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사람들을 그들의 재능이나 성공, 명성 때문에 사랑하는 게 아니다. 나는 그들을 그들의 열정 때문에 사랑한다. 그들의 뜨거움, 치열함, 쉽게 만족하지 못함, 애씀, 성실함, 견딤, 나는 틀렸다는 고백, 나는 내가 좋다는 고백 때문에 사랑한다. 이런 것들이 나에겐 희망이고 구원이다.

그들은 자기 삶에 던져진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으로 존재한다. 그들은 자기 삶의 문제를 직면하는 데, 그것을 푸는 데, 그것에서 보편성을 보는 데 천재적이다. 즉 그들은 삶의 태도에서 천재다.

우리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말을 한다. 그러나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법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 심장엔 돈이 흐르는 것도 아니고 욕망이 흐르는 것도 아니다. 따뜻한 피가 흐른다.

여러분은 인간이 왜 눈이 둘인지 알고 계세요?

하나는 세상을 하나는 자기 자신을 보라고 두 개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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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루시 골트 이야기
윌리엄 트레버, 정영목 / 한겨레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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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집중이 되지 않아서 중간에 포기하고 몇 개월 지나서 다시 읽었다. 작가가 쓰고자 했던 이야기의 실마리를 잡던 그 순간부터 놓을 수 없는 이야기. 작가의 건조한 듯 담담한 문체가 더욱 빛나는 소설. 하지만 그렇다고 쉬운 소설이 절대 아니다. 나는 아직도 루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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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6-28 05: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트레버는 처음 적응이 좀 어렵지 어느순간 읽다보면 확 좋아지더라구요~!!!

라로 2022-06-30 17:02   좋아요 1 | URL
저도요!! 특히 루시 골트 이야기는 처음에 넘 지루했어요.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 것인지 너무 산만한 것 같고,, 아무래도 제가 집중을 못한 탓이겠지만요.^^;; 윌리엄 트레버 넘 좋아요!!!^^
 
[eBook] 여름의 끝
윌리엄 트레버 지음, 민은영 옮김 / 한겨레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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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에도 이런 감성을 갖고 사랑이야기를 쓰는 작가라니! 나는 이 사랑이 가슴아팠지만, 또 한편으로 나도 다시 사랑에 빠져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잔잔하고 조용하게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들어 헤어나기 힘들게 하는 작가의 힘! 아무래도 트레버는 독자와의 밀당에 대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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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천 개의 아침
메리 올리버 지음, 민승남 옮김 / 마음산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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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평범한 단어와 문장들로 엮어 생의 아름다움과 기적을 노래하는 메리 올리버. 번역이 좀 아쉬웠지만, 그녀의 시가 주는 감동이 줄어들거나 하진 않는다. 나도 시인처럼 단순하더라도 나만의 언어로 노래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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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동안 알고 지냈으면 좋았을 두 사람이었겠지. 틀림없이 기가 막힌 친구가 되었겠지. ‘나는 당신들 두 사람이 이제 하늘나라에서라도 알고 지냈으면 좋겠어요.’라는 마음이 담겨있겠지. 존 버거에게 과거 현재 미래는 이런 식으로 만나더구나. 살아있는 사람이나 살아갔던 사람이나 살아갈 사람이나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 말이야.

다만 기름투성이의 차 밑에 기어 들어가는 이런 정신없는 짓은 이제 그만두고 예술계의 키스 리처즈(롤링스톤스의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말입니다. 만약 이런 것이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면, 사제들처럼 하루에 반 시간만, 그것도 포도주와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일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창조적이기를 원했던 그런 사람들 말이야. 그러나 오늘날 그것은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렸어. 우리는 점점 일의 노예처럼 되어가고 있어. 일을 한 점으로 삼아 자기 미래를 설계하기란 점점 어려워져만 가고 있어. 많은 사람에게 일은 자신을 확장시키는 경험이 되질 못하고 있어.

일을 마친 사람들이 밤마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앞에서나 마음을 털어놓으며 위로를 찾으려 하고 있지.

하지만 용기와 사랑 외에는 거의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 이 천덕꾸러기가 된 넘쳐나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조금 다르게 적용됩니다. 그들에게 희망은 깨물어야 할 것, 이 사이에 넣고 깨물어야 할 그 어떤 것들이 됩니다.

이 사이에 깨문 이 희망들이 넝마인지 새것인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밤을 이겨내고 살아남아 새로운 날을 꿈꾸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커피 좀 있나요?

우리는 세상이 변한다면 점점 나쁘게 변해간다고 느끼고 있어. 세상이 변해가는 속도에 나도 같이 발맞추어 변하느라 정신이 없어. 그런 식으로 우리는 바쁘게 살아.

자신의 바쁨조차도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하면서. 세상이 변하든 변하지 않든 그것은 우리를 지배해. 우리는 따르는 수밖에 없어. 이 세계관 아래서 우리의 삶은 알리바이에 불과해.

만약 세계가 있다면
그 한쪽 구석부터 닦아내기로 하자
만약 영원이 있다면
평소의 한 순간을 빛나게 하자
? 「다음 생에 태어날 때는」 중에서, 나나오 사카키

고독한 두 사람을 만나게 하는 것이 반항이라고.

난 고독한 두 사람이 만나 적응을 말하기보다 저항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에게 미래를 가져다주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이 세상에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서로를 안전하게 지켜주겠다는 약속, 너를 위해 싸우겠다는 약속. 사랑 안에 이런 맘이 들어있지 않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겠지.

거창한 질문 앞에 우리의 행동은 사소한 것부터. 이것이 한 점 중심에서 네가 출발할 수 있었던 이유야.

우린 확신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야. 자유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지. 자신의 삶이 하나의 알리바이(이 세상은 어떻게 해도 변하지 않는다는)에 불과하길 원치 않으니까.

"그럼 나라도 어떻게든 해볼게. 그런데 기왕 할 거면 잘하자."야. 난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해. ‘음, 이놈은 천재다.’ 너는 절실함에서 천재야. 영혼의 부지런함에서 천재야. 너는 가만히 있지 못함에서 천재야. 그래서 너는 ‘나비처럼 나는 곰’ 혹은 ‘나비의 날개를 단 곰’이 될 수 있었어.

우리 안에는 우리가 쓰지 못한 힘, 탐험하지 못한 모습, 발견하지 못한 보물, 미처 능력을 드러내지 못한 자아들이 넘쳐나고 있어.

우리 자신이 자신에게 남은 단 한 가지 모습을 혐오스럽게 보지 않도록 서로 도와야 해.

우리는 살고 있는 나와 살아보지 못한 나를 다 거느리고 미래를 향해 여행 중이야. 미래에 우리는 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한 인간이면서 동시에 무엇인가의 대표자가 될 거야.

우리가 뭔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그리워하면 우리 자신이 바로 그 얼굴이 되어갈 수 있어. 이건 너대니얼 호손이 이미 『큰 바위 얼굴』에서 쓴 내용이기도 하지.

그래서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미래는 우리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닮아가는 거야. 우리 자신이 보고 싶은 미래 자체가 되어가는 거지.

우리가 변화해야만 세상이 아름답게 바뀐다는 말이었어. 이것이 희망을 이 사이에 넣어둔다는 말이야. 희망을 깨문다는 말이야. 희망은 별처럼 먼 곳에 있지만 그 별을 입으로 옮겨놓는 거야.

우리는 과거를 그리워할 필요가 없어, 과거는 미래 속에 자꾸만 자꾸만 나타나니까. 과거는 미래에 달려 있으니까. 미래가 없다면 과거도 현재도 없어.

그래서 저항군이 되는 것은 중요해. 저항군들의 구호는 하나야. ‘다시 시작해보자.’ 그 구호는 필사적이고 절실해야만 해. 그리고 그 구호 아래서 우린 각자에게 별로 존재하는 거야. 우리는 서로에게 미래가 되자.

현실과 인생도 달라. 인생에는 현실 속에선 드러나지 않았던 수많은 중요한 가치들이 포함되어 있어.

우린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사랑을 나누고 슬픔을 달래고 용기를 내고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고 갈등을 풀고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할 줄 알아야 하고 어느 선에선가 타협을 하고 돈을 벌고 일을 하러 가야 하고 가족들을 먹여야 해. 현실주의자가 되어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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