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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이레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p.14
우리는 모든 욕망과 환상을 동원해 자연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자연을 만들며 보살펴야 한다. 자연은 냉엄한 것이다. 얼마간은 아첨하면 뭔가를 내주기도 하고, 겉으로는 한 번쯤 속아 넘어가주는 척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나중에 가서는 더욱 강하게 자기의 권리를 요구한다.
p.17
아주 이따금,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는 어느 한 순간, 땅 위의 모든 피조물 가운데 유동 우리 인간만이 이 같은 사물의 순환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사물의 불멸성에 만족하지 못하고, 한 번뿐인 인생인 양 자기만의 것, 별나고 특별한 것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기이하게만 여겨지는 것이다 (1908년)
p.268
... 자기 자신에게 열중하고, 자기 자신과 세계 사이 존재하는 수수께끼처럼 비밀스러운 관계에 열중하는 것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성숙해지면서 진실을 탐구하고자 하는 현명한 사람들은 되돌아서 이 일에 몰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실한 내면의 세계를 잃어버리고 평생 동안 잡다한 걱정과 갈망, 목표 같은 미망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것들 중 어느 하나도 내면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어떤 것도 그들을 자신의 내면으로 진정한 고향으로 이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