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이번 여행 목표는 전라남도와 근해 있는 섬 탐방이었다.
첫날은 변산반도로 가서 고사포 해수욕장을 거쳐 목포에서 하룻밤을 지낼 계획이었다.
변산반도 근처에 있는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지낸 좋은 추억이 있어서 그리 가려고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올 6월쯤 고사포에 갔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다른 해수욕장을 찾다가 발견한 상록해수욕장에서 짐을 풀고 수영을 했다.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려고 했더니 시설은 별로인데 개인 해수욕장이라 그런지 비싼 편이었다.
그래서 수영만 하고 샤워도 하지 않고서 목포로 왔다.
목포에서 깨끗한 시설의 모텔에서 씻기로 하고서 물기만 닦고서 수영복을 안에 입은 채로 왔는데
목포에서 지냈던 모텔은 깨끗하고 시설도 좋았으며 비가 와서 사람이 없다며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추가 요금도 안 받고 저렴하게 해주셨다!!
암튼 모텔에서 해든 이 샤워를 시키는데 이 녀석 갑자기 하는 말이,
"엄마, 좆이 아파요!" 그러는 거다.
모래가 거기에 묻었는데 씻기느라 비볐더니 거기가 쓸렸나 보다. 암튼,
처음엔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좆이라니!!쿠궁~
욕이란 것은 알았지만 내 주변에 그런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무척 생소했다.
하지만 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아이의 입에서 좆이라는 단어가 어찌나 쉽게 나오던지!!!
그 예쁜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 그런지 욕처럼 들리지도 않긴 했다.^^;;
아마 다른 엄마들도 나와 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 같은데,
나는 당황한 김에
"뭐라고? 그 말을 누구에게 배웠니? 그건 욕이야."라고 하니까
녀석이 다시 정정해서 이렇게 말하는 거다.
"엄마, 욕이 아파요!"라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나와 남편은 우스워죽는 줄 알았다!!
좆이라는 단어를 다시 기억시키지 않기 위해서 누가 그런 말을 하드냐고 꼬치꼬치 물어보진 못했지만
거기를 가르키는 다른 말이 있다고 알려줬다. 그런데 기억을 할지는 모르겠다.
잊고서 당분간 또 욕을 사용할지도 모르지만. ( ")
그 말을 해든 이에게 가르쳐(?)주거나 말한 사람이 누군지 정말 궁금하다.
하지만 해든 이가 좆이 욕이란 것을 모르듯, 욕이 뭔지도 모르는 아직은 순진한 아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저 여리고 순수한 녀석을 위해서 얼마 전 꿈꾸는섬님이 현수와 읽었다는
[달 샤베트]를 도서관에서 빌려 와 내일은 함께 읽어야겠다.
그리고 다른 예쁜 말이 담겨있는 다른 동화책도 빌려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