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머리가 나쁜 것 같다. 북플로 글을 올린 지 며칠 안 됐는데 북플앱이 말썽을 부려서 방금 다시 깔고 들어오니 처음 하는 것처럼 북플에서 알려주니까 정말 처음 북플을 사용하는 사람이 된 것 같고, 뭐가 뭔지 갑자기 새롭게 느껴지고, 암튼 그래서 글을 하나 쓰자고 올린다는 것이 제목도 없이 제목이 본문에 올라갔다. 아뿔싸 이러면서 얼렁 지웠다는.

서재에도 오랜만에 오게 되면 글쓰기를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나서(근데 이건 알라딘의 디자인 잘못도 있으니 완전 내 나쁜 머리 탓은 아니라는-예전에 이 문제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헤맨 적이 적어도 두 번은 되니까. 아~~나여 😅

뭐 나는 나고, 홍승은 씨의 <당신이 글을 썼으면 좋겠습니다>를 다 읽고 다시 <루시 골트 이야기>로 돌아가 읽으려니 번역 때문에 잘 안 읽힌다. 솔직히 말하면 정영목 번역가가 번역한 책을 처음부터 술술 잘 읽었던 기억이 거의 없다. 이 책도 처음부터 턱턱 막힌다. 유명한 번역가이신데 나하고는 정말 안 맞는 것 같다. 고비를 넘겨야 하는 독서를 해야하나? 한글로 써있는 책을 다시 한글로 번역해서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왜 이렇게 어렵게 반역하시지? 그게 그분의 스타일이라고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소설을 이렇게 답답하게 번역하시면 나처럼 머리 나쁜 애는 읽기 힘들다고요. ㅠㅠ

이렇게 찡찡거려도 참고 읽으면 만족스러운 독서가 된다는 것을 안다.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도 정영목 씨가 번역한 책인데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 할 필요가 없으니까.

이 글을 쓰면서 속으로 다시 읽어 말어 이런 생각을 해왔는데 일단 쉬자. 다른 번역가가 번역한 윌리엄 트래버의 책을 세 권이나 더 샀으니까 일단 다른 변역가가 한 다른 윌리엄 트레버의 책을 읽어보면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원본의 문제인지, 것도 아니면 내가 문제인지 감이 오지 않을까?

시시한 얘기 하면서 제목 한번 거창하네 하시겠지만, 내겐 나름 중요한 사유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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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28 12: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시시하지 않고 아주 중요한 이야기인데요 ㅎㅎ 읽히지 않을때는 잠시 밀쳐두는 것도 좋은 방밥 ㅎㅎ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라로 2021-08-29 03:34   좋아요 3 | URL
미니님 이 책 읽으셨죠? 저는 잘 안 읽히네요. 그래서 말씀처럼 다른 책을 집어 들었어요. 그건 잘 읽혀요. ㅋㅋ 거긴 벌써 일요일이 다 되었네요.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요.^^

새파랑 2021-08-28 13:3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라로님은 원서를 바로 읽으시는게 더 좋을거 같아요~!! 저 같은 사람은 원서 읽기 자체가 불가능 😅

라로 2021-08-29 03:35   좋아요 4 | URL
무슨 겸손의 말씀을요!^^ 원서로 읽어볼까봐요. 지금 읽고 있는 <펠리시아의 여정>을 보니까 <루시 골트 이야기>가 재미없을 것 같지 않아서요. 윌리엄 트레버 전작주의자가 되고 싶은 심정.^^;;;

2021-08-28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9 0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8-28 18: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라로님이 번역 도저언!!!! 해주시면 안돼요? 매끄럽게 읽히는 번역서를 만나게 되면 번역가에게 무한감사를 하게 되죠!!

라로 2021-08-29 03:40   좋아요 5 | URL
번역에 도저은,,,아직 제 계획엔 없어요. 일단 직장에서 살아남기,,^^;;; 맞아요, 지난 번 <시녀 이야기>와 <증언들> 번역은 정말 너무 좋아서 번역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고 빠져들었네요. 그런 책을 만나면 넘 좋아요. 그런 책 읽으신 거 있으면 알려주세요.^^

바람돌이 2021-08-29 01: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번역은 정말 또다른 창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매끄럽게 읽혀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을듯해요. 우리나라 토지나 태백산맥 같은게 제대로 번역이 가능할까 생각하면 아무래도 불가능할 거 같다는쪽으로 마음이 기우네요.
아 얼마전에 읽은 가와바타 야스나리 책에 의하면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이후 이 문학상을 받게 된 공로의 반은 번역자 덕분이라며 번역자에게 바로 상금의 반을 내놓았답니다. 번역 정말 중요한거 맞아요. ^^

라로 2021-08-29 03:43   좋아요 5 | URL
와, 그런 이야기가 있군요! 번역은 정말 누구 말대로 (기억은 안 나지만 좀 유명한 작가였는데,,ㅠㅠ) 제 2의 창작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유독 번역을 어렵게 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정영목 번역가님처럼요. 그러면 저처럼 머리가 나쁘고 글을 잘 안 읽은 독자들은 헤매게 되는 것 같아요.^^;;; 일본은 번역이 아주 잘 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일본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것 역시 잘 하는 군요!! 저는 태백산맥은 안 읽어봤지만, 토지는 읽었는데 정말 그 작품을 번역하기 위해서는 번역가가 한국어만 잘 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blanca 2021-08-29 15: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윌리엄 트레버가 비교적 쉬운 영어를 쓰는 편인 것 같아요. 이게 또 대가의 면인 것 같아요. 라로님이라면 단숨에 읽으실 수 있어요. 저도 유명 번역가라 해서 꼭 잘 읽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때도...

라로 2021-08-30 11: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동의합니다. 어렵게 쓴다고 잘 쓰는 것이 절대 아니죠. 오히려 쉽게 쓰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그래서 올리버 색스도 좋아하는 이유에요. 전문가인데도 글을 어렵게 안 쓰니까. 이미 갖고 있으니 더 드러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번역도 비슷하죠.. 근데 독자들은 알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