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
하코자키 유키에 지음, 고향옥 옮김, 세키 아야코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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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에 "변덕(變德)이 죽 끓듯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감정들 가운데, '이랬다저랬다 잘 변하는 태도나 성질'을 잘 표현한 귀에 익은 말(관용구)이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인간의 마음과 감정들을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가요.

   우리 기분과 마음의 숨은 힘과 자신감이나 용기와 같은 기적같은 감정들의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심리 동화책 1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란 제목의 이 책은 출판사 '한겨레아이들'에서 2009년 5월에 초판 1쇄로 발행한 최근의 신간입니다.

     내 마음 속 32가지의 감정과 기분을 찾아 떠나는 여행

   어렸을 때부터 즐겨 읽던 동화책을 만나는 즐거움과 가슴마저 두근거리게 만드는 설레임은 마음의 키가 자랄수록 더 큰 기대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동화를 읽으며 키웠던 꿈과 상상이 더 큰 추억이요, 인생의 아름다움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굴러라 띠보'라는 문패의 누리방을 열고, 지난 2007년 3월부터 꾸준히 꾸려 오고 있는 이웃지기 '띠보'님께서 신간이라며 보내주셨던 것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책나눔을 즐겨하던 여러 이웃지기님들이 '나눔 블로그'에 모여서 준비해 왔던 '제1차 공동기부, 책나눔'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동화책도 그 '대구 SOS아동보호센터'에 보낼 책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는 마음 안에 숨어 있는 다양한 감정과 기분을 살펴보고, 그 기분의 중요성과 그 감정의 치유를 일깨우는, 환상적인 그림이 곁들여진 동화책입니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인정하고, 부정적은 감정은 다스릴 때 비로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본격적인 아동 심리치유 동화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동화책의 글 쓴이, 하코자키 유키에는 지금까지 기자로서 주로 아동 복지와 의료를 주제로 취재하여 신문에 기사를 써왔습니다. 어린이폭력방지활동을 병행하면서 2000년 어린이학대방지법 제정에 기여하였습니다.

   더불어 편지 상담가로서 편지를 통하여 10대 청소년들의 기분을 치유해 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현재는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어린이학대방지 오렌지리본네트워크'라는 홈페이지의 편집과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내 마음 속에 기분의 문이 있어. 똑 똑 똑 문을 두드렸지. 나는 지금 어떤 기분일까? 찰칵 문이 열렸어.(p. 7-8)'로 시작하는 이 동화책은 우리 마음의 문 밖에는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며, 즐겁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며, 때로는 분하기도 한 수많은 기분이 활짝 피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즐거움은 웃는 얼굴로 노래 부르게 만들며, 분한 기분은 가슴이 푹 찔리는 것처럼 아프고 맥이 빠지게 만드는 상황을 일러 줍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게 만드는 용기는 씩씩한 기운이 돌게 하고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 주며, 슬픔은 눈물방울이 되어 충격으로 들어 오고, 꼬옥 안아 주시는 할머니의 마음은 안심이 되어 포근하게 만든다고 알려 줍니다. 친구를 믿지 못하는 마음을 이어 주는 믿음의 종소리가 기분을 환하게 해주기도 하고, 불안이나 피곤하고 무거운 기분과 찬바람 같은 외로움도 내 마음 속에 들어 있는 내 감정임을 일깨워 줍니다.

   그리고 화나 불안, 외로움, 거짓말, 상처 같은 기분도 느끼고 받아 안아야 하며, 사랑이나 감동과 같은 뜨거운 기분은 말하거나 그림으로 그리거나 노래로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뛰거나 사진을 찍거나 시를 읽어 솔직하게 표현해 보아야 솟아난다고 일러 줍니다. 그래야 불안이나 두려움, 슬픔, 외로움, 화도 점점 작아지고 번뜩이는 생각이 떠오르며 공감과 희망이 피어 오르고 점점 커진다고 설명합니다.

   "너는 세상에 둘도 없는 존재야.(p. 59)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p. 62)"라고 말하며 자신을 어루만지고 소중히 하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기분을 찾아 떠나는 여행 방법과 과정에 대해 쉽게 설명합니다. 기분은 나와 너, 가족과 친구를 연결시켜 주는 감정이며, 언제나 기분은 네 편이고 꼭 필요한 것임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기분은 상대방이 나에게 어떻게 해 주기를 바라는지 가르쳐 주는 감정임을 설명하며, 누군가를 공감해 주면 무거운 기분도 가벼워지게 만들 수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마음 깊은 곳에 갇혀 있는 슬픔이나 외로움, 불안 같은 감정을 화로 부풀리지 말고 솔직하게 나의 감정으로 표현을 하면 인정도 받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가르쳐 줍니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감정과 사랑이 자라면 내 안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싹 트고,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도 싹 트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기 쉬워지며, 서로에 대한 친밀감도 커져서 내 안에 안정감과 자유가 싹 트고 참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자유롭게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고 참된 모습으로 다른 사람과의 믿음을 더 깊게 키워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믿음의 관계로, 내 마음에 감사함이 키우고 행복한 마음이 싹 틔워 키워 가라고 합니다.

   이처럼 이 책의 지은이 하코자키 유키에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일에 서툰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기분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며 그것을 표현하면, 감성이 자라고 기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일깨웁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수용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인정하면, 진정한 해방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겨레아이들'에서 출판한, 모두 75쪽 짜리의 얇은 이 책은 어린 아이들의 소중한 감정들을 모두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 동화입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화나 슬픔, 외로움, 두려움, 괴로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도 인정하고 다스려서, 자신을 발전시키는 기적같은 마음의 힘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초등학교 학생인 어린이들이나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심리 동화책으로 추천합니다. 어린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모든 기분과 다채로운 감정들을 사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또는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글을 읽을 줄 아는 유치원생들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특히 부모가 옆에서 그림을 보여주며 함께 읽어주면 한글 읽기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화를 잘 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은이 하코자키 유키에의 바람대로, 아이들의 심리 치유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 동화책에 대한 후기를 모두 정리하고 마무리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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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기적같은 마음의 힘, '마음은 네 편이야' - 하코자키 유키에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09-09-17 18:15 
    우리 말에 "변덕(變德)이 죽 끓듯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감정들 가운데, '이랬다저랬다 잘 변하는 태도나 성질'을 잘 표현한 귀에 익은 말(관용구)이 있습니다. 그런 다양한 인간의 마음과 감정들을 경험하지 못한 어린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가요. 우리 마음의 숨은 힘과 자신감이나 용기와 같은 기적같은 감정들의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심리 동화책 1권..
 
 
maile 2010-07-02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리 마음의 숨은 힘과 자신감이나 용기와 같은 기적같은 감정들의 역할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심리 동화책 1권.buy tiffany ed hardy swimwear ed hardy shirts true religion jeans sale
 
가슴이 아파요 - 우리가족 건강만화
임도선 지음, 박지훈 그림, 이한율 스토리 / 북폴리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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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적인 발전과 함께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인구의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식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병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가 일상화되고, 단순한 일상으로 운동이 부족해지면서 협심증, 심근경색증, 급사 등과 같은 동맥경화성 심장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 보건의 관점이나 의료 경제적인 측면에서 재 조명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즐거운 의학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즉 평소의 생활습관을 바르게 유지하면, 생활습관에 따른 병이나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을 홍보하는 책 한 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협심증 자가 진단과 심장병 예방 및 발병 지연 방법

   "가슴이 아파요"란 제목의 가족 건강 만화책입니다. 이 책 지은이는 임도선으로, 1986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고, 고려대학교 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순환기내과 전문의가 되었습니다.


   1995년 대한순환기학회 주최 제1회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순환기내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한내과학회 정회원이며, 대한순환기학회 정회원, 미국심장학회 정회원, 그리고 대한사회복지회 이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임도선 교수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신문, 방송을 비롯한 매스컴, 강의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동맥경화와 심근경색의 줄기세포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흉통 클리닉을 담당하고 있으며, 전국민의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이 책은 딱딱하고 어려운 기존의 의학서들과는 달리, 의학 정보들을 만화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주며, 국민 건강을 생각하는 지은이의 애정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놓치거나 지나치기 쉬운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원인과 증상들, 치료 과정과 퇴원 후의 생활까지 심혈관 질환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을 알려 줍니다. 더불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에 걸린 환자의 가족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어떤 치료를 하는지, 환자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와 만화 속 등장 인물들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므로 어린이들도 가족과 함께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5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담배, 스트레스, 당뇨병, 가족력, 식습관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에, 고려대학교 심혈관센터에서 제공하는 "협십증 자가 진단" 설문지에서 사전 점검을 할 수 있습니다.

   위 자료를 읽어 보시면서 15문항 가운데 자신의 협심증 진단과 예상을 먼저 간편하게 해보시길 바랍니다. 저의 경우, 부모님의 고혈압과 가족력으로 1개가 해당되며, 현재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적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합니다. 7개 이상이면 가까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 보아야 하며, 3-6개 사이면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합니다.


   우선 제1화, "피가 섞이면 아픔도... 담배"에서는, "남자는 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란 문구와 만화로 시작합니다. "마동식"이라는 택시 기사의 손님 맞는 일상이 소개되며, 주식하다 실수하여 친구와 원수가 되었고 아내와 딸까지 떠나 버린 주인공으로 소개됩니다. 어머니, 아들과 살고 있으며, 손님을 태우고 운행 중, 가슴의 심장동맥이 좁아져서(동맥경화) 산소공급 부족으로 인한 통증(협심증)으로 차가 3바퀴나 회전하는 사고를 겪습니다.

   담배와 스트레스가 주 원인으로 진단, 혈관을 확장하고 스텐트를 삽입하는 "관상동맥 성형술"을 받습니다. 한편 어머니도 똑같은 협심증오르 입원을 하는데, 아들의 담배가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통곡합니다. 그리고 이 단원의 마지막에 협심증의 4가지 종류, 즉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 신근경색증에 대해 설명하며, 흡연은 혈관 안에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세포 속에 축적, 동맥경화를 발생시키므로, 지금 당장 반드시 금연할 것을 강권합니다.

   제2화, "친구의 마지막 선물, 스트레스"에서도 '스트레스 체크리스트' 15가지 항목이 제공되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협심증 진단에 도움이 되므로 흥미롭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1가지도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역시 만화로 올해의 1등 보험왕, 나대성씨가 소개되는 꿈을 꾸는 아침과 지점장에게 실적 추궁을 당하는 일상으로 시작합니다. 가수활동을 하고 있는 선배 병근을 찾아가 보험 계약을 부탁합니다. 그러던 병근이가 심장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지고 응급실에 실려온 채, 바로 풍선 확장술과 혈관 조영술(관상동맥 성형술)로 혈압을 되찾습니다.

  평소 고기를 좋아하고 술과 담배를 즐기며 스트레스가 심하고 바쁜 직업이 주관상동맥의 혈관이 막혀 혈류가 공급되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진단합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몸을 관장하는 기관과 시스템을 교란시켜 부신피질 호르몬을 과다 분비시켰고, 비만과 당뇨병을 유발시켰던 것이며, 수술 후에도 최소 1년 이상 약물 투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협심증 진단 검사법으로 '심전도 검사'와 '심초음파', '운동부하 검사', 관상동맥 조영술'이 있음을 설명하며, 긍정적인 생각과 자전거를 타며 심장과 건강을 지키라고 충고합니다.


   제3화, "엄마, 나, 할머니, 당뇨병"
에서는 어린 정우가 할머니가 엄마가 일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찜질방에 갔다가 가슴에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는 만화로 시작합니다. 당뇨 환자들은 협심증 발생률이 2-4배까지 높으며 대개 증상이 없어 심각해진 뒤에 알게 된다는 진단과 함께 돌연사할 수 있으므로, 찜질방이나 뜨거운 곳에 오래 있지 말라는 충고를 듣습니다.

   관상동맥이 이미 좁아졌고 석회화되었기 때문에 전신마취 후 본인의 다른 혈관으로 이식해 주는 우회술을 받아야 한다는 처방을 받습니다. 가슴을 열어야 하는 수술과 수술비 걱정에 포기하려던 마음을 되돌리고 딸과 손자 생각에 우회술 수술을 결심합니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합병증이 유발되며, 당뇨 환자의 7-80%가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기 때문이므로,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고 콜레스테롤의 수치도 200mg/dL 미만으로 조절하며 밀가루 음식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제4화,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가족력"에서는 직장의 마지막  정기검진에서 지방간과 역류성 식도염, 고지혈 증상이 있다는 진단과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약을 복용하라는 진단을 받은 후봉이 아버지와 동생 가족이 어머니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만화로 시작합니다. 딸 선영이의 유학과 시험으로 칠순에도 못온다는 소식에 어머니는 화를 내시고, 평생을 고혈압에 심장병이 있던 남편을 수발들던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는 잔소리를 듣고 밤 늦은 시간에 돌아옵니다.


   어머니 이순이 여사의 고희연에 축하노래를 부르던 중, 둘째 아들인 동생이 숨이 가쁘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증세로 갑자기 쓰러졌고, 유전적 요인인 가족력이 심근경색의 주 요인이라는 진단을 받습니다. 다행히 평소 술, 담배를 절제하고 운동과 식단으로 예방해 왔기 때문에 투약 처방전으로 마무리되고, 형도 함께 검진으로 약 처방을 받습니다. 특히 고혈압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수용체가 적기 때문에 짜고 매우며  음식을 피하고 단백질, 칼륨, 칼슘, 비타민, 그리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으로 변비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제5화, "엄마에게 보약은 따로 있다, 식습관"에서는 '식습관 체크 리스트 15문항'이 먼저 공개되어 있으며, 잡곡밥을 좋아하고 짠 음식을 싫어하는 저희 집 식습관으로 다행히 저의 경우는, 국과 찌개를 즐기는 문항 1가지에만 해당하는데, 곳곳 이런 점검의 재미도 있습니다. 한 대학 병원의 야유회로 유과장 가족이 기름진 고열량 식사를 보며 건강 검진을 종용받았고, 부인이 입원까지 하게 되는 만화로 시작합니다.

   복부 CT 결과, 협심증과 위암 판정을 받고  제거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치료와 식생활 개선을 다짐합니다. 퇴원하던 중 혈변과 심전도의 이상이 발견되어 다시 심혈관 성형술을 받습니다. 그 뒤로 체중 감량에도 성공하고 식습관도 교정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합니다. 그리고 지은이 임도선은, 건강은 '비만 관리'가 가장 중요하며, 유전과 식습관, 운동부족, 과음, 스트레스, 호르몬 불균형이 지속되면 당뇨병, 고지혈증, 담낭 질환, 수면 무호흡증,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 중풍, 암과 같은 질환과 직결된다고 강조합니다.

    심혈관 질환은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예방을 위해 평소 영양관리와 운동 관리에 철저할 것을 당부합니다. 이상으로 사망률도 높고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협심증의 모든 것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는 임도선의 "가슴이 아파요"란 의학 예방서적을 읽고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6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 건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가치있는 책이었습니다. 우리는 생사의 기로에 서야만 건강의 가치를 깨닫곤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너무 늦어 건강을 잃기 전에 그 소중함을 깨닫기를 바라는 지은이의 애정이 가득 담긴 책이었습니다.

   둘째, 특히 이 책은, 심혈관 질환의 원인과 예방법을 제시한 신개념의 건강서입니다.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돌연사의 80%를 차지하는 심혈관 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 썼습니다. 그래서 누구나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또한 이 책은 지은이 임도선의 현장 경험과 지식이 담겨져 있어,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정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요즈음 민간 처방이나 건강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넘쳐 나지만, 고려대 의과대학에서 순환기내과 전문의로서 수많은 환자를 치료한 경험과 정보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더욱 소중한 책입니다.

   넷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내며, 오타나 띄어쓰기 같은 수정할 부분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7월 10일에 초판 1쇄로 발행된 최근의 신간인데, 출판사 '북폴리오'의 출간 준비와 편집은 거의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째, 더불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의학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만화로 쉽게 풀어 쓴 책입니다. 지은이 임도선은 누구나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지은이의 세심함이 돋보입니다.

   그러므로 심근 경색을 비롯한 심장과 심혈관 질환에 관심이 많은 나이 많은 어른들과 가족력이 있는 분들이 먼저 읽어 보아야 할, 꼭 필요한 책으로 추천합니다. 또한 현재 심혈관 질환으로 입원해 있거나 치료를 받는 식구들이 함께 읽어 보면 유익할 '건강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여섯째, 마지막으로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가족의 아버지가 아이들과 함께 읽거나 이 책의 만화를 보면서 설명해 주면 좋을 '심혈관 건강 교과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심장 질환은 특히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므로, 어려서부터 지키고 유지해야 할, '건강한 습관을 위한 교과서'로 추천합니다.


   이 책에서 지은이 임도선은 건강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평소의 건강한 식생활 습관과 건강 유지를 위한 운동 관리에 소홀하지 말고 철저하게 자신을 돌볼 것을 강조합니다. 다시 한번 더 나 자신의 건강을 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음에 고맙게 생각합니다. 이로써 '가슴이 아파요' 독서 후기를 모두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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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흉통과 심혈관 질환 클리닉, 가슴이 아파요 - 임도선, 북폴리오
    from 초하뮤지엄.넷 chohamuseum.net 2010-04-05 17:49 
    경제적인 발전과 함께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인구의 고령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의 식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병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트레스가 일상화되고, 단순한 일상으로 운동이 부족해지면서 협심증, 심근경색증, 급사 등과 같은 동맥경화성 심장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 보건의 관점이나 의료 경제적인 측면에서 재 조명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즐거운 의학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쉿, 조용히!>를 리뷰해주세요
쉿, 조용히! - 풋내기 사서의 좌충우돌 도서관 일기
스콧 더글러스 지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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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관(圖書館)'이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지금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그 대답은 아마 무척 다양할 것 같습니다. 저처럼 놀이터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지식창고문화 공간으로 생각하기도 할 것입니다. 또는 필요한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도서관을 찾기도 할 것입니다.

   도서관법 제2조에 따르면, "도서관은 도서, 기록, 시청각자료, 국가, 지방 행정자료, 향토자료 및 기타 필요한 자료를 수집, 정리, 보존하여 공중 또는 특정인의 이용에 제공되어 조사, 연구, 학습, 교양, 레크리에이션, 기타 사회교육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공공 교육에 기여'하기 위함입니다.

   실제 '도서관'의 기능은 크게 3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자료의 수집' 기능으로 학생이나 시민과 같은 이용자들의 의 교양, 조사, 연구, 오락 등의 이용에 제공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해야 합니다. 둘째, '자료의 정리' 기능으로, 수집된 자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게 하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수서, 등록, 분류, 목록, 장비, 서지, 제본 등과 같은 것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도서관의 목적과 기능, 명칭 및 간략한 역사

   셋째, '봉사' 기능으로, 우선 대내적으로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요구 자료를 신속, 정확하게 열람할 수 있도록 목록을 완비해야 하고, 주제의 목록, 서지, 색인, 초록 등을 구비해야 합니다. 대외적으로는 시간이나 거리, 신체적 부자유 등으로 인해 도서관을 찾아오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현지에 가서 봉사하는 방법으로, 자동차문고나 배본, 기탁, 바다를 찾아가는 문고 등과 같이 현대 도서관 기능의 필수적인 요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한국,韓國)에 '도서관'이라는 명칭이 정식으로 사용된 것은 광무 10年(1906년)입니다. 사실상 동양(東洋)이나 아시아에 현대적 의미의 도서관이 설치된 것도 그리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도서관이란 명칭도 19세기 말엽에 이르러 새로 수입된 용어(用語)입니다. 즉, '도서관'이라는 명칭은 "Library(라이브러리)"라는 영어에서 온 말입니다.



▲ 당시 규장각 건물 모습
   독립된 시설을 갖춘 도서관은,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근대 이후의 일이며, 그 전까지는 대체로 교육기관과 출판 기관, 연구소, 도서관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서도 실질적으로 소장되어 있었고, 도서관 기능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9세기 중엽부터 밀려든 서구문명의 영향을 받아 우리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서구적인 형태의 도서관이 창설되던 초기에는, 도서관의 규모도 작았지만, 일정한 명칭도 없이 그때 그때 적당한 호칭을 붙여 사용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도적관', '도적원', '집서원', '장서관', '도적고', '서고', '문고', '서관'과 같은 형태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 교육기관은,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년)에 '태학'이 설립되었고, 서민층의 교육기관으로는 '경당'이 있었습니다. 이는 공부하는 장소였을 뿐만 아니라, 여러 서적들을 보관하고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였으므로, 일종의 도서관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려 성종 때의 왕실문고도 있었으며, 궁궐 밖에 설치되었던 비서성(秘書省)에서는 국가의 경적 및 축소(祝疏, 또는 축문(祝文))를 관장하는 한편, 도서의 수집, 보관, 열람은 물론 인쇄기능까지 겸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궁중 내에 장서소(藏書所)로서, '비서각(秘書閣)'을 두어 왕실의 도서 보관, 편찬 및 강학을 담당하였습니다.

    조선의 세종 2년, 인재양성과 학풍 진작을 위해 '집현전(集賢殿)'을 설치하였으며, 왕실의 학술과 문화정책을 위한 중심기구로서 도서관의 기능도 수행하였습니다. 정조 때에 다시 '규장각(奎章閣)'으로 이관되었고, 1911년 일제의 식민정책에 따라 그 장서는 조선총독부에 이관되었다가, 현재는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애너하임 도서관 사서의 소소한 일상과 유쾌한 세상


   이런 우리의 도서관처럼, 오늘은 미국의 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하는 스콧 더글러스(Scott Douglas, www.scottdouglas.org)의 사서 입문기라고 할 수 있는 책 한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현재 미국 애너하임 공공 도서관의 사서로 일하고 있는 그는, 1996년 발렌시아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2001년에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비교종교학과 영문학 학사 졸업을 했으며, 2003년 캘리포니아 주 산 호세 주립대학원에서 문헌정보학으로 석사로 졸업을 하였습니다.



   "더 모닝 뉴스(THE MORNING NEWS)", "오피엄 매거진(OPIUM MAGAZINE)", "더 퍼시픽 리뷰(THE PACIFIC REVIEW)" 등에 글을 기고해 왔습니다. 이 밖에도 현재 "고담 글쓰기 워크숍(Gotham Writer's Workshop)"에 출강 중이며,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SCHOOL LIBRARY JOURNAL)", "퍼블리셔스 위클리(PUBLISHERS WEEKLY)", "포워드 매거진(FORWARD MAGAZINE)" 등에 북 리뷰를 쓰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유명 문예 창작 사이트인 '맥스위니(McSWEENEY'S)'에 도서관에서 근무하며 경험한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들을 연재해 왔습니다. 그 내용들을 묶어 책으로 발행한 것입니다. 이 책의 두께는 모두 423쪽으로, 수필로서는 다소 두꺼운 편이며, 크기도 보통 규격이어서 들고 있기에는 적당합니다.



   2008년에 미국에서 출간된 책을 박수연이 옮겼으며, 올해 2009년 6월 12일 초판으로 도서출판 부키에서 발행한 최신작입니다. 책의 구성은 총 22단원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지은이의 도서관 서서 입문 과정그날그날의 소소한 일상들, 그리고 중간중간 '소곤소곤'에서 도서관 상식을 곁들여 흥미롭게 풀어 썼습니다.

   제 1장, "사서는 책을 읽지 않는다"에서, 더글러스는 일자리가 필요하던 대학 재학 중 어느 날, 신문 스포츠 면의 '책을 좋아하십니까?'란 구인 광고를 보고 얼떨결에 지원했다가 도서관 조직에서 가장 낮은 자리인 사무보조로 채용된 사연을 먼저 소개합니다. 또한 책과 씨름하며 일하다 보면 시간이 없기 때문에 사서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어두운 진실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제 2장, "도서관에 커퓨터가 들어오다"
에서는 공공 도서관의 역사에 있었던 두 번의 중요한 전환기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는 1883-1929년에 있었던 "앤드류 카네기"의 기금 지원으로 1,600개 이상이 건립된 시기이며, 도서관의 평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빌 게이츠"의 컴퓨터 기증으로 공공 도서관의 진화가 도래하였으며, 도서관 경영에도 일대 전환기를 맞았던 것입니다.

   제 3장, "사서를 위한 신병 훈련소"에서는, 도서관의 역사를 더듬어 올라갑니다. 구약성서와 같은 초기 문명을 비롯하여 고대 메소포타미아 마을의 동물과 바구니, 마을 사람들에 대해 기록한 점토판과 같은 사회 기록에서부터, 대략 기원전 30년경에 설립되었고 인류 최초의 위대한 공공 도서관이자, 두뇌 집단을 우대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 공연할 희곡을 수집하던 연극 제작자들이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었던 '로마 제국의 대규모 도서관', 기독교 탄생과 함께 유지된 '수도원과 교회의 자체 도서관', 그리고 변화를 겪은 오늘날의 '대학과 공공 도서관'까지 아울러 소개합니다.

   제 4장, "9.11 그리고 사서의 임무"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 소실된 문화 유산과 회화, 교회, 도서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9.11 참사로 인해 당시에는 도서관의 긴급상황 대처 방법과 지침이 난무했으며, 이제는 공격에 대비한 대비가 되어 있고 지금쯤은 그 대비 지침도 잊었을 것이라며 회고합니다.

   제 5장, "사무 보조로 시작해 사서가 된 남자"에서는, 겨우 150여 년 전에 컬럼비아 대학에 문헌정보학 대학원이 최초로 설립된 이후, 도서관에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알게 됩니다. 지은이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 사서 양성을 위한 도서관 장학금으로 산호세 문헌정보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고, 준사서를 거쳐 대학원 ㄹ졸업 후 정식 사서가 되었으며, 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사서가 아니라 지역사회임을 깨달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직설적, 사실적, 감각적인 표현의 문체가 재미를 더한 수필

   제 6장, "도서관은 누구를 위하여 팝콘을 튀기나"
에서는 토요일마다 나눠주는 팝콘과 스낵바에서 파는 간식이나 음식도 도서관이 지역사회에 정보를 주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사서가 된다는 것은 지역사회가 원하는 '진보적'이라는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고 소개합니다.


   제 7장, "아이들은 동화보다 방귀를 더 좋아해
"에서부터 지은이 더글러스는 어느 토요일, 관장으로부터 견학 온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라는 갑작스러운 부탁을 받고 책 읽어주는 일이 아이들의 인생에 긍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깨달은 일, 아이들이 도서관에 올 수 있게 된 일은 최근인 1850년대에 많은 교회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훌륭한 사회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책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는 사실을 소개합니다.

   제 8장, "도서관위원회 회의엔 왜 노땅들만 올까"와 9장, "빈둥빈둥 놀면서 월급 타 먹기"에서는 자신의 직업과 준비에 대해 고민하며, 일이 한가해지면서 프리셀 게임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일에 대한 권태를 채찍질하던 일, 주차장 감시 일을 도맡아 해주던 "어니스트"란 노숙자를 통해 일에 대한 위안을 얻는 경험, 추가 야간 근무를 하는 가운데에서도 게임을 클릭하며 그리웠다고... 고백하는 유쾌한 일상이 펼쳐집니다.

   제10장, "허울 뿐인 독서 캠페인"에서는, 아동의 독서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독서일지 작성에 가입하게 하는 일이 사서들에게 주어졌고, 서로 기피대상이 되지만, 음식(가입자에게 햄버거 증정)의 등장과 함께 상황이 역전되며 오히려 이용자들이 가입방법을 되묻는 반전에 대해 소개하며, 음식을 주고서라도 독서를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잘못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고민도 함께 털어 놓습니다.

   제11장, "어느 것이 진짜 장애인가"에서는 사서가 참고 봉사대에만 앉아 있지 말고, 조금 더 능동적으로 노력하고 먼저 이용자들에게 다가가 안내하면 자신의 직업이 더 좋아지고 소속감이 생긴다고 고백합니다. 제12장, "안녕, 정든 도서관아"에서는, 주정부 보조금을 받아 더 큰 새 건물을 지으면서 이 작은 건물의 폐관 기념행사 이야기가 소개되며, 새 건축에 대한 시장의 축하 연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헤어집니다.

     사서의 사명과 역할에 대한 지은이의 진솔한 고민

     제14장, "내 인생의 두번째 도서관"에서 더글러스는 도심 번화가에 있는 새 도서관으로 발령을 받아 긴장되어 있는 새 분위기의 도서관으로 출근해서 그 지역사회를 파악하는 일부터 시작하며, 도서관의 실패 이유는 사서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다고 솔직하게 피력합니다. 그리고 책이 좋아서 사서가 되었지만, 배움에 열의가 있는 사람이 좋아서 이 일을 계속한다고 고백합니다.


   제 15장, "새 도서관의 새 이웃
"에서는 도서관 주차장 한 가운데에 세워진 차를 주차 자리로 밀기 위해 도움을 요청하면서 알게된 소방관들과의 일화를 소개했으며, 제16장, "사서의 미니홈피 엿보기"에서는 젖꼭지에 피어싱을 한 소녀의 사진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리던 10대가 현장에서 관장에게 적발되면서 도서관 컴퓨터에서 차단되었고, 도서관은 평화를 찾았지만, 채팅에 대한 악용을 경고합니다.

  제17장, "도서관은 노인들의 사랑방"에서는 '오디오 테이프'라고 휘갈겨쓴 작은 사전을 찾는 미즈 하즈켈 할머니, 단골 이용자이자 잘난 체하는 헨리 할아버지, 혼 할머니를 따라다니는 베트남 참전 용사였던 로버트 할아버지 등 단골 고객들을 소개합니다. 제ㅓ18장, "게임은 집에 가서 해라, 제발!"에서는 이용 제한시간을 해킹해 사용하던 토니를 비롯하여 상스럽고 성적인 욕을 쉽게 하는 십대들, 아빠를 무서워하는 아이, 예의 바르고 배움에 대한 열의가 대단한 바네사, 하루종일 게임을 하는 여학생 등 청소년 고객들과의 소소한 일상들을 들려줍니다.

   제19장, "사서가 무슨 동네북인가"에서는 도서관 뒷 편을 개인 소유물처럼 사용하거나 예수 관련 전단지를 배포하려는 등 이용자들과 벌어지는 웃지 못할 일화들이 소개되고, 제20장, "저 여기 사는데요!"에서는 지린내와 냄새가 진동하는 노숙자들의 도서관 사랑에 대해 풍자적으로 솔직하고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제21장, "사서는 어떻게 연애할까"에서 더글러스는, 멋진 사내 연애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메일 계정을 열어 프로필을 작성하고 다른 사람의 프로필을 열람하던 어느날 사서 지망생이라는 "다이애나"에게 메일을 보내고 답장을 받으면서 데이트가 시작되면서 사랑이 찾아옵니다.

  제22장, "도서관 사서도 철밥통은 아니다"에서 관장이 휴가간 동안 사무보조, "브랜다"의 노골적인 반항을 통하여, 진정한 리더쉽이란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 때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마음에 새깁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브랜다는 직장 전쟁의 희생양이며 우리 모두가 그 피해자로 해고될 수 있음을 깨우쳐 주었으며, 누구의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음을 실감하였습니다.  

   예전 도서관을 떠난 지 2년 뒤, 마침내 완공되어 돌아가던 날, 새로운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더글러스도 변했지만, 제자리에 돌아와 있습니다. 새 공간에 책이 채워지고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모습과 함께 미래의 가능성을 상상합니다. 
 


   지역사회를 위한 도서관의 진정한 사서로 일할 것을 다짐합니다. 또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하여 다른 도서관의 이용자이자 소비자로서의 여행을 떠나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교훈들을 얻습니다. 이상으로 스콧 더글러스의 "쉿, 조용히!"를 읽고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6가지로 정리합니다.

     직장이라는 정글과 도서관이라는 유쾌한 인생 공간

  첫째, 자타공인 닭살 남편이자 애처가인 지은이는 아내와 함께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에 살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하여 도서관과 관련된 상식적이고도 유용한 많은 이야기들쉽고 경쾌하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내었습니다. 이 책에서 글감을 끄집어내는 그의 시각도 인간적일 뿐만 아니라, 글체도 부드러우면서 통쾌합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시선과 따듯한 관심을 잡아 끌어당기는 은근한 매력이 있는 수필집입니다. 그래서 누구나가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도 재미있고 유쾌하게 언제 어디서나 부담없이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러므로 도서관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이나 일반 시민들이 읽으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책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중, 고등학생들이 읽으면 도서관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갖게 될 쉬운 책으로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이 여름 방학에 온 가족이 함께 읽고 그 소재들을 공유하고 이야기 나누어도 좋을 것입니다.

   둘째, 지은이 더글러스는 무척 직설적인 성격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글체도 사실적이며 감각적입니다. 한편 그런 점이 이 책에 재미를 더하는 유쾌한 요소이자, 강력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관련 글 몇 문장을 소개합니다.

   "나는 이내 사서에 대한 어두운 진실을 알게 되었다. 사서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책과 씨름하며 장시간 일하고 나면, 근무 외 시간에는 책과 관련한 것에 관심이 가지 않게 되는 것이다.(p.21)"와 같이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고도 거침없이 쏟아 냅니다.

   "조너선의 비행기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가 만든 비행기 같았다. 그는 종이를 꼼꼼하게 접어 한 치의 오차도 없게 설계했다. 그는 십 분이나 걸려서 비행기를 접었다. '얼씨구, 착륙 정치와 전조등까지 다시지.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p.158)"와 같은 풍자적인 표현들도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여 글의 흥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장애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장애인을 싫어하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옆에 있기 불편한 것뿐이다. 그들을 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p.173)"와 같은 표현처럼, 그의 글은 읽는 독자가 당혹스러워질 만큼 정말 솔직한 매력이 있습니다.

   셋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내며, 오타나 띄어쓰기 같은 수정할 부분이 이따금씩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6월 12일에 초판 1쇄로 발행하며 출판사 부키의 출간 준비와 편집에서 미처 수정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넷째, 아주 이따금씩 글의 문맥과 내용이 이상한 곳이 발견되었습니다. 본래의 영어책을 보지 못했으므로 옮긴 내용의 어색함을 지적할 수는 없지만, 어색한 곳들이 적지 않아서 못내 아쉬운 점으로 남습니다.

   다섯째, 이 도서관 수필집에서 지은이는 그날그날의 일상을 토막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이번 여름 여행 가방에 챙겨가지고 가서 틈틈히 읽기에도 좋을 책으로 추천합니다.

   여섯째, 이 책을 다 읽은 뒤, 한가지 변한 사실이 있습니다. 저 역시 낯선 도서관을 찾으면 무뚝뚝해 보이고 왠지 바뻐 보이는 사서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참고 봉사대에 앉아 있는 사서들에게 먼저 물어 설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하더라도 꼭 먼저 이것저것 부딪히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제 낯선 도서관에 가더라도 더글러스와 같은 사서들을 생각하며 먼저 인사하고 물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도서관 곳곳에 숨어있는 지은이의 엉뚱하면서도 따듯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로써 이 '쉿, 조용히!' 독서 후기 글을 모두 정리, 마칩니다!


 * 참고 도서 : "한국 도서관사 연구" 백린 지음, 서울, 1982, 한국 도서관협회
                     "도서, 인쇄, 도서관사" 김세익 지음, 서울, 1994, 아세아문화사,
                     "도서관 문화사" 정필모, 오동근 지음, 서울, 1991, 구미 무역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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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오토바이
조두진 지음 / 예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아버지'라는 이름을 듣기만 해도 '미소'가 번지는 추억들이 하나씩은 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 셋에 딸이 하나인 외동딸에 고명딸, 그것도 장손이셨음에도 아버지의 늦은 결혼으로 얻은 첫 자손이었기 때문에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딸이 하나여서였는지, 집안의 첫 자손이어서였는지,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각별했던 모양입니다. 동생들도 대학을 모두 마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즈음, 이따금씩 집에서 통닭에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우애를 다지곤 했습니다. 그 분위기를 이어 동양화 공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입니다. 한결같이 동생들이 느껴온 아버지의 사랑은 누나의 것만 못하다고 생각해 왔다는 것입니다. 세 명의 동생 모두 그렇게 느꼈다며 분명하다, 확신한다는 표정과 그 사실에 사뭇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각기 조금씩 다를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의 아버지, 경의(敬意)로운 아버지들의 삶

   오늘 소개할 이 조두진의 책, '아버지의 오토바이'에서 말하는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은 어떤 것인지 함께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지은이 조두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유명 작가입니다. 특히 '도모유키'와 '게임'으로 수상을 하였으며, 대표작으로 '능소화'와 '유이화', '마라토너의 흡연' 등이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편소설 '도유모키'는 정유재란 당시 순천 인근 산성에 주둔한 일본군 하급 지휘관 도모유키의 시선으로 전쟁을 바라본 소설이며, 이 작품으로 2005년 제10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또한 단편소설 '게임'으로 2001년 근로자문학제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그 이전인 1998년에는 경북 안동의 무덤에서 발굴된 '원이 엄마의 편지'를 주제로 한, 4백 년 전 조선 남녀의 안타까운 운명과 사랑을 재구성하여 장편소설 '능소화'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사건을 통해 현대인들의 삶의 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단편집 '마라토너의 흡연'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총 10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뺑소니라는 교통사고로 시작되며, 이렇게 주인공 '엄시헌'의 죽음이, 이 장편 소설의 전초(前哨)가 되어 발단이 전개됩니다. 그리고는 큰 사건이나 반전 없이 다큐멘터리처럼 전개, 절정, 결말로 이어지는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입니다.
 
   인적이 드문 김천의 한 지방도로 아래 배수로에서 '엄시헌'이란 한 남자가 주검으로 유기된 채, 발견됩니다. 그의 신원은 30년 가까이 그 곳에서 술집 겸 도박장을 운영해 온 68세의 남자로 밝혀졌으며, 큰 아들 엄종석과 작은 아들 엄종세는 그의 아들이자 법적 상속인이라는 이유로 김천 경찰서로부터 사망에 연루되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정확한 사인 파악을 위한 부검을 요청합니다.

   아버지는 첫째 아들 엄종석의 선천성 정신질환 증세 치료를 위해 남강이 흐르는 경남의 산골마을에서 서울로의 상경을 결심합니다. 둘째 아들 엄종세는 서울로 이사 온 뒤로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으며, 대기업에 취업하여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사내 베트남 관련 프로젝트를 운영하던 중, 책임을 지고 강제 퇴직당해 6개월째 실업자 상태였습니다.

   보통의 부자지간이 그렇듯, 명절이나 어버이날, 또는 생신 기간이나 되어야 겨우 통화 정도를 하고 지내는 소원한 사이였습니다. 심지어 빈소에 놓을 영정사진조차 찾기 어려울 만큼 먹고 사는 일에 급금했기에 가족사진 찍는 일은 사치였던 추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둘째 아들 엄종세는 김천에서 아버지의 장례 절차를 준비합니다. 경찰서에 들른 엄종세는 아버지의 막노동판과 식당의 25-6년 지기 친구, 장기풍'이란 사람을 만납니다. 엄시헌과 장기풍은 처음 공사장의 막노동 인부로 만났는데, 엄종세는 이 장기풍을 통하여 아버지가 벽돌공이나 미장이, 목수 등의 뒤를 따라다니며 허드렛일을 돕던 '디모도'라고 불리는 잡부였음을 처음 알게 됩니다.

   또한 장기풍의 증언을 통하여 아버지가 성실하고 정직한 인부였으나, 돈을 모으기 위해 담배도 피우지 않고 자비로 술도 사마시지 않고, 월급날이 되면 받은 돈을 고스란히 집으로 부쳤던 책임감 강하고 희생이 삶이었던 아버지였음을 알게 됩니다. 더불어 장기풍이 유일한 친구이자, 지독한 인간이었으며, 노랭이로 평판이 자자했음을 새롭게 듣고 알게 됩니다.

   어머니의 장례식 때에도 오고간 사이였으나 엄종세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장기풍은 월남전 참전 용사로 파견되었다가 고엽제의 후유증을 앓면서 가족들에게 피해주지 않겠다는 무지한 생각으로 집을 나와 생이별하며 살고 있던 노인이었습니다. 그곳 식당을 동업하던 '미스 정'이라는 여인과의 인연도 거부하던 가장이었음을 알게 되며, 경찰서에서 열쇠도 받아 식당과 금고도 살펴보게 됩니다. 이따금씩 생전의 아버지와 통화할 때마다 엄종세의 주민등록 뒷자리 번호를 묻던 아버지의 이상한 습관을 기억해 내고, 더불어 금고의 비밀번호도 추측해 내게 됩니다.

   엄시헌의 갑작스런 죽음과 엄종세의 실직으로 인하여 빈소는 썰렁하고, 수사 임무를 띤 형사들만 들러서 원한을 가질 만한 사람이 있는지 묻습니다. 아내와 아이들도 내일 내려오기로 하면서 엄종세의 부탁으로, 장기풍의 아버지에 대한 빈소 담화는 계속됩니다.

    서울로 이사온 그 해 겨울,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것도 철공소에서 전기용접 기술을 배우기 위해 보호경을 쓰지 않고 맨눈으로 불빛을 쳐다볼 만큼 무모하고 가족을 위해 용감했기 때문이며, 재래시장과 뒷골목들을 돌아다니며 야채행상을 나선 것도 아들의 새 가방을 사주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신발 공장을 다니며 발에 꼭맞는 형과 험종세의 고급스런 헝겊 운동화를 신고 뽑내는 동안, 아버지의 얼굴에 번졌던 미소의 의미를 이해하게 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버지는 죽음의 순간에도 무언가 꼭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는 사람처럼, 눈을 감지 못하고 있었던 사실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사내벤처 베트남 프로젝트에 동참했던 입사 4년 후배 김경한의 복직 소식을 듣게 되고, 사내 직원 자격으로 함께 조문 온 김경한은, 자신의 복직에 동의, 어떤 법적 대응도 하지 않겠다는 자필 동의서를 요구합니다. 그 날 자정 쯤 출근을 핑계로 직원들이 떠나고 장기풍과 엄종세의 아버지 삶에 대한 빈소 대담은 계속됩니다.

   아버지 식당에서 노름을 하느라 땅문서, 집문서를 날리고 고향 마을을 떠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며, 노름 자금을 빌려준 이자 수수료를 냉정하게 챙겼던 아버지의 몰인정한 모습이며, 다음 날 노름꾼의 부인이 집 문서 내놓으라며 식당에 찾아와 악을 썼고 결국 경찰들이 해결했던 일이며, 땅문서를 달라던 박만길이라는 자와 우격다짐을 했던 일, 그 부인의 진단서까지 제시했던 일, 1991년 부동산 특별조치법에 시행에 의해 임자 없던 빈 땅을 문서로 등기해 꿀꺽했던 일, 그리고 청주 영해병원에 있던 형 엄종석의 병문안 만큼은 빼먹지 않고 매주 갔던 일 등 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이야기로 듣게 됩니다.

   또한 역대 경찰서장이나 파출소장을 진심으로 깎듯이 모시고, 친하게 지냈던 모습과 자식들 공책을 위해 자신의 용돈은 만원도 안 썼던 삶, 그래서 집에는 자주 오지도 못했던 이유를 차차 깨달아 갑니다. 그리고 장기풍의 입을 통하여 아버지가 깨끗하게 산 사람은 아니었지만, 아버지 기준에서 정의란 세상이 말하는 것과는 달리, '처자식을 먹이고 입히는 것'이었다는 대변을 듣고 위안을 받습니다. 동업자였던 미스정이 갑작스럽게 식당을 떠난 상황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듣고 물으며 생전의 모습과 자취를 추적, 더듬어 갑니다.

   이따금씩 아버지와 편지로 소식을 주고 받았던 추억, 금고에 통장이나 보험증서, 땅문서들과 함께 보관되어 있던 그 소중한 편지의 내용들을 다시 듣고 보았으며, 장기풍은 아들인 너만큼은 아버지의 빈소 앞에서 울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한 형사가 빈소로 찾아와 사고현장의 교통감시 카메라를 확인, 용의 자동차를 확보했으며, 부딪친 앞 범퍼까지 조사 중이므로 범인을 잡은 것 같다는 소식을 전했고, 엄종세는 사건이 의외로 쉽게 해결되었다는 생각에 안도합니다. 그리고 회사 4년 선배였던 최종기가 빈소로 찾아와 회사가 엄종세의 벤처팀, '베트남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된 사연과 징계 절차, 자신에 대한 앞으로의 부정적인 전망을 전해 듣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고에 들어 있던 아버지의 일기장도 발견하는데, 엄종세의 어릴 적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음을 알고 추억합니다. 돼지를 선물해 주어서 아침, 저녁으로 먹이를 챙기며 즐거워하던 엄종세의 모습도 그려져 있고, 뇌성마비와 정신지체, 간질 증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형의 증세에 대한 이야기, 서울로 이사오기 전 날 돼지를 잡던 아버지의 심경, 운동회에 함께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 등을 넘겨 읽으며 아버지의 젊은 날을 그리워합니다.

   아버지를 화장하고 눈물로 보낸 뒤, 엄종세는 청주 정신병원의 형을 찾아갑니다. 병원 뒷 쪽에 별도의 정원과 건물에서 살고 있던 엄종석을 만나면서 형에 대해 부담갖지 않기를 바랐던 아버지의 배려를 다시 한번 더 실감합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 형을 찾아와 오토바이에 형을 태우고 운동장을 돌았으며, 사가지고 온 인삼비누로 목욕을 시키고, 사온 컵라면을 함께 먹었던 발자취를 따라가며 우리 아버지들의 삶과 온정을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아버지의 모습이 그랬듯이 자신의 아이들 역시 엄종세 자신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임을 깨닫습니다.


   이렇게 모든 장례절차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 엄종세는 갓길에 자동차를 세우고 눈물을 흘립니다.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과 젊었던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배수로에서 자식을 생각하며 눈도 제대로 감지 못했던 부정을 떠올립니다. 이상으로 이 책을 읽고 느낀 소감과 생각을 아래와 같이 7가지로 정리함으로써, 이 독서 후기 글을 끝내고자 합니다.

   처자식을 먹이고 입히는 것이 목표고 정의였던 우리들의 아버지

   첫째, 이 책은 대작 장편소설은 아니지만, 잔잔한 이야기와 훈훈한 아버지의 온정이 살아 있는 감동적인 소설입니다. 읽는 내내 자식에 대한 지극한 "부정(父情)"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으며, 아버지의 온정이 더욱 그리워졌고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버지나 어머니께서 이미 돌아가셨거나 최근에 두 분의 장례를 치뤘던 분들은 코눈물 범벅이 되어 이 책을 읽었을 것 같습니다. 가정의 평안과 아버지를 회고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을 소설로 추천합니다.

   둘째,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과는 또 다른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그린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세심하거나 애절하지는 않지만, 변함 없는 산과 같은 묵직하고 든든한 사랑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소설 전개 구성과 전체적인 내용을 볼 때, 극적이거나 큰 감동이 있지는 않지만,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인 구성으로, 실제 아버지상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셋째, 책의 길이 267쪽으로, 이 책은 지은이 조두진이 에필로그에서 밝힌 것처럼, 어릴 적 기억과 경험을 재구성한 소설입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조두진의 생각과 글솜씨로 쉽게 잘 다듬어낸 감동적인 소설입니다. 방학을 보내는 중, 고등 학생들이 읽어볼 만한 소설로 추천합니다.

    넷째,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내며, 오타나 수정할 부분은 발견하지 못하였습니다. 지난 6월 22일에 초판 1쇄로 발행한 예담 출판사의 출간 준비와 편집은 완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째, 인간의 인권과 관련하여 개방된 사회적 인식을 엿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더 좋았습니다. 주인공 엄시헌의 첫째 아들 엄종석의 주요 무대는 청주 영해병원인 정신병원입니다. 최근에 소개한 정유정의 '내 심장을 쏴라'나 공지영의 '도가니' 역시 주요 무대가 정신병원이었음을 감안할 때, 요즘 소설들의 주요 배경이 '정신 병원'을 다루고 있어 매우 흥미롭습니다.

   정유정 소설의 주요 무대는 '정신병원'일 뿐만 아니라 공지영 소설의 주요 배경은 지능과 청각 장애를 가진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했던 '장애인 학교'였습니다. 물론 이 조두진의 소설도 주요 주제는 아니지만,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큰 아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이 시대, 우리들의 아버지 상(狀)에 대해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여섯째,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까지 읽으며 궁금증 한 가지를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왜 이 책의 제목이 '아버지의 오토바이'일까 하는 점입니다. 그 것은 바로 큰 아들 엄종석을 태워주던,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준비한 유일한 놀이기구였던 것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을 찾아갈 수 있었던 아버지의 마음이자,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것입니다.

   일곱째, 그러므로 누구나가 읽을 수 있는 부담없는 소설 책으로 추천합니다. 이 무더운 여름에도 별 다른 신경 쓰지 않고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방학을 맞은 학생과 청소년들을 비롯하여 주부나 직장인들까지 꼭 읽어볼 만한 소설책으로 추천하며 이 글을 모두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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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 (반양장) 반 고흐, 영혼의 편지 1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김 / 예담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고흐(Vincent Van Gogh, 네덜란드, 1853~1890)'라는 이름을 들으면 왜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가요? '고흐'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왜 슬픔이 밀려오는 걸가요? '고흐'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왜 마음이 무거워지는 걸가요?

   고흐의 그림은 'Foreign Pictures (34)'라는 글목록을 통하여 여러번 소개하였습니다. 최근인 지난 5월 어버이날에 소개했던 '붗꽃 그림' 을 비롯하여 '카네이션 그림 3점', '밀밭 관련 그림 4점', '풍차와 몽마르트 언덕 그림 5점' 등 고흐의 걸작들을 참 즐겁게 감상하였습니다. 그런 그림들 속에 스며있는 고흐의 열정과 숨겨진 사연들을 들으면 늘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런 고흐의 그림 속에 숨겨진 고흐의 생각과 사연이 숨어 있는 그림 책 1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림 관련 서적에 대한 소개로는 '미술투자 노하우'에 이어 2번째인 셈인데, 제가 고흐 그림들을 소개할 때마다 거의 매번 '참고 서적'으로 함께 소개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고흐의 목소리와 그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반고흐, 영혼의 편지(2008, 예담)"라는 편지들만 엮어놓은 독특한 서간체 형식의 책입니다.

     일생의 고백서였던 고흐의 편지 모음집

   고흐는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의 브라반트 지방에 있는 '포르트 춘데르트(Zundert)'란 작은 시골 마을에서, 엄격한 개신교(칼빈교) 목사였던 아버지, 테오도루스 반 고흐(Theodorus van Gogh, 1882-1885)의 맏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화랑 점원과 서점 직원, 전도사라는 다양한 직업을 거쳐 1880년인 27살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화가의 길에 들어섭니다.  


   고흐 평생의 유일한 그림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Theo van Gogh)의 헌신적이고 적극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1000여 점에 이르는 고흐의 유작들은 아마도 탄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의 37년 평생 가운데 화가로서의 삶을 살았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으며, 1880년부터 1890년까지 고작 11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의 나이 27살이 되던 1880년 2월, 테오의 도움으로 브뤼셀(Brussel) 하숙집과 미술학원에 등록을 하면서 본격적인 그림 공부를 시작합니다. 고흐 그림의 전반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시기에 농민의 삶에 애정을 담았던 어두운 색채의 그림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고흐 그림의 후반기라고 할 수 있으며, 아래 꽃 그림을 그렸던 해이기도 한 1886년에는 파리로 그림 공부를 하러 갑니다. 당시 파리는 새로운 인상주의(impressionism) 양식에 대한 논쟁이 활발했던 시기로, 고흐 그림에 변화를 가져다 준 중요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1888년 2월까지 인상파의 영향을 받았고, 화법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색채도 밝고 강렬한 분위기로 바뀌었으며, 색조도 다채로워졌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자신만의 정열적이고 개성적인 화풍과 독특하고 살아있는 붓질의 느낌을 창조해냈던 것입니다.



    고흐, 백일초와 다른 꽃들이 있는 꽃병(Vase with Zinnias and Other Flowers), 1886, National Gallery of Canada, Canada ⓒ 2009 Van Gogh
   (고흐의 그림들은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들이므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며, 고흐의 작품들을 바탕그림으로 저장해 큰 그림으로 감상하시면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앞에서 소개한 '카네이션 그림'과 마찬가지로 오늘의 꽃 정물 그림들은, 그의 나이가 34살 되던 해인 1886년에 가장 많이 그린 정물화들입니다. 직접 보시는 것처럼, 행복과 환희를 담아내고 있어 표현주의(expressionism)적인 동시에 상징주의(symbolism)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경제적인 생활과 미술기법 연구, 습작과 훈련에 필요한 책, 미술도구, 물감 등 모든 것의 구입을 전적으로 동생 테오에게 의존하던 시기로, 모델조차 전혀 살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야외에 널려있는 꽃밭이나 그 곳의 꽃들과, 정물 그림들이 주요 소재로 등장합니다. 그런 고충을 동생 테오에게 토로한 고흐의 편지(p. 146)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테오에게

   "편지와 돈은 고맙게 잘 받았단다. 설령 성공을 거두더라도 그림을 그리는데 든 돈을 고스란히 되찾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울해진다.

   '가족들은 잘 지내지만, 그래도 그들을 보면 슬프다.'라고 쓴 네 편지를 읽고 마음이 아팠단다. 네가 결혼한다면 어머니께서 아주 기뻐하실 게다. 네 건강과 일을 위해서라도 독신으로 지내서는 안 될 테지만, 나는 결혼이나 아이에 대한 욕망을 잃어버린 것 같다. 이따금 35살이라는 나이에 벌써 그런 느낌을 갖는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p. 136).

       1887년 여름에


   가족과 동생 테오을 생각하는 고흐의 마음과 그의 인생에 가득찬 외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생 테오가 없었다면, 그의 37년 일생이 얼마나 더 외로웠을지 실감이 나고, 그를 보고 있는 것처럼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게 만드는 편지입니다.

   아래의 편지 글(p. 148-151)에서 보면, 고흐가 꽃 정물화를 그리며 꽃과 식물에 깃들어 있는 생명의 찬란함과 영혼의 색채까지 담아내고자 노력하였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파리에서 화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경제적인 어려움과 꽃과 같은 생물 그림에 대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색채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얼마나 연구하고 노력했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고흐, 양귀비, 수레국화, 작약, 국화가 있는 꽃병(Vase with poppy, peony, chrysanthemum), 1886, oil on canvas ⓒ 2009 Van Gogh


   친애하는 레벤스에게

  "앤트워프(Antwerp)에 있을 때에는 인상파 화가들이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도 몰랐는데, 파리에 와서 그들을 직접 만나 보니 아직 그 일원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그림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네. 특히 드가(Hilaire Germain Edgar Degas, 프랑스, 1834-1917)누드화모네(Claude Monet, 프랑스, 1840-1926)의 풍경화가 맘에 든다네.

   내가 하고 있는 작업 이야기를 하자면, 모델에게 지불할 돈이 없어서 인물화는 완전히 포기했네. 그 대신 유화로 채색하는 연습을 위해 빨간 양귀비 꽃, 푸른 수레국화와 물망초, 하얀 장미와 분홍 장미, 노란 국화 등 꽃 그림을 다네. 푸른색과 오렌지색, 빨강과 초록, 노랑과 초록의 대립을 추구하기 위해서지. 회색빛 조화를 피하고 강렬한 대립을 조화롭게 다루기 위해 강렬한 색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네.

   이런 훈련을 마치고 최근에는 두 점의 두상 습작을 그렸는데, 전에 그린 것보다 빛과 색채에서 훨씬 낫다고 감히 말할 수 있네. 예전에 우리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나. 색에서 생명을 추구해야 한다고. 진정한 데생은 색과 함께 틀이 만들어진다고. 풍경화도 12점을 그렸는데, 순전히 초록색과 푸른색으로 그렸다네. 나는 이런 식으로 그림의 생명을 얻고 진보하려고 분투하고 있네.  

   자네가 철저한 색채주의자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네. 내가 인상파 화가들을 만나 보니, 자네의 색채와 나의 색채가 모두 그들의 이론과 정확하게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지. 그래서 봄이 되면 화려한 색채의 땅 남 프랑스로 가게 될 것 같다네. 우리가 함께하는 것은 어떨가 싶기도 하네(p. 148-151). 

                                                      1887년 8월-10월에



   고흐, 피오니와 장미가 있는 꽃병(Bowl with Peonies and Roses), 1886, Kroller-Muller Museum, Netherlands, ⓒ 2009 Van Gogh


   이러한 혼신의 노력과 색채에서 자연과 생명체의 힘을 표출해 낸 결과와 그림들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편지 글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곧 동생 테오가 형 고흐에게 보낸 편지(p. 256-258)를 보면, 형에게 보내는 애정과 염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빈센트 형에게

   "우리가 자주 형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그리고 형이 지난번에 보낸 그림들이 그것을 그릴 당시 형의 정신 상태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꼭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 그 그림들 모두에서 이전에는 형이 얻지 못했던 강렬한 색채의 힘을 볼 수 있었어. 그 자체만으로도 아주 귀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을텐데, 형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더군.

   형태를 왜곡하여 상징적인 것을 발견하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형 그림들의 많은 곳에서도 그것을 발견할 수 있었거든. 그 그림들은 형이 자연과 살아 있는 생명체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거야. 형이 생명체 안에 본래부터 내재한다고 강렬하게 느끼는 것들을 그리기 위해 형의 모든 것을 극한까지 몰고가는 모험을 감수했을 테니, 머리가 얼마나 힘들겠어. 혼란을 겪은 것도 무리가 아니야(p. 256-25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처럼 빈센트 반 고흐의 색채 활용에 대한 변화와 그런 원천의 힘을 동생 테오는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동생 테오는 형이 외로움과 정신병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림에 대한 열정에서 찾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하여 동생의 유일한 후원에 대해 얼마나 큰 부담을 느끼며 작품활동을 했는지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동생이 형의 그림을 얼마나 좋아하고 애정으로 대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고흐 자신의 그림 값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으로 고민했음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테오에게

   "너는 내가 보내는 그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것이 너에게 진 빚을 갚아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했지. 그러나 나로서는 너에게 1만 프랑 정도를 가져다줄 수 있게 되는 날에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단다. 지난 날에 이미 써버린 돈도 우리 손에 되돌아와야 할 것이란다. 적어도 그 정도 값어치가 있단다. 아직은 그렇게 되기 힘들겠지.

   이런 자연에는 좋은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한단다. 그러니 내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순전히 내 잘못이다. 그래, 이런 것이 요즘 고민하고 있는 문제란다. 그러나 나에게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하지.

                                                               1888년, 5월 10일


   위 편지는 고흐가 35살이 되던 해이자, 그가 사망하기 두 해 전인, 1888년에 동생에게 보낸 것이었습니다. 고흐도 결코 적지 않은 나이였고, 거의 10년 가까이 습작 훈련을 해온 터여서 그림의 완성도도 상당히 높은 경지에 올라 있었습니다. 또한 고흐만의 독특한 강렬함과 영혼의 울림이 표현되던 시기의 그림들이었음에도 그에 대한 고흐의 마음은 아직도 겸손하기만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흐, 붉은 양귀비가 있는 꽃병(Vase with Red Poppies), 1886, Wadsworth Athaneum, United States ⓒ 2009 Van Gog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들은 거의 모두 팔리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당시 살던 곳에 나란히 무덤으로 뭍혀 누워있을 만큼, 화가인생의 영원한 동반자이자, 유일한 지원자이기도 했던 테오에게 그 당시의 고민을 털어놓는 고흐의 깊은 애정과 속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생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과 절절한 애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처럼 고흐의 편지글이 남아있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진솔하고 여린 고흐의 인간성을 엿볼 수 있었을가요. 읽는 독자들까지 참 마음 무겁고 안타깝게 만드는 고백이요, 감성 어린 자백이며, 진솔한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가 인생의 동반자였던 고흐와 테오의 자서전

   첫째, 이렇듯, 위 '반고흐 영혼의 편지'는 고흐가 사는 동안, 특히 그림을 그렸던 생애 동안, 고흐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그대로 보여주는 진실한 '편지글 형식의 자서전이자, 고백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흐 일생의 외로움에 대한 진솔한 고백이자, 화가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회고록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둘째, 그러므로 고흐 그림을 좋아하는 관객이나 독자가 있다면, 가장 먼저 구입해 볼만한 '고흐 그림 입문서'로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편지 형식으로 짧게 단락지어진 글이며, 모두 312쪽으로 그리 두껍지 않아서 중, 고등 학생들이나 심지어 초등학생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이 책은 고흐에 관한 그 어떤 설명보다도 담백하고 가장 솔직한 '고흐 그림 해설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큐레이터가 해석하는 설명보다도 더 정확하고 사실적인 이야기를 고흐의 손으로 쓴 음성을 직접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책의 구성을 보면, 크게 전체적으로 8 단원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고흐가 그림을 위해 머무르거나 그림을 그렀던 각 지방별로 시기를 분류해 시간 순서대로 정리한 서간체 문집니다. 그러므로 이 편지집을 읽는 것만으로도 고흐의 일생과 함께 여행하며 그와 함께 이야기나눌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섯째,
그리고 특히 2008년 10월에 개정된 이 책에는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동생 윌과 어머니, 친구 베르나르나 고갱, 레벤스 등에게 보낸 편지 글과, 동생 테오가 형에게 보낸 다양한 편지들까지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림을 그리며 그림과 삶에 대해 고민했던 고흐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고흐가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고흐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섯째, 그리고 지난 2008년 11월에 이미 '반고흐, 영혼의 편지 2' '반고흐 명작 400선' 같은 책들이 벌써 출간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는 방학을 맞이하여 읽을 만한 권장도서로, 일반인들에게는 여름 휴가를 즐기며 읽을 만한 추천도서로, 잠자리 전에 읽을 만한 부담 없는 교양도서로, 그리고 시간 나는 짬짬이 읽을 만한 휴대도서로 소개하며, 이 '반고흐, 영혼의 편지'에 관한 후기 글을 모두 정리합니다.


 ** 고흐 관련 글 : ★ 모네와 고흐의 가을로 들어가는 길
                           ★ 어버이 베갯 머리에 고흐의 붓꽃 그림을 바칩니다
                           ★ 어버이 은혜 감사드리며 - 고흐의 카네이션 그림 3점
                           고흐와 풍차, 몽마르트 언덕이 그립다
                           ★ 문화 마케팅, 광고와 결합한 고흐그림
                           ★ 탄생 155주년 기념, 빈센트고흐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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