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수녀 미네르바 1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지음, 최순영 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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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킨스 프리먼의 단편집 《뉴잉글랜드 수녀》에서는 표제작인 ‘뉴잉글랜드 수녀’ 못지않게 좋은 작품을 여럿 읽을 수 있었다. ‘뉴잉글랜드 수녀’는 다시 읽어도 그 혼자만의 고즈넉한 삶, 정갈한 삶을 선택한 루이자의 선택에 흐뭇해진다. 루이자처럼 혼자 있기를 선택하거나 또는 연인이 있든, 결혼을 했든 나이가 많든 어리든 중년이든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단편집에서 이번에 읽으면서 완전히 반한 작품은 ‘노파 마군(Old Woman Magoun)’이다. 이 작품은 처음 읽었을 때는 그 끝을 알지 못해서 아, 성질 괴팍한 할머니랑 착한 손녀가 외진 산골에서 서로 의지해 살아가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뭔가 서늘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아아아........ 나는 이 작품 마지막에 약간 눈물을 찔끔 흘렸다. 지금도 마음이 너무 서늘하다....... 그러고 나서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은 더 읽었다. 읽을수록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앞서 이야기했듯, 늙은 마군은 손녀딸 릴리와 함께 아주 작은 마을인 배리스 포드에서 살고 있다. 배리스 포드는 산 사이의 깊은 골짜기에 위치하는데, 이 마을 초입에는 물살이 거칠어도 건널 수 있는 얕은 강이 흐르고 있다. 그런데 볼품없기는 하지만 이 강을 건널 다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이가 바로 이 늙은 여인 마군이다. 노파는 위스키나 담배 등을 파는 작은 식료품 잡화점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거기서 그녀는 게으르기 짝이 없는 사내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앉아 잔소리를 늘어놓곤 한다. “저 다리는 올여름에는 꼭 놓아야 해.”

그러면서 그녀는 “내가 남자였다면 말이야. 지금 바로 나가서 가장 먼저 통나무를 놓겠어. 내가 아무리 빈둥빈둥 게으름 피는 남자들 무리에 있더라도 난 평생 한번은 뭐라도 시작해 봤을 거야“ ”저놈들은 꼭 그래야만 기운을 차릴 수 있는지, 술을 마시고 담배를 씹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단 말이야” 잔소리를 해댄다. 노파의 지적대로 이 마을 남자들은 대체로 게으르고 형편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마군의 이런 잔소리를 들으면 다들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고는 하는데 단 한 사람 ‘넬슨 배리’만은 예외이다. 그는 노파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는 유일한 남자로, 마을 사람들은 그 앞에서는 왠지 주눅이 든다. 이 마을 사람들은 그 오만한 남자를 마치 ‘사악한 신神’이라도 되는 듯이 우러러본다. 그런데 노파 마군은 넬슨 배리에게조차 굴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마군이 어떻게 그에게도 그처럼 당당히 굴 수 있는지 의아해 한다.

노파가 끔찍하게 사랑하는 손녀 릴리. 릴리는 이제 열네 살이다. 그런데 할머니는 릴리를 마을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지 못하게 한다. 그런 틈틈이 마군은 아이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것, 주로 영적인 성장을 돕는 것들을 가르쳤다. 거짓말을 해서도 훔쳐서도, 할머니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게으름은 금물이다. 그런 릴리는 열네 살인데도 늘 낡은 헝겊 인형을 꼭 끌어안고 다닌다. 작은 체구도 체구이지만 이렇게 인형을 안고 다니기 때문에 더 어린 아이로 보인다. 이웃 여자는 마군의 교육 방침에 문제가 있다는 듯 혀를 찬다. 아직도 애를 인형을 들고 다니게 하느냐, 저 또래 여자애들은  헝겊 인형 대신 남자친구를 생각한다 등등. 거기에 마군은 화가 나서 항변한다. “릴리는 또래에 비해 크지도 않고 나이가 어려서 그래. 나는 릴리를 서둘러 결혼시킬 생각이 전혀 없어. 튼튼하지도 않은 애를.” 이웃은 다시 말한다. 언제쯤이면 저 애를 자라게 할 것이냐고. 마치 늙은 할머니가 아이를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그러나 마군은 그저 “주님의 뜻에 따라 다 때가 되면 자랄 거”라고 답할 뿐이다. 그런데 그 목소리에는 어쩐지 슬픔이 깃들어 있다.

왜 노파 마군은 손녀 릴리가 아이일 뿐이라고, 아직 자라지 않았다고, 때가 되면 다 자랄 것이라면서 손녀가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듯한 태도일까? 그리고 왜 마을 사람 모두가 경원해하는 넬슨 배리에게 혼자만이 당당하게 굴 수 있는 것일까? 사실 여기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마군의 딸, 그러니까 릴리의 엄마는 열여섯 살에 결혼했다. 그런데 딸이 결혼한 상대는 다름 아닌 그 문제의 ‘넬슨 배리’였던 것이다. 그리고 마군의 말에 따르면 그와 결혼했지만 그가 딸을 버렸고, 그 때문에 딸은 어머니의 집, 즉 마군의 집에서 살았으며 릴리도 거기서 태어났다. 헌데 릴리가 태어나고 얼마 뒤에 딸은 세상을 뜬 것이다. 이로써 마군과 릴리, 넬슨 배리의 관계가 설명이 된다. 마군이 손녀딸 릴리가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짐작이 간다.

이 작품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느 날 마군은 릴리를 심부름 보내는데, 하필이면 심부름을 보낸 곳에서 릴리는 넬슨 배리, 그리고 또 다른 남자(릴리가 보기에는 젊고 잘생긴)를 마주치게 된다. 그때까지는 딸을 나 몰라라 했던 이 무심한 아비란 작자는 딸과 마주치고, 딸이 제법 성장한 것을 보고 놀라워한다. “내가 이렇게 작고 예쁜 딸이 있는 축복을 받았는지 그동안 몰랐었구나.” 씨부렁거리면서 모자 아래로 드러난 릴리의 분홍빛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 손 치워!!!!) 나이를 물어보고는 열네 살이란 말에 놀라면서도 감탄한다. 그는 자기가 릴리의 엄마와 결혼했던 나이를 잊지 않고 있다! 넬슨 배리와 같이 있던 남자의 눈길도 예사롭지 않다. 그 나이에 인형을 안고 다니느냐면서 인형을 버리라면서 ‘사탕’을 사준다. 영문을 모르는 순진한 릴리는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이 이야기를 들은 노파 마군은 ‘오랫동안 예상해 온 어떤 재난이 마침내 닥쳐온 것에 타격을 입은 사람’ 같은 표정을 짓는다.

아니나 다를까, 일은 마군의 예상대로 흘러간다. 마군이 보기에는 ‘술에 취한 돼지 떼’와 같은 놈들, 그놈들이 릴리를 탐하기 시작한다. 이제껏 나 몰라라 하던 애비란 놈이 느닷없이 마군을 찾아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자신의 딸이라고 윽박지른다. 그는 왜 난데없이 딸을 데려가겠다는 것일까? 없던 부성애가 인형을 끌어안은 릴리를 보더니 갑자기 퐁퐁퐁 솟아난 것일까? 그는 노파를 협박한다. 릴리를 자신이 데려가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당신이 아기처럼 만들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아이는 미인인 데다 아가씨가 다 됐다”고 협박한다. 노파여, 당신은 “영원히 사실 수도 없다”고. 그러면서 아이를 데리러 올 날짜까지 통보한다. 옷가지나 잘 싸두라는 싸가지 없는 소리와 함께. 마군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열여섯 살에 결혼한 딸을 잃은 노파 마군, 열네 살 손녀가 자라고 있다. 그 나이에 이르려고 한다. 그러기도 전에 이놈 저놈이 아이를 탐한다. 늙은 마군은 영원히 살 수도 없고, 아이가 자라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그런 세계에 손녀를 홀로 내버려 둘 수 없던 마군은 이리저리 해결 방안을 찾아 뛰어다닌다. 그리고 릴리에게 약속한다. 릴리가 이제 가게 될 곳은 “아름다운 곳, 꽃들이 높게 자라는 곳.”이며 릴리가 가장 좋아하는 파란색 꽃들이 피는 곳이라고. 그리고 그곳에서는 그 푸른 꽃들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고. 꽃이 지는 일도 결코 없다고. “꺾지만 않는다면 절대 시들지도” 않는다고. “꺾지만 않는”다면…. 늙은 할머니의 이 약속은 끝끝내 마음을 울린다. 너무나도 서늘하게. ‘노파 마군’은 읽을수록 안타깝다. 지금도 어린 소녀들이 차라리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얼마나 많을까. 《뉴잉글랜드 수녀》에는 괴팍한 ‘노파 마군’ 말고도 ‘크리스마스 제니’나 ‘고귀한 존재’의 주인공들처럼 보통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기묘한 인물이지만, 결국에는 손가락질하는 그 보통 사람들보다 숭고한 마음을 지닌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 여성들의 이야기에 울었다, 웃었다, 한없이 따뜻해졌다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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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5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5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5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5 1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5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Falstaff 2022-11-25 1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흠. 이달의 리뷰 작품이라는데 마넌 겁니다. ㅋㅋ 정말 할 말이 없게 잘 쓰셔요.

잠자냥 2022-11-25 21:47   좋아요 2 | URL
오호 만 원! 입금 준비하세요!

공쟝쟝 2022-11-26 11:4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두분이 서로 칭찬하는 모습을 보면 좀 뭐랄까 웃깁니다. 웃음이 지어져 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2-12-08 07:4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아, 나도 잘난 척 좀 해도 되는 거 같아요!

잠자냥 2022-12-08 08:33   좋아요 1 | URL
앗 아니 만 원 제가 입금해야 합니까! 앗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5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도 마넌 ^^ 생전 처음 보는 작가인데 읽고 싶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

잠자냥 2022-11-26 11:31   좋아요 1 | URL
<뉴잉글랜드 수녀>라는 단편은 꼭 읽어보세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25 2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늘 잠냥님 리뷰를 읽고 느끼는 거지만, 책을 잠자냥화 시켜 리뷰를 쓰시는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안녕~👋

잠자냥 2022-11-26 11:31   좋아요 1 | URL
잠자냥화! ㅋ 고마워요. 안녕? ㅋㅋㅋ

여름아 2022-11-27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읽는데 눈물이 찔끔납니다!ㅠ

잠자냥 2022-11-27 09:49   좋아요 0 | URL
아아, 본 작품도 꼭 한번 읽어보세요… ㅠㅠ

독서괭 2022-11-29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글 폰으로 읽고 댓글을 못 달았네요. 잠자냥님 리뷰 읽으면 해당 책이 너무 매력적으로 보여서 문제예요, 문제. 마군과 릴리 이야기, 넘 마음 아파요. 전 역시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지만, 읽어보고 싶어져서 찜합니다!~

잠자냥 2022-11-29 20:36   좋아요 1 | URL
잠자냥 이웃 주머니 생각해 리뷰 절필 선언! …….. ㅋㅋㅋㅋㅋ
 
마리 앙투아네트 2
엔도 슈사쿠 지음, 김미형 옮김 / 티타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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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녀가 여성이 아니었다면? 프랑스 태생이었다면? 루이 16세에 비해 너무나 비참하고 처참하게 모욕당한 그녀의 죽음. 엔도 슈사쿠는 수녀 아녜스의 입을 빌려 말한다. ‘혁명은 인간을 모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존중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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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1-25 0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마리 앙투아네트 몇 년 전 뮤지컬로 봤었는데요(또 자랑ㅋㅋㅋ)
보면서도 울고, 보고 나서도 며칠을 마음이 아파서...힘들었어요.ㅜㅜ
지금도 마리 앙투아네트는 마음 아픈 여인이네요.
마지막 문장 명문장입니다.

잠자냥 2022-11-25 08:28   좋아요 2 | URL
ㅎㅎ 그 문장은 작품 속 엔도 슈사쿠의 문장이랍니다~~

레삭매냐 2022-11-2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좋지
않은 부르봉 가로 합스부르크
출신 공주가 시집을 가서리...

체제 순응적인 니뽕 사람들의
사고의 발로가 아닐가 싶네요.

혁명에 반대하는 수백년 묵은
기득권 세력을 일소하고 새로
운 질서 수립과 전대미문의 새
로운 공화정으로 나아가기 위
한 국왕 부부의 처형은 불가피
한 국민 공회의 선택이 아니었
을까 싶습니다.

잠자냥 2022-11-25 16:46   좋아요 1 | URL
네, 이 책에서도 구체제를 ‘상징‘하는 인물들이었기에 왕과 왕비가 (사실은 사형당할 죄는 없었는데) 처형당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뉴잉글랜드 수녀 미네르바 1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지음, 최순영 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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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책이 여기서? 하고 깜짝 놀랐다가 받아보고 책 표지랑 편집에 또 약간 놀라고(예전 책들과 완전 다른 느낌! ㅋㅋ), 번역이 깔끔해서 또 놀랐다. 뉴잉글랜드 수녀는 다시 읽어도 좋고,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작품은 <노파 마군>! 크리스마스 제니도 좋고, 아아... 뒤에 고딕소설도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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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1-2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23 페이지요???

잠자냥 2022-11-24 10:31   좋아요 0 | URL
받아보니 두꺼운데 금방 읽게 되더라고요.

공쟝쟝 2022-11-26 11:50   좋아요 1 | URL
동서에서 출간하는 고전 페미니즘 문학 시리즈라니.......... 미쳤나봐... 와....... 잠깐 만 나 적립금 얼마 남았죠? 와.... 안되겠어............ 다음달부터 엸미히 유튜브 만들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1-26 17: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그러게 말이우~
 

누군가와 사귀면서 질투라는 감정 한 번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소싯적엔 나도 한 질투하는 사람이었고 징글징글하게 질투하는 사람을 만나 본 적도 있다. 지금 만나는 사람과도 서로 괜한 질투심 때문에 크게 싸운 적이 몇 번쯤 있다. 그런데 만난 지 어언 10년 쯤 되다보니, 질투는커녕 서로 한 몇 개월 떨어져 지내도 뭐든지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랬더니 이제는 질투 따위는 하지도 않느냐고 섭섭해 하기도 하는데, 그런 것을 보면 요 질투라는 감정은 참으로 신기하다. 아예 안하면 섭섭하고 지나치면 이것만큼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것도 없으니 말이다. 환장이 다 뭐냐, 정말 사람 잡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

질투 때문에 사람 잡는 이야기로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오셀로>일 것이다. 그놈의 손수건 한 장 때문에 여러 목숨이 허망하게 사라져버린다. 여기에도 <오셀로> 못지않게 질투에 눈이 멀어 제 자신은 물론 그가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파멸로 몰아가는 한 인간이 있으니 그 이름은 바로 ‘동 카즈무후’- 우리말로 옮기자면 ‘무뚝뚝 경’쯤 되시겠다. 마샤두 지 아시스의 <동 카즈무후>는 질투로 파멸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브라스 꾸바스의 사후 회고록>처럼 중년을 넘긴 남자가 일생을 회고하며 독자에게 말을 건네는 형식으로 쓰여 있다. 이 작품에서는 ‘동 카즈무후’라는 별명을 가진 주인공 ‘벤치뉴’가 인생을 돌아보며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쓰고 있다는 점이 작품 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 입으로 자신의 과오를 털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설정으로 말미암아 독자는 회환에 싸여 자기 이야기를 진솔하게 고백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면서 그의 고백이 꾸밈없이 솔직하리라 믿기 십상이지만, 글쎄 과연 그럴까? 이렇게 자신의 과오를 털어놓는 화자가 진솔함을 가장해 자기의 죄를 변명한다면? <동 카즈무후>는 어디에 속할까? 그 판단은 독자 개개인의 몫이고 그에 따라 벤치뉴 그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카피투’ 그녀에 대한 판단도 달라지리라.

<동 카즈무후>의 전반부는 한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벤치뉴는 부모의 사랑과 주변의 관심을 담뿍 받으면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난다. 이웃에는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름다운 소녀 ‘카피투’도 있다. 게다가 이 소년은 이 아리따운 소녀가 자기와 마찬가지로 자신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 세상을 다 가진 것만 같다. 그러나 이 부족함 없이 행복하던 소년 벤치뉴의 일상에 커다란 평지풍파가 닥쳐왔으니, 어머니가 그를 신학교에 입학시킬 계획이라는 게 아닌가! 심지어 어머니는 벤치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들을 사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신께 맹세한 상태였으니, 오호 통재라, 이를 어이할꼬.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꼬꼬마 소년 벤치뉴는 소녀 카피투와 지들끼리 먼 훗날 결혼 약속까지 마친 상태인데 난데없이 사제의 길이라니.... 그것도 그것이지만 당장 카피투 곁을 떠나 신학교에 입학해야 한다니, 그는 눈앞이 깜깜해진다. 외동아들 찬스를 써서 신학교 입학만큼은 피해보려고 발버둥 쳐보지만 신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는 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아들을 신학교에 떠나보낸다.

아니 그럼 사제가 된 ‘무뚝뚝 경’과 천하의 미모를 자랑하는 ‘카피투’와의 이룰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인가, 그리하여 사제가 뭇 남성들을 질투하며 괴로워하는 이야기인가 싶은데, 그것은 아니니 안심(?)하시라- 결과적으로 신학교 생활은 벤치뉴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 그중 하나가 ‘에스코바르’라는 둘도 없는 친구를 사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 영특한 친구 에스코바르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어머니가 마음을 바꾸게 되어 벤치뉴는 학교를 졸업하고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변호사’라는 직업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무럭무럭 아름다운 처녀로 자란 ‘카피투’와도 미묘한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이른다. 아니, 벤치뉴, 그의 앞날에 먹구름이라곤 하나도 없지 않은가! 그런데 무엇이 현재의 그를 이토록 방구석 은둔자, 무뚝뚝 경으로 만들었단 말인가! 빙고, 그렇다 그것은 그의 질투, 그 죽일 놈의 질투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앞서 100자평에서도 밝혔듯이 초반 한 150쪽까지는 좀 지루하게 느껴진다. 저 평화로운 나날들이 물 흐르듯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소년 벤치뉴와 소녀 카피투의 사랑에도 큰 장애가 없다. 그래서 대체 언제, 이 인간이 본색을 드러내서 질투에 눈이 멀어 복수심으로 활활 타오르는 것인가 답답해질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거의 200쪽이 넘어서야 그런 일이 초큼씩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때까지 참아라). 그런데 이 200쪽을 넘어서고 서서히 ‘동 카즈무후’와 ‘카피투’ 사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할 즈음에 독자는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아, 앞에서 그때 그 일이 이런 전조였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무심히 넘어갔던 그 행동들이 아, 이런 망상쟁이, 질투쟁이, 의처증쟁이 본색의 밑밥이었구나! 깨닫게 된다.

“동네 건달 놈을 잡으면 결혼하겠지요......” 이아고가 오셀로에게 흘렸던 그 손수건과 같은 역할을 한 첫 번째 단서는 벤치뉴의 집에서 집사처럼 일하는 ‘주제 지아스’ 아저씨의 이 한마디 말이다. 소년 벤치뉴는 이 말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카피투의 마음을 확인하고 뛸 듯이 기뻐했다. 그저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받는 것만으로 기쁜 순수한 어린양이었다. 그런데 신학교에 입학하기 전, 누군가가 무심코 흘린 저 한마디 말이 그를 사로잡는다. 설상가상, 방학 때 잠시 집에 돌아와서 만난 카피투는 무엇이 그리 행복한지 활짝 핀 꽃 같다. 자신은 신학교에서 그리움에 사무쳐 지내는 동안 뭐가 그리 희희낙락 즐거웠는지 궁금해 죽을 지경이다. 카피투가 미워죽겠다. 이런 벤치뉴의 부당한 행동에 카피투는 당황하며 그를 냉랭하게 대하는데, 그때 이 녀석 싹수 노란 것 좀 보소..... ‘그날 오후에 다시는 카피투를 보러 가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바로 사제가 되기로 결심’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이미 서품 받고 그녀 앞에 서 있는 나에게 카피투는 회개의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할’ 것을 상상하면서 ‘그러면 나는 냉정하고 침착하게 경멸, 그 이상의 모멸감을 그녀에게 안겨줄’ 것이며 ‘그리고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더럽다고 욕’하리라 이를 앙다문다. 이 찌질한 녀석! 그걸로도 모자라 심지어 카피투의 ‘목 아주 깊숙이 손톱을 박아 넣고 그녀가 피를 흘리며 숨이 끊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욕망’(204쪽)을 느끼기까지 한다. 아하, 그렇다. 바로 이것이 ‘동 카즈무후’의 샛노란 싹수였던 것이다. 우리의(응?) 카피투는 이때 바로 이놈으로부터 등을 돌렸어야 했거늘, 오호통재라. 나야 말로 그녀의 삶이 안타까워 탄식하게 된다.

아무튼 이것은 무뚝뚝 경의 샛노란 싹수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고, 결혼 후 그 못난이의 질투는 더하면 더하지 덜해지지 않는다. 미모로 빛나는 아내를 트로피처럼 자랑스럽게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아내를 훑는 남자들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무도회를 즐기기는커녕, 급기야 세 번째 무도회에는 참석하지 않으며, 아내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알고’(276쪽) 싶어서 질투심이 나고, 이런 중증의 질투 상태는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도 멈추지 않는다. ‘아주 작은 몸짓 무심코 던진 한마디, 사소한 고집에도 괴로워할 정도로 집착’하고 ‘거의 모든 사람을 질투하며 남자라면 누구나’ 그를 ‘공포와 불신으로 가득’ 채운다. 이런 벤치뉴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질투에 사로잡힌 또 다른 남자, ‘그레이엄 헨드릭’이 떠오르기도 한다(줄리언 반스,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줄리언 반스의 이 작품에서 주인공 질투남은 전직 여배우였던 앤과 사랑에 빠져 결혼 후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아내가 출연했던 영화 속 정사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고 그날 이후로 아내의 과거가 어땠을까 질투와 망상에 시달리면서 서서히 파멸의 구렁텅이로 기어들어간다. 우리의 돈까스무후, 아니, ‘동 카즈무후’는 그래도 이성을 차리려고 오셀로의 손수건 한 장은 그저 ‘단순한 손수건’에 지나지 않았다고, 손수건은 잃어버릴 수 있다고, 오늘날에는 ‘침대 시트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어떤 때는 시트도 안 되고, 셔츠만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335쪽)고 정신을 차리려 애써보지만 이미 망상에 찌든 그의 뇌는 회생의 기회를 잃고 말았으니, 그저 카피투와 또 다른 희생양, 0000의 생이 안타까울 뿐이도다......

한 가지 재미난 점은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의 그레이엄의 직업은 역사학자라는 것이다. 본래 소심하고 선량하던 그는 아내가 과거에 찍은 영화 속 정사 장면을 본 이후로 망상에 시달리면서 직업적 능력(!)을 십분 발휘해 아내의 과거에 대한 온갖 탐문과 답사, 자료 수집에 열을 올린다. <동 카즈무후>에서 벤치뉴의 직업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변호사’이다. 이 작품에서 그의 직업적 능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나조차도 설득당할 뻔했으니 고놈 참, 변호사로서 재주가 출중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용병 출신 장군 오셀로는 결국 힘으로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만다. 벤치뉴는 과연 어떻게 아내에게 복수할까? 궁금하지 않은가? 오셀로에게 ‘손수건’과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 그레이엄에게는 아내가 출연한 영화 속 한 장면이었다. 그렇다면 <동 카즈무후>에서 그 손수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도 궁금하지 않은가? 사랑에 빠진 누구에게나 오셀로의 손수건이나, 벤치뉴의 ‘그것’과 같은 것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명심하시라. 손수건은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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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1-23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저에게 오늘 도착한 책박스 중에는 이 책이 있었습니다. 땡스투 확인해보세요. 그거 제가 드렸습니다. 으하하하하.

질투 라면 말씀하신 것처럼, 과해도 피곤하고 안하면 신경쓰이는 그런 것이지요. 이런 경험은 누구에게나 다 있지 않을까요. 저도 애인에게 질투쟁이라고 놀림받았었는데 어느 날 모임 다녀오겠다는 그에게 ˝잘 다녀와~˝ 했더니, ˝너 왜 질투 안해?? 왜 안심해??˝ 이래가지고 빵 터졌었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질투 라고 하시니 알랭 로브그리예의 질투가 생각납니다. 제목에 혹해서 읽었다가 너무 지루해서 몸을 베베 꼬았던..

잠자냥 2022-11-23 16:23   좋아요 0 | URL
오모나, 그 140원이 다부장님께서 친히 내려주신 140원이군요! *글썽글썽*
맞아요. 질투! ㅋㅋ 하면 한다고 뭐라고 그러던 사람도 안 하면 안 한다고 뭐라고 하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
악, 알랭 로브그리예 질투!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작품은 그 작품 안 읽은 사람이 질투나는 작품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3 1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돈까스무후가 훨씬 외우기 쉬워요. 저 제목 안 외워지더니 잠자냥님 돈까스 덕분에 외웠습니다.
저의 불만은 왜 우리집 서방을 비롯한 나의 전 애인들까지 아무도 질투를 하지 않는것이냐? 내가 그렇게 못생겼단 말이냐입니다. ㅠ.ㅠ 이 책을 보면 저는 열폭할듯합니다. 파멸을 하든 말든 일단 질투를 받아보는 여자주인공이 부러워서요. ㅎㅎ

잠자냥 2022-11-23 17: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돈까스무후와도 같은 질투를 받아보고 싶으신 거군요?! ㅋㅋㅋㅋㅋㅋ 이 책 읽으면 아닐 걸요. ㅋㅋㅋㅋ

꼬마요정 2022-11-24 00:24   좋아요 1 | URL
돈까스무후!!!! 내일 점심은 돈까스 먹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23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많은 것을 바라진 않아~ 그저 사랑의 눈 빛이 필요 할 뿌냐~~ 나의 마음 전하려 해도~~~ 넌 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야~~ 딴따다다다다단딴따!! 질투는 좀 너무나 오래전에 느껴본 감정이라 아련해집니다..... 질투는 무엇인가.......... 아 사랑은 무엇이기에... 질투를 허락하는가........ 휴머니스트의 이번 시즌은 질투와 복수군요!

책읽는나무 2022-11-23 22:42   좋아요 1 | URL
앗! 어떻게 질투 노래를 알아요???ㅋㅋㅋ
글로 읽는데도 누구 노랫말 같다? 그러면서 읽었네요ㅋㅋㅋ
갑자기 카메라 뱅글뱅글 돌아가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잠자냥 2022-11-24 10:01   좋아요 2 | URL
뭐예요, 쟝쟝 언니 이런 노래나 알고... 언니 몇 살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24 10:28   좋아요 1 | URL
후후 ㅋㅋㅋㅋㅋㅋㅋ 1992!!! ㅋㅋㅋㅋㅋㅋㅋㅋ 유치원어린 아이에게 ‘질투’라는 단어를 알게해준 가사 ㅋㅋㅋ

잠자냥 2022-11-24 10:36   좋아요 1 | URL
1992살이라고요????????????????!

공쟝쟝 2022-11-24 12:40   좋아요 1 | URL
환생해서 열아홉입니다!

책읽는나무 2022-11-24 12:56   좋아요 0 | URL
언니~~~~~

책읽는나무 2022-11-23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투!!!!
맞아요. 질투는 해도 욕 먹고, 안 해도 욕 먹고...묘한 감정이긴 합니다.
일종의 밀당 같기도 하구요???
전 질투심 전혀 나지 않는데도 막 질투하는 척 하면 남편이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헐리우드 액션을!!!!!!
이러다 배우로 등극하게 되는지 몰겠네요.ㅋㅋㅋ
소설 더 많이 읽어서 더더 분발해야겠어요.
동 카즈무후!!! 진짜 돈 까스무후같은 질투심을 겸비한 질투의 화신으로!!!!!!😡🤬😡

잠자냥 2022-11-24 10:02   좋아요 1 | URL
와, 질투심이 전혀 나지 않는 사람도 있군요?!
돈까스무후한테 책나무님 비법을 전수해줬어야 하는데!

책읽는나무 2022-11-24 10:20   좋아요 1 | URL
결혼해서 오래 살다 보면 권태기가 자주 오지~ 질투심이란 건 사치??
ㅋㅋㅋ 질투를 안 한지가 오래되었네요.
연애할 땐 질투의 화신 좀 했었죠ㅋㅋㅋ
돈까스무후의 비법 꼭 찾아 전수 받겠습니다^^

꼬마요정 2022-11-24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흄세 시리즈 질투와 복수 기대했는데, 일단 두 권은 조금 실망했어요. 이제 동 카즈무후와 밸런트레이 귀공자 기대해봅니다!!

잠자냥 2022-11-24 10:08   좋아요 1 | URL
두 권이라 함은 <미친 장난감>도 읽으셨나봐요? 전 아직 안 읽었는데...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리즈 음... 읽고 나면 좀 기대에 못 미치더라고요........;
저도 지금까지 읽은 것 중 별 다섯! 준 건 없네요;.....
아마도 국내에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을 소개하려다보니 한 작가의 대표작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살짝 실망스러운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은오 2023-02-23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사귀지도 않는데 왜 질투를....

잠자냥 2023-02-23 00:39   좋아요 1 | URL
질투하는 대상도 많은 폴리아모리 ㅋㅋㅋㅋ
 
마리 앙투아네트 1
엔도 슈사쿠 지음, 김미형 옮김 / 티타임 / 2017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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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출간할 당시, 출판사나 역자 등이 국내 정치와 맞물려 과도하게 사적인 욕심을 부린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꼭 그렇게 사족을 달지 않았어도 엔도의 글만으로도 독자가 이런저런 생각과 평가를 했을 텐데….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평전과 비교해 읽어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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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책(부제:하루에 페이퍼는 하나만 쓰자고 했잖아, 이 바보야!)
    from 마지막 키스 2022-11-23 11:12 
    오늘 친애하는 ㅈㅈㄴ 님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책에 대한 구매자평을 올리셨다. 그 책은 이것. 무려 엔도 슈사쿠의 책이라는데, 아니 엔도.. 언제 이런걸 다 썼어요? 나는 이 책의 존재도 알지 못했기에 얼른 검색해서 책 소개를 보다가 뒤로 자빠지고야 만다.가져와보자.마리 앙투아네트는 1755년 신성 로마 제국 프란츠 1세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사이에서 막내인 열다섯 번째 자녀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자유분방하고 활달하며 사교적이고 화려한 성격이었다
 
 
다락방 2022-11-23 07: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엔도 슈사쿠... 의 마리 앙투아네트요??? 엔도 슈사쿠, 당신은 도대체 어떤 작가입니까!

잠자냥 2022-11-23 08:55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러게요.

공쟝쟝 2022-11-23 09:1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궁금하다!! 여혐은요? ㅋㅋㅋㅋ 프랑스 인민의 여성혐오가 부른 혁명 아닌가?

다락방 2022-11-23 09:23   좋아요 2 | URL
쟝님 그걸 쓴거라고 합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여자라서 그런거라고.

공쟝쟝 2022-11-23 09:34   좋아요 1 | URL
정말로? 엔도 당신은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09: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저 이거 책소개 및 잠자냥 님의 2017년 페이퍼 보고 왔거든요. 엔도 슈사쿠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여성혐오가 적용된 거라는 관점으로 쓴거네요? 대박...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아 흥분돼..

다락방 2022-11-23 0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시후) 이거.. 그런데.. 비싸네요? ㅜㅜ

공쟝쟝 2022-11-23 09:35   좋아요 1 | URL
오, 놀라워라!

잠자냥 2022-11-23 10:20   좋아요 2 | URL
네, 책값이 좀 비싸죠잉..... ㅎㅎㅎㅎ

꼬마요정 2022-11-23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슈테판 츠바이크도 마리 앙투아네트가 희생자라고 했잖아요. 합스부르크 출신(?)인데도 여혐의 희생자가 되고… 무서운 세상입니다ㅜㅜ 근데 출판사 왜 저런 문구를… ㅎㅎ

다락방 2022-11-23 10:14   좋아요 3 | URL
여혐의 희생자..

저 츠바이크 의 앙투아네트 책 있는데 그걸 먼저 읽어야겠네요. 저 책 사기 전에. 아니야, 일단 사둘까요, 어떡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1-23 10:17   좋아요 3 | URL
네, 츠바이크의 관점도 정말 색달랐어요. 전 그 책 읽고 앙투아네트에 대해 좀 다시 생각하게 되었거든요...

잠자냥 2022-11-23 10:19   좋아요 3 | URL
다락방 님 엔도 슈사쿠와 츠바이크 중에 하나만 읽으라고 한다면 저는 일단 츠바이크의 마리 앙투아네트 전기를 추천합니다. 그건 읽다 보면 울컥하는 부분이 있어요... 특히 마지막에... 아아.... 츠바이크여..

엔도의 마리 앙투아네트 저는 이제 1권 마쳤고 2권 읽어야 해서 그 결말은 아직 모릅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2-11-23 10:20   좋아요 5 | URL
그러면 일단 츠바이크로 도전할게요. 츠바이크는 이미 가지고 있으니까요.

잠자냥 님, 제가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냥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럼 이만..

잠자냥 2022-11-23 10:22   좋아요 4 | URL
츠바이크 앙투아네트 전기 정말 재밌어요. 그리고 넘나 글을 잘 씀.... 역시 츠바이크, 전기의 대왕! ㅎ
그리고 엔도의 앙투아네트는 아주 흥미로운 지점이 있어요. 이건 2권까지 다 읽고 제가 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다락방 2022-11-23 10:31   좋아요 4 | URL
왜 좋아한다는 고백은 그냥 넘겨버려요? 왜죠?

잠자냥 2022-11-23 10:38   좋아요 4 | URL
부장님한테 하도 많이 들어서 놀랍지도 않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1-23 11:14   좋아요 4 | URL
ㅋㅋㅋ 좋아한다는 고백 넘겨버리는 잠자냥님 보고 역시나 하고 웃고, 그걸 또 왜 넘겨버리냐고 묻는 다락방님 보고 또 웃고 ㅋㅋㅋ

단발머리 2022-11-23 14:25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이랑 다락방님 ㅋㅋㅋㅋㅋ 참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하려면 이들처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1-23 16:05   좋아요 1 | URL
이들처럼 책을 선물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