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촌 에밀리 열린어린이 그림책 23
제인 욜런 지음, 최인자 옮김, 낸시 카펜터 그림 / 열린어린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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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키 낮은 하늘에 한반도 전국이 비까지 내리는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나라에 연이은 사망 소식이 끊이질 않으니, 덩달아 암담하고 침울한 기분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와 고속버스 교통 사고, 그리고 둘의 운명도 닮아 있는 최진영의 자살 소식에 하늘도 놀라고 슬펐던가 봅니다.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었다면..."

   오늘 소개하고 함께 나눌 이 디킨슨의 싯구(詩句)처럼,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이렇게 가슴 아프고 내 지난 인생을 헛되이 산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지금 기분과 마음처럼, 꼭 인생을 헛되이 산 것처럼, 허망하고 우울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일... 내년 이 맘 때가 되어도, 또 시간이 더 흘러 40대가 훌쩍 넘은 뒤에도 이렇게 누리방을 꾸려가고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가요. 과연 언제까지나 이 고독한 작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자신은 없지만 먼 훗날까지도 이런 나눔과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디킨슨의 아래 싯구와 같은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이 누리방을 통하여 저를 비롯한 단 한 사람의 가슴앓이와 슬픔, 고통을 함께 나누거나 어루만져줄 수 있다면, 또 여느 지친 영혼이 이 곳에 잠시 머물러 쉬었다가 다시 자신의 둥지와 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이 작은 누리방에 글을 쓰고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이 소소한 작업을 계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고흐(Vincent Van Gogh, 네덜란드, 1853-1890), 유리컵에 꽂힌 아몬드 꽃(Blossoming Almond Branch in a Glass), 1888, Van Gogh Museum, Netherlands


   이 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Elizabeth Dickinson, 미국, 1830-1886)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약력은 , 그리고 책으로 "평설 미국문학사(백낙승 지음, 대학출판사, 1997, p. 210-213)"와 "자연과 사랑과 고독과 삶, (E. 디킨슨, 오용수 역, 명지사, 1990)"의 내용을 참고하여 정리하였으므로 감상과 이해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미국의 서정 시인이자 신비주의자로 불렸던 디킨슨은 1830년, 청교도 가정에서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추, 뉴잉글랜드(New England) 지방의 대학촌인 애머스트(Amherst)에서 3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애머스트 대학(Amherst College)의 창립자였고, 아버지는 명망 있는 변호사로 대학에서 회계일을 보았으며, 어머니는 가족과 남매를 위해서 산 조용한 내조자였습니다.


   그녀는 애머스트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1847년 마운트 홀리요크(Mount Holyoke) 대학에 입학하였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1년 만에 중퇴하였으며, 시 쓰기 작업에 전념하며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사무실에서 법률 서기로 일하던 뉴튼(Benjamin F. Newton)에게서 비공식적인 교육을 받았으며, 뉴튼이 그녀를 도와 폭 넓은 독서로 시인이 되게 하였습니다.

   1855년에는 칼뱅주의(Calvinism)적 정통주의(Legitimism)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특히 1862년 이후 그녀가 남몰래 시 창작에 몰두하면서 그녀의 칩거 생활은 더욱 철저해졌는데, 1886년 55세로 사망하는 날까지 평생 고향을 벗어나 본 적이 거의 없었으며, 이러한 생활을 고집한 그 직접적인 동기는 구체적으로 알려지 있지 않습니다. 또한 살아 생전에 시를 공개적으로 출판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2,000편이나 되는 디킨슨의 시들이 전해지는데, 정확하게 1775편 중에서 7편만이 살아있는 동안에 발표되었습니다. 디킨슨은 자연과 사랑 외에도 청교도주의를 배경으로 한 죽음과 영원 등의 주제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거의 2000편에 달하는 많은 시를 썼는데, 주로 사랑, 죽음, 이별, 영혼, 천국 등을 소재로 한 명상시가 대부분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천재적인 시인들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힙니다.

   1886년 디킨슨이 죽은 뒤, 1890년에서 1896년 사이에 여동생 라비니아(Lavinia Nocross Dickinson)가 에밀리의 시를 모아 시집을 출판합니다. 이로 인하여 디킨슨의 천재성이 널리 인정받게 됩니다. 출판된 디킨슨의 시들은 특이한 시인으로 만들었으며, 다시 1914년에 나온 시 전집은 그녀를 19세기의 주요 시인으로 주목받게 하는 한편, 기존의 시 형식에 반발하던 당시의 젊은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디킨슨의 시는 19세기 낭만파의 시풍보다도 17세기의 형이상학파(metaphysical poet, )의 시풍에 가까웠습니다. 19세기에는 인정받지 못했으나, 20세기에 들어와서 이미지즘(imagism)이나 형이상학적인 시의 유행과 더불어 높이 평가받게 됩니다. 1855년 하버드대학에서 "전시집(集, 3권)"이 발간되었고, 1858년에 "전서간집(集, 3권)"이 간행되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만약 내가......... >  ㅡ  에밀리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 If  I can........ >  ㅡ Emily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onto his nest,
                                             I shall not live in vain.



   이처럼, 오늘 디킨슨의 이 시는 자신을 돌아보는 내용입니다. 또한 주변과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라는 충고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굴레에서 살아가는 힘겨운 자신을 토닥이고 위로하는 멋진 시입니다. 누군가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하고, 또 누군가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고 그의 둥지로 되돌아가게 했다면, 헛되이 산 것은 아니라고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듯 에밀리 디킨슨의 여린 마음과 인생을 가늠해 보게 만드는 시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그녀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나의 삼촌 에밀리(2009, 열린 어린이)"라는 창작 동화 책도 발간, 우리나라에도 전해지고 있어 함께 소개합니다.

   미국 작가 제인 욜런(Jane Yolen)이 쓰고, 낸시 카펜터(Nancy Carpenter)가 그림을 그렸으며, 최인자가 옮긴 책입니다. 앞 표지 사진은 조카와 여인이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창작 동화의 내용은, 제목처럼 로버트라는 조카가 가족들의 농담에서 시작된 에밀리 디킨슨을 삼촌으로 부르면서 시작된 일상을 동화로 소개합니다.

   삼촌은 조카에게 시의 영감을 온 몸으로 느끼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문장은 가히 최고라 할 만큼 시적이고 아름다우며, 이 책의 그림 또한 섬세하고 선명하게 당시의 분위기와 친밀한 가족의 모습을 펜화로 그려 잘 전달합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시적 감성을 일깨우고 시를 짓는 활동에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유용한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내일도 오늘과 다름 없이 비소식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벌써 3월도 다람쥐 꼬리 만큼 아주 쪼금 남았습니다. 속절 없는 안타까움이 더 큰 이유가 뭘가요.  고개 돌려 옆 친구의 가슴앓이를 좀 돌아보면 어떨가요. 기진맥진해 이웃지기님들의 고통과 아픔도 좀 돌아보고 쓰다듬어 주시면 어떨가요.

   몇 시간 남지 않은 3월도 마무리 잘하시구요, 곧 다가 올 봄의 중심, 4월도 준비해보시길 바랍니다.  위 디킨슨의 싯구처럼 당장은 초조할지 몰라도 조금은 더 멀리 내다보는 연습도 해보시면서 여유로운 아침 맞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기쁨과 미소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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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만일 내가... - 에밀리 디킨슨(Dickinson, 미국, 1830-1886)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10-04-01 12:06 
    하루 종일 키 낮은 하늘에 한반도 전국이 비까지 내리는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나라에 연이은 사망 소식이 끊이질 않으니, 덩달아 암담하고 침울한 기분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와 고속버스 교통 사고, 그리고 둘의 운명도 닮아 있는 최진영의 자살 소식에 하늘도 놀라고 슬펐던가 봅니다.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었다면..." 오늘 소개하고 함께 나눌 이 디킨슨의 싯구(詩句)처럼,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
 
 
 
와인 수첩 - 내 손에 쏙 들어오는 80가지 구르메 수첩 2
이정윤 지음 / 우듬지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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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음식 문화의 다양성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음식 문화와 조리 방법의 다양성, 인체에 이로운 요리 비법 등은 그 어느 것에 견줄 수 없는 크나큰 축복이라고 자부합니다. 우리 민족처럼, 산야에 흩어져 있는 갖가지 다양하고 하찮아 보이는 음식 재료들까지도 꼼꼼하고 알뜰하게 활용해 숨은 보석처럼 꾸려온 나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음식 문화 가운데 술과 와인 문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즐겼던 선조들 덕분에 우리 민족도 각 지역별로 다양한 민속주들이 발달해 있기도 합니다. 더불어 다양한 술문화가 발달해 있지만, 알뜰하고 검소한 민족의 심성 덕분인지 술문화만큼은 다양하게 널리 정착되지는 못한 듯 합니다.

     내 손에 들어오는 80가지 와인의 맛, 들여다 보기



   그런 가운데 우리의 젊고 도전적인 세대에서부터 외국의 와인 문화가 먼저 깊고 널리 자리잡은 듯 보입니다. 그런 인식이나 소비 행태와 함께 와인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와인의 기초와 안내서'가 출간되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 책은 지난 2009년 12월, 연말에
Adish Ninsol님으로부터 생각하지도 못했던 택배 선물을 하나 고맙게 받았습니다.  

   놀라서 개봉해 보니, 바로 오늘의 이 책이었습니다. 필요할 때만 열어서 확인하고 비교해 보면서 유용하게 활용해 왔는데, 오늘은 이 책을 공개하고 필요한 분들에게도 추천하려고 합니다. 이런 작고 유용한 정보만을 모은 수첩 형식의 와인 책이 출간되어 반갑고, 각종 분위기에 어울리는 기초적인 와인 80종의 정보들을 수록, 소개하고 있어 가방에 넣어다니기 좋습니다.

   이 '와인 수첩'의 지은이 이정윤은, 술과 사람 그리고 술자리를 사랑하는 자타공인 애주가라고 합니다. 청주, 소주, 맥주, 막걸리, 폭탄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술을 두루 섭렵하며 나름의 풍류를 즐겨왔는데, 유독 와인에만큼은 별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남성잡지 'GQ KOREA'에 입사 하게 됩니다.


   그 후 와인 론칭 행사장에서 와인의 온갖 맛과 향을 경험하며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후 4년간 'GQ KOREA'의 음식 및 와인 담당 기자로 활동하며 소위 와인 전문가이자 행복한 와인 애호가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GQ.com의 웹 에디터로 자리를 옮겼으나, 'GQ KOREA'의 컨트리뷰팅 에디터로서 와인 관련 기사를 계속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와인 수첩'에 나오는 모든 와인은 위 자료의 예시처럼, 와인 병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합니다. 먼저 맨 위에 와인에 대한 한글 이름과 영문 이름, 이름 바로 아래 쪽에 주관적인 견해로 추천하는 적절한 상황과 환경, 그리고 사진 바로 옆에 출생지, 제조사, 종류, 품종, 알코올 정도(%), 마리아주(궁합이 잘 맞는 음식)을 소개합니다.

   그 아래에 테이스팅 노트(Tasting Note)로 맛과 향을 설명하며, 맨 아래에는 와인의 특징이나 각 와인과 함께하면 좋을 이야기 등으로 간략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각 장마다 와인과 관련한 유명인들의 와인 사랑에 관한 글귀도 소개하면서 와인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제1장, "비즈니스 접대 성공률 100% 와인 15종

   첫째, "볼렝저 브뤼 스페셜 퀴베(Bollinger Brut Special Cuvee)"으로, 영국 사람이 편애하는

와인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병의 겉 모양은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프랑스 상파뉴에 있는 볼렝저에서 매년 6만 상자를 생산합니다. 탕평채, 딸기, 성게알 초밥과 아무 해산물이나 잘 어울린다고 추천합니다.

   단 맛이 거의 없고 담백해서 남자들이 좋아하며, 영화 '007 시리즈'에 등장해 007샴페인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영국 왕실에서도 애용하기로 소문이 난 와인입니다. 가격은 15만원대로 신동와인에서 수입합니다.


   둘째, "돔 페리뇽(Dom Perignon)"으로 브랜드를 따지는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마실 것을 권유하고 있는데, 이것도 역시 프랑스 상파뉴의 모엣&상동에서 생산하였고, 빵의 고소한 향과 상쾌한 과일 향을 함께 지니고 있어 빵과도 잘 어울리는 기포가 알찬 와인입니다. 병에 붙여진 상표와 관련하여 전해지는 이야기도 재미있는 샴페인입니다.
                                           ▲ 볼렝저 브뤼 스페셜 퀴베

   17세기의 어느 날, 피에르 페리뇽 수도사가 미사에 쓸 와인을 고르기 위해 수도원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던 와인 저장고를 찾아 갑니다. 그 때 엄청난 '펑!' 소리와 함께 병 안의 탄산이 폭발하고 만 것입니다. 호기심에 이 와인을 마셔 본 결과 입 안이 별처럼 아름다운 맛으로 가득 차 수도사의 이름을 붙였으며, 이 사건을 기려 상표에 별 모양을 상징으로 삼은 것이 특징입니다.
       ▲ 돔 페리뇽
                                                                                 

   셋째, "폴 로저 퀴베 서 윈스턴 처칠(Pol Roger Champagne Cuvee Sir Winston Churchill)
"로, 오랜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마시면 좋을 와인으로 추천하며, 역시 프랑스 상파뉴의 폴 로저에서 생산합니다. 이것은 딸기, 레몬, 아몬드, 구운 빵 등 상쾌하고 고소한 향이 어우러져 코 끝을 스치며, 여리면서도 씩씩한 기포와 새콤한 맛이 마실수록 개운한 와인입니다.

   1953년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영국의 총리였으며,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윈스턴 처칠(Winston Leonard Spencer Churchill, 영국, 1874-1965)이 1908년 우연히 이 폴 로저 샴페인을 맛 본 뒤, 평생 마실 폴 로저 샴페인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1965년 91세의 나이로 처칠이 사망하자, 10년 뒤에 폴 로저사에서 54만원대의 가장 좋은 이 빈티지 샴페인에 처칠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와인입니다.

   넷째, "울프 블라스 이글호크 샤도네이(Wolf Vlass Eaglehawk Chardonnay)"로, 비즈니스상 처음 저녁 식사하는 자리에 어울리는 샴페인이며, 호주 남부의 울프 블라스에서 생산한 화이트 와인입니다. 멜론과 복숭아의 새콤달콤한 맛에 홍합, 굴전이나 치킨 샐러드, 해산물이나 토마토 소스에 어울리며, 2만원대의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아서 가벼운 대화에 좋습니다.
▲ 폴 로저 퀴베 서 윈스턴 처칠


   다섯째, "
울프 블라스 언우디드 샤도네이(Wolf Vlass White Label Unwooded Chardonnay)"로, 한국 음식이나 중국 음식과 함께하는 비즈니스 만남에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이며 호주 남부 울프 블라스에서 생산합니다. 보리 음료 '맥콜'과 같은 구수한 풍미가 좋으며, 풋사과의 풋풋한 과일향과 달콤한 꿀 향으로 마무리되는 와인이며, 해산물 볶음과 우동, 뻥튀기, 해물 파전에 곁들여 마시면 좋습니다.


   밝은 색채와 병 디자인이 조화롭고 매력적인 이 와인은 독일인 울프 블라스가 호주의 포도밭을 누비며 독일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호주의 첫 와인입니다. 그 후에도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화이트 와인 종류들은 향신료를 다향하게 사용하는 아시아 음식에 맞춰 출시하여 2만원대의 와인들은 아시아에서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 울프 블라스 언우디드 샤도네이

   여섯째, "라 샤블리지엔 비에이유 비뉴 레 베네러블(La Chablisienne Vieilles Vignes Les Venerable)"로, 비즈니스 파트너가 상당한 와인 애호가라면 함께 마시기에 좋으며, 프랑스 새블리의 라 새블리지엔에서 생산하였습니다. 청량한 느낌에 부드럽고 고소한 맛까지 느껴져서 농어회나 복 수육과 같은 안주에 잘 어울립니다. 35년 이상된 포도나무의 포도만을 엄선해 만든 가치있는(레 베네러블) 5만원대의 와인입니다.
라 샤블리지엔 비에이유 비뉴 레 베네러블

   일곱째, "미셸 토리노 돈 다비드 리저브 타낫(Michel Torino Don David Reserve Tannat)"으로 이제 막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된 파트너와 함께 마시기에 좋으며, 아르헨티나 카파야테의 미셸 토리노에서 생산한 레드 와인입니다. 먹물처럼 진한 보랏빛에 탱탱한 질감과 가벼운 맛이 느껴지며 바닐라처럼 달콤한 향이 부드러운 와인으로 비프 스트라가노프와 고구마 안주와 잘 어울립니다. 세상에서 탄닌 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된 '타낫'이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 와인 애호가에게 혀의 경험으로 추천할 만합니다.




▲ 미셸 토리노 돈 다비드 리저브 타낫


▲ 에스쿠도 로호


▲ 끌로 뒤 발 까베르네 소비뇽



   여덟째, "에스쿠도 로호(Escudo Rojo)"로, 어디서든 무난하게 주문할 수 있는 4만원대의 레드 와인이며, 칠레 마이포 밸리의 바롱 필립 드 로칠드에서 이탈리아 보르도(Bordeaux)의 양조 기술로 생산하였습니다. 칠레 와인 특유의 농후한 과일 향이 폴폴 풍겨서 고기 요리인 갈비찜이나 닭갈비, 양고기 안주와 마시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보르도의 포도 품종과 칠레의 토착 품종을 섞어 1999년에 선보였는데 로칠드 가문의 문장인 '에스쿠도 로호(붉은 방패)'로 상표를 장식하였습니다.

   아홉째, "끌로 뒤 발 까베르네 소비뇽(Clos Di Val Cabernet Sauvignon)"으로 신생 회사가 상대방에게 어필하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레드 와인이며, 미국 캘리포
니아 나파 밸리의 끌로 뒤 발에서 생산하여 짧은 시간에 훌륭한 와인을 만든 곳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 익은 과일의 향긋한 맛과 우아한 꽃 향기, 탄닌의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으로 독일식 송아지 커틀릿, 소시지와 같은 안주와 잘 어울립니다.


   열째, "스태그스 립 와인 셀라 아르테미스(Stag's Leap Wine Cellars Artemis)"로 상대방이 와인을 좋아하는 미국 사람일 때 추천할 만하며, 이것 역시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스택스 립에서 생산하였는데, '아르테미스'라는 사냥을 즐기는 그리스 신화의 여신 이름으로 더 유명합니다. 캐러멜처럼 달콤한 향과 꽃 향, 과일 향을 머금고 있어 향에 취해 마시게 되며,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와 갈비찜 안주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열 한째, "샤토 로장 가시(Chsteau Rauzan Cassies
Margaux)
"로, 짧은 시간에 상대방의 마음을 잡아야 할 때 좋은 레드 와인이며, 프랑스 보르도의 사토 로장 가시 제조사에서 생산하였습니다. 체리나 자두처럼 잘 읽은 과일 향이 두드러지며 담배 냄새도 살짝 나고 부드러운 탄닌 맛이 좋아서 등심구이나 갈비찜 안주와 궁합이 잘 맞는 와인입니다.  
                                 ▲ 스태그스 립 와인 셀라 아르테미스

   열 두째, "덕혼 골든아이 피노 누아(Duckhorn Goldeneye Ponot Noir)"로 부드러운 곡선이 우아해 보이는 디자인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 중이라면 추천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덕혼 빈야드에서 생산한 품종으로, 19만원 가격의 레드 와인입니다.  

   약간 매콤한 향신료 향이 특징이며, 풍부한 버섯 향과 딸기 향, 섬세한 탄닌 향이 잘 어울어져 있습니다.그래서 돼지 목살 스테이크나 명태 코다리 찜과 같은 안주와 궁합이 잘 맞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취임 오찬에서 사용된 이후로 '오바마 와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 샤토 로장 가시




▲ 덕혼 골든아이 피노 누아


▲ 피안 델레 비네


▲ 티냐넬로



   열 세째, "피안 델레 비네(Pian delle Vigne)"로 가문의 사업을 이어 온 이탈리아 파트너와 함께라면 어필할 수 있는 부들부들한 이탈리아의
레드 와인입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안티노리에서 생산하여 비단처럼 보드라운 촉감이 느껴지면서도 산지오베제 특유의 초콜릿 향의 긴 여운이 갖춰져 있어서 로스편채나 영계 백숙과 같은 안주와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열 네째, "티냐넬로(Tignanello)"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 중인 파트너와 함께 하면 좋으며,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안티노리에서 생산한 20만원 가격의 특급 레드 와인입니다. 루비처럼 우아한 붉은 빛과 잘 익은 과일의 달콤한 향에 참나무의 풍미까지 더해져서 비단결 같은 탄닌의 맛과 어우러질 스테이크 요리나 까망베르나 브리 치즈와 같은 안주에 제격입니다.

   열 다섯째, "알마비바(Almaviva)"로 기술 제휴에 난색을 표하는 파트너와 함께라면 좋으며, 칠레 마이포 밸리의 바냐 알마비바에서 생산한 32만원 가격의 레드 와인입니다. 묵직하고 끈적한 질감에 혀에 살짝 맴도는 민트 향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매운 맛이 있어서 소스 향이 진한 스테이크나 돼지고기 보쌈 안주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칠레에서 으뜸으로 인정하는 알마비바는 미국 와인 전문가 로버트 파커가 극찬한 유명세 덕분에 어디서나 구매가 수월합니다.
                                                                                                              ▲ 알마비바


제2장, "혼자 즐기기 그만인 마트 와인 15종"


 



   여기에서 소개하는 와인은 대형마트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와인들을 소개합니다. 와인 전문점이나 백화점에 비해 가격도 10-20% 싸게 살 수 있으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마트에는 부담 없는 것부터 특급 와인까지 갖춰져 있으며, 홈플러스의 경우 대중적인 와인이 대부분이어서 집들이 장보기에 좋고, 롯데마트의 와인 기획전과 킴스클럽마트의 신세계 지역 와인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첫째, "디킨 에스테이트 샤도네이(Deakin Estate Chardonnay)"로 몇 병 사다 두고 마시는 와인으로 병 모양도 단아하고 예쁘며 호주 빅토리아의 디킨 에스테이트에서 생산한 1만원대의 가격도 착한 화이트 와인입니다. 망고나 파인애플처럼 달콤한 향이 가득하며 열대 과일 모둠 샐러드 같은 과일 향이 어울어져 화이트 와인 특유의 바삭한 맛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는 와인으로 태국식 쌀국수 볶음이나 대구 양념구이에도 잘 어울립니다. 냉장고에 두고 마시기에 좋은 와인이며, 175ml 용량의 작은 병에 담겨져 있어서 사이다와 같은 청량함으로 부담없이 즐기기에 좋습니다. 대부분 손으로 돌려 마개를 여는 스쿠루 캡이라 손이 절로 가는 친근한 와인입니다.
                                                         ▲ 디킨 에스테이트 샤도네이

   둘째, "나탈레 베르가 그레카니코 시칠리아(Natale Verga Grecanico Sicilia)"로, 1만원으로 안주까지 사야 할 때 제 격이며, 가격 대비 질이 우수하여 한 여름, 한 상자로 구입해 두고 마시기에 좋은 화이트 와인입니다. 병 모양의 디자인과 와인 색채의 어울림이 감상에도 좋을 만큼 돋보이며,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나탈레 베르가에서 생산한 5천원대의 저렴하고 유용한 화이트 와인입니다.

   입 안에서 바삭바삭 부서지는 시원한 맛이 좋고, 달지도 묵직하
지도 않아 가볍게 마시기에 좋아서, 오징어채나 찐 옥수수, 해산물 수프와 같은 간단한 안주와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연 초록빛이 도는 노란색의 연한 과일 향이 제법이며, 중세 시대 대 그리스에서 들여온 와인과 가장 비슷한 맛을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품종이기도 합니다.
 
   셋째, "미구엘 토레스 산 메딘 소비뇽 블랑(Miguel Torres San Medin Sauvignon Vlanc)"으로, 나른한 토요일 오후에 마시는 화이트 와인으로 추천합니다. 칠레 꾸리코의 미구엘 토레스에서 생산하였으며, 1만원대의 가격으로 깔끔하고 담담한 맛과 연둣빛이 도는 과일과 꽃 향에 취할 수 있는 와인입니다. 새콤하면서도 부드러운 탄닌의 바삭바삭한 맛에 생선 초밥이나 고소한 호두를 얹은 모둠 과일 샐러드와 어울리며, 여자들이 선호하는 품종으로 이마트에서 독점 판매되고 있습니다.


   넷째, "매드 피시 언우디드 샤도네이(Mad fish Unwooded Chardonnay)"로, 어떤 음식에도 무난히 곁들일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이며, 호주 마가렛 리버의 매드 피시에서 생산한 2만원대의 와인입니다. 백합과 아카시아 꽃 내음과 달콤한 멜론 향, 그리고 싱싱한 과일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라면이나 짭쪼롬한 치즈 등 어디에도 잘 맞으며, '평소 마시기에 좋은 대중적인 와인'을 지향해 만들어서 냉장고에 두고 어떤 음식에 곁들여도 좋습니다.

나탈레 베르가 그레카니코 시칠리아

   다섯째, "이노센트 바이스탠더 샤도네이(Innocent Bystander Chardonnay)
"로, 안주 없이 마시기 좋은 와인으로 추천하며 호주 빅토리아 야라 밸리의 자이언트 스텝에서 만든 2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파인애플의 달콤한 향에 노란빛이 감돌고 망고, 무화과, 복숭아 향이 가득해 신맛, 단맛, 씁쓸한 맛의 균형이 잘 맞습니다. 그래서 안주 없이 마셔도 좋으며, 소스가 강하지 않은 피자나 버터를 살짝 발라 구운 바케트와도 잘 맞습니다. 



   여섯째, "산타 리타 리제르바 샤도네이(Santa Rita Reserva Chardonnay)
"로, 한국 가정식과 함께 두고 편하게 마시기에 좋을 가장 일반적인 와인으로 소개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연두색 첫 인상이 강렬하고, 칠레 카사블랑카 밸리의 산타 리타에서 생산한 화이트 와인이며, 샤도네이 특유의 풀내음과 열대 과일, 바닐라, 헤이즐넛 향이 조화롭습니다. 참나무 숙성으로 새콤한 맛 뒤에 잔잔한 나무 향이 오래 지속되어서 부추전이나 콩나물 무침과 같이 안주와 제격입니다. 


   일곱째, "라피트 사가 보르도 블랑(Lafite Saga Vordeaux Blanc)"으로, 비 오는 날, 기분 전환시켜 줄 와인으로 추천하며 프랑스 보르도의 도멘 바롱 드 로칠드에서 생산한 3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중국 과일인 리치 향이 가볍게 나며 레몬처럼 상큼한 맛과 혀를 조이는 바삭바삭한 맛이 동시에 나서 비오는 날 꿉꿉한 기분을 달래기에 좋습니다. 그래서 미트볼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나 두부 과자와도 잘 어울립니다.

   여덟째, "빌라 엠 알레그로(Villa M Allegro)"로, 주말 오후, 느긋한 브런치와 즐기는 와인으로 추천하며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지아니 갈리아도에서 생산한 3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신선하고 상큼한 맛이 좋아 버섯 크림 수프나 크림 파스타, 크라제 버가, 프렌치 토스트와 궁합이 잘 맞으며, 알콜 도수(5%)가 무척 낮아 점심 식사에 즐기기 좋습니다.  

                                                                                                ▲ 빌라 엠 알레그로


   아홉째, "무통 카데 화이트(Mouton Cadet White)
"로, 편의점, 슈퍼마켓,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화이트 와인이며, 프랑스 보르도의 바롱 필립 드 로칠드에서 생산하였습니다. 자몽의 상큼한 맛과 잘 익은 오렌지, 신선한 레몬, 달콤한 바닐라 향, 그리고 고소한 빵 굽는 향이 더해진 와인으로 과일 탕수육이나 치즈를 얹은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우러지며, 보르도에서 가장 많이 수출되는 와인이기도 합니다. 


   열째, "패블리 샤블리(Faiveley Chablis)"로, 수산 시장에서 사온 해산물과 마시면 좋을 와인이며, 프랑스 부르고뉴의 배블리에서 생산한 화이트 와인입니다. 전문가들로부터 미네랄이 많이 느껴지고 맛이 맑고 청아하다는 평가를 듣는 와인으로, 석화, 조개구이, 옥돔구이, 생선회 안주와 함께 즐기기에 좋습니다.


   열 한째, "생 콤 리틀 제임스(Saint Cosme Little James' Basket Press)"로, 라벨만 보고 편안하고 즐겁게 마시기 위해 고르는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프랑스 꼬드 뒤 론의 론 갱에서 새 와인 25%와 묵은 와인 75%를 섞어 생산하였으며, 갓 딴 포도로 만든 신선한 맛과 오래된 맛을 이중적으로 즐길 수 있고 은은한 과일 향으로 가볍게 마시기에 좋은 2만원 선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간장 소스를 발라 구운 주먹밥이나 카레 라이스와 잘 어울립니다.

▲ 폴 자볼레 애네 꼬뜨 뒤 론 빠할렐 45


   열 두째, "폴 자볼레 애네 꼬뜨 뒤 론 빠할렐 45(Paul Jaboulet Aine Cotes Du Ohone Parallele 45)"로, 차갑게 마시기 좋은 2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프랑스 남부 론의 폴 자볼레 애네에서 생산하였으며, 체리와 후추 냄새가 잘 살아 있어 여름에 차게 마시면 풍미를 더합니다. 그래서 쌈장을 곁들여 상추에 싼 등심구이나 족발, 삼겹살 안주와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열 세째, "베린저 진판델(Beringer Zintandel)"로, 집에서 양념 치킨과 함께 즐기는 와인이며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베린저에서 생산한 2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탄닌의 맛이 강하면서도 과일 향이 풍성해서 양념치킨이나 떡갈비 안주와도 잘 어울리는 와인입니다.


   열 네째, "클라우디 베이 피노 누아(Cloudy Bay Pinot Noir)"로, 냉장고에 두고 집에서 한 잔씩 하는 레드 와인으로 추천합니다. 뉴질랜드 말보로의 클라우디 베이에서 생산한 5만원대의 와인이며, 잔에 따르는 순간 모듬 과일의 풍성한 과일 향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시고 나면 부드러운 탄닌과 참나무 냄새가 혀에 남아 체리, 딸기 타르트, 맛이 연한 치즈와 잘 맞습니다.

                                                                                                        ▲ 베린저 진판델

   열 다섯째, "토브렉 우드커터스 시라(Torbreck Woodcutters Shiraz)"로, 퇴근 후 푸짐한 식사와 즐길 수 있는 와인으로 추천하며, 호주 바로사 밸리의 토브렉에서 생산하였습니다. 잘 익은 딸기 향과 약한 신맛, 텁텁한 탄닌이 잘 버무러져 잔에 따라 두고 천천히 마시기에 좋으며, 민트를 곁들인 양갈비구이나 토마토 소스의 모차렐라 치즈 스틱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70년 이상된 포도나무에서 생산된 포도를 사용하며, 와인 전문가 로버트 파커에게 4년 연속 99점을 받으면서 유명해졌습니다.




제3장, "회식 분위기 살려 주는 와인 10종"

   이 장에서는 칭찬받는 회식 와인 고르는 까다로운 방법을 소개합니다. 회식비에 맞춘 2-3만원대의 와인과 다양한 취향의 직원들 입맛에 두루 맞출 신세계 와인이나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 생산된 열대 과일 향이 폴폴 풍기는 레드 와인을, MT나 워크숍을 위한 팩 와인도 추천합니다.

   첫째, "카스텔로 디 몽블랑(Castillo de Monblance Cava Brut)"으로, 회식 분위기를 빨리 무르익게 하는 스파클링 와인이며, 스페인의 보데가스 꽁까뱅에서 생산하였습니다. 청사과와 레몬의 새콤달콤한 맛과 쌉싸레한 뒷 맛이 개운한 3만원대의 와인으로, 청량하게 마시기 좋아서 수박, 카나페, 떡볶이와 같은 안주와 잘 맞으며, 주말 오후 카페에 앉아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둘째, "브라이다 브라퀘토 다퀴(Branida Brachetto d'Acquil)
"로, 여직원들에게 인기를 얻을수 있는 와인으로 소개합니다.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루지아코모 볼로냐 브라이다에서 생산하였으며, 7만원대에 즐길 수 있는 스파크링 와인입니다. 향긋한 딸기 향에 붉은 빛깔,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기포에 취하는 와인이며, 알콜 도수(5,5%)가 낮고 백설기나 카스테라, 딸기잼 토스트에 잘 어우러집니다.


   세째, "빌라 마리아 프라이빗 빈 소비뇽 블랑(Villa Maria Private Bin sauvignon Blanc)"으로, 회식으로 간 와인 바에서 대접받을 수 있는 와인으로 추천합니다. 뉴질랜드 말보로의 빌라 마리아에서 생산한 3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이며, 새콤하고 싱그러운 열대 과일 향이 좋으며, 자몽과 망고의 상큼, 달콤한 향이 잘 어우러져서 치킨이나 골뱅이 무침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넷째, "토레스 상그레 데 토로(Torres Sangre de Toro)"로, 어떤 회식 자리에서든 무난한 와인으로 추천하며, 스페인 카탈루나의 토레스에서 만든 2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매운 향과 은은한 과일 향이 풍기며, 탄닌이나 산도가 세지 않아 편하게 마실 수 있고, 족발, 크랜베리 치킨 샌드위치와 잘 어우러집니다.

▲ 토레스 상그레 데 토로

   다섯째, "스탠리 시라 까베르네(Stanley Shiraz  abernet)
"로, MT 분위기 살려 주는 팩 와인이며, 호주의 하디에서 생산한 3만원대의 편리한 레드 와인입니다. 달콤한 바닐라 향과 매운 맛, 탄닌의 쌉싸레하게 섞여져서 치돌박이 구이나 소시지를 넣은 토마토나 크림 소스 스파게티에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여섯째, "킬리카눈 더 래키 시라(Kilikanoon The Lackey Shiraz)"로, 늦은 야근 뒤, 동료들과 나누기 좋은 와인이며, 호주 남부 킬리카눈에서 생산한 3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이 호주의 시라는 탄닌이 부드러워 마시기 편하며, 풍부하고 깊은 맛과 향이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우설구이나 돼지 갈비찜 안주와도 잘 맞습니다.



   일곱째,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Montes Alpha Cabernet Sauvignon)
"으로, 라벨에 천사가 그려져 있어 승진한 동기에게 성공과 행운을 선물하는 와인으로 추천하며, 칠레 라펠의 비냐 몬테스에서 생산한 4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100년 이상 된 포도나무 열매거 섞여 진득한 과일 향과 바닐라, 민트, 담배 냄새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풍미가 매력적이며, 고기 요리나 치즈 요리와 잘 맞습니다.


   여덟째, "루이 자도 보졸레 빌라주 프리뫼르(Louis Jadot Beaujolais-Villanes Primeur)"로, 와인 애호가들만 모인 회식 자리라면 추천할 만합니다. 프랑스 보졸레의 루이 자도에서 생산한 5만원대의 빛깔 고운 레드 와인으,로 신선한 과일 내음과 덟은 맛이 산뜻하여 딸기 타르트나 딸기쨈과 생크림을 곁들인 스콘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아홉째, "일 보로(Ill Borro)"로, 신규 사업을 다지는 자리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추천합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일 보로에서 생산한 16만원대의 레드 와인으로, 이탈리아 토착 품종과 대중적인 포도 품종을 섞어서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뻣뻣하면서도 부드러운 탄닌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며, 훈제 오리나 족발, 보쌈 안주와 잘 어우러집니다.
                                                                                ▲ 몬테스 알파 까베르네 소비뇽

   열째, "테누타 산 귀도 사시카이아(Tenuta San Guido Sassicaia)"로, 모든 일에 철두철미한 상사와 함께하는 와인으로 추천하며, 이탈리아 토스카니의 테누타 산 귀도에서 생산한 45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샤프란 같은 독특한 향신료 향과 보랏빛이 고혹적이며, 부드러운 탄닌과 풍부한 과일 향을 즐길 수 있어 어복 쟁반이나 립 아이 스테이크와 궁합이 잘 맞는 와인입니다.




제4장, "친구와의 우정 지수 높여 주는 와인 15종"

   와인 한 모금을 마시며 우리가 평소 꿈 꿔왔던 것들이 이루어질 것 같은 기분에 빠져볼 수 있는 와인들을 소개합니다. 또한 '코르크 차지' 형식으로 개인이 가져간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방법과 요령, 관련 와인 예절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첫째, "뵈브 클리코 옐로우 라벨(Veuve Clicquot Yellow Label)"로, 여자들이 많은 대학교 동창 모임이라면 좋을 와인으로 추천하며, 프랑스 상파뉴의 뵈브 클리코에서 생산한 8만원대의 스파쿨링 와인입니다. 건조하고 담백하며 섬세한 맛이 좋아 블루베리나 망고, 두부 과자와 잘 어우러지며, 1년에 7가지의 샴페인으로 80만 상자를 생산하는데, 이 엘로우 라벨이 여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둘째, "몽메상 그랑 리저브 샤도네이(Mommessin Grand Reserve Chardonnay)"로, 야외 피크닉 갈 때 챙겨 가면 좋은 와인이며, 프랑스

보졸레의 몽메상에서 생산한 5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경쾌한 과일 향과 모둠 과일 샐러드 같은 와인으로 녹두 빈대떡이나 치즈 샐러드와 마시면 좋습니다. 병의 재질이 알루미늄이어서 이동이 편리하고 가벼우며, 일주일까지도 보관이 용이하고 차게 마시기 좋은 와인입니다.


   셋째, "뉴턴 언필터드 샤도네이(Newton Unfiltered Chardonnay)"로, 와인 고수인 친구와 함께 마시는 와인으로 추천하며,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뉴턴 반야드에서 생산한 8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고소한 바닐라 향과 버터 향이 부드러운 감촉을 선물하며, 영덕 대게찜이나 각종 해물구이와 마시면 좋은 와인입니다. 거르지 않아서 자연의 맛이 살아 있고, 색채도 진하며 맛도 걸죽하고 풍요롭습니다.

   넷째, "까시제로 델 디아블로 까베르네 소비뇽(Casillero del Diabblo Cabernet Sauvignon)"으로, 한여름 밤, 친구들과 귀신놀이 할 때 좋은 와인으로 추천합니다. 칠레의 콘차 이 토로에서 생산한 2만원대의 레드 와인으로, 후추의 매운 맛과 과일 향이 어우러지며 부드러운 탄닌이 동그랑땡과 치즈 타코나 나초와 같은 안주와 잘 맞는 와인입니다.
                                                                 ▲ 까시제로 델 디아블로 까베르네 소비뇽


   다섯째, "트리오 까베르네 소비뇽(Trio Cabernet Sauvignon)"으로, 와인 취향이 서로 다른 친구와 함께하기 좋은 와인이며, 칠레 마이포 밸리의 콘차 이 토로에서 생산한 3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전형적으로 진한 레드 와인이지만 맛이 부드러워 양념 육회나 스모크드 치즈와 잘 맞습니다.


   여섯째, "뉴턴 레드 라벨 클라렛(Newton Red Label Claret)"으로, 시끌벅적한 초등 학교 동창 모임에 마시면 좋을 와인이며,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뉴턴 반야드에서 생산한 3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강한 듯하면서도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달콤한 체리 향과 후추의 잔향이 있어 버섯이 들어간 크림 소스 파스타와 잘 어우러집니다.


   일곱째, "알토 루지(Alto Rouge)"로, 모험을 즐기는 친구와 마시면 좋을 와인으로 추천하며 남아프리카 공화국 알토에서 생산한 4만원선의 레드 와인입니다. 초콜릿처럼 달콤한 향과 끈적이는 풍미가 좋으며,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탄닌의 맛이 고기와 같은 삼결살찜이나 군만두와 잘 맞는 와인입니다.

▲ 트리오 까베르네 소비뇽

   여덟째, "펜폴즈 쿠능가 힐 시라 까베르네(Penfolds Koonunga Hill Shiraz Cabernet)"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편하게 즐기기에 좋은 와인이며, 호주 바로사 밸리의 펜폴즈에서 생산한 4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그윽한 탄닌이 오래가서 오래 간직한 뒤 마셔도 특유의 농밀함이 좋으며, 소고기 궁중 떡볶이나 비프 화이타 안주와 잘 맞습니다.



   아홉째, "1865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Reserva Cabernet Sauvignon)
"으로, 와인 바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와인이며, 칠레 마이포 밸리의 산 페드로에서 생산한 5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잔에 따르고 30분이 자나야 달콤한 탄닌과 끈적함을 느낄 수 있고, 양념 통닭이나 돼지 가브리살구이와도 잘 맞는 와인이며, 프랑스의 양조 기술로 만든 칠레만의 매력에 저렴한 와인입니다.


   열째,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Peppoli Chianti Classico)"로 소주파 친구도 좋아할 만하며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안티노리에서 생산한 6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품종으로 새콤한 향이 강하다가 부드러워서 춘천 닭갈비나 항정살에 잘 맞습니다.


   열 한째, "장 피에르 무엑스 포메롤(Jean-Pierre Noueix Pomerol)"로, 와인을 막 배우기 시작한 친구와 마시기에 좋은 와인이며, 프랑스 보르도의 장 피에르 무엑스에서 생산한 6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딸기쨈처럼 농축된 진한 맛이 좋고 체리향과 참나무 향이 부드러우며 끝맛이 깔끔해서 프로슈토 햄과 블루 치즈 피자 안주에 잘 맞는 와인입니다.

                                          1865 리제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열 두째, "람보르기니 또라미(Lamborghini Torami)"로, 스포츠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친구와 나누면 좋으며, 이탈리아 움브리아의 람보르기니에서 생산한 6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익숙한 체리 향과 허브 향을 느낄 수 있고, 새콤하고 쫄깃한 탄닌의 맛에 바비큐나 치즈와 잘 맞습니다.


   열 세째, "로버트 몬다비 까베르네 소비뇽(Robert Mondavi Cabernet Sauvignon)"으로, 대학 졸업 파티에 어울리며,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의 로버트 몬다비에서 생산한 7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바닐라 향이 달콤하면서도 진하며 특유의 민트 향도 스치는 와인으로, 곱창 전골이나 라자냐 안주와 잘 어우러집니다.


   열 네째, "엑셀 프리메로(Axel Primero)"는, 든든한 친구 같은 뉴욕 스테이크와 함께 마시면 좋으며, 칠레 라펠의 라 폴라야에서 생산한 9만원선의 레드 와인입니다. 칠레 와인답게 단맛이 강하고 매콤한 냄새와 묵직한 탄닌의 맛이 길어서 뉴욕식 스테이크나 땅콩 버터 쿠기와 잘 맞습니다.

 ▲ 람보르기니 또라미

   열 다섯째, "샤토 샤스 스플린(Chateau Chasse-Spleen)"으로, 실연당한 친구를 위로해 줄 때 좋으며,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샤스 스플린에서 만든 14만원의 레드 와인입니다. 상쾌한 민트 향과 무거운 탄닌의 맛에 오향장육이나 돼지고기 부추 잡채와 같은 요리와 잘 맞습니다.




제5장, "그녀 또는 그와 단둘이 즐기는 와인 10종"

일편단심임을 알리는 와인이며 프랑스 상파뉴의 자크송에서 만든 17만원대의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남자들이 좋아할 맛과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맛, 고소한 향을 고루 갖추고 있어 찐 감자나 농어 초밥, 딸기 생크림과 궁합이 잘 맞는 와인입니다.

   둘째, "모란도 모스카토 다스티(Morando Moscato d'Asti)"로, 안주 없이도 둘이서만 즐기는 와인으로 추천하며, 이탈리아 피에몬케의 모란도에서 생산한 1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부드럽게 퍼지는 기포가 감미롭고 알콜 도수(5.5%)가 낮아서 쥬스처럼 마시기에도 좋지만, 깐풍기나 떡뽂이, 브라우니와 잘 맞습니다.


   셋째, "돈나푸가타 앙겔리(Donnafugata Angheli)"로, ‘나만 바라봐’라고 말하고 싶을 때 함께 마시면 좋으며,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돈나푸가타에서 생산한 6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달콤한 과일 향과 쌉싸레한 맛이 있어 불고기나 양념 돼지갈비와도 잘 어우러집니다.
                                                                                                 ▲ 돈나푸가타 앙겔리

   넷째, "루이 막스 푸이 휘세(Louis Max Pouilly Fuisse)"로, 무조건 라벨이 예뻐야 하는 그녀를 위한 와인으로 병의 겉 색채도 아름답고, 프랑스 부르고뉴의 루이 막스에서 제조한 9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묵직하고 진득한 맛과 새콤하고 녹진한 풀맛이 잘 어우러져서 옥돔구이나 부야베스 요리와 잘 맞습니다.



   다섯째, "엠 샤프티에 꼬뜨 뒤 론 바이오(M. Chapoulter Coles Du Rhone Bio)
"로, 유기농만 찾는 깐깐한 아내와 나누기에 좋으며, 프랑스 꼬드 뒤 론의 엠 샤프티에에서 제조한 3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과일 향과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샤브샤브나 선짓국 같은 음식에도 어우러지는 와인입니다.


   여섯째, "루피노 키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Ruffino Chianti Classico Riserva Ducale)"로, 처음 만난 그녀와 와인 바에서 즐기기 좋으며,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루피노에서 제조한 6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체리 향이 강하고 부드러우며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안전 지향형으로, 파채를 곁들인 돼지고기 편육이나 오향장육과도 잘 맞습니다.


   일곱째, "루첸테(Lucente)"는 프로포즈할 때 고르면 좋은 와인으로 추천하며,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르레스코발디에서 생산한 8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입에 달라붙는 감칠맛에 농후한 질감이 인상적이며, 등심구이나 후르츠 파운드 케이크와 마시면 좋습니다.


   여덟째, "로제 당주(Rose d'Anjou)"로, 레드 와인을 부담스러워하는 그녀와 함께하면 좋을 와인으로 추천하며, 프랑스 루아르의 도멘 데 뜨로띠에르에서 생산한 4만원대의 로제 와인입니다. 진분홍빛 디자인이 인상적이며, 새콤달콤한 산딸기와 시원한 민트 향이 어우러져 후식으로도 신선하고, 올리브 오일 소스 파스타나 생크림을 곁들인 딸기 타르트와도 잘 맞습니다.
▲ 로제 당주

   아홉째, "이니스킬린 스파클링 아이스 와인(Inniskillin Sparkling Ice Wine)"으로, 추운 겨울, 연인과 함께 담요 덮고 마시면 좋으며, 캐나다 나이아가라의 이니스킬린에서 생산한 17만원대의 스파클링 아이스 와인입니다. 바삭한 맛과 꿀떡처럼 쫄깃하고 끈적한 맛이 조화를 이루어 청포도나 꿀에 절인 배와 함께 눈쌓인 날 마시기에 좋습니다.


   열째, "샤토 라 투르 블랑슈(Chateau La Tour Banche)"로, 크리스마스 디너 디저트로 마시기에 좋으며, 프랑스 소테른의 샤토 라 투르 플랑슈에서 생산한 20만원선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우아한 토종꿀과 같은 단맛이 좋아 디저트 와인으로 즐기기에 좋으며, 푸아그라나 배와 같은 과일과도 함께 마시기에 좋습니다.




제6장, "가족 지지도 훌쩍 오르는 와인 15종"

   와인 생산은 보통 가족이 대를 물려가며 경영하고 운영합니다. 가족과 함께 고민하고 찾아낸 비법을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장인 정신으로 만드는 술이 와인이기 때문에, 가족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다양한 맛의 와인들을 소개하고, 골라 마실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줍니다. 

   첫째, "율리우스피탈 입훼페 율리우스 에시터 베르그 리슬링 아우스레제(Juliusspital

iphoter Julius-Echter-Berg Riesting Auslese, Franken)
"로, 누나 생일날, 디저트로 즐기기에 좋으며, 독일 알자스의 율리우스피탈에서 생산한 4만원대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꿀에 고급스러운 흑초를 탄 듯 향기롭고 우아한 향에 뒷맛이 깔끔해서 비빔밥이나 약식, 티라미슈와 함께 마시기에도 좋습니다. 


   둘째, "트림바크 게뷔르츠트라미너(Trimbach Gewurztraminer)"로, 어머니와 마주 앉아 함께하기에 좋은 와인이며, 프랑스 알자스의 크림바크에서 생산한 7
만원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달콤한 과일과 꿀 향이 가득하고 쌉싸레한 끝맛이 있어 남자들도 좋아하며, 후추가 뿌려진 크림 파스타와 고추장 비빔밥에도 좋습니다. 


   셋째, "페랑 꼬뜨 뒤 론 루즈(Perrin Reserve Cotes Du Rhune Eouge)"로, ‘엄마표’ 카레에 곁들이면 좋을 와인인데, 프랑스 남부 론 지방의 페랑 에 피스에서 생산한 3만원의 레드 와인입니다. 고추의 매콤한 향과 체리 향이 두드러지는 탄닌의 진한 맛 덕분에 카레나 제육 볶음과도 잘 맞습니다. 
                                                     페랑 꼬뜨 뒤 론 루즈

   넷째, "프란시스 코폴라 다이아몬드 시리즈 블랙 라벨 클라렛(Francis Coppola Diamond Series Black Label Claret)"으로, 가족끼리의 단합이 필요할 때 좋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의 루비콘 에스테이트에서 생산한 7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달콤한 향이 물씬 풍기며, 따라 놓은 뒤 30분이 지나면 빵구운 맛과 매운 맛이 나서 쇠갈비와 돼지 목살 바베큐에 함께 마시기에 좋은 와인입니다.
트림바크 게뷔르츠트라미너

   다섯째, "세게지오 올드 바인 진판델(Aeghesio Old Vine Zinfandel)"로 복분자주를 드시는 아버지와 마시기에 좋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소노마 카운티의 세게지오에서 생산한 14만원의 레드 와인입니다. 후추와 딸기, 초콜릿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탄닌의 부드러운 끝맛이 매콤해서 소꼬리찜이나 돈가스와 함께 마시기에 좋습니다.

   여섯째, "피오 체사레 바롤로(Pio Cesare Barolo)
"로, 집안에 우환이 닥쳤을 때 마시기에 좋으며,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피오 체사레에서 생산한 13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흙내음이 나면서 달콤한 쨈 향이 향긋하며 부드러운 탄닌이 오래 남아서 쇠고기 카르파치오나 구운 버섯을 곁들인 스테이크 요리와도 잘 어우러집니다.



   일곱째, "쉐이퍼 까베르네 소비뇽(Shafer Cabernet Sauvignon)
"으로, 아버지와 스테이크를 썰면서 한 잔 기울이기에 좋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 밸이의 나파 밸리에서 유기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하여 생산한 15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코를 자극하는 과일 향과 민트 향, 매력적인 탄닌이 어우러져 목넘김이 부드러우며, 뉴욕식 스테이크와 마시기에 좋습니다.  

   여덟째, "앙또냉 기용 샹볼 뮈지니 끌로 뒤 빌라주 모노폴(Antonin Guyon Chambelle-Musigny Clos Du Village Monopole)"로, 할아버지 생신날, 온 가족이 모여 즐기기에 좋으며, 프랑스 부르고뉴의 앙또냉 기용에서 생산한 20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성숙한 과일 맛은 덜하지만,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촉감에 버섯 샐러드나 블루 치즈와 마시기에 좋습니다.


   아홉째, "샤토 브랑 깡뜨냑(Chateau Branne-Cantenac)
"으로, 내 아이의 빈티지 와인으로 좋으며,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브랑 깡뜨냑에서 생산한 22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우아한 과일 맛에 바닐라 향이 부드러워서 레드 와인 소스의 스테이크와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해에 사두었다가 20살이 되는 해에 마시면 좋을 금색 라벨의 와인입니다.

세게지오 올드 바인 진판델

   열째, "샤토 지스쿠르 마고(Chateau Giscours)"로, 내 생일날, 가족에게 대접하면 좋으며,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지스쿠르에서 생산한 22만원의 레드 와인입니다. 잘 익은 과일 향과 참나무 향, 보송보송한 탄닌의 맛이 쫄깃한 고기와 함께 마시면 대비를 이루어 맛을 더하며, 우설 구이나 쇠고기 튀김에도 좋습니다.


   열 한째, "샤토 칼롱 세귀(Chateau Calon-Segur)"로,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에 챙겨 드리면 좋으며,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칼롱 세귀에서 생산한 25만원선의 레드 와인입니다. 잘 익은 과일처럼 특유의 질감과 탄닌의 부드러운 맛이 기분을 좋게하여 편육이나 수육, 독일식 소세지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열 두째, "레 포르 드 라투르(Les Forts De Latour)
"로, 와인을 처음 가르쳐 준 삼촌과 함께 마시기에 좋으며,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라투르에서 생산한 30만원선의 레드 와인입니다. 산딸기 계열의 쨈과 같은 단 맛과 철분의 느낌이 더해져서 부드러운 여운이 훌륭하며, 쇠갈비와 차돌박이구이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열 셋째, "샤토 오 브리옹(Chateau Haut-Brion)"으로, 지금 사두었다 20년 뒤 가족 모임에서 마시면 좋은 와인이며,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오 브리옹에서 생산한 60-200만원대의 고급 와인입니다. 송로 버섯 향과 과일 향이 은은하며, 두부처럼 부드러운 촉감에 뻑뻑한 탄닌의 질감이 살아 있어 너비아니구이와 블루 치지와 함께 마시며 좋습니다.


   열 네째, "샤토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로, 어머니, 아버지의 환갑 가족 모임 때 마시기에 좋으며, 프랑스 보르도의 샤토 무통 로칠드에서 생산한 90-200백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은은한 허브와 땅콩, 담배, 후추 향, 부드러운 탄닌의 맛이 조화로워서 담백한 크래커나 연한 소스의 고기 요리와 잘 맞습니다.
                                                                                                        바바 로제타

   열 다섯째, "바바 로제타(Bava Rosetta)"로, 아버지에게 자신의 의견을 고찰시키고 싶을 때 마시기 좋으며, 이탈리아 피에몬테의 바바에서 생산한 5만원대의 레드 와인입니다. 얼음을 넣어 마시면 은은한 장미 향과 상큼한 레몬 향을 즐길 수 있으며, 꿀을 곁들인 고르곤졸라 피자나 쭈꾸미 불고기와 마시면 더 좋습니다.



     와인 초보자들을 위한 간략한 안내서이자, 소개서

   이처럼 각각의 분위기와 술자리에 맞는 와인을 소개하고, 어울리는 음식과 맛있게 먹은 비법을 추천하고 있는 '80가지 와인에 관한 작은 책'에 대한 정리를 모두 마칩니다. 그 '내 손에 들어오는 80가지 와인 수첩"에 대해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총정리합니다.

   첫째, 이 책은 지은이 이정윤이 홀로 즐기기에서부터 연인이나 가족 모임과 회식 자리, 비즈니스 미팅 등 분위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80가지의 적절한 와인들을 간략하게 추천한 '와인 안내서'입니다. 그러므로 와인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와인 초보자들을 위한 안내서로 강력, 추천합니다.


   둘째,
또한 109쪽의 작은 크기의 소책자여서 여자라도 가방에 소지하고 다니며 적절히 활용하기에 좋은 책입니다. 와인에 대해 관심과 사랑이 있고, 한번 총정리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회 초년생이나 직장인, 특히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와인 소개서'로 추천합니다.

   셋째, 책의 겉 모습은 반양장 표지이며, 길이도 109이고, 크기는 185×130mm로 가장 작은 형태의 책입니다. 그래서 내용과 분량도 그리 길지 않지만 평소 많이 알 수 없었던 낯설고도 복잡 다양한 와인에 대한 주제이며, 일반 독자들다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되었으므로,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입니다.

   넷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오타는 발견되지 않았고, 어법이나 어순, 띄어 쓰기가 잘못된 부분도 다행히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2009년 11월 10일에 초판 1쇄로 발행된 신간입니다. 도서출판, '우듬지'의 의 이런 출간 준비와 수정, 편집, 관리 대체로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째, 다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대체로 쉽고 간략하게 정리된 기초 안내서라고 할 수 있는데, 와인에 대한 초보적인 설명과 친절한 기초 상식, 그 외 자세한 정보가 요구되며, 관련 내용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생산 지역별 특징이나 전통적인 가문과 생산 업체, 포도 품종, 전문 용어들, 마실 때 필요한 관련 소품들, 그리고 빈티지 챠트와 같은 기초적인 관련 정보들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개인적으로는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상으로 '내 손에 들어오는 80가지 와인 수첩'에 대한 독서 후기를 갈무리합니다. 소지하기에도 편리해서 간편하게 애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유용하게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한편 해군 천안함의 침몰 사고와 관련하여 정부와 군 당국의 일관성 없는 답답한 대응에 속이 터질 지경입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규명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지, 진심으로 실종자들의 구명에 관심이 있어 수색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40여 명이나 되는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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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분위기 살려주는 80가지 와인 안내서, '와인 수첩' - 이정윤, 우듬지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10-04-01 11:47 
    음식 문화의 다양성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음식 문화와 조리 방법의 다양성, 인체에 이로운 요리 비법 등은 그 어느 것에 견줄 수 없는 크나큰 축복이라고 자부합니다. 우리 민족처럼, 산야에 흩어져 있는 갖가지 다양하고 하찮아 보이는 음식 재료들까지도 꼼꼼하고 알뜰하게 활용해 숨은 보석처럼 꾸려온 나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음식 문화 가운데 술과 와인 문화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즐겼던 선조들 덕분..
 
 
 
<빼앗긴 내일>을 리뷰해주세요.
빼앗긴 내일 - 1차세계대전에서 이라크 전쟁까지 아이들의 전쟁 일기
즐라타 필리포빅 지음, 멜라니 첼린저 엮음, 정미영 옮김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전쟁'하면 어떤 생각들이 먼저 떠오르나요?"

   오늘 소개할 이 책의 주인공들이 전쟁터 안에서 느낀 경험과 전쟁일기 속에서 살펴보면, "두려움, 고통, 불안, 공포, 우울, 암울, 증오, 겁, 걱정, 슬픔, 절망, 신음"과 같은 최악의 부정적인 감정이 담겨있는 단어들입니다. 심지어 행복이란 느낌을 모른다고 토로합니다. 아주 어린 초등학교 친구들부터 고등학교 친구들과 군인이 마음으로 쓴 일기 글에 나타난 말입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난 거의 모든 전쟁의 이야기들이 다 나옵니다. 가장 오랜동안 지속되었던 1, 2차 세계대전을 비롯하여 베트남 전쟁과 보스니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그리고 이라크 전쟁을 겪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한 군인이 쓴 8편의 전쟁 일기집을 엮어놓은 책입니다. 우리의 광복과도 연관이 있는 제 2차 대전 중에 일본이 지휘하는 포로 수용소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어린 시절 펴낸 전쟁 일기를 책으로 펴내서, '사라예보의 안네 프랑크'란 별명을 얻은 평화운동가 즐라타 필리포빅의 세르비아-크로아티아 분쟁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 평화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작가 멜라니 챌린저는 1년에 걸쳐 어린이와 청소년이 쓴 전쟁 일기를 수집해 왔습니다. 절판된 옛날 책이나 전쟁 박물관의 전시물, 유태인 인권 단체의 소장품 등에서 발굴된 것들입니다.

   100년 동안의 전쟁에 관한 생생한 현장 기록

   그렇게 모아 온 총 14편 가운데, 고른 8편의 생생한 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오늘의 책, "빼앗긴 내일"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주제와 감성들만 발췌해 묶었다고 합니다. 1914년부터 2004년까지, 100년도 훨씬 넘는 시간 동안 쓰인 전쟁 일기입니다. 지난 1세기 동안의 전 세계는 거의 전쟁으로 점철된 지구였음을 말해주는 역사의 살아있는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기로 전쟁에 대한 기록을 남긴 그 지은이들의 국적도 독일, 싱가포르, 폴란드, 미국, 보스니아,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이라크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그 현장도 마찬가지인데, 민간인 포로 수용소에서부터 집의 지하실 은신처와 전투 현장까지 처한 상황도 다 다르며 다양합니다.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전쟁 속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편, "피테 쿠르(제 1차 세계대전, 독일)의 일기"는 1914년 8월에서 1918년 11월까지 5년 여에 걸쳐 '슈나이더밀'이라는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쓰여진 것입니다. 이 마을은, 베를린에서 음악학원을 하던 어머니와 떨어져서 15살 오빠 그레텔, 할머니와 함께 살던 곳입니다. 13살 소녀가 엄마의 권유로 쓰기 시작한 글이어서인지, 전쟁의 시작에서부터 종결까지 그 현장의 기록이 생생하고 무척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적군이었던 러시아의 포로들이나 벨기에 부부의 무덤까지 마을 뒷 산에 새로 늘어난 공동묘지에 들꽃 다발을 만들어 찾아가는 순수한 영혼들의 이야기입니다.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부부가 사라예보를 방문하자, 세르비아인이 총격하여 암살되면서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전쟁을 선포합니다. 러시아가 세르비아 편에 서고, 헝가리와 독일, 프랑스가 가담하면서 시작된 1차 세계대전입니다. 중위로 복무 중인 막내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는 옆집 부인의 눈물을 보고는, 눈이 짓무르도록 울었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4년째 전쟁이 계속되고 감자와 같은 식량마저 다 떨어진 어느 날, 쿠르는 오빠와 함께 빵가게에서 설탕물이 발라진 달팽이 빵을 하나씩 훔쳐 먹으면서 줄곧 서로를 빤히 쳐다보며 웃었고, 양심의 가책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아이들의 양심마저 갉아먹는 전쟁의 실상이 가슴아프게 합니다.

   둘째 편, "실라 알란(제 2차 세계대전, 싱가포르)의 일기"는 1941년 12월부터 1945년 11월까지 5년 동안에 걸쳐 '싱가포르'의 '창이 수용소'에 민간인 포로로 붙잡이면서 그 속의 생생한 현장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국과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점령하려던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면서 서방 강대국들과 마찰을 일으켰고, 싱가포르에 있던 영국의 군사기지 점령으로 반발과 미국의 진주만 공격으로 대치상황을 만듭니다. 공습경보와 해제경보가 반복되던 어느 날, 싱가포르에 살고 있던 실라는, 악명 높았던 일본의 '창이 포로수용소'에 부모와 함께 수감됩니다. 말도 할 수 없고, 엄마 아빠도 만날 수 없으며, 굶주림, 이질, 각기병, 말라리아와 같은 온갖 질병으로 고생하면서 전쟁은 인간의 착한 본성도 나쁘게 바꾸어 놓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생활이 4년째 계속되던 7월 15일에는, 고구마를 심고자 밭일을 나갔다가 흙구덩이에 분홍색 벌레가 바글바글한 것을 보고는 좋은 생각을 떠올립니다. 벌레를 깡통에 모아 가져간 다음, 불에 익혀 쪼글쪼글해진 것들을 배가 너무 고파, 눈 딱 감고 집어 먹었다고 사실대로 고백합니다. 소금을 뿌렸더니 바삭바삭한 베이컨 껍질 맛이 났고, 머릿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으며, 미쳤다고 할까 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토로하고 있습니다. 해방 후, 수용소에서 돌아가신 호주인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호주에서 유능한 간호사가 된 실라의 이야기는 후에 "창이여 안녕"이라는 영화로도 기록되었습니다.

   셋째 편, "클라라 스왈츠(제 2차 세계대전, 폴란드)의 일기"는, 2차 세계대전 동안 히틀러를 중심으로 한 독일의 나치스 정권이 유럽 유대인들을 말살하고자 대학살하던 1942년 여름부터 1944년 7월까지 2년 동안, 지하실에서 가족과 함께 숨어 지냈던 15살의 유태인 소녀 클라라에 의해 쓰여진 것입니다. 17명이나 되는 클라라 일행은 독일인 벡씨 부부 덕분에 숨 막히게 답답한 그 집 지하실에서 몸을 숨겨 살면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나치스의 많은 비밀경찰들이 그 집에 신세를 졌고 지하로 통하는 방의 입구 바로 위에 있는 침대에서 잠을 자고 갔지만, 그런 아슬한 위험의 등잔 밑과 벡씨 부부의 아량이 오히려 그들을 보호했습니다. 너무나도 무더운 날씨와 습한 공간 탓에 짚으로 만든 요를 깔고 팬티만 입은 거의 알몸과 굶주림으로 숨도 편하게 쉬지 못한 채 공포 속에 지내야 했으며, 곧 "죽음의 공포에서 살아남기"였다고 회상합니다.

     인간의 생존권과 기본권마저 말살되는 전쟁의 진실에 대한 고발

   넷째 편, "에드 블랑코(베트남 전쟁, 미국)의 일기"는,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던 베트남을 프랑스가 다시 식민지로 삼으려는 노력을 미국이 지지하면서, 공산주의의 북베트남과 비공산주의의 남베트남으로 갈라져 분단된 상황을 맞았으며, 북쪽은 소련이 남쪽은 미국이 필요한 군대와 물자를 지원하던 1967년 11월에서 1968년 5월까지 파견된 해병대 소속,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한 병사에 의해 기록되었습니다. 글쓴이는 새로움 모험과 경험을 기대했지만, 베트남의 낯선 환경과 적군인지 아군인지도 구별하기 어려웠던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토로합니다.


   베트콩 진지를 공습하고 수색하다가 되려 공격을 받아 부상을 당하기도 하고, 땅 굴 속을 총격했다가 엄한 시민들만 쏘아 죽인 현실에 할 말을 잃었다고 썼습니다. 기습공격을 감행했던 어느 날 새벽, 총격전과 로켓포 공격을 받은 끝에 파편들을 맞고 턱과 목, 뒤통수에 총을 맞고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두려움에 떨며 야전병원으로 이송됩니다. 턱을 철사로 잇는 수술과 치료 중에도 친구들의 사망 소식을 계속 들어야 했고 그런 죽음과의 사투에도 불구하고 다시 육군 보병중대에 합류했다고 회상합니다.

   다섯째 편, "즐라타 필리포빅(보스니아 전쟁,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일기"는, 보스니아의 세르비아인 민병대가 동쪽 국경 마을을 장악하고 수도인 사라예보를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의 1991년 9월부터 1993년 12월까지 3년 여에 걸쳐, 사라예보에서 피아노를 배우고 지역 합창단원으로도 활동했던 초등학교 5학년 소녀에 의해 쓰여졌습니다. 결혼식도 아수라장이 되고 빵도 살 수 없으며, 사방에서 포탄이 떨어지는 가운데 춥고 더럽고 어두컴컴하고 퀴퀴한 지하실에서 생활했던, 공포와 절망이 가득한 최악의 날들이었다고 기록합니다. 4시간이나 줄을 서서 보급품을 받고 연료로 쓰기 위해 공원과 오솔길의 나무들을 괴롭혔으며, 먹을 것이 없어 20kg 이상 몸무게도 줄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섯째 편, "시란 젤리코비치(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이스라엘)의 일기"는, 오늘날까지도 수십년에 걸쳐 끊이지 않고 있는 기독교도인 이스라엘 사람들과 이슬람교도인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 예루살렘을 놓고 벌이는 잔인한 폭력의 사례에 대해, 최근인 2002년 4월부터 6월까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막내로 태어난 15살의 소녀, 시란 젤리코비치가 작성한 현장 기록입니다. 마음대로 집 밖을 돌아다닐 수 없었고 식량도 구할 수 없었던 가장 슬픈 생일에 대해 하소연합니다. 또래의 여자들이 자살 폭탄 테러에 뛰어드는 놀라운 일에 대해 적었으며, 건물이 날라가버리고 어린 꼬마들의 몸뚱이 일부가 나뒹구는 것을 보며 울었던 당시를 생생하게 기록했습니다. 시란은 학살도, 전쟁으로 인한 죽음도, 자살폭탄테러도 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일곱째 편, "메리 헤즈보운(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팔레스타인)의 일기"는, 이스라엘의 건국과 주변 중동지역 아랍국가들의 강한 반발로 시작된 팔레스타인 분쟁이 있었던 2002년 4월부터 2004년 11월까지, 기독교를 믿는 팔레스타인 부모 아래 베들레헴에서 맏딸로 태어난 19살 소녀 메리에 의해 쓰여졌습니다. 안전한 삼촌네 집에서 함께 지내게 된 메리는, 창문을 담요로 다 덮어 햇빛을 볼 수 없는 꼭 무덤과 같은 집이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닥치는 대로 쏴 죽이고 걸핏하면 물건과 보석을 갈취해 갔으며, 마을은 쑥대밭이 되어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버렸다고 토로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독립국가에서 배불리 먹으며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지금도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굶어 죽거나 흙탕물을 퍼마시며 헐벗고 자는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달라고 당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덟째 편, "호다 타미르 제하드(이라크 전쟁, 이라크)의 일기"는, 미국과 영국 군대가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몰아낸다는 명목으로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던 2003년 3월 20일부터 2004년 1월까지, 이라크의 남부 도시 나시리아에서 태어난 고등학교 3학년의 소녀 호다가 쓴 것입니다. 대학에 다닐 날만 기다리던 호다는 귀청이 찢어질 것처럼 때리는 총과 비행기의 폭격 소리로 미칠 것 같은 나날을 보냈으며, 다시 단조로웠던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고 그 땅에 평화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당시의 심경을 토로하였습니다. 역사적인 유물과 문명, 재산을 모두 도난당한
이라크는 눈물과 한숨만 남았으며, 갖가지 폭탄 테러는 슬픔과 피를 말리는 두려움을 안겨 주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라크를 비롯한 모든 아랍 국가에 안전과 평화가 든든하게 뿌리내리기를 기원한다고 정리합니다. 


   이상으로 세계 각국의 전쟁 속 현장에 있었던 산 증인들의 기록이요, 역사인 일기 글에 대한 정리를 모두 마칩니다. 이를 통하여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8가지로 정리함으로써, 이에 대한 독서 후기 글을 마무리지으려고 합니다.

     전쟁에 대한 독서 토론용 교육자료로 활용하기에 좋은 책

   첫째, 그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8명의 글쓴이들의 숨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전쟁도 인간의, 특히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과 같은 '약자들의 아주 기본적인 생존권이나 인격권'을 절대 보장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더 되새길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이 책은, 실제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주인공들이 그날그날의 사건들을 일기로 쓴 '생생한 현장 기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 아픔과 슬픔, 고통, 참을 수 없는 공포, 불안, 증오 등 최악의 심리상태를 실제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몇 가지 발견됩니다. 셋째, 인쇄된 책의 '편집과 갈무리'가 아쉽습니다. 위와 아래, 왼쪽과 오른쪽으로 바깥쪽 여백이 거의 없고, 오히려 책갈피의 안쪽 여백이 더 넓어서 시선이 자꾸만 산만하게 흩어졌습니다. 헌 책을 재활용한 듯 보입니다. 사실 제 평생에 이렇게 허술하게 편집된 책은 처음 봅니다.

   넷째, '번역과 문맥의 맞춤법이 어색'한 곳이 종종 발견되었습니다. 대부분은 초, 중, 고등 학생들이 쓴, 문법적으로도 비교적 쉬운 일기 형식의 글이라고는 하나, 독일에서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8개국에 이르는 언어를 번역하고 적절하게 의역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본래의 일기조차 어색한 문장이 많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오타'도 발견된 점은 큰 안타까움이었습니다.

   다섯째, 단순한 일기가 아닌 조금더 감각적인 영화로 재탄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에 사는 소녀 실라의 "창이 수용소"에 수감된 현장 기록이 영화화되었던 것처럼, 다른 이야기들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른 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훨씬 더 효과적인 교육용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섯째, 글 쓴이가 대부분 '학생'들
입니다. 윗 글을 간략하게 요약하며 정리한 글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베트남에 파병된 미국 병사를 제외하면, 7명의 지은이 모두가 초등학생을 포함한 중, 고등 학생들입니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해석한 전쟁에 관한 교육용 자료로 활용하기에 적절해 보입니다.

   일곱째, 그러나 대학생이나 직장인을 포함하여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전쟁터를 찾아 현장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 한 장이 더 실감나고 인상에 더 자극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현장의 순간순간의 지속된 경험을 이보다 더 실감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여덟째, 더 좋은 활용 방법은 '독서토론'을 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부모나 어른들이 먼저 읽고 아들, 딸이나 조카와 함께 읽은 소감을 토론을 한다면, 전쟁에 대해 깊이있는 통찰을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곧 다가오는 '한국전쟁' 기념일을 대비해 활용을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물론 학교에서 한 단원씩 읽고 친구들이 함께 토론을 해보는 것도 전쟁 관련 교육에 효과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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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빼앗긴 내일, 전쟁터 속 경험자들의 현장 기록 - 즐라타 필리포빅, 멜라니 첼린저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10-03-24 18:37 
    "'전쟁'하면 어떤 생각들이 먼저 떠오르나요?" 오늘 소개할 이 책의 주인공들이 전쟁터 안에서 느낀 경험과 전쟁일기 속에서 살펴보면, "두려움, 고통, 불안, 공포, 우울, 암울, 증오, 겁, 걱정, 슬픔, 절망, 신음"과 같은 최악의 부정적인 감정이 담겨있는 단어들입니다. 심지어 행복이란 느낌을 모른다고 토로합니다. 아주 어린 초등학교 친구들부터 고등학교 친구들과 군인이 마음으로 쓴 일기 글에 나타난 말입니다. 전 세계에서 일어난 거의 모든 전쟁의..
 
 
 
<헤세의 예술>을 리뷰해주세요
헤세의 예술 -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다 헤르만 헤세 : 사랑, 예술 그리고 인생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켈스 엮음, 이재원 옮김 / 그책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준 중요한 책들이 몇 권씩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인생에도 계속 찾아올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내 생애 그 어떤 것과 바꾸기 힘든, 내 평생 잊지 못한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 있는 중요한 이야기와 그런 책들이 몇 권씩은 다 있을 것입니다.

   그런  책들을 쓴 작가들 가운데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스위스, 1877-1962)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단골 작가가 아마도 헤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쓴 심리소설과 철학적인 수필들, 시, 우화집, 비평집 등을 통하여 문학의 즐거움을 탐닉했던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앞 글의 '나를 만든 5권의 책'에서도 밝혔던 것처럼, 저 역시 헤세의 감성에도 영향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이처럼 일생을 헤세의 문학에 빠져 탐닉하며 헤세를 연구했던 폴커 미켈스
(Volker Michels)란 독일 작가가 있습니다. 가 편집해 만든 헤세 전집(3권, 인생, 사랑, 예술) 가운데 '헤세의 예술'이란 수필집을 지금 읽고 있습니다.

     영혼의 떨림을 묘사한 언어, '헤세의 예술'

   이 책을 엮은이, 미켈스는
독일 프라이부르크(Freiburg)와 마인츠(Mainz) 대학에서 의학과 심리학을 전공하였습니다. 1970년부터 독문학을 가르쳤으며 주어캄프(Suhrkamp)와 인젤 출판사(Insel Verlag)에서 편집자로 일해 왔습니다. 특히 주어캄프에서 헤르만 헤세 유고집을 출판하는 일에 헌신하여 20권으로 된 최초의 헤세 전집을 발간하기도 하였습니다.
 

   1990년에는 헤세의 고향 칼브(Calw)에 대형 박물관을 건립하는 일을 담당하였습니다. 현재는 40년 동안 근무한 주어캄프 출판사를 퇴직한 후, 계속 헤세 작품을 연구, 편집하는 일에 몰두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헤세의 글을 엮은 '헤르만 헤세, 내게 손을 내밀다', '화가 헤세', '헤르만 헤세의 시와 음악' 등을 국내에 새로 선보였습니다.


   1946년 노벨 문학상과 괴테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전 세계 60여 개국의 언어로도 번역된 헤르만 헤세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알아보고 정리합니다. 위키백과의 내용과 이 책의 헤세연보(p. 205-212)에 의하면, 헤세는 1877년 독일 남부 슈바벤(Schwaben) 주에 있는 칼브(Calw)에서 개신교 선교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Johannes Hesse)는 인도에서 선교활동을 한 적이 있는 선교사였고, 외삼촌 빌헬름 군데르트(Willahelm Gundert)는 일본에서 활동한 교육가로 불교연구의 권위자였으며, 외할아버지 헤르만 군데르트(Hermann Gundert)는 유명한 인도어 학자였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헤세가 동양사상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고 작품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14세 때인 1891년 명문 개신교 신학교이자  마울브론 수도원(Maulbronn Monastery) 기숙 신학교에 입학했지만, 부적응과 신경쇠약증 발병으로 1년 만에 중퇴하였습니다. 이때의 경험은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에서 비판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시계 부품공장 견습공과 서점 점원 등을 전전하면서 2년간 방황하던 헤르만 헤세는 튀빙겐(Tübingen)에서 서점 점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때 비로소 삶의 안정을 찾습니다. 1904년 '페터 카멘찐트(향수)'를 통해 헤세는 일약 독일어권에서 유명한 작가가 되었으며, 이후 그는 성공적인 작가의 길을 걷습니다.

   헤세는 제1차와 제2차 세계대전을 경험하였는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반전주의적인 태도로 극우파들의 애국주의에 반대했다가 독일에서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의 이러한 돌출된 행동은 당시 지식인들이 전쟁을 비판하기는 커녕, 오히려 전쟁을 지지하고 다른 민족에 대한 미움을 부추기기까지 하는 극우성을 보이는 것에 대해 실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식민지로 전락한 아시아를 보면서 환멸을 느낍니다.

   아시아 여행경험(1911년)으로 느낀 사해동포주의(인류를 하나의 세계시민으로 보는 입장)도 그가 애국주의를 반대하는 집필의 배경이 되었으며, 이때 나온 작품이 '데미안'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인쇄하지 못하게 한 히틀러(Adolf Hitler, 오스트리아, 1889-1945)의 탄압을 받았으며, 1923년에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였습니다. 우울증과 자살시도, 2번의 이혼과 3번의 이혼 등 굴곡의 삶을 살다가, 1962년에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헤세의 예술(Kunst-Die Sprache Der Seele, 예술-영혼의 언어, 2008)'은, 폴커 미켈스가 헤세의 글 가운데 '예술'의 유명한 문장만을 엄선해 엮은 책입니다. 헤르만 헤세의 시와 소설 같은 본격적인 문학 작품은 물론 수필, 신문 기고문, 아들과 연인, 친구에게 보냈던 수많은 편지와 쪽지 글 등을 거의 모두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모두 5단원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예술의 가치와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1단원, "예술은 사랑과 위안이다"에서 헤세는 예술에 대해 , '예술은 영혼의 언어이며, 내면의 떨림을 표현하고 보존하는 기술'이기도 하며, '이성과 마법이 하나가 되는 곳에 모든 수준 높은 예술의 비밀이 있을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또한 우리 자신과 세상의 절박한 고통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두해 있을 때 아름다움과 예술만큼 밝고 쾌활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며 현실 속에서 인간 정신을 구원하는 것이 곧 예술의 가치임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모든 예술, 특히 문학은 단순한 만족이 아닌 위안이자 해명으로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힘을 북돋워줌으로써 삶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며 그 실용적인 목적에 대해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예술을 통해 정신성과 육체성, 자연과 문명, 선과 악, 삶과 죽음의 대립을 극복하고 조화를 추구하며 인간성을 회복하라고 설명합니다.

   제2단원, "예술가 정신"에서 헤세는, 사람들이 정신과 미적 감각을 존중하도록 하려면, 그것을 강요하지 말고 오히려 그 반대로 보기 드문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그리고 예술가는 거짓말을 할 수 없으며 자신이 지니지 않은 것을 보여줄 수 없으므로, 예술가는 어떤 사물을 사랑하는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제3단원, "작가로 산다는 것은
"에서 헤세는, '자신의 글로 인해 인생을 바꾸고 선(善)의 의지를 굳힌 독자를 단 2명이라도 발견한다면, 독서를 단지 즐거움이나 교양으로만 생각하는 독자 10만 명과 맞먹는다'며 작가와 글의 진정한 가치와 목적은 독자에게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편집자'를 적(敵)이라고 단정짓고 있는데, 편집자가 작가에게 쓰라고 권고하는 것만 쓰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해명합니다.

   헤세가 이 책을 편집한 폴커 미켈스에게 던지는 일침같아서 홀로 웃음짓게 만드는 글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헤세는 '삶과 글쓰기의 작업적인 질은 속이거나 모방할 수 없다'는 고백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글쓰기의 어려움과 작가로서의 고충을 토로하고 일깨웁니다. 한편 진정한 예술 창작물이란, 우리가 그 작품을 읽고 개인적인 경험이나 사랑의 꿈과 섞여 영혼의 삶에 새로운 색채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이라는 설명에 저 역시 충분히 공감했습니다.


   제4단원, "언어의 마법
"에서 헤세는, '문학은 화합할 수 없는 것을 화합시키고,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 되게 만드는 그런 마술과도 같은 공간을 창조한다'며 문학의 힘과 위대함에 대해 피력합니다. 또한 '오늘날 지상에서는 진정한 마법이 드물어졌다 해도 예술에서는 계속 살아 있다'며 예술과 언어의 마법같은 힘에 대해 강조합니다.

   그리고 문학은 과거와 오늘이 맞닿는 입구인데, 진솔한 고백의 언어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작가의 독자성과 감성의 세계가 독자의 개성과 독립적인 연상의 세계와 부딪치고 한데 섞일 때, 그 순간 곧바로 새롭고 생생한 또 다른 세계가 탄생되는 것이 바로 문학의 위대한 결합이요 소통의 속성이라고 설명합니다.

   제5단원, "시, 고독의 유희"에서 헤세는, '시의 탄생은 해방이고 호소이며 절규, 한숨, 몸짓, 어떤 체험이 끓어오르는 것을 억제하거나 그것이 의식되도록 하려는 영혼의 반응이며, 마술적이고 음악적이요, 완전하게 의식된 고독의 유희'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므로 시는 번역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심지어 정신 나간 불가능한 시도라고 단정 짓습니다.

   또한 '시를 짓는 창작 활동(詩作)을 통해 상처를 치유할 수 있으며, 시를 읽는 것은 모든 문학적 향유 가운데 가장 고귀하고 가장 순수한 것'이라고 예찬합니다.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시를 읽는 것보다 형편없는 시를 쓰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게 해주며, 무의식적으로 시를 쓸 때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합니다.

   또한 시는 형식, 언어, 운율의 선택과 감정이 아닌 이성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며, 엄격한 집중 속에서 노동과 극히 고통스러운 점검, 세심한 퇴고 작업을 통해 비로소 의식적으로 써진다며 장인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헤세의 애독자들이여! 사랑하라, 그리고 지금 당장 시 한 편을 써보라, 분명 행복해지리라!



   이와 같이 헤세의 시와 소설, 우화집, 인생과 세계에 대한 비판적인 통찰을 담은 편지와 쪽지 글 가운데에서 '예술'과 관련한 글들만을 모아 편집하고 엮음으로써 예술의 위대함과 시를 쓰는(詩作) 행복에 대해 찬양한 폴커 미켈스의 수필집을 모두 정리합니다. 그 책 <헤세의 예술>에 대해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총정리합니다.

     예술의 위대함과 시작(詩作)의 행복을 찬양한 수필집

   첫째, 이 책은 폴커 미켈스가 헤세의 수많은 글들 가운데 '예술'과 관련한 생각과 의견, 비평들만을 모아 소개한 수필입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예술'과 관련하여 헤세가 목적을 가지고 따로 정리해 쓴 글이 아니고, 단편적인 글들을 중간중간 따로 떼어 짜깁기한 형식의 글입니다.

   따라서 예술에 대한 심도 있는 글일 수가 없으며, '예술'과 관련하여 헤세의 주장이 확실하게 피력(披瀝)된 글도 아닙니다. 그래서 점차 읽다 보니, 자세한 설명이 부족하고 내용의 맥이 끊기기 일쑤여서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쉽고 안타까웠기 때문이며, 조금더 깊이 있는 글이 그리워집니다.


  
둘째, 물론 부담없이 '
예술' 관련 글귀나 문구(文句)를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더 없이 좋을 헤세 수필로 추천합니다. 그리 두껍지도 않고 내용도 그리 무겁지 않기 때문에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읽거나 여행을 떠날 때 휴대하며 사유하기 좋은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셋째, 책의 겉 모습은 양장 표지이며, 길이도 212이고, 크기는 185×125mm로 가장 작은 형태의 책입니다. 그래서 내용과 분량도 그리 길지는 않지만 평소 많이 생각하지 않는 낯설고도 예술적인 주장이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에게는 읽는 속도도 느려지고 다소 편안하게 읽어야 하는 책으로 편집되었습니다.

   넷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오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번역된 책이어서인지 단지 어법이나 어순어색한 부분이 몇 군데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있습니다'체와 '있다'체가 어떤 규칙도 없이 번갈아 혼재되어 쓰이고 있는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무슨 다른 의도가 있는지 생각하고 또 신경 쓰이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였습니다. 한글로 옮긴 이재원의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출판사의 실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별도로 해명을 하지 않는 한, 독자들에게는 다소의 불편과 의혹의 요소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얼마 전인 2009년 6월 5일에 초판 1쇄로 발행된 신간입니다. 흥미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이 연말에 숨을 고르기 좋은 책입니다. 그러므로 '그책'의 이런 출간 준비와 수정, 편집, 관리 대체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다섯째, 폴커 미켈스의 이 '헤세의 예술'은 체계적으로 정리된 심도있는 글은 아닙니다. 하지만 엮은이 미켈스의 헤세에 대한 연구와 관련 글의 수집, 열정, 그리고 편집 능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이며, 읽는 내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 뿐이었습니다.

   5단원으로 나뉜 각 글들이 극히 짧고 단편적인 글이긴 하지만 나름의 주제와 형식으로 독자들을 헤세의 매력 속으로 끌어 들입니다. 헤세의 '예술을 통한 현실적인 구원론'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이번 겨울 방학을 맞은 중, 고등, 대학생들이 읽을 만한 좋은 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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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말아요, 티베트>를 리뷰해주세요.
울지 말아요, 티베트 - 히말라야 넘어 달라이라마를 만나다 맛있는 책읽기 6
정미자 지음, 박선미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제 64주년을 맞은 우리의 "8·15 광복(八一五光復)"은, 1945년 8월 15일, 한국이 일제 강점으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기 위한 날입니다. 이처럼 이미 오랜 과거가 되어버린 우리의 이런 독립 운동이, 세계 곳곳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 나라들이 있습니다.

   1939년 9월 1일, 독일의 폴란드 침입을 시작으로 영국과 프랑스의 대독선전과  1941년의 독일과 소련의 개전, 그리고 우리의 강점과도 관련이 있는 태평양에서의 중일전쟁으로 확대되었던 제2차 세계대전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1945년 5월, 연합국에 대한 독일의 항복과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미국이 원자 폭탄을 투하해 8월 15일,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면서 우리나라와 대만 등이 식민지에서 독립하였기 때문입니다.

     티베트의 완전한 독립과 자치권 보장을 기원하며

   이미 우리에게는 과거가 되어버렸지만, 이런 역사적인 아픔을 겪었던 우리 나라이기에, 이런 이웃나라들의 현실과 슬픔을 머나 먼 나라 남의 얘기라고 그냥 치부해 버리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독립, 그 이후에도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쿠테타 정권과 맞싸워야 했던 안타깝도록 아픈, 우리의 오랜 역사를 생각하면 이웃 나라의 독립 운동이 결코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승려 중심의 봉건사회를 유지하며 불교국가를 고수하고 있는 티베트 사람들의 독립에 대한 간절한 바람과 망명 정부, 그리고 독립 운동을 그린 창작 동화 한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티베트 사람들은 중국의 지배와 억압에서 벗어나 종교와 문화, 고유의 말과 역사가 존중될 수 있는 '자치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자유를 찾아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티베트 사람들의 노력과 그 탈주를 막는 중국 공안들의 총격 현장을 재구성한 이 동화는, 티베트 어린이들에게 친구가 되어 달라고 말합니다. 국제 사회의 지원 못지 않은 경제적인 후원과 관심을 요구합니다. 지금도 독립 운동을 위해 싸우고 있는 독립 운동가들의 건강과 함께 그들의 역사도 바로 세워지길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고학년 초등학생들을 위한 동화책이므로, 236×190mm 크기에 126쪽 두께로 비교적 얇으며, 학생들이 들고 다니며 읽기에 적당한 책입니다. 반양장본이어서 무게도 가벼우며 두껍고 무거운 양장본보다는 오히려 학생들 입장에서는 읽기 편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 '책먹는아이'의 맛있는 책읽기 연속 기획물로 출간되었으며, 얼마 전에 소개했던 "집중력 향상 수련법, '왜 나만 갖고 그래요?'(황연희, 박선미)"란 책과 같은 출판사의 출판물입니다.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하는 박선미의 그림도 멋지게 펼쳐져서 내용의 이해를 도우며 감성을 풍부하게 자극합니다.


   이 순수 창작 동화의 지은이인 정미자는 KBS TV와 SBS, CBS 라디오에서 방송작가로, SBS프로덕션 만화영화팀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였습니다. 평화신문 신춘문예 창작 동극 부문에 '아기예수, 노엘이 잡혔어요'가 가작,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알리의 구슬'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

   인도와 네팔 등에서 많은 현지 사람들을 만나다가 우연히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사람들의 가슴아픈 현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1년 동안 다람살라에 머물면서 달라이라마님의 법문을 듣게 되면서 티베트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아픔 속에서도 꿈과 웃음을 잃지 않고 있는 티베트 사람들에게 배운 평화로운 마음을 세상에 전파하고 있습니다. 티베트의 주권과 우리의 주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며, 한국 친구들에게 깊은 이야기를 던지는 동화로 탄생시켰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인도 여행서 ''우주날개 인도에서 행복을 꿈꾸다'와 어린이책 '판타지 역사 여행-호동왕자와 낙랑공주'가 있습니다. 우리의 광복 기념일을 맞이하여 초등생 아이들과 의미있게 활용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총 16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을 먼저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심지어 "보건"이라는 주인공 어린이를 비롯한 등장인물들도 따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보건'이가 대한민국 독립 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찍기 위해 상해임시벙부 청사를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빠, "정진"을 따라 왔다가, 티베트 사람들을 만나고 히말라야를 넘으면서 그들의 아픔과 현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으며 조국의 독립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보건이와 아빠가 티베트 망명 정부를 찾아가는 길

   보건이와 아빠는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찍기 위해 '라싸'로가는 길, 한 티베트 식당에서 네팔을 거쳐 다람살라로 망명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작된 여정입니다. 라싸에 들어서자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하기 전까지 머물던 궁전, '포탈라궁'의 근사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더러운 겉모습과는 달리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의 강렬한 눈빛과 신앙심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달빛도 없는 칠흑같은 밤, 매서운 눈보라 속에 보건이와 아빠 일행은 산소가 적어 숨쉬기도 힘들고 머리도 깨질 듯이 아픈 고산 증세에 시달리며 히말라야를 오르고 있습니다. 이 때, 순례길에 나선 아빠를 따라 '달라이라마'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라는 곳으로 가고 있던 "잠양"이라는 13살 소년이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티베트 본토에 가족들을 남겨둔 채, 달라이라마를 보기 위해 히말라야를 넘게 된 "롭상"아저씨가 잠상을 등에 업고 눈 쌓인 산을 걷습니다. 한편 독립운동을 돕다가 감옥에서 고문을 당해 다리 한쪽을 절게 된 "까르마" 아저씨의 아들 "다와"가 오줌을 싼 채 웁니다. 다와의 엉덩이가 얼 수 있으므로 엄마 "빼마"아줌마가 얼른 갈아 입힙니다.

   히말라야를 넘기 시작한 지 2주 째, 식량이 다 떨어지기 전에 국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 공안이 없는 등선을 넘을 때에는 낮에도 걸었습니다. 눈에 반사되는 강렬한 빛 때문에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낮에도 밤에도 걷느라 모두 파김치가 되어 버렸습니다. '잠양'의 기침과 감기 증세도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본래 고산지대에 사는 티베트 사람들에게는 없는 고산 증세로 보건이와 아빠만 두통에 이어 감기몸살이 왔고, 결국 "암치"라는 티베트 의사가 있는 마을 찾아가려면 공안 초소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모두가 숨을 죽이며 "초펠"가이드의 수신호에 따라 지나갔는데, 그만 잠양이 참았던 기침을 해버리고 맙니다. 그 때 중국공안이 있는 초소에 불이 켜졌고 공안이 나와 하품을 하였습니다.







   이를 꽉 깨문 채 기침을 참고 있는 잠양의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 모두가 바닥에 엎드려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다행히 잠양은 기침을 잘 참아 주었고, 무사히 그 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초펠' 가이드가 의사 할아버지를 찾아가 약 처방과 넉넉하게 챙겨준 비상약, 야크고기를 받아 들고 그가 알려준 바위 지름길로 밧줄을 타고 중국공안이 들이 닥치기 전에 재빠르게 마을을 빠져 나옵니다.

   암치가 지어준 약을 먹고 잠양은 많이 밝아졌고 보건이도 벌써 다 나았습니다. 모두가 따듯한 차와 야크고기, 볶은 보릿가루에 버터와 차를 넣어 반죽한 참파를 먹으며 쉬고 있습니다. 보건이가 티베트 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 말의 '엉덩이'가 티베트 말로 '엉덩'이라는 것을 알고부터였는데, 우리의 '엄마 아빠'도 똑같이 '엄마 아빠'였고, 우리 말의 '날씨'도 '남시'로 발음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보건이는 생김새부터 티베트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이 닮았고 지금은 아픈 역사까지 닮아 있다고 생각했고, 티베트도 하루빨리 독립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와 함께 찾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던 자리는 생각보다 초라했지만, 아빠와 함께 김구 선생님과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의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티베트의 망명정부와 함께 시작, 진행 중인 독립의 역사

   또다시 3일이 지나고 빙판으로 얼어 있는 얕은 계곡을 건너 동굴에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동굴로 검은 그림자가 들어서자, 모두 놀라서 담요로 후다닥 덮쳐 끌어 안았는데, 영어로 "살려주세요"를 외친 그들은, 히말라야 등반대를 취재하던 루마니아 출신 "가비"기자와 동료였습니다. 도중에 길을 잃어 초펠 가이드가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티베트를 장악하고 있던 중국은 지난 1959년부터 본격적으로 티베트를 점령하고 민족의 정신적인 지도자였던 달라이라마를 없애려고 합니다. 그러자 시위를 벌이던 120만명이나 되는 티베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6,000개나 되는 사원이 파괴되었고, 달라이라마도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 그 곳에 망명정부를 세워 티베트의 문화와 역사, 종교, 교육을 전승하는 현실과 취재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떠나기 전 가비기자가 따듯한 코코아 차로 아이들이 몸을 녹일 수 있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인도 다람살라로 가려다가 중국공안에게 붙잡혀서 감옥에 끌려갔다가 풀려나 초펠가이드를 따라 히말라야를 넘게 된 "상게"스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많은 티베트 스님들이 티베트 불교를 억압하는 중국을 떠나 다람살라에 가고 싶어하며, 상게 스님도 가이드과 접촉했다가 중국공안에게 잡혔던 것입니다.

   티베트의 독립 운동에 돈을 대 주었다는 혐의로 혹독한 고문을 받던 노인이 피범벅이 되어 사망하는 모습을 보았고, 감시망에서 벗어나자 도망쳤다고 증언합니다. 심지어 포탈라궁을 관광상품화해서 얻은 수익은 모조리 중국 정부로 회수되며, 이렇게 모든 티베트의 문화와 역사를 중국이 팔아먹고 있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런 현실을 외국인에게 알리려고 티베트 승려들이 "티베트에게 자유를 달라.", "티베트 만세"라고 외치다가 감옥에 끌려간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중국 정부는 외국에 "티베트 사람들은 중국의 지배에 만족한다."고 말하며, 티베트에 철도과 건물을 세워 티베트의 발전을 위해 은혜를 베푼다고 말하지만, 또 본토에 있는티베트 사람들이 이미 중국의 손아귀에 넘어갔고 영혼마저 잡혔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중국을 인정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일제 강점기 일본이 우리에게 저질렀고 지금도 그러는 만행(蠻行)과 그야말로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님들이 히말라야를 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감옥에 붙잡혀 가면, "달라이라마님은 배반자"라고 쓴 종이에 서명하라고 하며, 거부하면 죽도록 매 맞아야 하고, 중국이 티베트를 해방시켰다는 사상 교육도 받는다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상게 스님과 함께 감옥에서 고문을 당했던 "돌마여"스님은 감옥마당에 맨발로 서서 찬물 세례를 받는 고문을 받아서 심한 동상으로 발가락을 잘라내야 했다고 고백합니다.

   이틀 동안 쉬지 않고 걷다가 눈에 덮힌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가보니, 오래 전에 얼어죽은 아이의 시신이었으며, 모두가 안타깝게 바라봅니다. 돌마여스님과 상게스님을 따라 모두 두 손을 모으고 명복을 빌었으며,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를 올렸습니다. 바위 틈의 작은 공간에 둘러 앉아 잠시 쉬어 가기로 합니다. 이때 "까르마"아저씨가 감옥에서 겪은 고문 이야기를 꺼냅니다.  

   입 속에 전기봉을 넣는 가장 힘들었던 전기 고문은, 피를 토하며 까무러쳤다고 말합니다.그 뒤로도 두 차례나 더 감옥에 갇혔고, 다리를 못 쓸 정도로 심한 고문을 받았습니다. 또한 비밀리에 다시 독립 운동가들을 잡아들이라는 지시가 떨어졌으며, 이대로 감옥에서 죽느니 평생 소원이던 달라이라마님을 꼭 한 번 만나고 싶어 히말라야를 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사흘 뒤 식량도 거의 바닥이 나고 춥고 어두운 길을 힘없이 걷다 보니, 정신이 멍해진 어느 날, 절벽 길로 접어들고 있었는데, 돌풍이 불더니 텐진이 낭떠러지 아래로 사라진 것입니다. 모두가 믿기지 않는 듯, 멍하고 서 있었는데, 돌마여스님과 상게스님이 텐진을 위해 기도를 올렸고, 모두가 춥지도 배고프지도 아프지도 않은 따듯하고 좋은 세상에서 잘 살기를 빌었습니다.





   마지막 고비라고 할 수 있는 눈 지대에 이르자 어른들 허리까지 눈이 차 있었고, 발목에 비닐을 감고 어른들이 아이들을 안고 초펠가이드가 눈을 헤치는 대로 바짝 따라 걸었습니다. 그 때 "탕탕! 탕탕!" 요란한 총소리가 울려퍼졌고, 아수라장이 된 채 아이들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합니다. 다리에 총을 맞은 돌마여스님을 부르러가다 롭상아저씨도 팔에 총을 맞았고, 초펠가이드가 업고 뛰려는 순간 돌마여스님의 가슴에서 피가 솟구쳐 흰 눈밭에 붉은 피가 흘렀습니다.

   다행히 일행은 가비 기자가 보낸 동료들의 도움으로 베이스캠프에 무사히 도착했고, 아이들은 세르파들의 짐 속에 숨어 마을로 내려갔으며, 상게스님은 "빼마"아줌마와 "까르마"아저씨를 데리고 먼저 내려갔습니다.공안들이 도착했지만 등반 대장이 중국정부를 고발하겠다고 소리쳐서 공안들은 언덕 아래로 니려갔고, 롭상 아저씨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잠시 후, 다른 공안들이 돌마여 스님을 끌고 산 위쪽으로 끌고 올라가는 모습을 가비 기자가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얼굴이 알려지며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국제기자협회에 보낼 영상물을 제작했고 국제뉴스에 건네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일행은 네팔과 인도에 있는 티베트 난민센터로 옮겨졌고, 인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 티베트의 미래와 책임감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자는 환영인사를 받았습니다. "폭력이 아무리 강해도 사랑과 자비로 뭉쳐진 자유의지는 꺾을 수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히말라야를 넘어온 여러분! 티베트의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며 지혜롭게 사시길 바랍니다."






     티베트 아이들의 가슴에 이어질 고유의 문화와 전통

   이제 망명정부와 인도 다람살라의 아이들은 티베트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며, 외국에 나가 공부도 할 것이며, 어디에 있든 티베트의 정신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티베트의 자유와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보건이 아빠는 티베트 망명정부에 대한 취재를 했으며 티베트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달라이라마의 인터뷰도 했으며, 초펠가이드에게 얼마간의 여행자금을 건넸으며, 앞으로 얼마간 후원금과 지원 물품을 대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첫째, 이처럼 정미자의 동화책, "울지 말아요, 티베트"에서 볼 때, 티베트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닮은 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더 애착이 가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대한민국이 일본의 강점에서 벗어난 것처럼, 티베트도 중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당당한 독립국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랍니다.

   그것도 타국의 힘에 의한 어부지리 독립이 아닌 자국의 어엿한 독립을 기원합니다. 아직도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전철을 그들은 밟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유산이 아직도 일본 황실의 도서관에 숨겨져 있다든지, 헌책방에서 고가에 판매되는 서러움을 제발 티베트는 겪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그러므로 64주년 광복 기념일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동화책으로 추천합니다. 책도 가볍고 그리 두껍지 않으며, 내용도 의미가 있고 재미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강력하게 추합니다.

   셋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오타를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오타나 수정할 부분이 없는 점은 어린이 동화책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지난 7월 25일에 초판 1쇄로 발행한 책먹는아이 출판사의 준비와 편집은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또한 아이들의 역사 교육이나 초등학생의 국제정세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8.15 독립에 즈음하여 초등학교 고학년들의 교육용으로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티베트로의 여행을 꿈꾸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오늘의 의미있는 책으로 소개하며, 이 후기를 모두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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