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도 경험했겠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책 선물을 할 때

"○○○책을 보내줄까요?라고 했을 때

"○○○책 있어요."라고 하는 사람을

지금까지 딱 한 사람 만나봤을 뿐이다.

이 세상의 책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한민국에서 출판되고 있는 책이 얼마나 많으면

겹치는 책이 거의 없을까!!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딸아이 학교 학부모들과 만났다.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모임인데
그중 마음에 맞는 엄마들 6명이어서 따로 만나는 것이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져 오는데 그냥 나가기 그래서
백화점 서점에서 아무거나 5권을 골라서 가져갔다.
다들 무척 좋아하는 거다.
(난 알라딘 모임에 익숙해서 그런가? 모임에 책을 들고 나가게 되더라는, ㅎㅎㅎ)
뭐 가지고 온 사람은 나밖에 없었지만
다들 좋아해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내가 가져갔던 책 중에 가지고 있다는 책이 단 한 권뿐이었다.
그래 봤자 그 엄마는 다른 책을 고르면 됐으니까.


그리고 크리스마스 아침에 선물을 푸는 데 그중에 하나가

이해인 수녀님의 [작은 기도]였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고등학생 때 죽어라고(?) 읽었어서 그런지
그분의 글은 장영희 선생님이나 김점선 선생님의 책에서 종종 접할 뿐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분의 책을 받으니 새삼스러우면서
기분이 좋았다.
딸아이가 선물하는 건 줄 알았더니
딸아이가 친구의 엄마가 전해주라고 해서
크리스마스 아침에 온 가족이 선물을 풀어 볼 때 주려고 가지고 있었단다.
내가 책 선물을 했던 5명의 엄마 중 한 분이었다.


이 시점에 갑자기 신약성경 스토리가 나오는게 한참 웃기지만

나병 환자 10명 중에 병고침을 받고 다시 돌아와 예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 사람이

단 한명이었다고 하는데,,,좀 과장해서 그 성경 이야기가 남 얘기 같지 않더라는.ㅎㅎㅎㅎ


그리고 어제 알라딘 책 배송이 있을 거라는 문자를 받았다.

책 주문한 게 없는 데 무슨 책이지????

많이 궁금했는데 저녁에 집에 들어와 보니

양철나무꾼 님께서 보내주신 책이다.

송경동씨의 [꿈꾸는 자 잡혀간다.]


그분의 페이퍼에 댓글 단 사람 모두 당첨이라고 했지만

비밀댓글로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한 댓글이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도 보내주셨다.


전혀 기대를 안 해서 그랬는지 기쁨이 두 배는 더 컸던 것 같다.

이 책도 살까? 말까? 하다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많아서 잊고 있었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나에게 이 책이 있느냐고 묻지도 않으시고 그냥 보내주셨다.

이 책이 있다느니 없다느니 또는 "나도 받나요??"뭐 이런 글도 안 달았는데 말이다.

문자도 보내드리고 고맙다는 댓글도 달았지만

내가 올해 처음으로 선물 받은 책이라 그런지 페이퍼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순오기 님의 영화 이벤트에 당첨되었다.

책을 고르라고 말씀하셨는데 갑자기 든 생각은 언니가 아무 책이나 보내주셔도

겹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내 생일에 보내주신 [걸작의 공간]도

나에게 물어보시긴 했지만

언니가 골라서 보내주신 거다.

언니가 그 책을 보내실 마음을 먹고 이 책이 있느냐고

물어보셨는데 나는 이 책을 욕심만 내고 있었다.

책이 비싸서 선뜻 살 수 없었는데 어떻게 아시고 콕 집어서

보내주셨다.

작년 생일이지만 다시 감사드린다.

언제 포토 리뷰를 써야 할텐데 아직도 이러고 있다.ㅠㅠ

언니라면 벌써 포토 리뷰도 다 올리시고

이달의 포토리뷰에 당첨도 되셨을텐데 말이지...


순오기님께는 [요리의 본능]

을 보내달라고 부탁드렸다.

언니 말씀 요리에 대한 진화론적인 책인데

어떻게 내가 안 갖고 베기겠는가!!












세실
님도 어제 이벤트 발표하면서 정답을 썼지만 한발 늦은 내가 안타까웠는지
책 선물을 보내주겠다고 하셨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ㅎㅎㅎㅎ
세실 님에게도 보내주고 싶은 책을 보내주시라고 말해도
겹치는 책을 보내실 것 같지는 않지만
보관함에 담아둔 책 중에서 골라서 말씀드려야지. 히힛

세실님께는 [통섭의 식탁]

을 부탁드렸다.

갖고 싶은 다른 책이 있었지만

이 책이 최재천 교수님의 책이라는 점도 그렇고

인문학을 식탁과 연관을 지어 풀어내신 것이 너무 궁금했다.

아무리 밋밋한 식탁이 될지라도 건질 건 있으리라는 판단으로.


사실 [두 여자와 두 냥이의 귀촌 일기]와 [통섭의 식탁] 둘 중에서 어느 것을 부탁할까 

사이에서 엄청난 고민을 하다가 통섭의 식탁으로 부탁했다.

귀촌일기는 언젠가 만나게 되겠지...

책의 바다에 휩쓰려 다니다 보면...





정말 책의 바다는 넓고도 넓다.

그래서 그런지 읽고 싶은 책도 바다처럼 끝없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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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2-01-06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축하 축하~~~ 그냥 언니가 고르세용. ㅋ
맞아 읽고 싶은책도 바다처럼 끝이 없어요. 도서관에서 빌려다 놓은 책만 열권. ㅎ

라로 2012-01-06 17:36   좋아요 0 | URL
세실님 맘 바뀌기 전에 잽싸게 골른다며 골라서 댓글로 달았어요.ㅎㅎㅎㅎ
나도 이벤트 열어서 세실님 선물 줘야 할듯한 분위기,,,ㅎㅎㅎㅎㅎ

햇빛눈물 2012-01-0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 또한 그럴듯한 새해인사가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그냥 뭐 2012년 재미나게 보내시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네요. 저도 지인들에게 선물할 때 무조건 '책'을 선물하는 편인데, 그 이유가 사실 선물이라는게 상대방에 대한 그 어떤 효용성을 가져야 하는데, 그 '효용성'에서 가장 무난한게 책인것 같더군요. 뭐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제가 책을 좋아하기 때문이지만. 최근에 서재지기님들의 서재를 너무 들어오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는데 올해는 좀 부지런을 떨어야 할 것 같습니다. ps : 그리고 저도 아래 페이퍼를 보니, 사뭇 휴그랜트의 좀 느끼한 억양이 섞인 말투가 생각이 나면서, <노팅힐>이 보고 싶어지네요... 대학때 여자친구와 봤던 기억이... ㅋㅋ 오늘 나비님 덕분에 영화 하나 볼랍니다. 하하~~

라로 2012-01-07 14:04   좋아요 0 | URL
오랫만에 뵈어요~~햇빛눈물님!^^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도 작년엔 알라딘에 자주 오지 못했어요.^^;;
늘 연초에는 이렇게 부지런히 오다가 아이들 개학하면 저조해지고
다시 여름방학에 반짝 햇다가 개학하면 뜸하고 그러다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다시 열심히 드나들게 되더라구요. 제 패턴이,,,^^;;
말씀대로 책 선물이 가장 무난하기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선물이기도 한 것 같아요.
선물을 했는데 읽지도 않게 되면 정말 미안한 선물인거요.
올해는 님도 알라딘에서 자주 뵙기를 바랄께요. 연주회 소식이나 책 이야기도 많이 올려주세요.
휴 그렌트는 아마도 덧니가 살짝 있기 때문에 발음이 약간 느끼하게 들리는 것 같아요.
어떤 영화를 보셨을까 궁금해지네요.^^

무스탕 2012-01-0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바다에선 어떤 파도가 치나요?
이해인 수녀님 물살이랑 송경동 작가님 물살이 만나 토네이도를 만들어 내지는 않던가요? ^^

라로 2012-01-07 14:05   좋아요 0 | URL
저보다 더 잘 아시면서!!^^
갑자기 무스탕님네 바다에 가서 무스탕님 책꽃이에 있는 책 읽고 싶어요,,ㅎㅎㅎㅎ

라로 2012-01-07 14:18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이 글에 달린 차트랑공님의 댓글을 꼭 읽어봐주세요.^^

무스탕 2012-01-07 21:25   좋아요 0 | URL
읽었어요, 나비님.
진짜 멋진 말씀을 해 주셨네요 ^^

비로그인 2012-01-06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서 수녀님 동영상을 봤어요. 어찌 그리 아름다우신지..

이번 주에 [일상, 그 매혹적인 예술]이 반값이라 저도 보관함에 넣어둔지 일년만에 드디어 주문을 했다지요. 그 책에 딸린 언니 페이퍼가 있길래 봤더니 작년 2월인데 해든이 재우고 밀크티 마신다는 얘기.. 그 페이퍼에 저도 뭐 먹는다고 댓글 달았던 생각이 나서 괜히 흐뭇해 하며 땡스투를~~~

라로 2012-01-07 14:14   좋아요 0 | URL
저도 그 동영상 찾아 봐야겠어요.^^

에이,,,ㅎㅎㅎㅎ
그 페이퍼를 기억하시고 그 책을 주문하시고 게다가 땅투까지 하셨다니까 갑자기 감동,,,
이게 특별한 관계임을 증명하는 것들이에요,,,그죠?ㅎㅎㅎ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영어로 땡큐,,ㅎㅎㅎㅎ

프레이야 2012-01-06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해인수녀님은 마음이 해맑으니 얼굴이 그걸 그대로 비춰내는 것 같아요.
우리도 올해 욕심이란 게 있다면 좀 덜어내고 해맑게 웃으며 삽시다.
나비님 요새 페이퍼가 무지 많았네요. 분발할게요.ㅎㅎ 늘 고마워요.
애정의 표현으로 추천은 필수!(하도 오랜만에 서재 와서 어케 하는 건지 깜박할 뻔 했다우)

라로 2012-01-07 14:15   좋아요 0 | URL
프님도 그거 보셨어요?? 저도 찾아서 봐야겠어요.
마음이 맑아야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는데,,,
요새 무지 많이 올렸어요. 그대가 없어서 추천도 시들하고,,ㅎㅎㅎㅎ
애정의 표현은 추천과 댓글과 탱투,,,ㅎㅎㅎㅎㅎ
나이가 들어도 해맑게,,,오케아,,ㅎㅎㅎ

차트랑 2012-01-0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바다는 넓고도 넓다"는 말씀 공감하고 공감합니다.

저는 많은 책을 읽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첵을 읽을 수록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진다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또한, 읽을 수록 제 자신이 작아지는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독서를 하시는 분마다 책의 바다에서 몰아치는 파도는 다르겠습니다만
제가 읽은 책의 바다에서는
"나의 무지, 나의 초라함" 이런 파도가 밀려오더군요
라고 무스탕님께 말씀드리고 싶어집니다.

책은 정녕 바다 입니다 니비님~

라로 2012-01-07 14:17   좋아요 0 | URL
차트랑공님~~~
정말 멋진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무스탕님께는 이 댓글을 읽어보시라고 따로 댓글을 달아드리겠습니다.^^
책을 읽을 수록 읽어야 하거나 읽고 싶은 책들이 늘어나는 게 이치인가 봐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무스탕 2012-01-07 21:29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차드랑공님. 나비님 서재에서 처음 인사 드리네요 ^^

그러고 보면 책은 바다가 맞나봅니다.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 책도 그런 면이 있잖아요. 볼수록 갈증이 나는 그런거요.
바닷물은 먹으면 안되지만 책은 먹지 못하는 성분을 갖고 있지 않으니 참 다행이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