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입원하던 날
희망이의 입원 준비 뿐 아니라
N군과 H양을 일산의 친정에 맡기야 해서 우리 4사람은
정말 귀신같이 짐을 쌌다.
정말 필요한것만 싸고 나머진 사서 쓰면 된다고 생각해서
정말 간단하게 짐을 쌌었다.
N군과 H양의 옷 한가방,
희망이 기저귀가방,
남편과 내가 갈아 입을 옷가방.
그리고 혹시 몰라서 포대기를 쌌다.

그 와중에도 내 옷가지를 넣으면서 책을 남편과 나의 가방에 쑤셔 넣었었다.

역시 몽님의 서재에서 알게 되어 구매한
요네하라 마리의 680쪽이나 되는 <대단한 책>










자신의 옷가지를 넣으려다  <대단한 책>을 발견한 남편
"당신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대단한 책(비꼬는 말투로)을 가져갈 생각을 하냐?언제 읽으려고?"
"에헤헤 걱정마 안자고 읽으면 되니까"

그런데 결국엔 한자도 읽지 못했다.
아니 손에 잡아보지도 못했다.

그 이후로 내가 틈틈이 <대단한 책>을 읽고 있을때
남편이 나를 발견하면 내 머리를 꽁 쥐어박는 쉬늉을 하면서
한마디 한다.
"당신, 정말 대단해!" (대가리가 단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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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8-03-03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흑 ㅜ.ㅡ

라로 2008-03-05 23:03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렇지만 이 책도 너무 좋아요!!!!
오픈책과는 또 다른 느낌~.^^

프레이야 2008-03-03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런거였어요? 나비님^^

라로 2008-03-05 23:04   좋아요 0 | URL
그런거였다니까요~.ㅎㅎㅎ
책이 얼마나 두껴운지,,그런말 나올만해요~.ㅠ

순오기 2008-03-03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넘 재미있어요. 그럼 나도 대단한 사람할래요.ㅋㅋ
우리가 가방에 책 한권이라도 꾸역꾸역 넣고 다니니까 이만큼이나 우아(?)하게 사는거죠! ^^

라로 2008-03-05 23:0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나마 책이라도 읽으니 이만큼이니나 하는거라구 큰소리쳐줄껄~.ㅎㅎㅎ
 




어긋나는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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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08-03-05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은 그렇죠~.ㅎㅎ
 










위의 책을 읽으며 내 친구 Y가 생각이 난 이유와
나의 영어공부 자극서를 기록해야겠다.

영어로 밥벌어 먹고 사는 나는 솔직히 영어가 고맙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를 제외하고 내 영어 성적은 형편 없었으니
지금 영어로 밥벌어 먹고 사는게 사실 신기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형편없는 영어 성적은 당연한 것이었다.
중 1에 쉽기만 했던 영어가 중2가 되면서 갑자기 어려워 졌는데
공부를 안하니 아는 단어라곤 중 1에 배운 단어가 고작이었다.
중2부터 고3까지 시험을 봐도 찍는게 거의 80%였다는게 솔직한 얘기다.

그런 나에게 영어를 하게(?)만든 계기는 우연찮게 왔다.
고3 학력고사를 보고 친구와 영화를 보러갔는데, 지금은 제목이 기억도 안난다,
그때만해도 거의 모든 외국영화의 제목이 번역이 되었는데
그 영화는 영어를 그대로 제목으로 썼다. 물론 한글로 발음을 적은것이지만..
그날 난 나의 단짝이었던 Y와 영화를 봤다.
(Y는 그당시 우리반 부반장이었고 전교 10등안에 들었다.)
뭐든 물어보면 설명을 잘 해주는 친구라 그날도 의심없이 그녀에게
제목이 무슨 뜻이냐고 당연하게 물어봤는데
다정하던 그녀가 매몰차게 한마디 하는거였다.
"너는 대학에 가려고 학력고사까지 봤으면서 저렇게 쉬운 단어도 모르니?"
그러면서 가르쳐 주지도 않고 경멸하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난 그날 넘 충격을 받아서 그랬는지 극장 화장실에 갔다가
선물로 받은 쎄이코 시계를 변기에 빠뜨리기까지 했다.

늘 될대로 되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던 나였지만
친구에게 그런 모욕(?)까지 당하고 그대로 살 순 없다고 생각했다.
수치심을 떨쳐버리려고 영어를 공부했는데 지금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몇년 전 만나서 그때의 얘기를 하니 친구는 전혀 기억을 못했다.
것도 참 황당했지만 어째거나 나의 영어공부에 자극을 준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내일은 교회 다녀와서 남편에게 보내고 남은 종이에다
Y에게 보낼 편지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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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23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영어 공부를 하게 됐다니, 세이코 시계는 보냈지만 복이 굴러왔군요.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좋겠어요~ㅎㅎㅎ

라로 2008-03-03 00:55   좋아요 0 | URL
아이구, 영어 잘하긴요~. 어째 저째 영어로 밥 먹고 사는거죠~.ㅜ

2008-02-23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8-03-03 00:55   좋아요 0 | URL
그래주세요~.^^
근데 문자 좀 전에 봐서 답을 안보냈어요~.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귀찮으실까봐~.^^;;;

마노아 2008-02-23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그때 그 영화 제목은 지금도 모르는거군요. 아이 참 궁금하네요. 어떤 단어였는지^^;;;;

라로 2008-03-03 00:57   좋아요 0 | URL
그쵸? 님처럼 궁금해 해야 마땅해요~.^^;;;;
한 5년정도 기억했던것 같은데 그 이후로 생각을 안하고 살았어요.
더이상 그 단어가 저에게 수치심을 떠올리지 않아서 인가봐요~.^^;;;

해적오리 2008-02-2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영어로 밥벌어 먹고 살지만 ^^;;;;;;;
영어는 그닥이에요.
구래서 맨날 딴거 뭐할까 생각하나 봐요 -.,-

라로 2008-03-03 00: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 영어로 밥먹구 사는 동지들의 속내를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니까요!!
저도 요즘 아주 심각히 딴거 생각합니당~.
더구나 희망이가 있으니 가르치러 가기 싫어 죽겠어요~.>.<
 

결혼한지 13년 7개월 XX일 동안 남편에게 편지를 쓴것을 꼽아보니
열손가락이 안 모자르더라.  :(
일년에 한번 쓸까 말까 했다는 얘기다.
난 해마다 발렌타인데이, 생일, 결혼기념일에 남편의 카드를 받았는데.
사실 올 발렌타인 데이에만 남편의 카드를 받지 못했다.
희망이가 아파서 둘다 정신이 없을때라...
남편에게 늦어두 괜찮으니 카드를 보내라는 뻔뻔한 말을 했는데
오늘 난 웬 바람이 불었는지 두장이나 되는 편지를 써서 줬다.
'사랑하는 RW씨에게'로 시작되는.

편지를 쓰기위해 편지지를 고르는데 행복했다.
누군가에게 무엇이든 주는 행위는 정말 기쁜일이란걸 새삼 느꼈다.
더구나 10년이 넘게 미운정 고운정이 든 사람에게니..
내친김에 오늘 책을 읽으며 생각난 내 사랑하는 친구 Y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이메일이 아닌.

결국 편지지를 사지 않고 색깔이 있는 A4용지를 사서 편지를 썼다.
옅은 베이지 빛깔의...하지만 편지봉투는 오렌지색(단색)을 골랐다.
볼수록 두가지 색감이 다정하다.

편지지를 고르면서 문구류를 좋아하는 난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참새마냥
문구류를 황홀하게 쳐다보며 이것저것 샀다.
오늘은 편지를 줘서 그런지 남편이 잔소리를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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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2-23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시간 보내셨어요. 그 편지를 받는 사람들의 미소가 그려집니다.
그렇게 행복이 전염될 테지요. 세상은 그렇게 조금씩 더 멋져질 거예요. ^^

라로 2008-02-23 03:50   좋아요 0 | URL
아름답긴요~.ㅎㅎ
편지를 받는건 언제나 좋은거죠???^^
조금씩 멋지게 살아야 할텐데 말이에요,,,편지를 자주 보내야 할까요??ㅎㅎ

산사춘 2008-02-23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매, 멋진 부부쉽니다. Y님도 좋으시겠어요.
저도 문구류를 좋아하긴 하지만, 도통 쓰들 않어요.
특히 12색 색연필은 왜 샀을까... 색칠공부 하려고?

라로 2008-02-23 03:51   좋아요 0 | URL
그르니까요~.ㅎㅎㅎ
저도 문구류를 사놓고 도통 쓰질 않으니 남편에게 잔소릴 듣는거에요~.ㅎㅎㅎ
그나마 오늘은 잔소릴 안들었지만서도..ㅋ

turnleft 2008-02-23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W면.. 혹 김모 탤런트와 같은 이름 아닐까요..?

라로 2008-03-03 01:00   좋아요 0 | URL
오호 제가 그 모 탤런트 귀여워라 하죵~. 귀티나게 생겨서,,,뭐 더 자세힌 모르지만서도,,ㅎㅎ

hnine 2008-02-23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편지지 고르고, 또박또박 편지 쓰고, 답장 기다리고, 이런 일들이 아주 일과였던 때가 있었는데 말예요 ^^. 요즘 편지는 안쓴지 오래 되었지만, 아마 알라딘에 글 올릴 때 예전 편지 쓸 때 비슷한 감정이 드는 것 같아요.
결혼하고도 떨어져 지낸 시간이 오래였던 남편에게도 편지 참 많이 보냈었는데. 지금은 이메일까지도 아니고, 문자메시지가 전부라니 ^^

라로 2008-03-03 01:0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맞아요~.
알라딘에 글을 올리면 그런 느낌이 들죠???
저두 그래서 알라딘에 글 올리고 저 혼자 두근거리나봐요~.ㅎㅎㅎ
전 문자도 자주 안보내요.
전화로 말하는걸 좋아해서리,,,ㅎㅎ
하지만 앞으론 편지 종종 보내보려구요,,,그날 보내니 효과가 좋더라구요~.ㅎㅎ
님도 보내보세요~.^^

2008-02-23 0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3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실

힘의 주인은

작고 때로 보잘것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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