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3년 7개월 XX일 동안 남편에게 편지를 쓴것을 꼽아보니
열손가락이 안 모자르더라.  :(
일년에 한번 쓸까 말까 했다는 얘기다.
난 해마다 발렌타인데이, 생일, 결혼기념일에 남편의 카드를 받았는데.
사실 올 발렌타인 데이에만 남편의 카드를 받지 못했다.
희망이가 아파서 둘다 정신이 없을때라...
남편에게 늦어두 괜찮으니 카드를 보내라는 뻔뻔한 말을 했는데
오늘 난 웬 바람이 불었는지 두장이나 되는 편지를 써서 줬다.
'사랑하는 RW씨에게'로 시작되는.

편지를 쓰기위해 편지지를 고르는데 행복했다.
누군가에게 무엇이든 주는 행위는 정말 기쁜일이란걸 새삼 느꼈다.
더구나 10년이 넘게 미운정 고운정이 든 사람에게니..
내친김에 오늘 책을 읽으며 생각난 내 사랑하는 친구 Y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이메일이 아닌.

결국 편지지를 사지 않고 색깔이 있는 A4용지를 사서 편지를 썼다.
옅은 베이지 빛깔의...하지만 편지봉투는 오렌지색(단색)을 골랐다.
볼수록 두가지 색감이 다정하다.

편지지를 고르면서 문구류를 좋아하는 난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참새마냥
문구류를 황홀하게 쳐다보며 이것저것 샀다.
오늘은 편지를 줘서 그런지 남편이 잔소리를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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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02-23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시간 보내셨어요. 그 편지를 받는 사람들의 미소가 그려집니다.
그렇게 행복이 전염될 테지요. 세상은 그렇게 조금씩 더 멋져질 거예요. ^^

라로 2008-02-23 03:50   좋아요 0 | URL
아름답긴요~.ㅎㅎ
편지를 받는건 언제나 좋은거죠???^^
조금씩 멋지게 살아야 할텐데 말이에요,,,편지를 자주 보내야 할까요??ㅎㅎ

산사춘 2008-02-23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매, 멋진 부부쉽니다. Y님도 좋으시겠어요.
저도 문구류를 좋아하긴 하지만, 도통 쓰들 않어요.
특히 12색 색연필은 왜 샀을까... 색칠공부 하려고?

라로 2008-02-23 03:51   좋아요 0 | URL
그르니까요~.ㅎㅎㅎ
저도 문구류를 사놓고 도통 쓰질 않으니 남편에게 잔소릴 듣는거에요~.ㅎㅎㅎ
그나마 오늘은 잔소릴 안들었지만서도..ㅋ

turnleft 2008-02-23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W면.. 혹 김모 탤런트와 같은 이름 아닐까요..?

라로 2008-03-03 01:00   좋아요 0 | URL
오호 제가 그 모 탤런트 귀여워라 하죵~. 귀티나게 생겨서,,,뭐 더 자세힌 모르지만서도,,ㅎㅎ

hnine 2008-02-23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편지지 고르고, 또박또박 편지 쓰고, 답장 기다리고, 이런 일들이 아주 일과였던 때가 있었는데 말예요 ^^. 요즘 편지는 안쓴지 오래 되었지만, 아마 알라딘에 글 올릴 때 예전 편지 쓸 때 비슷한 감정이 드는 것 같아요.
결혼하고도 떨어져 지낸 시간이 오래였던 남편에게도 편지 참 많이 보냈었는데. 지금은 이메일까지도 아니고, 문자메시지가 전부라니 ^^

라로 2008-03-03 01:0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맞아요~.
알라딘에 글을 올리면 그런 느낌이 들죠???
저두 그래서 알라딘에 글 올리고 저 혼자 두근거리나봐요~.ㅎㅎㅎ
전 문자도 자주 안보내요.
전화로 말하는걸 좋아해서리,,,ㅎㅎ
하지만 앞으론 편지 종종 보내보려구요,,,그날 보내니 효과가 좋더라구요~.ㅎㅎ
님도 보내보세요~.^^

2008-02-23 0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03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