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넷플릭스에서 베컴에 대한 다큐를 본 적이 있는데 나는 사실 데이비드 베컴을 알게 된 게 한 5년 정도 전인 것 같다. 우리 집에는 티브이도 없고, 나는 신문도 안 읽고, 운동은 좋아하지만 찾아볼 정도는 아니고 해서 진짜 5년 전쯤인가에 베컴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런데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 다큐에서 베컴이 너무 유명하니까 베컴을 모르는 사람을 찾았다 그랬나? 아니면 모르는 사람은 중동의 어느 외딴곳에서 양을 치는 양치기(?)라고 그랬나? 아무튼 그렇게 하면서 도시에 사는 사람 중에 베컴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한 것 같은데, 암튼 그 부분을 보던 나, "나도 몰랐는데…"라고 속으로 그랬다. ㅎㅎ


테일러 스위프는 그래도 베컴보다는 일찍 알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인기가 절정을 달하고 그래도 나의 고정관념 (비밀) 때문에 그녀의 노래를 제대로 듣지 않다가 역시 넷플리스에서 그녀의 다큐를 보고 또 반해서 열심히 그녀의 노래를 들었더랬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그녀의 책이 번역되어 나왔구나!!! 그녀의 책이 나온 걸 미국에서는 모르다가 알라딘 들어와서 아는 나는 뭐임. 아무튼 이렇듯 무심하고 무식하고 무념해서 늘 뒷북치는 라로 씨. 좀 많이 창피하지. 이 책 꼭 읽어야지. 아마 오디오북으로.


이렇듯 내가 이슈와 너무 멀리 있으니까 가끔 남편이 뉴스를 얘기해 주면 보통으로 처음 듣는 일이 많고 막 놀라니까, "너는 뉴스도 안 들어?" 그런다. 좀 심하다 내가 생각해도. 


요즘 유튜브 포스팅하는 것 때문에 이것저것 유튜브를 보는데 이틀 전에 유키즈 (이 프로도 알게 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더구나 프로그램을 본 건 유튜브로 딱 3번이다.) 허준이라는 프린스턴 대학의 한국인 교수가 필즈상을 받게 되었다는 제목의 영상과 만났다. 나는 깜짝 놀랐다. 우와~ 한국인이 정말 대단하구나 하면서 재밌게 영상을 봤고, 따로 또 허준이 교수에 대해서 찾아봤다. 그런데 허준이 교수가 서울대 졸업식에서 축사하는 부분을 듣고 완전 감동을 받았다.


수학은 무모순이 용납하는 어떤 정의도 허락합니다. 수학자들 주요 업무가 그중 무엇을 쓸지 선택하는 것인데 언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가능한 여러가지 약속 중 무엇이 가장 아름다운 구조를 끌어내는지가 그 가치의 작대가 됩니다. [중략]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먼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 주시길 바랍니다. -허준이 교수의 축사 중


허준이 교수의 축사의 요점은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은 내가 겨울학기가 끝나고 읽었던 법정 스님의 글에서도 나온다.



주위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세요. 지금보다 더 친절해지는 거예요. 내일은 오늘보다 더 친절해지는 겁니다. 다음 날은 더 친절해지는 거예요. 친절에는 한도가 없습니다. 무한히 퍼서 쓸 수 있는 우물이에요. 이런 마음이야말로 모든 삶의 기초가 됩니다. 우리가 더 친절하고 사랑한다면 우주가 그만큼 확장돼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보다 더 친절을 베풀고 더 사랑을 나눈다면 우리의 우주는 그만큼 확장이 됩니다. -p. 251


달라이 라마도 자신의 종교는 친절이라고 했는데, 법정 스님도 다른 책에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는 친절"이라고 하셨다. 나는 나이가 들수록 친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것도 중요하지만, 허준이 교수가 말한 대로 자기 자신에게 친절한 것이 먼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기도 쉽지 않지만, 자신에게 불친절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몸에 힘이 없거나, 의욕이 없거나, 좌절스럽거나, 자신에게 실망을 하게 되거나 등등, 나 역시 나에게 무척 불친절한 사람이었다. 나 자신을 욕하고, 바보라고 하고, 진짜 나에게 미안했던 수많은 날들.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나에게도 많이 친절하자.


어제 큰아들, N 군이 새로 사귄 친구들과 콘서트에 가서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더구나 그 그룹의 리드 싱어와 아는 사이라며 단둘이 찍은 사진도 있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는데 아들을 빼고 다 불량해 보였다 (나의 고정관념 ㅠㅠ). 순간 아들이 걱정 되었다. 요즘은 데이팅 앱 같은 것이 활발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그 앱 등을 통해서 만남을 갖고 해서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다른 부작용도 많다는 것을 수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성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나는 더 걱정이 되었다. 내 순진한 아들이 어떻게 될까 봐, 같은 식의 걱정. 그래서 고민고민하다가 어렵게 문자를 보냈다. 이렇게.



엄마가 아들에게 성관계에 대해서 말하는 건 좀 어색한 일이라 남편에게 말하라고 하고 싶었지만, 나는 걱정이 되면 마음이 조급해져서 내가 해버려야 하는 나쁜 습관(?)이 있다. 그래서 저렇게 엉터리 문자를 보냈는데 아들의 반응이 너무 뜻밖이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더구나 "엄마 나 잘 키웠으니까 걱정 많이 하지마."라니!!! 더 이상 자식에게 어떤 칭찬을 받을 수 있을까! 최고의 선물을 받은 듯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다. 그러면서 자기는 술을 안 마셨는데, 술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다른 술 마신 친구들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서 더더욱 마시지 않았다는 말을 해줬다. 친절한 아들 덕분에 친구들은 마음 놓고 술을 마실 수 있었을 것이다. 친절은 정말 힘이 세다. 


나는 봄 학기에 MPTF라는 곳에서 클리니컬을 했는데 거기는 널싱홈과 비슷한 곳인데 거기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일한 경력이 최소한 15년은 되어야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거기에 있는 할머니나 할아버지들 (이지만 나보다 어린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은 대부분 치매 증상이 있거나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아주 놀라운 사실은 치매에 걸린 사람들도 친절을 받으면 감동(?) 같은 것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밥을 먹어야 한다는 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대소변을 어떻게 가려야 하는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와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마저 잊어버리게 되는 사람들이 친절한 행동을 받으면 그것을 알고 감사해하는 것을 봤다. 나에겐 정말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유튜브 동영상은 2개 올렸고 또 이따 하나 올릴 예정이다. 편집은 정말 너무 어렵다기 보다 뭐랄까 처음이니까 당연히 어렵기도 하지만 숲에서 동전을 찾는 작업 같은 느낌이 들어 편집을 하면서 너무 무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포기… 하고 싶었지만 대신 다른 것을 계획했다. 예전부터 옷을 안 산다는 결심을 했지만 늘 무너졌다. 그래서 이번 유튜브에 365일 옷 안 사는 도전을 공개적으로 하기로 했다. 그건 편집하기 쉬우니까. ㅎㅎㅎ 남편 말고 다른 사람은 내 계정을 모르니까 나를 subscribe 한 사람도 남편이 전부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누가 보든 안 보든 상관없이 365일 옷을 안 사입기로 한 결심을 잘 지키길. 오늘이 겨우 Day 2!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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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4-07-0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로 님 하시는 유튜브 채널을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 즐겁고 건강한 방학 보내시기 바랍니다~

라로 2024-07-03 14:54   좋아요 1 | URL
찾으셨나요? Visibility를 다 Private으로 바꿔놨는데요… ^^;; 그래도 관심 보여주셔서 진심 감사합니다!!! blueyonder 님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여름 나시길 바랍니다~~. 여름 동안 자주 뵈어요!!^^

blueyonder 2024-07-03 19:59   좋아요 0 | URL
못 찾았습니다. ㅎㅎ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라로 2024-07-04 17:17   좋아요 1 | URL
ㅎㅎㅎ 잘 하셨어요!!^^;; 남은 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2024-07-03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03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03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7-03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