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남호씨의 [일요일의 마음]을 읽다가 식탁 위에 올려놓고 저녁을 만드는데(오늘 저녁은 반죽만 거의 두 시간을 한ㅠㅠ감자뇨끼와 피자) 남편이 지나가다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지 슬쩍 들춰보면서 "책 제목이 웃기다."고 한마디.
제목이 특이하긴 하지만 웃기지는 않다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아끼는 책 중 하나라고, 이유는 나도 모르지만, 이 책에 담겨 있는 감성을 나는 사랑(이 말을 하고서 나도 좀 웃기긴 했다)한다며, 이남호씨같은 남자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란 것이란 것이다. ㅎㅎㅎㅎㅎㅎㅎ낭만을 알면서 즐길 줄 아는,,,한 마디로 멋을 아는(?) 그런 남친,,,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말이지..

2. 연휴에 남편과 아이들은 딸아이에게 맡겨놓고 벤 애플렉이 감독 했다는 [타운, The Town]이라는 영화를 보러 갔다. 그가 감독뿐 아니라 각본도 썼다고 하는데 정말 놀랐다. 나는 포스터의 수녀사진만 보구서 무슨 호러 영화겠거니(제목도 호러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가??) 했는데 은행강도를 다룬 영화였다. 벤 애플렉을 내가 평가절하했어서 그런가? 영화 정말 잘 만들었더라,,,하긴 [굿 윌 헌팅]도 맷 데이먼과 함께 각본을 쓰지 않았던가!!
아씨,,,그런데 알라딘에 이 영화 정보 또 안 뜬다. 알라딘 뭐 하고 있는 건가요??? 이 영화도 지금 개봉 하고 있는 영화거든요??????업뎃 좀 잘~~~부탁드려요.ㅠㅠ

3. 오늘 나는 긴 검정 부츠에 미니 니트 원피스를 몸에 꽉 끼게 입고서 그 길이와 같은 카디건과 코트를 걸치고서,,,그러니까 한 마디로 멋 좀 부리고서(날씨도 따뜻했지만 요즘 거지처럼 하고 회사에 다니는 지라,,ㅠㅠ) 남편과 함께 대전 아트 시네마에서 영화를 봤다.
[아이 엠 러브]라는 영화다. 제목이 쫌 이해가 안 가는 영화인데 이탈리아 말로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니까,,뭐.
스토리는 공허하지만, 영상이나 음악이 죽여주는 영화였다. 다만, 대전 아트 시네마의 스크린이 작은 게 엄청 아쉬웠고 불행하게도 영화관이 너무 추워서 영화에서 봄과 여름의 장면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덜덜 떨면서 봤다. 멋 부리고 갈 데가 따로 있지,,,ㅠㅠ
하지만 영화는 정말 한 편의 오페라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영상과 음악이 딱딱 들어맞았다는!!
그나저나 봄이 오면 오렌지색 원피스나 바지를 사 입어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하하하

4. 년 말에 알라딘 서재에 좋아하는 지인들이 두문불출해서 좀 속상했다. 더구나 한 분은 아예 서재를 비우셔서 무척 안타까왔는데 그분이 돌아오셨다. 더구나 그분이 알라딘에 복귀한 8할은 나 때문이라고 하니 기쁘기 그지없다.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 분의 복귀를 환영하는 의미에서 알라딘 서재의 달인 앰블럼도 보이지 않게 처리했다. 그렇게 했다고 별 다른 게 있는 건 더더욱 아니지만, 그냥 내 마음의 표시다. 그분 뿐 아니라 여기 알라딘에는 내 마음이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몇 더 있다. 더러는 자주 왕래하기도 하면서 혼자 마음에 담아 둔다. 이남호씨처럼 나도 내 알라딘 지인들에게 취급주의라는 꼬리표를 달아 놓고서.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는 화려하고 멋진 것들이 많다. 값비싼 명품들도 많다. 그러나 그런 것들에 대해 눈길을 거두고, 관심의 마개를 막아야만 보이는 다른 세계의 명품들이 있다는 것이 옛 현자들의 가르침이다. 내 경험은 이제 그 가르침을 존중한다. 내 경험은 그동안 다른 세계의 명품을 갖기 위해서는 포기와 절제와 고독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아직 내 마음이 선택한 세상에 대한 충성이 바위처럼 단단하지는 않다. 이 책에서 언급된, 내 마음이 머물렀던 아름다움들은 나의 일상에서 '취급주의'라는 꼬리표로 존재한다.

-이 남호, 일요일의 마음, 생각의 나무, p.229


5. 딸아이와 함께 밤 12시 50분에 하는 [노다메 칸타빌레 최종악장]을 곧 보러 갈거다. 노다메는 나를 또 얼마나 깔깔거리게 할까!!! 가서 신 나게 웃어주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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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2-0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복귀의 8할을 담당하신 나비님께 박수를~~~~~~짝짝짝!!
이렇게 누군가 편들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 참 살맛나는 일입니다.^^
일요일의 마음,은 일요일에만 읽어야겠군요.
88888은 못 잡았지만 99999를 잡아 봅시다~~~~~ㅋㅋ

라로 2011-02-08 01:08   좋아요 0 | URL
앗! 그런 말이 아닌데,,,ㅎㅎ
8할의 역할을 담당했다는 건 언감생심이구요,,,그분이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는 거죠,,헤헤헤
워낙 말을 그렇게 이쁘게 하시는 분이거든요,,,제가 어려울 때, 많은 용기를 주시기도 하셨고,,^^;;
일요일의 마음은 어느 요일에 읽으셔도 상관없지만 일요일에 더 잘 읽히기는 해요,,ㅎㅎㅎ
88888은 정말 제가 꼭 잡고 싶은 숫자였는데,,,나머지는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어요,,흑

2011-02-07 0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08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1-02-07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할 만점에 8할? 와 대단한 나비님^*^
아우 청주엔 아이엠러브 보고싶은데 안해요.
대전으로 가야 하나?
우리 21일 콜?

라로 2011-02-08 01:13   좋아요 0 | URL
대전으로 와서 보세요~~~.ㅎㅎ
혹시 대학원은 예비소집일 같은거 없수???ㅎㅎㅎㅎ
우리 21일 콜!!(이렇게 대답하면 맞는 건가용???ㅎㅎㅎ)

굿바이 2011-02-07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엠 러브> 보셨군요^^ 저도 음악과 연출 모두 참 좋았습니다. 예전에 이탈리아 여행할 때 기억도 나구요~
아, 그나저나, 나비님은 대전에 계시는군요? 오빠가 대전에 살고 있어 가끔 가는데, 음...뭔가 대전이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

라로 2011-02-08 01:16   좋아요 0 | URL
저도 이탈리아 여행 했을때가 기억났어요,,,저는 겨울에 여행을 했는데 눈이 그렇게 많이 오는 것을 보고 좀 놀랐어요,,,,러시아도 아니고??ㅎㅎㅎ
그나저나 대전에 오시게되면 연락주세요~~~.커피는 제가 쏠께요~~~.:D

moonnight 2011-02-07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에게 팔할은 커녕 일할은 될런지 하는 자괴감을 잠깐 느끼고. ㅠ_ㅠ

타운 괜찮죠? 저도 봤어요. 본인을 너무 매력적으로 그려놔서(은행강도인데!!) 좀 손발이 오그라들려고 했지만 재미있게 봤어요.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가라 아이야 가라 ' 혹시 보셨나요? 그 영화도 벤 애플렉이 감독했는데, 재미있어요. 주연은 동생이 맡았고요.

일요일의 마음. 사놓고 못읽은 책이네요. (어디 한두권이라야죠. ㅠ_ㅠ) 책장 맨 꼭대기에 꽂혀진 채 쓸쓸히 잊혀질 뻔한 책! 나비님 덕분에 다시 마음에 새기고 오늘 저녁에 펼쳐봐야겠어요. ^^

라로 2011-02-08 01:21   좋아요 0 | URL
에이에이 왜 그러세요~~~.ㅎㅎㅎ
저는 문 밤님께 마음의 빚이 있는 걸요!!
제가 서재 활동 힘들어 하면서 안 하려고 했을 때
문밤님이 달아주신 첫 댓글,,,,저 아직도 못 잊고 있는 걸요!!
그때 그 댓글은 저를 복귀시킨,,,그래서 서재의 달인도 되게 한 8할의 역할을 더 한 댓글이었는걸요!!
모르셨죠????ㅎㅎㅎㅎ
제가 왜 문밤님을 특별하게 생각하는지???ㅎㅎㅎㅎ

가라 아이야 가라,,,는 못봤어요,,,특이한 제목이에요,,ㅎㅎ
그 동생은 벤 애플릭과 많이 닮지 않았던데,,,
암튼 저도 [타운]보면서 은행강도를 너무 미화한거 아니야???했어요,,,ㅎㅎㅎ
감독으로서, 작가로서 다른 면을 보고 싶었겠지만,,,좀 그랬죠???ㅎㅎㅎ

일요일의 마음을 갖고 계시군요!!!
없으시면 보내드리고 싶은 책이에요!!
저는 이유도 모르는채 좋아하는 책이 많은데 그 중 하나라죠,,^^;;

치니 2011-02-07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엠 러브>는 극장마다 느낌이 다르다는 소문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뭐래더라, 수입 당시 받은 파일을 변환할 때 스크린에 맞지 않으면 화질이 많이 떨어진다던가, 그래서 좋은 극장에서 봐야 제 맛이라고 하더라고요. 부디 언니가 좋은 데서 본 것이길. :)

일요일의 마음이 글케 좋아요? 호오, 나도 읽어볼래요.

라로 2011-02-08 01:24   좋아요 0 | URL
화질이 떨어질것 처럼 보이는 영화관인데 좋았던 기억이 있는걸 보면 좋은 극장인가봐!!!ㅎㅎㅎㅎ

일요일의 마음은,,,에세이인데,,,자기처럼 책 많이 읽고 멋진 사람이 보면,,,,뭐라고 할지 걱정되네,,^^;;
내 수준이라는게 이 정도라서 말이지,,,^^;;
나는 정말 좋은데 말이야,,,ㅎㅎㅎㅎㅎ

비로그인 2011-02-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곡들을 자주 듣다보면,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다보면, 좀 덜 좋아지는 곡들도 생기고 새롭게 더 좋아지는 곡들도 생긴다. 또...

일요일의 마음.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해 쓰는 부분이죠? ㅎ

편하게 쓴 일기, 노트에 적힌 짧은 얘기, 삶의 순간들에서 찾아낸 조각 같은 순간들. 그런 부분이 짚히는 책이었습니다. 그리 두껍지는 않지만 그 안엔 그림도 있고, 사진도 있어서 또 좋았고 말이죠

오늘, 책을 꺼내 다시 읽다가 나비님 일요일에 쓰시는 에세이는 뭘까... 살짝 궁금해하며 돌아섭니다. ^^

라로 2011-02-08 01:28   좋아요 0 | URL
에필로그 부분에서 발췌한 글이에요,,^^

언젠가 바람결님도 이 책을 페이퍼에 올리셨었죠???
사실 그때 그 페이퍼 보고 정말 반가왔어요~~~.
저 말고도 이 책을 알고 있고 페이퍼에도 올리는 사람이 있구나,,,그런데 그 사람이 바람결님이구나,,,뭐 이러면서,,ㅎㅎㅎ

편하게 쓴 일기, 노트에 적힌 짧은 얘기, 삶의 순간들에서 찾아낸 조각 같은 순간들. 그런 부분이 짚히는 책,,,저는 그런 책을 좋아해요,,,음악이든 미술이든 책이든 자기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담담하게 적어가는 그런 글요,,그런 책,,^^;;

늘 안개를 피우시는 바람결님,,,건강이 어떤지 좀 자세히 얘기 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