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3일부터 무주 스키리조트에서 꽁꽁 얼어죽는 줄 알다 왔다. 내복에 스웨터를 3개나 껴 입었는데도 추우니,,원. 특히 허벅지의 살이 도려지는 듯 한 느낌은 정말 끔찍했다는,,ㅠㅠ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은 신이 났다. 이번에도 내 한몸 희생하여 온 가족이 행복하면 된다는 갸륵한 마음으로 추위와 싸웠다.
해든이는 만 2세라 스키를 탈 수 없어서 나와 함께 썰매를 타고 놀았다. 스키장에서 파는 프라스틱 썰매를 2만 5천원에 주고 샀는데 유용하게 아주 잘 사용했다. (사진은 아직 다운을 받지 않은 터라 아마 내일이나 올리려나~.) 그 썰매에다가 남편과 아이들의 스키를 넣어서 끌고 슬로프까지 갈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타는 초보용 슬로프옆에 썰매장 뒷문(?)이 있어서 미니 썰매장 식으로 만들어 놓은 곳에서 해든이와 신나게 썰매를 탔다. 경사진 곳을 해든이를 태우고 수 십번을 오르내렸더니 아직도 오른쪽 어깨가 욱신거린다.
H양과 N군은 초보용 슬로프를 탔는데 얼굴이 시뻘개져서도 잠시도 쉬지 않고 이틀동안 열심히 탔다. 특히 운동신경이 없는 H양은 중간 중간 넘어지면서도 꿋꿋하게 타더라는(다 내려와서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슬로프로 향하던 그아이의 의지어린 옆모습을 보는 내 마음이 다 숙연해 지더라,,)
N군은 운동신경이 있어서 그런지 누나보다 훨 잘타는데 문제는 내려올때마다 나에게 와서 핫도그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했다는,,,그럴때마다 한번 더 타고 오면 사준다고 했는데 결국엔 사주지 못했다는. 콘도에 음식도 많았지만 N군과 해든이만 데리고 가서 먹기엔 딸아이와 남편에게 미안해서 다 함께 먹으러 갈 시간을 노리다보니 기회가 없었다.
남편은 고급슬로프에서 탔다. 남편도 운동 신경이 그리 뛰어난 사람은 아니지만 어렸을때부터 스키를 탔어서 그런지 혼자서 열심히 탔는데 나중에 우리에게 와서 딸아이와 함께 내려오는데 새삼 남편의 모습에 반해버렸다. 몸을 요리 조리 움직이며 사뿐히 내려오는 남자가 내 남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섹시하더라는~.>.<
2. 리조트에 가면서 내가 챙겨 간 책은
노라 에프런의 <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이다. 책 표지가 무슨 순정만화같아서 별로인데 편집자는 저 그림이 무척 마음에 드셨는지 책 속에서도 계속 사용해 주신다.ㅜㅜ
하지만 책 표지야 책을 집어 들었을 때만 보이니까 뭐 어떠랴.
아~ 이 책 너무 맘에 든다. 속사포처럼 써져있는 그녀의 글들이 다 내맘에 쏙 든다. 글은 가볍게 전개되지만 하나같이 다시 읽고 싶은 글들이다.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내 인생에 대해서도 함 생각을 해봤는데 내 인생도 코미디이긴 한것 같은데 로맨틱은 아니고 좌충우돌 코미디 같다. 어쨌든 책이 술술 읽히고 두껍지 않아서 첫날밤 다 읽어버렸다. 1박2일 여행에 챙겨가기 딱 좋은 분량의 책이었다.
3. 요즘 H양과 N군이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학교에 나간다. 지금은 거의 학원 수준이지만 그사람들은 학교라고 굳게 믿고 있다. 아뭏든 아이들이 그 학교에 나가느라 방학인데도 일찍 일어난다. 집에서 7시 30분에 나가서 버스를 탄다. 오늘 같은 날엔 느지막히 일어나고 싶었으나 아이들 아침을 챙겨 줘야 해서 일어났다가 다시 잤다. 그 사이 남편은 어제 풀어논 짐과 집을 싹 치워놨다. 내세울것 없는 인생이지만 저런 남편이 있으니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
아참~ 스키장에서 남편이 사다 준 그 모자(기억하시죵? 해든이가 모델로 쓴)를 쓰고 1박 2일을 지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