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명연주가들
이덕희 지음 / 가람기획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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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문학가로 알려진 이덕희씨의 음악에 대한 책들 중 한 권이다.

책 날개에 적혀있는 이덕희씨의 같은 계열 도서로는 "음악가와 연인들", "음악가와 친구들", "음악가의 만년과 죽음"등 음악가 3부작이 더 적혀있다. 

 이 책은 유명 명연주가들의 데뷔시절을 집중조명하는 에세이의 모음으로 음악전문잡지에 기고되었던 원고들을 정리한 것이라 한다. 12명의 명연주가들, 혹은 작곡가이기도 했고 어쨌거나 음악가였던 그들의 이야기를 신빙성 있는 자료와 사료를 인용하고 그들의 말을 인용하고 주석을 달고 당시의 캐리커처나 사진등을 동반하여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음악전문지에 기고되었던 내용이니만큼 요 앞에 소개한 금난새의 클래식 여행만큼 쉽지는 않다. 

 ‘음악가 특히 악기 연주자를 지칭하는 비르투오조(Virtuoso). 19세기 이후 비르투오조들이 무대에서 화려한 명인기(名人技)를 과시하는 것은 하나의 유행이 됐으며 대중은 열광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대중을 현혹시킨 건 예술이 아닌 그들의 눈부신 기교였다. 마치 서커스 곡예에 현혹된 군중처럼 청중들은 음악 자체가 아니라 연주자가 구사하는 기민성과 아슬아슬한 묘기를 즐기러 극장에 갔던 것이다.’ - 서문中

 그러니까 발칸토 창법이라든가, 비르투오조 등 책에서는 설명되지 않고 따로 찾아봐야하거나 아니면 이정도는 알고 있겠거니 하는 용어들이 솔찮게 등장을 하는데 음악전문지에 기고되었던 글이니 그정도는 충분히 이해하는 독자를 위한 글이었으리라. 

 그럭저럭 많이 들어봤거나 아주 유명한 리스트나 파가니니부터 구스파프 말러, 토스카니니, 카루소와 마리아 칼라스, 그리고 야사 하이페츠,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 아르투르 슈나벨, 아르투르 루빈슈타인, 에후디 메뉴인, 표도르 샬리야핀 등 지휘가 / 피아니스트 / 바이올리니스트 / 성악가 이렇게 4개 분야에서 3명씩을 꼽아 책을 구성했다. 

 저자가 그 잡지에 계속해서 기고를 했더라면 다른 분야의 비르투오조~들도 더 등장하지 않았을까. 

 책에는 음악이 흐르지 않아서 그리고 음악을 실을 수 없어서 음악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웬지 뭔가 부족하고 분리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 이름 한 마디 잘 외울 수 있다면, 읽는만큼 보이고 들린다고, 가끔 선입견이 형성되는 폐단이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들어봤을 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해설들은 가슴속에 남겨두면 좋다. 

 책에 실려있는 각종 그림과 시사적인 캐리커처들이 인상적인 책이다. 

 2006.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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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1 ㅣ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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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교보문고에 한정판 특가 9,800원이라고 시리즈물로 진열되어 있던 책이다.

생각의 나무에서 펴낸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은 칼라에 양장본인데, 한정판 특가 9,800원으로 이 책 "클래식 여행"과 "세계명화 비밀", "일러스트레이션"등을 봤던 것 같다. 

 음악을 차근차근히 들으면서 어떤 체계를 좀 세워야 할 것 같아서 음악관련 교양서적을 뒤지던 중 그나마 가장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쉽게 읽을만한 책인 것 같아서 이 책을 골랐는데 말투까지 존대어다. (~~ 입니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약간 수준높은 중학생부터 일반인까지 "클래식 음악 입문자들을 위한 가장 재미있고 훌륭한 안내서"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안에는 다양한 화보가 들어있어 각 인물들의 당시 친필악보와 그림, 초상화, 당대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명화들까지 들어있고 금난새씨가 해설하는 쉬운 클래식 용어들도 각 장마다 끼워져 있어 "스케르초", "카텐자"등의 어려운 클래식 용어를 매우 쉽게 설명해놨으며 각 작곡가별로 금난새씨가 추천하는 고전명곡을 개인적인 감상으로 정말 접근하기 쉽게 풀어놓았다. 

 책은 클래식의 유명 작곡가들을 두 명씩 비교 설명하는 것으로 한 장을 이루고 있는데 예를 들면 브람스와 바그너를 한 장으로 묶고 모짜르트와 하이든을 한 장으로, 바하와 헨델을 한 장으로 묶어 비슷한 시기나 비슷한 경향의 작곡가이나 그 개성이 달라서 비교하기에 아주 좋은 대상이 되었던 두 명씩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음악교과서로 써도 손색없게 그들의 업적부터 인생이야기까지 풀어놓고 있어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엔 최고의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얼마나 이해가 깊어야 전문가인 저자가 이렇게까지 쉽게 설명을 할 수 있을까 싶었고 그래서 정말 프로라는 거 아닌가 싶었을 정도로, 저자에 대한 감탄이 절로 나오는 그런 책이다. 어쨌거나 클래식 음악에 대한 책을 한 권 읽고 싶거나 중/고등학교 다니는 자녀에게 사줄만한 음악교과서라면 이 책 정도면 훌륭한 듯하다. 

 지난 번에 소개했던 박종호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은 구매의욕을 부추키는 명반중심 서적이고 이번에 사서 읽고 있는 이덕희의 불멸의 명연주자들 같은 경우는 원래 원고가 음악잡지에 기고되었던 칼럼인만큼 연주자들의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그런 스타일이라 약간씩 다르다. 

 고등학교 음악교과서가 이렇게 재미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아직 국악에 대한 히트서적이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2006.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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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 블루오션 마케팅 100
안종배 지음 / 미래의창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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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출장가방을 다시 싸다가 발견한 책.

짧은 출장이 잦은 남편은 항상 작은 트렁크 왼편에 책을 한 권씩 넣어서 가곤 하는데, 가끔은 집에서 책을 챙겨가거나 도서대여점에서 무협지를 빌려 넣어가기도 하고 가끔은 공항에서 한 두권 사가기도 하는데, 이 책은 아마 공항에서 사서 읽다가 까먹은 책인듯.

 

마케팅에 대한 저서를 주로 써온 저자가 이번에는 블루오션 마케팅 100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사례들을 100가지 모았다. 대부분은 물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다거나 역발상이라거나 하는 블루오션과 근접하면서 혹은 그쪽에 이미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뻔한 남들의 사례일 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읽기 쉽고 페이지도 팍팍 넘어가면서 집중도 잘되고 가장 훌륭한 점은 읽으면서 아이디어가 마구 솟구친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진도가 느려지는 경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아주 잘 쓴 소설같은 경우 그 호흡을 따라가다가 가슴이 벅차 올라서 그렇고 이런 경영서의 경우 책을 읽다가 일에 대한 욕구가 마구 솟구쳐서 중간에 책을 덮고 일을 벌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책들은 꼭 대단한 이론을 새롭게 내놓거나 사람의 무릎을 치게 하는 정도의 감흥은 모자랄 지 몰라도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고 새로운 마케팅 방안도 떠오르지 않고..의욕도 상실되고 감각도 감퇴되는 시기에 읽으면 그래도 뭔가 日新又日新 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되긴 한다.

 

본인도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새로운 생각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으니까.

 

2006.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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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수의사의 동물병원 24시
박대곤 지음 / 부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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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했었는데.. 선물을 받았다.

(이대희님 감사드립니다)

이 책은 현재 서울에서 동물병원을 하고 계시는 박대곤 수의사가 1999년부터 써놓은 블로그를 차곡차곡 모아 발행한 책이다.

박대곤 수의사는 수의사이기도 하지만 동물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기도 하고 동물병원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온라인 활동이 활발하여 나름대로 알려질대로 알려진 수의사이다.

그의 개인홈페이지는 멋진 동물사진으로 가득하고 동물병원홈페이지도 인기 있는 홈페이지로 유명하다. 그리고 바로 싸이월드 페이퍼도 발행하고 있다.

 

http://paper.cyworld.com/soopc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을 읽느라 나는 좀 힘들었다.

책으로 만들기엔 정말 부족한 글이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게 악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이었다. 수의사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이만큼이나 써두었다는 것이 상당히 훌륭한 일이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저자의 문장력이 매끄럽지 못하고 그러니까 그야말로 딱 블로그나 홈페이지 게시물 정도에 이르는 글들이었기 때문에 300페이지가 다 되는 글들을 연이어 읽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지나치게 어려운 글도 읽기 힘든 것처럼, 비전문가의 기나긴 글을 읽는 것도 어려운 일이더라.

 

물론 이 책은 제목그대로 더하고 덜할 것도 없이 "동물병원 24시"이고, 작은 동물병원의 수의사의 이런저런 신변잡기 같은 이야기들이다. 대단한 전문지식을 표방하지도 않고 거창한 문구를 내세우지도 않았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기도 하나 한국의 반려동물문화의 현주소를 읽을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나같은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반려동물 소유자들의 어이없는 행태들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나 할까.. 하여튼 한국에서 개키우는 사람치고 공부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가막힌 사례들은 처음듣는 희귀한 이야기들이 되기도 한다.

 

나날이 경쟁이 심해지고 대형화되어가는 한국의 동물병원&애견샵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주먹구구식 방법이 통하는 유통구조. 한국의 반려동물문화는 아직 애완동물수준에 머물러 있고 지금 이 애완동물산업은 춘추전국시대 내지는 혼돈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그 속에서 꿋꿋히 양심적으로 버텨가고 있는 영세업자들과 영세병원을 이끄는 수의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멋진 신세계가 도래하길 바라지만..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이런 책 한 권이라도 사 본다면 그러겠지만.. 문화가 변화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어쨌거나, 문장력이 떨어지는 글이긴 하나 이정도도 안 읽는 개/고양이 주인들에게는 추천할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한 꼭지마다 실려있는 예쁜 사진들도 볼만하고, 정 책 구입이 어렵다면 박대곤 선생의 글은 인터넷 여기저기서 구해읽을 수 있으니 추천한다.

부디 이 책이라도 많이 팔려 그나마 의식있는 수의사와 동물병원이 넉넉한 자본으로 더 좋은 의술을 펼칠 수 있길

 

2006.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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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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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할머니의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

구수하고 솔직하고 담담하고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그녀가 그려내는 이야기들은 항상 전쟁의 상처와 맞닿아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평화롭다. 아무리 치열한 전쟁통을 겪었어도, 이미 다 지나간 일이기 때문일까.

 

- 모든 것은 지나가리라 - 라고 누군가가 말했다.

 

이 이야기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아마 스스로 주책맞게 이 나이에 옛남자 - 첫사랑 - 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고 스스로 말하며 웃을 것만 같지만, 꼭 옛남자, 첫사랑이라기 보다, 돌이켜보면 가슴이 뜨끈해지는 그런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인연이 있는가,

돌아보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인연, 기억해보면 한숨이 나오면서 먼산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인연. 대부분 연민이나 애정에서 시작해서 안스러움과 괜한 미안함으로 끝나는 그런 연상작용의 인연. 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내 생활이 너무 평화로와서, 그토록 치열하게 살던 그토록 힘겨워하던 그 사람의 눈빛이나 축 쳐진 어깨나 편편하던 엉덩이따위가 생각이 나서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할까..하면서 아마 잘 살꺼라고 자위하며 먼산 바라보던 눈을 거두고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고무장갑을 끼고 설겆이거리를 찾게 되는 그런 기억속의 사람.

 

그 남자네 집은, 그 남자가 살던 - 별로 대단하게 잘난 것도 없고, 별로 훌륭하지도 않던 그 남자 - 그 집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해서 그 남자를 만났던 그 남자를 알게 됬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의 번질거리던 청춘부터 그의 부음을 듣는 순간까지의 이야기들이 꼭 20여년간 자라오면서 엄마에게 드문드문 듣던 엄마의 옛 이야기들의 짜집기처럼 그렇게 펼쳐진다.

 

전쟁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이야기들은 언제나 악다구니다. 그러나 뜨뜻한 피같은 무언가가 있다. 이제는 모두 지나가버린 이야기,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그 남자의 돈암동집처럼, 박완서의 글에만 남아있는 전쟁후의 평화가, 한 편의 소설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2006.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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