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책을 읽으며 내 친구 Y가 생각이 난 이유와
나의 영어공부 자극서를 기록해야겠다.

영어로 밥벌어 먹고 사는 나는 솔직히 영어가 고맙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를 제외하고 내 영어 성적은 형편 없었으니
지금 영어로 밥벌어 먹고 사는게 사실 신기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형편없는 영어 성적은 당연한 것이었다.
중 1에 쉽기만 했던 영어가 중2가 되면서 갑자기 어려워 졌는데
공부를 안하니 아는 단어라곤 중 1에 배운 단어가 고작이었다.
중2부터 고3까지 시험을 봐도 찍는게 거의 80%였다는게 솔직한 얘기다.

그런 나에게 영어를 하게(?)만든 계기는 우연찮게 왔다.
고3 학력고사를 보고 친구와 영화를 보러갔는데, 지금은 제목이 기억도 안난다,
그때만해도 거의 모든 외국영화의 제목이 번역이 되었는데
그 영화는 영어를 그대로 제목으로 썼다. 물론 한글로 발음을 적은것이지만..
그날 난 나의 단짝이었던 Y와 영화를 봤다.
(Y는 그당시 우리반 부반장이었고 전교 10등안에 들었다.)
뭐든 물어보면 설명을 잘 해주는 친구라 그날도 의심없이 그녀에게
제목이 무슨 뜻이냐고 당연하게 물어봤는데
다정하던 그녀가 매몰차게 한마디 하는거였다.
"너는 대학에 가려고 학력고사까지 봤으면서 저렇게 쉬운 단어도 모르니?"
그러면서 가르쳐 주지도 않고 경멸하는 눈으로 날 쳐다봤다.
난 그날 넘 충격을 받아서 그랬는지 극장 화장실에 갔다가
선물로 받은 쎄이코 시계를 변기에 빠뜨리기까지 했다.

늘 될대로 되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던 나였지만
친구에게 그런 모욕(?)까지 당하고 그대로 살 순 없다고 생각했다.
수치심을 떨쳐버리려고 영어를 공부했는데 지금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몇년 전 만나서 그때의 얘기를 하니 친구는 전혀 기억을 못했다.
것도 참 황당했지만 어째거나 나의 영어공부에 자극을 준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내일은 교회 다녀와서 남편에게 보내고 남은 종이에다
Y에게 보낼 편지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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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23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영어 공부를 하게 됐다니, 세이코 시계는 보냈지만 복이 굴러왔군요.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좋겠어요~ㅎㅎㅎ

라로 2008-03-03 00:55   좋아요 0 | URL
아이구, 영어 잘하긴요~. 어째 저째 영어로 밥 먹고 사는거죠~.ㅜ

2008-02-23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8-03-03 00:55   좋아요 0 | URL
그래주세요~.^^
근데 문자 좀 전에 봐서 답을 안보냈어요~.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귀찮으실까봐~.^^;;;

마노아 2008-02-23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그때 그 영화 제목은 지금도 모르는거군요. 아이 참 궁금하네요. 어떤 단어였는지^^;;;;

라로 2008-03-03 00:57   좋아요 0 | URL
그쵸? 님처럼 궁금해 해야 마땅해요~.^^;;;;
한 5년정도 기억했던것 같은데 그 이후로 생각을 안하고 살았어요.
더이상 그 단어가 저에게 수치심을 떠올리지 않아서 인가봐요~.^^;;;

해적오리 2008-02-2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영어로 밥벌어 먹고 살지만 ^^;;;;;;;
영어는 그닥이에요.
구래서 맨날 딴거 뭐할까 생각하나 봐요 -.,-

라로 2008-03-03 00:5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 영어로 밥먹구 사는 동지들의 속내를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니까요!!
저도 요즘 아주 심각히 딴거 생각합니당~.
더구나 희망이가 있으니 가르치러 가기 싫어 죽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