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백한다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1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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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 읽으면서 이렇게 전율하며 행복했던 때가 얼마만인지?! 스토리, 플롯, 형식, 주제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 특히 그 놀라운 형식은 감탄, 또 감탄. 이 작품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중 단연 TOP이다. 별 다섯이 아니라 열 개도 아깝지 않다. 재독이 아니라 서너번 읽어도 좋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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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5-25 10: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뭐에요 잠자냥 님. 진짜 큰일났네. 아니 대체 어떤 책이길래 이러시는 거에요. 아놔... 갑니다, 네, 사러 갑니다.

Falstaff 2021-05-25 10:24   좋아요 4 | URL
아 글쎄 이 책은 읽어야 하는 거라니까요!
후회하시면 제가 책값 물어드리겠습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1-05-25 10:24   좋아요 1 | URL
이건 정말 사셔야 해요. 그리고 타미에게 물려주세요.

잠자냥 2021-05-25 10:26   좋아요 1 | URL
전 이거 정말 죽기 전에 네 번은 더 읽을 거예요. 전 웬만하면 책 재독하는 사람 아닌데요. 이건 정말 네 번은 더 읽을 겁니다!!

다락방 2021-05-25 10:48   좋아요 2 | URL
아니 이분들 왜이러시는 거에요 진짜? 저한테 너무 하시는거 아녜요? 제가 책을 얼마나 샀는지 알면 저한테 이러시지 못하실겁니다 진짜루..

잠자냥 2021-05-25 10:52   좋아요 1 | URL
그 책 다 빼고 이거 사세요. 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5-25 11:04   좋아요 1 | URL
헉.... 전 드디어 미치는가 봅니다.
다락방님이 ˝저한테 이러시지 못하실 겁니다 진짜루..˝
라고 하셨고, 그때 제가 배가 고픈 상태였으며 시간도 이미 열한 시가 넘어 얼른 분침 돌아가기만 기다리고 있어서 그랬는지 글쎄,
˝진짜루˝를 짜장면집인 줄 알았습니다. 흑흑흑....

syo 2021-05-25 13:22   좋아요 0 | URL
잠자냥-폴스타프 연대의 이 정도 극찬이라면 의심의 여지가 없겠구나요. 그렇다면 저도 당장 숟가락 얹어서....

잠자냥 2021-05-25 13:23   좋아요 1 | URL
이건 숟가락이 아니라 국자를 얹어야합니다. ㅋㅋㅋㅋㅋ

syo 2021-05-25 13:24   좋아요 1 | URL
그렇다면 포크레인을 빌려오겠습니다....

Falstaff 2021-05-25 10: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적으로 공감합니닷!
이런 책이 어떻게 이제야 번역이 됐는지 그것부터 아깝기 시작하더라고요. 문장까지 매력적이예요!!

잠자냥 2021-05-25 10:25   좋아요 3 | URL
이제라도 나와서 정말 다행이죠! 이 책 정말 괴물 같아요. 그 문장, 그 형식... 와, 이 책은 번역자도 칭찬해주고 싶어요. 정말 정말.. 완벽함.

행복한책읽기 2021-05-25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율이라니. 이런 느낌 진짜 사랑해마지 않건만. 짤평에서도 잠자냥님 행복감이 뚝뚝 떨어집니다. 받아먹는 중^^

잠자냥 2021-05-25 10:31   좋아요 1 | URL
네, 이건 정말 받아먹으세요. 알라딘에서 문학 책 읽는 분들은 이 책 필독서입니다.

그레이스 2021-05-25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토리, 플롯, 형식, 주제 모두 완벽한 소설.
제 손가락은 또 달려가네요 ^^
좋은 소설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1-05-25 10:41   좋아요 2 | URL
이건 달려가셔야 합니다!! ㅎㅎ

새파랑 2021-05-25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일단 1귄만 책장에 장식중인데 2,3권 일단 구매해야겠네요 ★★

잠자냥 2021-05-25 17:25   좋아요 1 | URL
그럼요! 빨리 구매하세욧~
 
나는 고백한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70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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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화자와 사건이 시공간을 초월해서 넘나드는 것인데, 2권 시작부분 즉, 24장은 정말 압권이다. 중세 수도원의 수도사와 나치 친위대 중령, 그리고 현재의 주인공 세 사람의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 자유자재로 엮이는지, 진짜 전율이 인다. 어떻게 이런 작품을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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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5-23 00: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집 전체가 도서관인(화장실까지 책이 빽빽함) 아드리아 아르데볼의 집 갖고 싶다!!!

유부만두 2021-05-23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권 첫문장부터 너무 멋져요 ㅜ ㅜ

잠자냥 2021-05-24 00:16   좋아요 1 | URL
그쵸 그쵸? 저도 그랬습니다. 읽을수록 대단합니다.

조그만 메모수첩 2021-05-23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리뷰 읽고 도서관에서 냉큼 빌려왔습니다. 아직 읽어야 할 책이 오거서 분량이건만(과장하자면) 이런 책은 새치기 시켜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잠자냥 2021-05-24 00:17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파크뷰404호 2021-07-11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정도로 재밌다는건가요?... 과장된 댓글인가 싶은데...

잠자냥 2021-07-11 22:48   좋아요 0 | URL
아니오 이 책은 진짜 강추합니다. 재미를 어떤 재미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일반 대중 소설의 재미에 익숙한 분이라면 제가 장담할 수 없지만 세계문학 고전 읽으면서도 재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추천합니다). 근데 제가 과장된 댓글 달아서 뭔 이득을 본다고 그러겠습니까??? 제 돈 주고 사서 읽은 책인데…

파크뷰404호 2021-07-12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페인 역사랑 관련된걸 아예 몰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나요?...

잠자냥 2021-07-12 23:53   좋아요 0 | URL
스페인 역사보다는 2차 세계대전하고 오히려 관계가 있고요. 2차 대전을 자세히 몰라도 큰 지장은 없습니다. 서점에서 1권 앞부분 좀 읽어 보시고 판단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잠자냥 2021-07-13 09:42   좋아요 0 | URL
저한테 댓글 썼다가 지우신 거 봤는데요. 겨우 150장 읽고 판단하면 안된다고 하신 거요. 저한테 억하심정 있으신가요? 궁금하시면 직접 서점 가서 살펴 보시고 읽든다 말든가 하세요. 그리고 저는 3권 다 읽었으니 150장 운운 그만 하시고요(아, 그리고 3권 다 읽고 나니 별 다섯 준 거 수정하고 싶더군요. 별 열 개로요!!!) 아무튼 제 댓글 못 미더우면 참고하지 마세요. 왜 계속 이런 불쾌한 글 남기시는 거죠? 어떤 사람의 리뷰를 못 믿겠으면 그낭 서점 직접 가세요!

잠자냥 2021-07-13 09:38   좋아요 0 | URL
그리고 파크뷰 404호 님 서재 가서 살펴보니 저랑 책 취향도 비슷하지 않은 거 같으신데, 굳이 제 리뷰 참고하셔서 <나는 고백한다> 판단하지 마시고요. 직접 서점 가세요. 돈 쓰기 아까우면 도서관도 있지 않습니까? 아무튼 취향도 다른 서재 오셔서 굳이 제 리뷰 참고하면서 딴지 걸지 마시고요, 더 이상 불쾌한 댓글 달지 마세요.

잠자냥 2021-07-13 09:53   좋아요 0 | URL
아, 그리고 끝으로 한 말씀 드릴게요. <나는 고백한다> 1,2,3권에 달린 100자평과 리뷰 다 살펴보세요. 실구매자 평만 살펴봐도 대부분의 분들이 별 다섯 주고 있습니다. 그러면 대충 감이 오지 않나요? 그분들도 참 과장이겠습니다... 뭔 이득이 있다고?? 좋은 책 널리 알리고 싶어서 굳이 리뷰까지 남기는 수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찬물 그만 끼얹으세요.
 
[eBook]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 시간의 목소리 외 24편 - 세계문학 단편선 25 - 시간의 목소리 외 24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25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지음, 조호근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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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상상이 교묘하게 뒤섞인 디스토피아. 음울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들. 시간과 공간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그 자신이 이 절망적인 세계를 벗어나 다른 세계를 꿈꿨던 건 아닌가 싶어진다. SF라고 안 읽고, 모르고 살았으면 아까울 작가. 더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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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한 사랑 -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이슬아 글방
이슬아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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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에 연재되던 글들이 좋아서 책으로 나온 것도 챙겨 읽었다. 이슬아의 글도 좋지만 난 여기 실린 아이들의 글이 너무 좋다. 어쩜 이리 생생하고 솔직하면서도 반짝반짝 빛날까. 글쓰기 선생님의 지도가 좋아서 그런 걸까?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글쓰기를 또 배운다. ‘글은 손으로 계속 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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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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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보면 좋은 추억도 여럿 쌓이지만 괴롭고 잊고 싶은 기억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과거에 얽매이는 것은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여 고통스러운 기억은 덮어두고 잊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한다. 현재에, 순간에 충실한 삶이 최선인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과연 그게 최선일까?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을 읽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꽤 발랄하게 시작한다. ‘코요테라는 조금 특이한 이름의 열두 살 소녀가 아주 자유로운 복장으로 어느 주유소에서 슬러시를 사고 있다. 그런데 소녀는 자기보다 어린 한 꼬마에게 그날 선행을 베풀어 슬러시 한 컵을 사준다. 꼬마는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자기가 갖고 있던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소녀에게 선뜻 선물한다. 소녀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자기의 동행인 몰래 차에 고양이를 태워야 하는데, 꼬마가 보기에 소녀의 동행인은 참 이상하다. 다 떨어진 청바지에 맨발, 셔츠도 안 입었고, 장발에 덥수룩한 수염. 얼핏 보면 노숙자 같다. 그런데 슬러시를 사준 소녀 말한다. 저 사람 이름은 로데오’, “우리 아빠야.” 아빠라고? 심지어 이 두 사람은 노란색 스쿨버스를 타고 여행 중이다. 소녀는 꼬마의 도움을 받아 로데오, 그러니까 아빠 몰래 버스 뒤쪽 창문으로 고양이를 들여오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다시 길을 떠나는 그들- 코요테와 로데오, 두 사람만의 여행길에 또 다른 생명체가 더해진 것이다.

 

이 발랄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처음부터 몇 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코요테라는 이상한 이름은 정말 본명일까? 로데오라는 기묘한 이름도? 게다가 두 사람은 부녀지간이라고 하는데, 서로 절대 이나 아빠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빠가 딸을 코요테하고 부르는 건 이해하겠는데, 딸이 말끝마다 제 아빠를 로데오라고 부르는 건 어째 좀 이상하다. 게다가 왜 50인승 스쿨버스로 여행을 하는 걸까? 이 두 사람은 사실 부녀지간이 아니라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다른 관계는 아닐까? 혹시 납치범?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그런데 유괴범과 유괴된 소녀라고 생각하기엔 코요테와 로데오 사이가 너무나 좋다. 그러니, 일단 납치범은 아니고 부녀지간이 맞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책장을 넘긴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왜 집도 절도 없이 떠돌이 생활 중일까?

 

한눈에 보기에도 자유로운 영혼인 로데오가 딸을 데리고 정처 없이 미국대륙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은 그 자신을 위해서는 즐거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열두 살 소녀에게도 과연 그럴까? 실제로 코요테에게는 친구다운 친구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여행지에서 친구가 될 만한 아이를 만나도 내일이면 작별을 해야 한다. 물론, 그 전에 친구(가 될 뻔한 아이)의 부모는 멀리서 로데오의 겉모습을 보고는 이상한 사람일 것이라고, 그래서 아이가 학대당하는 건 아닐까 의심의 눈초리를 치켜세우며 자기 아이가 코요테와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한다. 때문에 코요테는 매일 작별하는 삶을 벌써부터 체득하고 있다. 그렇기에 슬러시 한 잔의 선행을 베풀고 얻은 고양이 아이반이 코요테에게는 무척 소중하다. 그렇게 정처 없는 여행 중에 코요테에겐 한 가지 엄청난 미션이 주어진다. 5,793킬로미터 떨어진 어느 공원에 나흘 만에 도착해서 불도저가 공원을 싹 밀어버리기 전에 한 나무 아래 묻어둔 추억 상자를 건져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버스를 운전하는 로데오는 행선지를 몰라야 한다!

 

대체 왜 그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당연히 든다. 사실 코요테와 로데오가 전국을 떠도는 이유는 이 추억 상자와도 관련이 있다. 코요테는 자동차 사고로 엄마와 언니, 동생을 잃었고, 그 후로 집을 떠나 아빠와 단 둘이 여행하며 지내는 것이다. 부녀는 잊고 싶은 고통스러운 기억이 있는 집을 버리고 늘 여행하는, 현재에 충실한 삶을 선택한 것이다. 때문에 잃어버린 가족과의 추억이 담긴 이 상자를, 다시 집으로 돌아가 되찾는 일은 로데오에겐 금기나 다름없다. 그에게 고향 집과 얽힌 일들은 이제 입에 올려서도, 추억해서도, 기억해서도 안 되는 금기이자 고통스러운 과거이다. 코요테가 아빠를 아빠라 부르지 못하고 로데오라고 부르는 것도, 코요테와 로데오라는 기이한 이름을 갖게 된 것도 모두 이 고통스러운 기억과 관련 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과거를 피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과거를 돌아보는 건 아무 소용없는 일이야. 코요테. 로데오는 늘 말했다. 안 돼 거기로 돌아가지마, 네 행복은 여기, 지금에 있어. 예전 일은 다 잊어야 해. 하지만 나는 로데오처럼 할 수 없었다. 감추는 실력이 좋아진 것뿐이다. 금지된 추억을 몰래 꺼내보는 실력이 좋아진 것뿐이다. (72)

 

코요테의 삶은 현재로 충만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늘 떠나는 삶 속에서는 친구도 사귈 수 없다. 매일 새로운 것을 만나지만 그 새로운 것과도 곧 작별해야 한다. 로데오는 과거를 돌아보는 건 쓸데없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코요테가 어제 만난 친구도 곧 과거가 되고 만다. 행복은 정말 지금 여기에만 있을까? 만사를 때려치우고 달려가야 하는 소원인 만때달소원처럼 지극히 현재진행형이고 순간적인 기쁨에만 행복이 있는 걸까?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 두 사람의 짧고도 기나긴 여행을 통해 보여준다.

 

코요테는 로데오가 만든 금지 리스트를 깨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달려간다. 그 추억 상자를 열면 닫아두었던 고통스러운 기억이 밀려올지도 모른다. 아니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그럼에도 소녀는 그 선택을 한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한때 자신을 눈부시게 만들어준 아름다운 사람들과 얽힌 소중한 추억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에서 소녀는 뜻하지 않게 동행하게 되는 친구들을 여럿 만난다. 둘도 없는 친구가 된 고양이 아이반은 물론, 흑인 음악가인 레스터’, 폭력적인 아버지를 떠나 엄마 에스페란사와 함께 이모를 만나러 가는 살바도르’, 그리고 결국 만나게 된 살바도르의 이모 콘셉시온’, 커밍아웃했다가 부모에게 상처받고 집을 나온 ……. 어찌 보면 하나같이 제 나름의 상처가 있고 소외된 이들이다. 그들과 함께 하는 이 결코 길지 않은 여행은 코요테를, 로데오를, 그리고 이 노란 스쿨버스에 오른 그 모든 이들을 조금씩 자라게 한다.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여행길에서 사람들을 만나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어떤 의미로든 조금씩 자기의 생각을 고치고, 삶을 돌아보면서 조금은 성장한다는 내용은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만나는 타인들은 모두 삶의 승객이며 함께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라는 말도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면하고 회피하기만 했던 그 지난날의 고통스러운 기억도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데 꼭 필요한, 외면할 수 없는 하나의 역사였음을 이 발랄하고 유쾌한 책은 소박하지만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코요테와 로데오가 잊고 싶고, 피하고 싶기만 했던 과거의 한때와 정면으로 마주해 고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새롭게 다시 길 위에 서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이 두 사람의 여행길은 이제 그 전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다. ‘뭔가를 향해 달려가는 건 뭔가로부터 달려가는 것보다 낫다.’(357)는 코요테, 이 어린 소녀의 말도, 살아가는 동안 이따금 들춰보면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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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5-20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청소년 문학이라니.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표지만 보고 어? 잠자냥 님이 읽으실 것 같지 않은 표지인데..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보관함에 넣어버리네요.
저는 결국은 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아이든 어른이든)가 참 좋더라고요. 아마도 제가 사람은 계속 성장해야 한다고 성장에 가치를 두는 사람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나저나 이런 책은 또 어떻게 앍고 읽으신겁니까?!

잠자냥 2021-05-20 11:06   좋아요 1 | URL
재미있었어요. 약간 눈시울 찡해진 부분도 있고. ㅋ 제가 성장 소설 좀 좋아해서....ㅎㅎ
10대에 있는 조카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 같아요. 다락방 님 읽고 나면 타미에게~ ㅎㅎ
아참, 이 책은 5월에 조카들 주려고 책을 좀 샀는데, 마침 리뷰대회 하기에 부랴부랴 읽었습니다.
근데 다락방 님 리뷰대회에 낚여서 사지 마시고 ㅋㅋㅋ 걍 맘 편히 읽으세요.

다락방 2021-05-20 12:44   좋아요 1 | URL
아, 이 책 리뷰대회 합니까?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5-20 13:07   좋아요 0 | URL
그냥 10명 똑같이 준다니까 함 도전해보심은??

단발머리 2021-05-20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청소년 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은 끌리네요. 그냥 봤으면 넘겨봤을 책인데 잠자냥님 리뷰 읽고 나니 읽고 싶어졌어요.
책내용 알고 혹은 책내용 아는데도 찾아서 읽는 우리들만의 마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5-20 12:31   좋아요 1 | URL
아니 그런 과찬을! ㅎㅎ 책 내용 알아도 찾아서 직접 읽어보면 또 다른 맛을 알게 되니까 또 굳이 찾아 읽는 게 아니겠습니까?! ㅎㅎ

psyche 2021-05-21 02: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실 이 책이 조금 불편했어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알겠고 사람들이 칭찬하는 이유도 알겠는데 저는 계속 코요테가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아빠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하지만 2년정도가 아니라 5년을 저렇게 다니는 건 또 다른 형태의 학대가 아닌가? 싶었어요. 코요테가 넘 어른스러운 것도 마음 아프고, 마땅히 가져야 하는 친구, 할머니와의 시간을 가지지 못한 것도 슬펐어요.

잠자냥 2021-05-21 09:36   좋아요 0 | URL
그렇죠. 본문에 썼듯이 저도 그렇게 생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빠 마음대로 끌고 다니면 저 아이의 삶은? 친구도 사귈 수 없는 삶은? 학교도 안 간다고? 이것도 학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마도 그건 작가가 코요테 나이 또래 아이가 아니라, 로데오와 비슷한 어른 남성이라 그런 한계가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