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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에밀리 열린어린이 그림책 23
제인 욜런 지음, 최인자 옮김, 낸시 카펜터 그림 / 열린어린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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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키 낮은 하늘에 한반도 전국이 비까지 내리는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나라에 연이은 사망 소식이 끊이질 않으니, 덩달아 암담하고 침울한 기분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와 고속버스 교통 사고, 그리고 둘의 운명도 닮아 있는 최진영의 자살 소식에 하늘도 놀라고 슬펐던가 봅니다.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었다면..."

   오늘 소개하고 함께 나눌 이 디킨슨의 싯구(詩句)처럼,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이렇게 가슴 아프고 내 지난 인생을 헛되이 산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지금 기분과 마음처럼, 꼭 인생을 헛되이 산 것처럼, 허망하고 우울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일... 내년 이 맘 때가 되어도, 또 시간이 더 흘러 40대가 훌쩍 넘은 뒤에도 이렇게 누리방을 꾸려가고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가요. 과연 언제까지나 이 고독한 작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요. 자신은 없지만 먼 훗날까지도 이런 나눔과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디킨슨의 아래 싯구와 같은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이 누리방을 통하여 저를 비롯한 단 한 사람의 가슴앓이와 슬픔, 고통을 함께 나누거나 어루만져줄 수 있다면, 또 여느 지친 영혼이 이 곳에 잠시 머물러 쉬었다가 다시 자신의 둥지와 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이 작은 누리방에 글을 쓰고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이 소소한 작업을 계속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고흐(Vincent Van Gogh, 네덜란드, 1853-1890), 유리컵에 꽂힌 아몬드 꽃(Blossoming Almond Branch in a Glass), 1888, Van Gogh Museum, Netherlands


   이 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Elizabeth Dickinson, 미국, 1830-1886)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약력은 , 그리고 책으로 "평설 미국문학사(백낙승 지음, 대학출판사, 1997, p. 210-213)"와 "자연과 사랑과 고독과 삶, (E. 디킨슨, 오용수 역, 명지사, 1990)"의 내용을 참고하여 정리하였으므로 감상과 이해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미국의 서정 시인이자 신비주의자로 불렸던 디킨슨은 1830년, 청교도 가정에서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추, 뉴잉글랜드(New England) 지방의 대학촌인 애머스트(Amherst)에서 3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애머스트 대학(Amherst College)의 창립자였고, 아버지는 명망 있는 변호사로 대학에서 회계일을 보았으며, 어머니는 가족과 남매를 위해서 산 조용한 내조자였습니다.


   그녀는 애머스트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1847년 마운트 홀리요크(Mount Holyoke) 대학에 입학하였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1년 만에 중퇴하였으며, 시 쓰기 작업에 전념하며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사무실에서 법률 서기로 일하던 뉴튼(Benjamin F. Newton)에게서 비공식적인 교육을 받았으며, 뉴튼이 그녀를 도와 폭 넓은 독서로 시인이 되게 하였습니다.

   1855년에는 칼뱅주의(Calvinism)적 정통주의(Legitimism)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특히 1862년 이후 그녀가 남몰래 시 창작에 몰두하면서 그녀의 칩거 생활은 더욱 철저해졌는데, 1886년 55세로 사망하는 날까지 평생 고향을 벗어나 본 적이 거의 없었으며, 이러한 생활을 고집한 그 직접적인 동기는 구체적으로 알려지 있지 않습니다. 또한 살아 생전에 시를 공개적으로 출판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2,000편이나 되는 디킨슨의 시들이 전해지는데, 정확하게 1775편 중에서 7편만이 살아있는 동안에 발표되었습니다. 디킨슨은 자연과 사랑 외에도 청교도주의를 배경으로 한 죽음과 영원 등의 주제를 많이 다루었습니다. 거의 2000편에 달하는 많은 시를 썼는데, 주로 사랑, 죽음, 이별, 영혼, 천국 등을 소재로 한 명상시가 대부분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천재적인 시인들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힙니다.

   1886년 디킨슨이 죽은 뒤, 1890년에서 1896년 사이에 여동생 라비니아(Lavinia Nocross Dickinson)가 에밀리의 시를 모아 시집을 출판합니다. 이로 인하여 디킨슨의 천재성이 널리 인정받게 됩니다. 출판된 디킨슨의 시들은 특이한 시인으로 만들었으며, 다시 1914년에 나온 시 전집은 그녀를 19세기의 주요 시인으로 주목받게 하는 한편, 기존의 시 형식에 반발하던 당시의 젊은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디킨슨의 시는 19세기 낭만파의 시풍보다도 17세기의 형이상학파(metaphysical poet, )의 시풍에 가까웠습니다. 19세기에는 인정받지 못했으나, 20세기에 들어와서 이미지즘(imagism)이나 형이상학적인 시의 유행과 더불어 높이 평가받게 됩니다. 1855년 하버드대학에서 "전시집(集, 3권)"이 발간되었고, 1858년에 "전서간집(集, 3권)"이 간행되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만약 내가......... >  ㅡ  에밀리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 If  I can........ >  ㅡ Emily Dickinson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I shall not live in vain: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or cool one pain,
                                             or help one fainting robin
                                             onto his nest,
                                             I shall not live in vain.



   이처럼, 오늘 디킨슨의 이 시는 자신을 돌아보는 내용입니다. 또한 주변과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라는 충고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굴레에서 살아가는 힘겨운 자신을 토닥이고 위로하는 멋진 시입니다. 누군가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하고, 또 누군가의 아픔과 고통을 위로하고 그의 둥지로 되돌아가게 했다면, 헛되이 산 것은 아니라고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듯 에밀리 디킨슨의 여린 마음과 인생을 가늠해 보게 만드는 시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그녀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나의 삼촌 에밀리(2009, 열린 어린이)"라는 창작 동화 책도 발간, 우리나라에도 전해지고 있어 함께 소개합니다.

   미국 작가 제인 욜런(Jane Yolen)이 쓰고, 낸시 카펜터(Nancy Carpenter)가 그림을 그렸으며, 최인자가 옮긴 책입니다. 앞 표지 사진은 조카와 여인이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창작 동화의 내용은, 제목처럼 로버트라는 조카가 가족들의 농담에서 시작된 에밀리 디킨슨을 삼촌으로 부르면서 시작된 일상을 동화로 소개합니다.

   삼촌은 조카에게 시의 영감을 온 몸으로 느끼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문장은 가히 최고라 할 만큼 시적이고 아름다우며, 이 책의 그림 또한 섬세하고 선명하게 당시의 분위기와 친밀한 가족의 모습을 펜화로 그려 잘 전달합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시적 감성을 일깨우고 시를 짓는 활동에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유용한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내일도 오늘과 다름 없이 비소식이 예고되어 있습니다. 벌써 3월도 다람쥐 꼬리 만큼 아주 쪼금 남았습니다. 속절 없는 안타까움이 더 큰 이유가 뭘가요.  고개 돌려 옆 친구의 가슴앓이를 좀 돌아보면 어떨가요. 기진맥진해 이웃지기님들의 고통과 아픔도 좀 돌아보고 쓰다듬어 주시면 어떨가요.

   몇 시간 남지 않은 3월도 마무리 잘하시구요, 곧 다가 올 봄의 중심, 4월도 준비해보시길 바랍니다.  위 디킨슨의 싯구처럼 당장은 초조할지 몰라도 조금은 더 멀리 내다보는 연습도 해보시면서 여유로운 아침 맞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기쁨과 미소 가득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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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만일 내가... - 에밀리 디킨슨(Dickinson, 미국, 1830-1886)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10-04-01 12:06 
    하루 종일 키 낮은 하늘에 한반도 전국이 비까지 내리는 우울한 하루였습니다. 나라에 연이은 사망 소식이 끊이질 않으니, 덩달아 암담하고 침울한 기분을 달랠 길이 없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고와 고속버스 교통 사고, 그리고 둘의 운명도 닮아 있는 최진영의 자살 소식에 하늘도 놀라고 슬펐던가 봅니다.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었다면..." 오늘 소개하고 함께 나눌 이 디킨슨의 싯구(詩句)처럼, '내가 만일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
 
 
 
<울지 말아요, 티베트>를 리뷰해주세요.
울지 말아요, 티베트 - 히말라야 넘어 달라이라마를 만나다 맛있는 책읽기 6
정미자 지음, 박선미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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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 64주년을 맞은 우리의 "8·15 광복(八一五光復)"은, 1945년 8월 15일, 한국이 일제 강점으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기 위한 날입니다. 이처럼 이미 오랜 과거가 되어버린 우리의 이런 독립 운동이, 세계 곳곳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인 나라들이 있습니다.

   1939년 9월 1일, 독일의 폴란드 침입을 시작으로 영국과 프랑스의 대독선전과  1941년의 독일과 소련의 개전, 그리고 우리의 강점과도 관련이 있는 태평양에서의 중일전쟁으로 확대되었던 제2차 세계대전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1945년 5월, 연합국에 대한 독일의 항복과 1945년 8월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미국이 원자 폭탄을 투하해 8월 15일,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면서 우리나라와 대만 등이 식민지에서 독립하였기 때문입니다.

     티베트의 완전한 독립과 자치권 보장을 기원하며

   이미 우리에게는 과거가 되어버렸지만, 이런 역사적인 아픔을 겪었던 우리 나라이기에, 이런 이웃나라들의 현실과 슬픔을 머나 먼 나라 남의 얘기라고 그냥 치부해 버리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독립, 그 이후에도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쿠테타 정권과 맞싸워야 했던 안타깝도록 아픈, 우리의 오랜 역사를 생각하면 이웃 나라의 독립 운동이 결코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승려 중심의 봉건사회를 유지하며 불교국가를 고수하고 있는 티베트 사람들의 독립에 대한 간절한 바람과 망명 정부, 그리고 독립 운동을 그린 창작 동화 한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티베트 사람들은 중국의 지배와 억압에서 벗어나 종교와 문화, 고유의 말과 역사가 존중될 수 있는 '자치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자유를 찾아 히말라야 산맥을 넘는 티베트 사람들의 노력과 그 탈주를 막는 중국 공안들의 총격 현장을 재구성한 이 동화는, 티베트 어린이들에게 친구가 되어 달라고 말합니다. 국제 사회의 지원 못지 않은 경제적인 후원과 관심을 요구합니다. 지금도 독립 운동을 위해 싸우고 있는 독립 운동가들의 건강과 함께 그들의 역사도 바로 세워지길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고학년 초등학생들을 위한 동화책이므로, 236×190mm 크기에 126쪽 두께로 비교적 얇으며, 학생들이 들고 다니며 읽기에 적당한 책입니다. 반양장본이어서 무게도 가벼우며 두껍고 무거운 양장본보다는 오히려 학생들 입장에서는 읽기 편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출판사 '책먹는아이'의 맛있는 책읽기 연속 기획물로 출간되었으며, 얼마 전에 소개했던 "집중력 향상 수련법, '왜 나만 갖고 그래요?'(황연희, 박선미)"란 책과 같은 출판사의 출판물입니다.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하는 박선미의 그림도 멋지게 펼쳐져서 내용의 이해를 도우며 감성을 풍부하게 자극합니다.


   이 순수 창작 동화의 지은이인 정미자는 KBS TV와 SBS, CBS 라디오에서 방송작가로, SBS프로덕션 만화영화팀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였습니다. 평화신문 신춘문예 창작 동극 부문에 '아기예수, 노엘이 잡혔어요'가 가작,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알리의 구슬'이 당선되어 등단하였습니다.

   인도와 네팔 등에서 많은 현지 사람들을 만나다가 우연히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사람들의 가슴아픈 현실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1년 동안 다람살라에 머물면서 달라이라마님의 법문을 듣게 되면서 티베트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아픔 속에서도 꿈과 웃음을 잃지 않고 있는 티베트 사람들에게 배운 평화로운 마음을 세상에 전파하고 있습니다. 티베트의 주권과 우리의 주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며, 한국 친구들에게 깊은 이야기를 던지는 동화로 탄생시켰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인도 여행서 ''우주날개 인도에서 행복을 꿈꾸다'와 어린이책 '판타지 역사 여행-호동왕자와 낙랑공주'가 있습니다. 우리의 광복 기념일을 맞이하여 초등생 아이들과 의미있게 활용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총 16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내용을 먼저 간략하게 정리합니다.

   심지어 "보건"이라는 주인공 어린이를 비롯한 등장인물들도 따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보건'이가 대한민국 독립 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찍기 위해 상해임시벙부 청사를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인 아빠, "정진"을 따라 왔다가, 티베트 사람들을 만나고 히말라야를 넘으면서 그들의 아픔과 현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으며 조국의 독립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보건이와 아빠가 티베트 망명 정부를 찾아가는 길

   보건이와 아빠는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를 찍기 위해 '라싸'로가는 길, 한 티베트 식당에서 네팔을 거쳐 다람살라로 망명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작된 여정입니다. 라싸에 들어서자 달라이라마가 인도로 망명하기 전까지 머물던 궁전, '포탈라궁'의 근사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더러운 겉모습과는 달리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의 강렬한 눈빛과 신앙심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달빛도 없는 칠흑같은 밤, 매서운 눈보라 속에 보건이와 아빠 일행은 산소가 적어 숨쉬기도 힘들고 머리도 깨질 듯이 아픈 고산 증세에 시달리며 히말라야를 오르고 있습니다. 이 때, 순례길에 나선 아빠를 따라 '달라이라마'가 있는 인도 '다람살라'라는 곳으로 가고 있던 "잠양"이라는 13살 소년이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티베트 본토에 가족들을 남겨둔 채, 달라이라마를 보기 위해 히말라야를 넘게 된 "롭상"아저씨가 잠상을 등에 업고 눈 쌓인 산을 걷습니다. 한편 독립운동을 돕다가 감옥에서 고문을 당해 다리 한쪽을 절게 된 "까르마" 아저씨의 아들 "다와"가 오줌을 싼 채 웁니다. 다와의 엉덩이가 얼 수 있으므로 엄마 "빼마"아줌마가 얼른 갈아 입힙니다.

   히말라야를 넘기 시작한 지 2주 째, 식량이 다 떨어지기 전에 국경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중국 공안이 없는 등선을 넘을 때에는 낮에도 걸었습니다. 눈에 반사되는 강렬한 빛 때문에 선글라스를 꺼내 쓰고 낮에도 밤에도 걷느라 모두 파김치가 되어 버렸습니다. '잠양'의 기침과 감기 증세도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본래 고산지대에 사는 티베트 사람들에게는 없는 고산 증세로 보건이와 아빠만 두통에 이어 감기몸살이 왔고, 결국 "암치"라는 티베트 의사가 있는 마을 찾아가려면 공안 초소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모두가 숨을 죽이며 "초펠"가이드의 수신호에 따라 지나갔는데, 그만 잠양이 참았던 기침을 해버리고 맙니다. 그 때 중국공안이 있는 초소에 불이 켜졌고 공안이 나와 하품을 하였습니다.







   이를 꽉 깨문 채 기침을 참고 있는 잠양의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고, 모두가 바닥에 엎드려 아이들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다행히 잠양은 기침을 잘 참아 주었고, 무사히 그 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초펠' 가이드가 의사 할아버지를 찾아가 약 처방과 넉넉하게 챙겨준 비상약, 야크고기를 받아 들고 그가 알려준 바위 지름길로 밧줄을 타고 중국공안이 들이 닥치기 전에 재빠르게 마을을 빠져 나옵니다.

   암치가 지어준 약을 먹고 잠양은 많이 밝아졌고 보건이도 벌써 다 나았습니다. 모두가 따듯한 차와 야크고기, 볶은 보릿가루에 버터와 차를 넣어 반죽한 참파를 먹으며 쉬고 있습니다. 보건이가 티베트 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리 말의 '엉덩이'가 티베트 말로 '엉덩'이라는 것을 알고부터였는데, 우리의 '엄마 아빠'도 똑같이 '엄마 아빠'였고, 우리 말의 '날씨'도 '남시'로 발음이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보건이는 생김새부터 티베트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이 닮았고 지금은 아픈 역사까지 닮아 있다고 생각했고, 티베트도 하루빨리 독립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빠와 함께 찾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던 자리는 생각보다 초라했지만, 아빠와 함께 김구 선생님과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의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티베트의 망명정부와 함께 시작, 진행 중인 독립의 역사

   또다시 3일이 지나고 빙판으로 얼어 있는 얕은 계곡을 건너 동굴에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동굴로 검은 그림자가 들어서자, 모두 놀라서 담요로 후다닥 덮쳐 끌어 안았는데, 영어로 "살려주세요"를 외친 그들은, 히말라야 등반대를 취재하던 루마니아 출신 "가비"기자와 동료였습니다. 도중에 길을 잃어 초펠 가이드가 베이스캠프로 가는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티베트를 장악하고 있던 중국은 지난 1959년부터 본격적으로 티베트를 점령하고 민족의 정신적인 지도자였던 달라이라마를 없애려고 합니다. 그러자 시위를 벌이던 120만명이나 되는 티베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6,000개나 되는 사원이 파괴되었고, 달라이라마도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 그 곳에 망명정부를 세워 티베트의 문화와 역사, 종교, 교육을 전승하는 현실과 취재 과정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떠나기 전 가비기자가 따듯한 코코아 차로 아이들이 몸을 녹일 수 있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인도 다람살라로 가려다가 중국공안에게 붙잡혀서 감옥에 끌려갔다가 풀려나 초펠가이드를 따라 히말라야를 넘게 된 "상게"스님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많은 티베트 스님들이 티베트 불교를 억압하는 중국을 떠나 다람살라에 가고 싶어하며, 상게 스님도 가이드과 접촉했다가 중국공안에게 잡혔던 것입니다.

   티베트의 독립 운동에 돈을 대 주었다는 혐의로 혹독한 고문을 받던 노인이 피범벅이 되어 사망하는 모습을 보았고, 감시망에서 벗어나자 도망쳤다고 증언합니다. 심지어 포탈라궁을 관광상품화해서 얻은 수익은 모조리 중국 정부로 회수되며, 이렇게 모든 티베트의 문화와 역사를 중국이 팔아먹고 있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런 현실을 외국인에게 알리려고 티베트 승려들이 "티베트에게 자유를 달라.", "티베트 만세"라고 외치다가 감옥에 끌려간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중국 정부는 외국에 "티베트 사람들은 중국의 지배에 만족한다."고 말하며, 티베트에 철도과 건물을 세워 티베트의 발전을 위해 은혜를 베푼다고 말하지만, 또 본토에 있는티베트 사람들이 이미 중국의 손아귀에 넘어갔고 영혼마저 잡혔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중국을 인정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일제 강점기 일본이 우리에게 저질렀고 지금도 그러는 만행(蠻行)과 그야말로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님들이 히말라야를 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감옥에 붙잡혀 가면, "달라이라마님은 배반자"라고 쓴 종이에 서명하라고 하며, 거부하면 죽도록 매 맞아야 하고, 중국이 티베트를 해방시켰다는 사상 교육도 받는다고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상게 스님과 함께 감옥에서 고문을 당했던 "돌마여"스님은 감옥마당에 맨발로 서서 찬물 세례를 받는 고문을 받아서 심한 동상으로 발가락을 잘라내야 했다고 고백합니다.

   이틀 동안 쉬지 않고 걷다가 눈에 덮힌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가보니, 오래 전에 얼어죽은 아이의 시신이었으며, 모두가 안타깝게 바라봅니다. 돌마여스님과 상게스님을 따라 모두 두 손을 모으고 명복을 빌었으며, 무사 귀환을 위해 기도를 올렸습니다. 바위 틈의 작은 공간에 둘러 앉아 잠시 쉬어 가기로 합니다. 이때 "까르마"아저씨가 감옥에서 겪은 고문 이야기를 꺼냅니다.  

   입 속에 전기봉을 넣는 가장 힘들었던 전기 고문은, 피를 토하며 까무러쳤다고 말합니다.그 뒤로도 두 차례나 더 감옥에 갇혔고, 다리를 못 쓸 정도로 심한 고문을 받았습니다. 또한 비밀리에 다시 독립 운동가들을 잡아들이라는 지시가 떨어졌으며, 이대로 감옥에서 죽느니 평생 소원이던 달라이라마님을 꼭 한 번 만나고 싶어 히말라야를 넘기로 결심했던 것입니다.

   사흘 뒤 식량도 거의 바닥이 나고 춥고 어두운 길을 힘없이 걷다 보니, 정신이 멍해진 어느 날, 절벽 길로 접어들고 있었는데, 돌풍이 불더니 텐진이 낭떠러지 아래로 사라진 것입니다. 모두가 믿기지 않는 듯, 멍하고 서 있었는데, 돌마여스님과 상게스님이 텐진을 위해 기도를 올렸고, 모두가 춥지도 배고프지도 아프지도 않은 따듯하고 좋은 세상에서 잘 살기를 빌었습니다.





   마지막 고비라고 할 수 있는 눈 지대에 이르자 어른들 허리까지 눈이 차 있었고, 발목에 비닐을 감고 어른들이 아이들을 안고 초펠가이드가 눈을 헤치는 대로 바짝 따라 걸었습니다. 그 때 "탕탕! 탕탕!" 요란한 총소리가 울려퍼졌고, 아수라장이 된 채 아이들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합니다. 다리에 총을 맞은 돌마여스님을 부르러가다 롭상아저씨도 팔에 총을 맞았고, 초펠가이드가 업고 뛰려는 순간 돌마여스님의 가슴에서 피가 솟구쳐 흰 눈밭에 붉은 피가 흘렀습니다.

   다행히 일행은 가비 기자가 보낸 동료들의 도움으로 베이스캠프에 무사히 도착했고, 아이들은 세르파들의 짐 속에 숨어 마을로 내려갔으며, 상게스님은 "빼마"아줌마와 "까르마"아저씨를 데리고 먼저 내려갔습니다.공안들이 도착했지만 등반 대장이 중국정부를 고발하겠다고 소리쳐서 공안들은 언덕 아래로 니려갔고, 롭상 아저씨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잠시 후, 다른 공안들이 돌마여 스님을 끌고 산 위쪽으로 끌고 올라가는 모습을 가비 기자가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얼굴이 알려지며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국제기자협회에 보낼 영상물을 제작했고 국제뉴스에 건네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일행은 네팔과 인도에 있는 티베트 난민센터로 옮겨졌고, 인도 다람살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 티베트의 미래와 책임감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자는 환영인사를 받았습니다. "폭력이 아무리 강해도 사랑과 자비로 뭉쳐진 자유의지는 꺾을 수 없습니다. 목숨을 걸고 히말라야를 넘어온 여러분! 티베트의 가치를 가슴 깊이 새기며 지혜롭게 사시길 바랍니다."






     티베트 아이들의 가슴에 이어질 고유의 문화와 전통

   이제 망명정부와 인도 다람살라의 아이들은 티베트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며, 외국에 나가 공부도 할 것이며, 어디에 있든 티베트의 정신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티베트의 자유와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보건이 아빠는 티베트 망명정부에 대한 취재를 했으며 티베트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달라이라마의 인터뷰도 했으며, 초펠가이드에게 얼마간의 여행자금을 건넸으며, 앞으로 얼마간 후원금과 지원 물품을 대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첫째, 이처럼 정미자의 동화책, "울지 말아요, 티베트"에서 볼 때, 티베트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닮은 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더 애착이 가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대한민국이 일본의 강점에서 벗어난 것처럼, 티베트도 중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당당한 독립국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랍니다.

   그것도 타국의 힘에 의한 어부지리 독립이 아닌 자국의 어엿한 독립을 기원합니다. 아직도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전철을 그들은 밟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유산이 아직도 일본 황실의 도서관에 숨겨져 있다든지, 헌책방에서 고가에 판매되는 서러움을 제발 티베트는 겪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그러므로 64주년 광복 기념일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읽고 토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동화책으로 추천합니다. 책도 가볍고 그리 두껍지 않으며, 내용도 의미가 있고 재미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강력하게 추합니다.

   셋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오타를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오타나 수정할 부분이 없는 점은 어린이 동화책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지난 7월 25일에 초판 1쇄로 발행한 책먹는아이 출판사의 준비와 편집은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또한 아이들의 역사 교육이나 초등학생의 국제정세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8.15 독립에 즈음하여 초등학교 고학년들의 교육용으로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티베트로의 여행을 꿈꾸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오늘의 의미있는 책으로 소개하며, 이 후기를 모두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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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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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 기억을 되살려 보면, 초, 중, 고등학교 어릴 시절에는 '죽음'에 대해 그리 긴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을 다닐 때, 가장 가까운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그 죽음의 진정한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실감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우리 종가집의 첫 손으로 태어났고 결국 고명딸이었습니다. 아주 어린 아기 때부터 할머니와 삼촌, 고모의 손에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랐으며, 할머니와 함께 안방에서 생활해 왔기 때문에, 오랜 병고(病苦) 끝의 호상(好喪)이었다고 해도, 저희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셨던 할머니의 '죽음'은 크나 큰 슬픔이었습니다.

   한 겨울이어서 장례를 치르는 내내,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들이 추위와 무릎의 고통으로 괴로워하셨으며, 맏며느리로 결혼 생활 거의 전부를 할머니와 함께 지내셨던 어머니도 눈물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장례식(葬禮式)을 치르고 출상(出喪)을 나갈 때는 목놓아 우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죽음에 대처하는 아이들의 자세를 준비하게 만드는 안내서

   하지만 어린 초등학생들이 가까운 친척의 죽음에 직면했을 때,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은 어떨가요.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들에게는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주제가 아닐가 싶습니다. 오늘 소개할 이 책은 올해 초인 1월 말, '제6차 동시나눔' 때 x하루살이x님의 나눔에서 당첨되어 선물로 받은 고마운 소설입니다.

   계속 책상 한 쪽에 얹어 두었다가 오늘 드디어 펼쳐 들었습니다. 정경희가 그린 겉 표지 그림이 무척 예쁘고 화려한 책입니다. 이 책의 지은이 라헐 판 코에이(Rachel van Kooij)는 1968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고 10 살 때 오스트리아로 이주했으며, 빈 대학(University of Vienna)에서 일반 교육학과 특수교육학을 공부했습니다.

   지금은 글을 쓰면서 장애인 사회복지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로 역사적 사실에서 탄탄한 허구의 세계를 이끌어 내는 작가적 역량을 높이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에 소개된 또다른 작품으로 '할머니의 열한 번째 생일 파티'와 '바타비아호의 소년, 얀' 이렇게 총 4권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부활절이 끝나고 맞이한 월요일 아침, 4학년 아이들이 "선생님, 환영해요"라고 색종이로 오려 붙인 칠판 앞에 앉아 있습니다. 드디어 클라라 교장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밝은 목소리로 "사랑하는 친구들! 정말 보고 싶었어. 너희들이 보내 준 수많은 편지와 그림, 선물들 모두 고마워!"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선생님의 얼굴이 너무나 수척하고 창백하며 대머리가 되어 있습니다.  

  "몇 달 동안이라도 너희들과 함께 제대로 살고 싶어 퇴원을 했단다." 선생님을 보자, 아이들은 모두 울었습니다. 크산디가 일광욕 의자를, 카차는 챙이 넓은 모자를, 엘레나는 2m가 넘는 야자수 화분을 가져와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교실 뒷 편에서 바닷가에 있는 것처럼 일광욕하며 휴가를 보낼 수 있게 해드리기로고 결정합니다.  


   선생님은 마당에 남편과 함께 올 가을에 먹을 수 있는 새콤달콤 맛있는 사과 나무를 심었습니다.그리고 교실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죽음을 일러주며 따라하라고 상기시킵니다. "선생님은 죽는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그리고 내일도 아니야." 수업의 마지막 시간은 교장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셨고, 아이들은 의자 주위에 깔아 놓은 수건 위에 자유롭게 누워 귀를 기울였습니다. 책을 다 읽으시고 20년 뒤에 있을 가상 동창회를 미리 열어보기로 합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은 엘레나와 선생님을 낫게 해줄 약품 연구원이 돼있을 율리우스, 기사가 되고 싶은 카차,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은 에벨리나, 이 때 선생님이 나타나서 책상을 붙여 무대를 만들고 에벨리나가 오페라 가수처럼 감동적인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율리우스가 '만병통치약'이라고 쓴 초콜릿이 든 약 상자를 드리자, 결국 선생님은 눈물을 보입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선생님을 사랑하고 기적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약은 필요없다"고 위로합니다.

   그러자, "기적을 바라는 다른 환자들이나 많이 아픈 어린 아이, 또는 학생들에게 양보하고 싶어."라며 더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아이들 모두 "기적은 선생님 거야"라며 다시 기도합니다. 3주 후, 봄 방학이 시작되고, 클라라 선생님은 "너희들의 초등학교 생활도, 나의 휴가도 이제 모두 끝났고, 이제 이별할 시간이야, 학교도 너희들도 이별이구나!" 그렇게 선생님은 생애 마지막 휴가를 아이들 곁에서 보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은 선생님께 책 선물을 하기로 합니다. 그 어느 날 아침, 율리우스는 7난장이들이 클라라 선생님을 관 속에 집어 넣으려는 사과나무 숲 속 오두막 집을 들여다 보는 악몽을 꾸고는 안된다고 소리치다가 아침 잠에서 깹니다. 율리우스가 친구들에 꿈 이야기를 하며, 검은색이 아닌 예쁜 관을 선물해드리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합니다. "그걸 만들 수 있을가, 그런 것도 살 수는 있을가." 결국 율리우스의 할아버지께서 도와주시기로 합니다.

   집 뒤 창고에 있는 작업실에서 관 만드는 설계와 작업을 하는 동안, 헬레나아 율리우스는 할아버지를 도왔습니다. 공원의 야외 테이블에 11명의 아이들을 불러놓고, 선생님의 관을 만들어 예쁘게 꾸미자고 초대하였고, 천사들이 노래하는 악보와 구름 위를 날아다닐 수 있는 열기구, 해변의 야자수, 에펠탑, 성적표, 선생님이 읽어준 책에서 나온 말, 사과나무 등 함께 의견을 정리해 준비하기로 합니다. 방학 첫 날부터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작업실에 모여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아이들의 간식을 챙겨주셨으며,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완성한 관 위에 사랑이 가득 갖가지 장식을 그려 넣기 시작합니다. 물론 기적이 일어나서 선생님이 다시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고, 만약 다시 건강해지시면 이걸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다른 물건을 만들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율리우스 엄마의 반대로 모든 준비가 중단되고, 그 후로 작업실 문도 닫혔으며, 아이들은 관을 몰래 빼내오기로 결심합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200km나 떨어진 보석 전시회에 데리고 가신 할아버지의 작전으로, 율리우스와 친구들은 할아버지의 작업실에서 관을 꺼내 손수레에 싣고 선생님 댁으로 달려갑니다. 남편인 마인데르트씨가 거동이 힘겨워진 선생님을 대신하여 선물을 받았고, 클라라 선생님은 결국, 천사의 노래를 들으며 그 관에 그려진 열기구를 타고 구름을 따라 떠다니는 상상으로 스르륵 눈을 감습니다. 영원히...

     죽음에 대한 의미와 의식을 생각해 보게 만드는 길잡이
   
   이처럼 어른들과 아이들이 그 나름대로 죽음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보며, 어린이들이 죽음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조용히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도록 돕는 어린이 창작 동화책을 모두 정리합니다. 그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에 대해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총정리합니다.

   첫째, 이 책은 지은이 라헐 판 코에이가 초등학교의 어린이들에게 죽음에 대처하는 자세를 일러주기 위해 창작한 순수한 동화입니다. 그러므로 새학기를 맞아 조금더 성숙한 초, 중학생 어린이들을 위해 선물하기에 좋은 책으로 추천합니다.

   둘째, 많은 생각을 시사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특히 어른과 부모의 입장에서만 아이들의 생각과 정신 세계를 단정해버리는 현실이 그 어린이들에게는 얼마나 힘들게 만들 수 있는지, 어른들의 생각을 다시 재고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초등생이 있는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토론하면 좋을 책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셋째, 책의 겉 모습은 반양장 표지이며, 길이도 224이고, 크기는 211×150mm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책입니다. 그래서 내용과 분량도 그리 길지 않지만 평소 많이 생각하지 않던 낯설고도 죽음에 대한 주제이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다소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편집되었으므로,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읽어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합니다.

   넷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오타는 발견되지 않았고, 어법이나 어순, 띄어 쓰기가 잘못된 부분도 다행히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2009년 5월 15일에 초판 1쇄로 발행된 신간입니다. 도서출판, '문원'의 의 이런 출간 준비와 수정, 편집, 관리 대체로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째, 그러므로 이는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이 한번쯤은 꼭 읽어보아야 할 심리치유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외국 동화책으로 추천하며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에 대한 독서 후기를 모두 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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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죽음에 대한 안내,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 라헐 판 코에이, 문원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10-03-14 13:05 
    제 기억을 되살려 보면, 초, 중, 고등학교 어릴 시절에는 '죽음'에 대해 그리 긴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을 다닐 때, 가장 가까운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그 죽음의 진정한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실감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우리 종가집의 첫 손으로 태어났고 결국 고명딸이었습니다. 아주 어린 아기 때부터 할머니와 삼촌, 고모의 손에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랐으며, 할머니와 함께 안방에서 생활해..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 내인생의책 그림책 6
낸시 틸먼 지음, 이상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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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 을 사랑하고 관심 주시는 이웃지기님들이나 구독자들, 그리고 검색을 통해 방문하는 독자들 가운데에도 동화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파트리크 쥐스킨트(Partrick Suskind, 독일, 1949 - )의 '좀머씨 이야기'나 '비둘기'를 비롯하여 미하엘 엔데(Michael Ende, 독일, 1929-1995)가 쓴 '모모(MOMO)'라는 동화책과 같이 어른들을 위해 쓰여진 '어른 동화책'을 무척 좋아합니다.

   이런 책에 대한 첫 경험들이 쌓이면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이런 동화책이 어른들에게도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적인 내용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어른인 제 자신이 더 마음의 문을 열고 어린 동심의 세계를 바라보먀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린 아기와 어린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감동적인 동화책


   오늘은 그런 읽고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듯해지는 동화책 한 권을 오랜만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On the Night You Were Born)'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책으로, 자신이 태어난 생일이 궁금한 아기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창작 동화이며, 아기가 태어난 부모에게도 시적인 아름다움과 풍부한 감성을 일깨우는 감동적인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창작한 지은이, 낸시 틸먼(Nancy Tillman, http://www.nancytillman.com/)은 처음에는 카드 디자이너로서 광고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이 책 '네가 태어난 날 밤(On the Night You Were Born)'이라는 동화 작가로 데뷔했으며, 현재 오리건(Oregon) 주의 포틀랜드(Portland)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에서 0세부터 3세까지 영아 부문과 4세부터 7세까지 유아 부문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인기 작가입니다.

   동화책이므로 책 겉지는 두꺼운 양장(hardcover) 제본 형태에, 크기는 255×255mm로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무척 큰 책입니다. 다만 내용의 구성은 전체 길이가 32쪽이며 왼쪽 지면은 시같은 글로 수놓아져 있으며, 오른쪽은 지은이 낸시 틸먼이 직접 그린 아름다운 그림으로 엮여져 있습니다. 그 내용이 매우 짧으면서도 감동의 도가니 그 자체이므로 그대로 옮겼으므로 음미하길 바랍니다.



  네가 태어난 그 날 밤, 달은 깜짝 놀라며 웃었어.
   별은 살그머니 들여다봤고 밤바람은 이렇게 속삭였지.

     "이렇게 어여쁜 아기는 처음 봐!"

   정말이지, 지금껏 이 세상 어디에도 너 같이 어여쁜 아이는 없었단다.


   바람과 지는 네 이름을 속삭이고 또 속삭였어.

   네 이름은 마법의 주문처럼 들렸어. 난 네 이름을 크게 외쳤지.

   네 이름은 살랑살랑 산들바람을 타고 들을 지나 높이높이 날아갔어.
   바다를 건너고... 숲을 지나서...
 
   마침내 세상 모두가 네 이름을 들었어.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네가,
   세상에 태어난 걸 알게 되었지.

   이렇게 예쁜 눈이랑
   이렇게 예쁜 코랑
   이렇게 귀엽게 꼬물거리는 예쁜 발가락은 처음 봤어.

   내가 하나, 둘, 셋, 하고 세자,
   넌 발가락을 꼬물거려 주었어.


   북극곰들은 네 이름을 듣고
   새벽이 올 때까지 즐겁게 춤을 추었어.

   머나먼 곳에서 기러기들도 돌아왔지.

   달은 이튿날 아침까지 창가에 머물렀어.

   무당벌레들도
   얌전히 앉아 기다려 주었단다.

   네가 얼마나 특별한지 궁금할 때마다,
   누가 널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궁금할 때마다,
   하늘 높이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렴.
     (기러기들이 널 그리워하는 노래를 부르는 거란다.)
   동물원의 곰들이 쿨쿨 잠든 것 좀 봐.
     (밤새도록 즐겁게 춤추느라 지쳐 잠든 거란다!)
   바람소리 들으면서 살그머니 눈감아 보렴.
     (잘 들어... 바람은 또다시 네 이름을 속삭일 거야!)


   아침까지 달이 머물러 있거나,
   무당벌레가 얌전히 앉아 있거나,
   작은 새가 창가에 잠시 앉아 있다면,
   그건 모두 네가 웃는 걸 보려고 기다리는 거야...

   지금껏 어떤 이야기나 노래에서도
     (아주 오랜 옛날이야기에서도)
   너처럼 어여쁜 아이는 나온 적이 없었단다.
   앞으로도 영원히,
   너처럼 어여쁜 아이는 이 세상에 없을 거야...

   네가 태어난 그날 밤,
   하늘은 트럼펫과 뿔피리를 연주했어.
   더없이 멋지고 근사한 그날 밤,
   네가 태어난 그날 밤.

   
   미국 최대의 온라인서점 아마존에서 유아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그림책은, 마치 한 편의 싯귀처럼, 아기가 태어나면 가족뿐만 아니라, 온 세상이 기뻐하며 반긴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깨우쳐 주는 책을 살펴 보았습니다. 지은이 낸시 틸먼이 ’사랑스런 아가에 대한 세상의 축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을 읽고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정리합니다.





     부모들이 느끼는 아기 탄생의 감동이 생생한 그림 책

   첫째, 이는 아기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자존감을 높여줌으로써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 책입니다. 여러분들의 집에 지금 아기가 태어났거나 지금 태교 중인 분들이 있다면, 읽어 주어야만 하는 필수 동화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둘째, 한 집안에 아기라는 한 생명이 새로 때어나면, 부모와 집안 식구들에게 있어서 그 감동과 기쁨은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신비한 경험일 것입니다. 이는 그런 감동의 순간과 축하의 기쁨을 이 세상 만물들의 표현을 빌어 생동감 있게 그려낸 동화 책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꼭 읽어 보아야 할 감동으로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아기와 함께 읽으며 아기의 탄생을 축복하고 부모의 끝없는 사랑을 직접 설명해 줄 수 있는 좋은 책으로 추천합니다.


   셋째
, 이 책은 총 32쪽으로 대단히 얇은 책이어서, 부담없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낸시 틸먼의 책 내용과 길이도 무척 짧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며, 오타나 띄어쓰기 같은 수정할 부분이 발견되지는 아서 즐거운 책 읽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더불어 옮긴이, 이상희의 운율스러운 멋도 이 책의 흥미를 더했으며, 적절하게 활용한 의성어, 의태어들도 생생함을 더해 주었습니다. 얼마 전인 2009년 9월 1일에 초판 발행된 최근의 신간인데, 출판사 ’내인생의책’의 출간 준비와 수정, 편집은 거의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특히 낸시 틸먼은 13쪽에서 "이 세상에서 너는 오직 하나뿐이야.", 그리고 맨 마지막 장인 31쪽에서 "더없이 멋지고 근사한 그날 밤" 세상 모든 만물의 기다림 속에 태어났다며, 아기의 탄생을 축복하고 축하합니다.

   그러므로 아기 탄생의 기쁨이 있는 아기와 부모에게 축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로 권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아기 탄생을 축복할 수 있는 가장 인기있는 상품으로 주목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섯째, 또한 이 책은 아기 탄생의 감격을 글 뿐만 아니라 지은이가 직접 그려 그림으로 선물하는 생생한 감동으로 세상 모든 이웃들에게 그대로 전해 줍니다. 그래서 누구라도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며, 한 쪽마다 보여주는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독자 모두를 즐겁게 만드는 책입니다.  

   잠시 삶이 고루하거나 무료하다고 생각되는 분이 있다면, 삶이 힘겹다고 느껴지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볼 것을 권합니다. 아마 삶에 대한 기쁨과 감동, 새로운 욕구와 의지가 마음 저 깊은 곳, 저 밑바닥에서부터 되살아 날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들이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활력을 불어 넣어 줄 것입니다. 아주 짧은 시간에 읽어 볼 만한 책으로 이보다 더 감동적일 수 없을 재미있는 그림 책으로 추천하며, 낸시 틸먼의 '네가 태어난 날엔 곰도 춤을 추었지'에 대한 후기 글을 모두 정리합니다.


초하뮤지엄.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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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
하코자키 유키에 지음, 고향옥 옮김, 세키 아야코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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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에 "변덕(變德)이 죽 끓듯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감정들 가운데, '이랬다저랬다 잘 변하는 태도나 성질'을 잘 표현한 귀에 익은 말(관용구)이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인간의 마음과 감정들을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가요.

   우리 기분과 마음의 숨은 힘과 자신감이나 용기와 같은 기적같은 감정들의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심리 동화책 1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란 제목의 이 책은 출판사 '한겨레아이들'에서 2009년 5월에 초판 1쇄로 발행한 최근의 신간입니다.

     내 마음 속 32가지의 감정과 기분을 찾아 떠나는 여행

   어렸을 때부터 즐겨 읽던 동화책을 만나는 즐거움과 가슴마저 두근거리게 만드는 설레임은 마음의 키가 자랄수록 더 큰 기대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동화를 읽으며 키웠던 꿈과 상상이 더 큰 추억이요, 인생의 아름다움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굴러라 띠보'라는 문패의 누리방을 열고, 지난 2007년 3월부터 꾸준히 꾸려 오고 있는 이웃지기 '띠보'님께서 신간이라며 보내주셨던 것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책나눔을 즐겨하던 여러 이웃지기님들이 '나눔 블로그'에 모여서 준비해 왔던 '제1차 공동기부, 책나눔'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동화책도 그 '대구 SOS아동보호센터'에 보낼 책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는 마음 안에 숨어 있는 다양한 감정과 기분을 살펴보고, 그 기분의 중요성과 그 감정의 치유를 일깨우는, 환상적인 그림이 곁들여진 동화책입니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인정하고, 부정적은 감정은 다스릴 때 비로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본격적인 아동 심리치유 동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동화책의 글 쓴이, 하코자키 유키에는 지금까지 기자로서 주로 아동 복지와 의료를 주제로 취재하여 신문에 기사를 써왔습니다. 어린이폭력방지활동을 병행하면서 2000년 어린이학대방지법 제정에 기여하였습니다.

   더불어 편지 상담가로서 편지를 통하여 10대 청소년들의 기분을 치유해 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학대방지 오렌지리본네트워크'라는 홈페이지의 편집과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내 마음 속에 기분의 문이 있어. 똑 똑 똑 문을 두드렸지. 나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찰칵 문이 열렸어.(p. 7-8)'로 시작하는 이 동화책은 우리 마음의 문 밖에는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며, 즐겁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며, 때로는 분하기도 한 수많은 기분이 활짝 피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즐거움은 웃는 얼굴로 노래 부르게 만들며, 분한 기분은 가슴이 푹 찔리는 것처럼 아프고 맥이 빠지게 만드는 상황을 일러 줍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게 만드는 용기는 씩씩한 기운이 돌게 하고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주며, 슬픔은 눈물방울이 되어 충격으로 들어 오고, 꼬옥 안아 주시는 할머니의 마음은 안심이 되어 포근하게 만든다고 알려 줍니다. 친구를 믿지 못하는 마음을 이어 주는 믿음의 종소리가 기분을 환하게 해주기도 하고, 불안이나 피곤하고 무거운 기분과 찬바람 같은 외로움도 내 마음 속에 들어 있는 내 감정임을 일깨워 줍니다.

   그리고 화나 불안, 외로움, 거짓말, 상처 같은 기분도 느끼고 받아 안아야 하며, 사랑이나 감동과 같은 뜨거운 기분은 말하거나 그림으로 그리거나 노래로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뛰거나 사진을 찍거나 시를 읽어 솔직하게 표현해 보아야 솟아난다고 일러 줍니다. 그래야 불안이나 두려움, 슬픔, 외로움, 화도 점점 작아지고 번뜩이는 생각이 떠오르며 공감과 희망이 피어 오르고 점점 커진다고 설명합니다.

   "너는 세상에 둘도 없는 존재야.(p. 59)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p. 62)"라고 말하며 자신을 어루만지고 소중히 하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기분을 찾아 떠나는 여행 방법과 과정에 대해 쉽게 설명합니다. 기분은 나와 너, 가족과 친구를 연결시켜 주는 감정이며, 언제나 기분은 네 편이고 꼭 필요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기분은 상대방이 나에게 어떻게 해 주기를 바라는지 가르쳐 주는 감정임을 설명하며, 누군가를 공감해 주면 무거운 기분도 가벼워지게 만들 수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마음 깊은 곳에 갇혀 있는 슬픔이나 외로움, 불안 같은 감정을 화로 부풀리지 말고 솔직하게 나의 감정으로 표현을 하면 인정도 받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가르쳐 줍니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감정과 사랑이 자라면 내 안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싹 트고,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도 싹 트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기 쉬워지며, 서로에 대한 친밀감도 커져서 내 안에 안정감과 자유가 싹 트고 참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자유롭게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고 참된 모습으로 다른 사람과의 믿음을 더 깊게 키워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믿음의 관계로, 내 마음에 감사함이 키우고 행복한 마음이 싹 틔워 키워 가라고 합니다.

   이처럼 이 책의 지은이 하코자키 유키에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일에 서툰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기분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며 그것을 표현하면, 감성이 자라고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일깨웁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수용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인정하면, 진정한 해방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겨레아이들'에서 출판한, 모두 75쪽 짜리의 얇은 이 책은 어린 아이들의 소중한 감정들을 모두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 동화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화나 슬픔, 외로움, 두려움, 괴로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도 인정하고 다스려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기적같은 마음의 힘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초등학교 학생인 어린이들이나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심리 동화책으로 추천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모든 기분과 다채로운 감정들을 사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또는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글을 읽을 줄 아는 유치원생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특히 부모가 옆에서 그림을 보여주며 함께 읽어주면 한글 읽기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화를 잘 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은이 하코자키 유키에의 바람대로, 아이들의 심리 치유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 동화책에 대한 후기를 모두 정리하고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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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기적같은 마음의 힘, '마음은 네 편이야' - 하코자키 유키에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09-09-17 18:15 
    우리 말에 "변덕(變德)이 죽 끓듯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감정들 가운데, '이랬다저랬다 잘 변하는 태도나 성질'을 잘 표현한 귀에 익은 말(관용구)이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인간의 마음과 감정들을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가요. 우리 마음의 숨은 힘과 자신감이나 용기와 같은 기적같은 감정들의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심리 동화책 1권..
 
 
maile 2010-07-0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 마음의 숨은 힘과 자신감이나 용기와 같은 기적같은 감정들의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심리 동화책 1권.buy tiffany ed hardy swimwear ed hardy shirts true religion jeans s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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