 상의 신인상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이제 당신이 확인해 볼 차례다.
- 소설 MD 최원호 

수상 내역:
영국 추리작가협회 대거 상 신인상
배리 상 최우수 신인상
매커비티 상 최우수 신인상
애거사 상 최우수 신인상
캐나다 추리작가협회 아서 엘리스 상 최우수 신인상
딜리스 상 최우수 서점상
인디고 북셀러 초이스 상
얼룩 부엉이 상
애플 아이튠스 상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미스터 모노레일
김중혁 지음 / 문학동네

"‘유쾌하게, 능청스럽게, 김중혁의 게임이 시작된다"

등단 11년, 김중혁의 네 번째 소설이자 두 번째 장편소설. 어느 날 아침, 잠을 푹 자고 일어난 모노는 눈을 뜨자마자 ‘헬로, 모노레일’이라는 게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곧바로 게임의 룰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자신 역시 게임의 일부가 되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노레일 게임판 위에서 주사위놀이를 하고, 예기지 못한 사건 속으로 빠져든다.

헬로, 모노레일 게임을 개발한 모노도, 그의 친구 고우창도, 고우창의 아버지도, 그의 동생 고우인도 모두 범상함 속 독특함을 지닌 인물이다. 유럽여행을 가지 않고 만들어낸 유럽여행 모노레일 보드게임, 엄마머리 전문 미장원, 동네 디자이너, 볼교, 소소한 설정 속 재기발랄함과 능청스러움이 빛을 발한다. 장난스러우면서도 따스한 시선 속, 오래도록 빛을 발하는 것은 결국 ‘삶’이다. 작가가 직접 그려 넣은 목차와 표지, ‘모노레일 스티커’ 역시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한 사람의 일생에서 최악의 순간은 반드시 닥치게 마련이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 최악의 순간이 닥칠 확률은 낮기 때문에 어쩌면 최악의 순간이 자신을 피해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고우인은 자신의 얼굴에 난 흉터를 볼 때마다 확률에 대해 생각하곤 했다. 죽을 수도 있었어. 하지만 살아남았지. 또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흉터가 최악의 순간이 아니면 어쩌지. 죽지 않고 살아남아서 이렇게 깊은 흉터를 얼굴에 새긴 채 살아갈 확률은 높은 것일까, 낮은 것일까. 고우인은,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삶은, 확률이 적은 사건들이 연속해서 일어난 기적의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마음의 작동법
에드워드 L. 데시, 리처드 플래스트 지음, 이상원 옮김 / 에코의서재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언젠가부터 ‘인센티브’란 말이 일상어가 되었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활용한다. 그런데 막상 이게 정말 제대로 작동하여 효과를 얻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분석이 없는 듯하다. 이 책은 그저 믿어왔던 상식이 얼마나 잘못된 건지 그리고 한계는 무엇인지 여러 심리 실험을 통해 밝힌다.

블록퍼즐을 주고 한 쪽에는 하나의 모형을 만들 때마다 1달러씩 보상을, 다른 한 쪽에는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다. 이 실험에서 주목할 부분은 시간 내 완성한 모형의 수가 아니라 주어진 시간 이후에 피실험자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이다. 보상을 받은 이들은 보상이 사라진 순간 작업에 흥미를 잃고 만다는 사실. 이 책은 이런 사례를 통해 ‘자율성’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이를 꽃피우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공자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 책의 궁극적 목적은 여전히 성과와 성취에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자기를 중심에 두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과정에 정해진 답이 없고, 각자에 맞는 방법이 있을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면 다시금 공자가 슬며시 떠오른다. 보상과 성취에 관심이 있는 부모나 경영자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개인과 사회, 자율과 통제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도 일독을 권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아이가 즐겁게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려는 부모와 선생님, 일의 능률과 성과 향상이 고민인 기업 관계자들이 궁금해하는 ‘동기부여와 보상’에 관한 진지한 해법이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가장 받고 싶은 보상은 바로 스스로 만족하는 힘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를 이끌고 있는 부모와 선생님, 기업과 조직의 리더들은 사회의 성원들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율성’을 뒷받침해주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문용린, 전 교육부 장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유령
강희진 지음 / 은행나무

"탈북자, 리니지 전사, 2011 세계문학상 수상작"

그들의 탈출이 화제가 되었던 시대도 있었다. 소형선박에 가족을 태우고 귀순한 가장이 강연을 하고, 막내아들의 일기가 온국민에게 소개되던 시절.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탈북 이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단역 배우, 키스방 여종업원, 노숙자, 노가다 일꾼. 그들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문학상 공모 투고 만 10년, ‘대한민국 최다 본선진출 작가’ 강희진은 유령처럼 떠돌며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탈북자의 삶을 주제로 한 소설 <유령>으로 마침내 2011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들의 가치는 가상세계에 있다. 단역배우도, 대딸방 직원도 리니지 게임 속에서라면 용맹한 혁명전사가 된다. 소설가의 상상력은 6.25 이후 한반도에서 벌어진 최대의 전쟁이라는, 리니지 게임의 ‘바츠 해방전쟁’을 탈북자들의 투쟁과 연결시켰다. 가상세계 내 권력자를 몰아내기 위한 지난한 투쟁이 탈북자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전투와 겹쳐진다. 백석의 시비가 있는 공원에서 발견된 탈북자의 눈알과 손목, 소설은 게임과 살인사건을 소재로 ‘유령’들의 질주를 그려냈다. 치열한 서술과 장르소설적 기법이 공존하는 이야기속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슬픔이 있다. 목숨을 걸고 탈북을 한 남한에서 백석의 시 ‘국수’를 읽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살하고 만 탈북자 사내. 이들에게 삶은 여전히 잔혹하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한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자살한 탈북자에 관한 글을 올렸다. 탈북자가 죽기 전, 북한에서 내려온 과정과 한국에 정착한 후의 심경을 적은 글을 신문사로 보낸 모양이었다. 기자는 블로그에 탈북자가 목을 맨 플라타너스 나무의 사진을 올려두었다. 그런데 누군가 그 밑에 자살자가 목을 맨 플라타너스 나무에서 사람의 형상을 봤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 댓글 밑에는 자기도 그곳을 지나다가 목이 매달려 아래로 축 처진 중년의 남자를 똑똑히 봤다는 글이 또 붙었다. 남한 사람들의 관심은 탈북자의 자살이 아니라 백석공원의 플라타너스 나뭇가지에 나타났다는 혼령이었다.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문명 이야기: 동양문명 1-1
윌 듀런트 지음, 왕수민, 한상석 옮김 / 민음사

"한 사람이 그려낸 가장 길고 넓은 문명 이야기"

한 사람이 50여 년에 걸쳐 인류 역사 1만 년을 정리했다. 첫 책 <동양문명>을 쓰기 위해 1930년대에 이집트와 근동, 동아시아와 러시아 등지를 직접 조사했고, 10년 후에야 한 권의 책을 완성한다. 이후 평균 5년마다 하나의 시대를 한 권의 책에 담아냈고, 이야기는 11권으로 마무리된다. 그야말로 거작(巨作)이다. 왜 이런 대규모의 저작을 기획했을까 그리고 두께를 넘어선 이 책의 특색은 무엇일까.

저자 윌 듀런트는 20세기 초반에 이미 기술의 분화를 간파했다. 사람들은 전문화라는 기치 아래 종합적 사고의 빈틈을 약점으로 받아들이고, 이로 인해 상상력을 자기가 확보한 분야 안에만 묶어두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는 종합이란, 합리적 이유가 아닌 인간의 본능과 같다고 말하며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문명 이야기’를 시도할 수밖에 없었음을 운명처럼 받아들인다.

이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이집트와 근동에서 당대의 동아시아까지 다루는 '동양',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시대', 중세 기독교와 르네상스를 함께 담아낸 '중세', 종교 개혁에서 프랑스 혁명까지의 '유럽', 마지막으로 나폴레옹 즉위에서 당대까지의 유럽을 '현대'라는 틀에 담는다. <동양 문명>을 시작으로 삼은 점이 눈에 띄는데, 그리스 로마 문명의 기반이 이집트와 동양에 있음을 명확히 하고, 동, 서양의 갈등이 20세기에 전면화될 것임을 예견한 통찰이다. 11권 가운데 3권만 나와 전체를 파악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산뜻한 시작이라 나머지 시대도 기대가 된다. 저술 기간만큼은 아니겠지만 번역 기간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이왕 시작한 일이니만큼 '운명'으로 여기고 완간에 박차를 가해주시기 바란다.
- 인문 MD 박태근 

문명 이야기 시리즈 도서:
총 11부로 구성된 아래 목록 가운데 동양 문명, 그리스 문명, 르네상스 세 권이 이번에 출간되었다. 각 권은 한국어판으로는 두 권으로 나뉘어 총 22권으로 완간할 예정이다.
<동양 문명>, <그리스 문명>, <카이사르와 그리스도>, <신앙의 시대>, <르네상스>, <종교 개혁>, <이성의 시대가 시작되다>, <루이 14세의 시대>, <볼테르의 시대>, <루소의 혁명>, <나폴레옹의 시대>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우광호 지음 / 여백

"‘울지마 톤즈’ 故 이태석 신부 아름다운 삶 이야기"

아프리카 수단 남부의 톤즈에서 의료선교활동을 펼치던 중 대장암으로 마흔 여덟의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한 故 이태석 신부. 그의 헌신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는 2010년 4년 KBS 스페셜 ‘수단의 슈바이처’와, 같은 해 9월 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통해 널리 알려져 수많은 이들을 울렸다.

가톨릭 전문 기자인 저자는 이태석 신부를 직접 만났던 경험과, 지인들의 인터뷰 그리고 가톨릭 성직자의 증언을 모두 그러모아 유년시절부터 의사로서, 성직자로서의 행적들을 복원해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접할 수 없었던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이태석 신부의 아름다운 삶은 물론, 그가 세상에 남기고 간 사랑, 나눔, 희망의 메시지를 오롯이 전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책과 DVD :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울지마 톤즈 극장판 DVD>



자세히 보기장바구니에 담기

3년 안에 결혼하기로 마음먹은 당신에게
하시모토 기요미 지음 /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참 괜찮은 당신, 이제 사랑에 빠질 시간이다!"

솔직히 '나'는 참 괜찮은데 남자가 없다. 하기는 201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결혼적령기를 맞은 여자가 남자보다 15만 명 정도 더 많단다. 그렇다면 내가 결혼 못 하는 게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상대를 만나 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은 왜 이다지도 많을까. 내 친구 B는 나보다 부족한 것 같은데도 훌쩍 결혼 하는데, 왜 나는 아직 혼자일까. 대체 무엇이, 결혼을 하는 여자와 못 하는 여자를 가르는 것일까.

'하시모토가 맺어준 인연은 절대 헤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회자시켰던 일본 최고의 결혼전문가인 저자는 일단, 결혼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단언한다. 누군가와 결혼한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대단한 착각이라고 조언하면서 대다수가 잘못 갖고 있는 결혼관과 여성들이 속으로 숨겨왔던 속사정을 45편의 이야기 속에 진지하면서 따뜻하게 담아냈다.

따지는 조건이 없다면서 그래도 차는 있어야 하고, 대머리는 절대 안 된다고 하는 여자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남자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도 눈치 못채는 여자들 등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지만 지나치기 쉬운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며 친언니처럼 조언해준다. 이 책은 결혼을 앞뒀거나 앞으로 하게 될, 친구 결혼식장에서 밥을 먹으며 스스로를 초라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여성을 위한 책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저자의 말 : 이 책을 손에 든 당신이 결혼을 앞둔 사람인지, 사랑에 빠진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결혼을 할까 말까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거나 연애와 사랑이 어려운 사람, 결혼은 하고 싶지만 적당한 짝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 속에는 수많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다양한 경험담을 통해서 현재의 상황을 벗어날 실마리를 찾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수 있다. 그 선택이 무엇이든 내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하나다. 이 책이 사랑과 결혼이라는 인생의 커다란 과제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당신에게 자그마한 힘이 되었으면 하는 것, 그것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