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는 이즈미를 망가뜨린 것과 동시에 나 자신도 망가뜨렸다. 나는 나 자신에게 깊은 나 자신이 그때 느꼈던 것보다 훨씬 깊은 상처를 주었다. 나는 그 일로 여러 가지 교훈을 얻을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뒤, 새삼스럽게 돌이켜보니그 체험으로부터 내가 체득한 것은 단 한 가지 기본적인 사실뿐이었다. 그것은 나라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악을 행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악을 행하고자 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동기나 생각이 어떻든, 나는 필요에 따라 제멋대로일 수 있었고, 잔혹해질 수 있었다. 나는 정말로 소중히 해야 할 상대에게 조차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결정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인간이었다. - P71
인간이란 건 어떤 경우에는, 그 인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는 것이다. - P45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차로들에 신호등이 없다는 사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 P9
사랑할 때처럼 고통에 무방비 상태인 때는 없다.-G.프로이드. - P21
인생은 부려움을 엮어서 만든 목걸이다- 비요크 - P35
밤은 통과하지 않고는 새벽에 이를 수가 없다.-칼릴 지브란 - P57
히가시노 게이고를 추모하며 설산 시리즈로 폭염을 버텨본다.
.. 철학을 만들려 하는 순간 순수함은 왜곡된다.철학을 의식하는 순간 그 철학을 증명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버린다. ‘더 빠르게‘라는 철학은 우리를 기록에 집착하게 만들고, ‘더 멀리‘는 거리에 집착하게 만들며, ‘더 꾸준히‘는 달리기를 의무적인 일로 만든다. 어느 순간 한계를돌파하기 위해 뛰다 보면 달리는 게 매번 더 힘들어질지도 모른다. 더 우스운 건 그 철학에 맞지 않는 순간들을 스스로 검열하게 된다는 것이다. 별생각 없이 뛰었는데 "오늘도 달리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포장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마치 인스타그램에 #오운완 #러닝 태그와 함께 올릴 글귀를 미리 정해두고사진을 찍는 것처럼 말이다.분명 목표를 두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나아가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다만, 목적과 수단이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달리기를 즐겁게 오래 하길 바라는 나의 작은오지랖이다. - P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