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랫동안(?) 댓글 달고 지내던 알라디너가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와이프가 첫 책을 냈다며 보내주겠다고 했을 때 믿기지가 않았었다. 허벅지를 꼬집어 보고 싶었지만, 책이 도착하면 알겠지 하면서 책을 여러 번 눌러서 보고 또 봤다.
<식사하셨어요?>라는 책이다.
이렇게 밝혀도 될 거란 생각을 한다.
표지만 봐도 호감 팍팍 간다.
책의 제목을 정확하게 쓰자면
<도시락이 필요한 모든 순간 식사하셨어요?>이다.
아~
제목만으로도 페이퍼를 한 10장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참 사려 깊고 따뜻한 인사말이다.
하지만 내가 10장의 페이퍼를 쓰는 것보다 알라딘의 책 소개를 옮겨오는 게 간단하고 쉬우니
그걸로 읽어보자.
“식사하셨어요?” “점심 드셨어요?” 어떤 때는 인사말을 대신하여 어떤 때는 정말 궁금하고 걱정되어, 이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한다. 그리고 가까운 이가, 특히 마음에 있는 이가 끼니를 건너뛰었다는 대답을 하면 어떻게든 밥을 먹이고 싶어 당장에라도 맛있는 밥을 싸들고 달려가고 싶어진다.
이렇게 도시락이 필요한 순간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병원 밥에 싫증내는 아픈 친구를 위해, 변변치 않은 밥을 먹고 야근하는 아내를 위해, 아침을 거르고 서둘러 출근하는 남편을 위해, 맥주와 닭 튀김을 정말 좋아하는 군대 간 남자 친구를 위해, 남들 다 가는 휴가도 못 가고 무더위에 일하는 그를 위해…….
도시락에 담기는 건 한 끼 밥이지만, 거기에는 마음이 따라가기 때문이다. 마음이 담긴 도시락을 받고 기뻐하는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꼭꼭 담고 예쁜 보자기로 곱게 싸서 찾아가는 건 어떨까?
N군이 전교 회장이 되어 나도 울며 겨자 먹기로 학부모회장이 되었는데
지난 학기 동안 도시락 쌀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도시락을 싸지 않고 주문해서 넣어줬다.
선생님들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그런 정성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몰라서이기도 하고
또 어떤 음식을 담아야 할지 몰라서이기도 했다.
저렇게 사랑스러운 책을 진즉 알았더라면 나도 도시락을 보자기에 예쁘게 담아 교장 선생님을 비롯한 선생님들의 도시락을 직접 싸드렸을 텐데..
N군이 아람단 모임 갈 때도 샌드위치 하나 달랑 싸주는 게 아니라 정성을 담고 도시락편지도 담아서 줬을 텐데..
남편이 사무실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전시회 준비를 할 때도 정갈하고 맛깔스러운 도시락을 싸 들고 가서 용기를 북돋아 줬을 텐데..
해든이가 어린이집에서 소풍을 갈 때도 조물조물 맛있어 보이게 만들어 줬을 텐데..
이제라도 저렇게 이쁜 책을 만나게 되어 다행이다.
더구나 믿을 수 없게 신기하게도 그 책을 쓴 사람이 내가 즐찾을 한 알라딘 지기의 아내라는 것이다.
선경지명이 있어서 그분을 즐찾 한 건 아닌데,,,ㅎㅎㅎㅎ
2. 아까 페이퍼를 썼다가 지웠지만, 그분이 보내주신 저 책이 아닌 다른 책이 도착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질 줄은 몰랐다.
순오기님의 페이퍼에서 순오기님이 보낸 책이 안 가고 다른 책이 갔다고 해서
'어머나 세상에 그런 일도 있구나."했는데 나에게 오늘 그런 일이 생겼다.
위에 언급한 책 대신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
가 도착했다. 고객센터에 글을 올리고 내 페이퍼에 글을 올렸더니
금방 답글이 달려서 내 페이퍼에 올린 글은 삭제했다. 나에게 올 책을 찾았다며 내일 보내주겠단다.
알라딘에서 알아서 잘 해결해 줄 줄은 알았지만 어쨌든 그분이 보내주신 책이 무사히 잘 도착할 예정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알라딘은 이런 실수를 이젠 그만 하면 좋겠다.
H님~~
책이 내일 도착할 거래요~~~. 너무너무 아주아주 많이많이 감사드립니다.^^
아주 잘 활용할 것이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마세요~~~.^^
3.또 하나 믿을 수 없을 만큼 신기한 사건!!
어제 올렸던 닉 혼비의 새 책 <닉 혼비의 노래(들)>
에 대한 페이퍼에 이 책을 번역하신 조동섭씨가 직접 댓글을 달아주셨다!!!!!!!!!!!@@
믿어지지가 않는다. 이번엔 허벅지를 꼬집어 보고 다시 그 페이퍼에 가서 그 댓글을 읽어 봐도 믿기지 않는다.
누군가 조동섭씨 인척 하면서 댓글을 달았을 거란 생각을 잠깐 해봤지만, 작업기간의 간극과 오탈자에 대한 글도 그렇고 너무 정중하게 댓글을 달아주셨기 떄문에 그 생각은 금방 달아났다.
정중한 장난을 칠 사람은 세상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엔도르핀이 팍팍 도는 게 느껴진다.
나는 그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했을 뿐인데 말이다.
기뻐 죽겠다. 아주 기뻐서 지금 아들 녀석들은 내 팽개치고( 옆에서 배트맨 만화 영화 보고 있게 하고 있다. 손에는 과자와 바나나 우유를 들려주고.^^;;) 혼자 조동섭씨가 달아주신 영광스런 댓글을 쓰다듬고 있다.^^;;
댓글을 달아주시기 전에도 정말 좋아하는 번역가였지만 나는 이제 그분의 열혈 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