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VCD] 몽상가들

다락방님이 최근 영화 <몽상가들>을 보신 후 별점 한 개를 주며, 어쩐지 이 영화는 잠자냥과 Vita님이 좋아할 거 같은데 진짜 그런지 궁금하다고 댓글을 남겼더라. 그런데 요즘 바빠서 글을 촘촘히 읽지 못했던 나는 그 글과 댓글을 놓쳤다. 그랬더니 리틀 다부장 리틀 다락방 공쟝쟝이 ‘잠자냥야, 잠자냥아 어디 갔느냐 어서 너의 의견을 밝혀라! 궁금하다, 궁금하다’ 다들 외치고 있다면서 애타는 현장을 알려주었다. 거기 남겨진 댓글들을 읽다 보니 아니 내가 이런 이미지였나? 책에서만큼은 서구문학 사대주의자임을 인정하는 잠자냥은 영화에서조차 유럽과 프랑스 영화를 좋아할 것 같은 그런 이미지였던 것이다. ‘cj감송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에서 쉬리’를 외치는 공쟝쟝은 프랑스 영화를 줄줄이 꿰고 있는 잠자냥에게 다시 한번 반하면서 미래의 다부장이 될 것이냐, 잠자냥이 될 것이냐 갈팡질팡....... 잠자냥은 단호히 이렇게 말합니다. 쟝쟝아, 다부장이 되거라. 잠자냥처럼 영화관에 돈 쏟아부어봤자...... 다부장님처럼 중년에 1식 2메뉴를 실천할 경제력이 되지 못해!  

<몽상가들>은 예전에 개봉했을 때 극장에 가서 봤다. 그런데 딱히 크게 감명을 받거나 인상 깊지는 못했다. 왓챠에 뭐라고 기록을 남긴 게 있나 싶어서 찾아봤지만 별점만 매겨놓고 한줄 평 같은 건 남기지 않았더라. 그러다 보니 왓챠에서 내 영화 감상 시간을 보게 되었고, 그중 프랑스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보게 되었고...... 영화만 3천 시간 이상을 본 상위 0.03%매니아라고..... 쿨럭쿨럭. 드라마나 시리즈물은 체크하지 않은 것이라서 순수하게 영화만 3천 시간 이상 보았다는....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잠자냥, 너는 일생을 보다 죽는 인간인 것인가. 아무튼 나는 프랑스를 영화 매우 좋아한다. 대개의 사람들은 프랑스 영화를 말만 많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 말 많음과 지루함(?)이 오히려 좋다. 마블시리즈처럼 허황된 영화에 더 몰입하지 못하는 편이다(책에서도 SF 장르를 잘 못 읽는 것과 비슷한 심리). 왓챠의 기록을 봐도 미국, 한국 영화 다음으로 프랑스 영화를 많이 보았다. 고전주의자이자 문화 사대주의자인 나의 성향을 영화에서도 여실히 볼 수 있다고나 할까. 소싯적엔 이제는 사라진 극장인 동숭시네마, 하이퍼텍나다에서 ‘시네프랑스’ 같은 영화제를 하면 꼬박꼬박 챙겨서 보고는 했다.





잠자냥의 왓챠에서 이렇다고 합니다........



‘동숭시네마와 프랑스 영화’하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있는데, 대학 3학년 때였나, 무슨 바람인지 학교 엠티를 가서 술이 떡이 되도록 먹은 그다음 날 아침, 나는 꾀죄죄한 몰골로 대학로를 가게 되었다. 그때 엠티를 같이 갔던 이들 중 한 사람이 집이 그 방향이 아닌데 왜 대학로를 가느냐고 물어왔다. 영화 보러 간다고 했더니 그런 상태로 영화를 보러 가느냐며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아, 제가 무척 보고 싶던 영화인데 오늘만 특별 상영하는 영화라...... 속으로는 니깟 게 알게 뭐냐 싶어 말끝을 흐렸더니 그 사람은 관심도 많지. 무슨 영화냐고 물어온다. 어차피 말해줘도 모를 거 같은데 생각하면서 무슨 무슨 영화라고 대답했더니 아니 이 사람이, 멈칫멈칫 조심스레 묻는다. 자기도 보러 가면 안 되겠느냐고. 그 사람도 밤새 술을 잔뜩 마셨기는 마찬가지라, 어차피 따라와봤자 잠만 잘 거 같은데... 하면서도 그러시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본 영화는 바로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쥴 앤 짐>- 옆에 앉았던 그 사람이 졸았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영화에 빠져들었기에. 영화가 끝난 후 우리는 대학로 어느 밥집에서 해장을 했고, <쥴 앤 짐>에 빗대어 각자의 사랑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했고,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귀게 되었다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 나중에 그 사람이 말하기로, 그렇게 밤새 술을 마시고 그런 컨디션으로 혼자 극장을 가서 흑백의 프랑스 영화에 몰입한 모습이 멋있었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쟝쟝아, CJ감송 영화로선 이런 분위기를 얻을 수 없는 거야! 아무튼 <쥴 얜 짐>하면 여전히 그날이 떠오른다. 그런데 그 사람과 한 3년인가 연애하고 마침내 완전히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던 그날도, 나는 동숭시네마에서 혼자 영화를 보고 나왔는데, 그 사람이 준 반지를 손가락에서 빼내어, 영화관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물을 쏴아 내렸다는 것을 그 사람은 영원히 모를 것이다......

아, <쥴 앤 짐>이여, 트뤼포여.... 정신 차리자. 흠흠. 내가 최근 본 프랑스 영화 중 가장 좋았던 것은 <가장 따뜻한 색 블루>이다. 셀린 시아마 감독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톰보이>도 정말 좋았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내가 프랑스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장점이 다 들어있다(야한 거 말고....!!)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야한 거 아님!) 글쓰기와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델이 학교에서 문학 수업을 받고 학교 친구들과 그 작품에 대해서 이런저런 토론을 하는 장면이다. 그때 언급되는 작품이 <클레브 공작 부인>인데, 그 장면들을 보면서 프랑스에서는 역시 저 나이 아이들이 문학 작품 하나로도 저렇게 심도 깊게 토론하는구나, 부럽다! <클레브 공작 부인>이 프랑스에서는 저런 위치구나?! 한번 읽어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델은 친구들이나 새로 사귄 남자친구와 아무리 이런 이야기를 해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 허전한 느낌을 떨치지 못한다. 그러던 중 파란 머리의 엠마를 만나 예술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찌릿찌릿 전기가 통하고.... 그것은 당연하게도 사랑으로 발전한다. 나는 아델과 엠마가 이야기하는 장면들도 말할 수 없이 좋았다. 거기에 비해 이 영화의 섹스신은 진짜 너무 지나치게 과한데, 감독을 비롯한 전 세계 이성애 남자들의 (레즈비언) 더블섹시 판타지를 채우려는 욕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옥의 티........ 썩을.... 그에 비하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얼마나 그런 관음증적 카메라 없이 두 여성의 사랑을 절절하게 표현했던가. 셀린 시아마 감독의 <톰보이> 또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한 소녀의 성장통을 아주 섬세하게 잘 그려냈다. 암튼 요즘엔 프랑스 영화 중 셀린 시아마 감독 영화가 짱이다. 다르덴 형제 영화는 완벽하게 프랑스 영화라고 하기엔 두 감독 국적이 벨기에라 좀 뭐하지만 그들의 영화들 <로제타>, <아들>, <로나의 침묵>, <자전거 탄 소년>, <내일을 위한 시간>, <언노운 걸> 등등도 다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프랑스의 옛 영화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흑백 영화의 투박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는 아아..... 이런 영화들은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르셀 카르네  <천국의 아이들>, <북호텔>, 장비고 <라탈랑트>, 고다르 <비브르 사비>, <미치광이 피에로>, 트뤼포 <400번의 구타>, <미시시피의 인어>, 루이 말 <굿바이 칠드런>,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도깨비불>, 루이스 부뉴엘 <어느 하녀의 일기>, <세브린느>,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욕망의 모호한 대상, 로베르 브레송 <무쉐뜨>, 끌로드 샤브롤 <여자 이야기>, <사촌들>, 아녜스 바르다 <방랑자>, 장 피에르 멜빌, <한밤의 암살자>, 줄리엥 뒤비뷔에르 <망향>, 르네 클레망 <태양은 가득히>…. 오늘은 영화 한 편 꼭 봐야겠다....




루이 말, <도깨비불>의 한 장면.....



이것은 장 피에르 멜빌, <한밤의 암살자> 중의 한 장면... 캬 잘생겼어...ㅠㅠ



트뤼포 <미시시피의 인어>, 그런데 나는 알랭 들롱보다는 장 폴 벨몽도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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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1-30 21:40   좋아요 1 | URL
다부장 님 뭘 당황해요. 잘만 킹 좋아하는 사람이 ㅋㅋㅋㅋㅋㅋㅋ

- 2022-12-01 0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좋아해요. 정말로 같은 포인트에서 저는 감동적였어요. 그리고 같은 이유로 싫어하고요.<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정말 좋아요. 셀린 시아마 감독 계속 눈에 킵해두고 있는 감독 맞고 (와~) 저는 cj 감송이지만 ㅋㅋㅋㅋ 몇편 안봤지만 프랑스 영화 좀 좋아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 담백해서 좋아요. 미국 영화 중에서도 담백한 영화는 좋죠. 지금은 걸출한 감독이 되어버린 그레타 거윅 이지만 프란시스 하 정말 좋아했고 ㅋㅋㅋ 레이디 버드나 메기스 플랜 정말 재밌게 봤어요. 그러다가 에단호크 - 링클레이터 타고 시모어 까지 넘어감 ㅋㅋㅋ 우리가 여기서 만났어요, 세대는 다르지만 나랑 좋아하는 거 비슷한 잠자냥님!! ㅋㅋㅋ

잠자냥 2022-12-01 09:22   좋아요 2 | URL
쟝 언니~ 푸꼬도 좋아하는데 프랑스 영화 더 즐겨봐요~ ㅋㅋ

책읽는나무 2022-12-01 06: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요 페이퍼도 좋아요 백 번 누르려니 암만 찾아봐도 없어!!!^^
제가 찾던 0.3% 매니아 분도 아닌 0.03% 매니아!!!! 그저 놀라움이네요. 전 왓챠 영화 보기 전이나 보고 난 후, 꼭 평을 보거든요. 한 번씩 0.5% 또는 0.3% 매니아들이 봤다 그럴 때 이 사람들은 과연 누굴까? 특히 0.03% 이동진보다 더 영화를 많이 본 자 같다?? 생각했었고, 그리고 이동진 평만 보다가 일반인들 평을 읽을 때, 뭔가 알라디너 냄새가 난다? 익숙한 이 느낌은 뭘까? 했더니...와!!! 잠자냥!!! 0.03%가 나의 북플 친구였어!!
와. 영광이에요. 다시 봤어요. 잠냥님! 꾸벅!!🙇‍♀️🙇‍♀️
cc가 이루어진 장면도 영화같지만, 헤어진 장면도 영화네요. 반지를 변기에 버렸!!! 와~ 멋있어!! 그러면서 반지가 잘 내려가나? 의문도 들었구요ㅋㅋ 전 그런 걸크러시 면이 없어서 cc 남친이 남편이 되어버렸어!!!ㅜㅜ 슬프네요ㅜㅜ 전 헤어진 장면 그게 좀 부럽네요^^;;;
따뜻한 색 블루에서 잠냥님이 찾아내시는 예술적인 부분이 다락방님이 말한 그런 거였구나! 뒤늦게 깨달았어요. 전 오로지 섹스씬에 꽂혀서 다른 내용은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는...ㅋㅋㅋ
아마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본 직후 봐서 그랬던 건가? 싶기도 하구요.
다시 영화를 꼼꼼하게? 봐야겠어요.ㅋㅋ
언급하신 영화들도 다 찾아보고 잠자냥님의 영화 감성을 따라가고 싶네요. 그러려면 잠자냥 님처럼 책도 많이 읽어야겠죠?^^
만수무강하옵소서!!!!ㅋㅋㅋ

잠자냥 2022-12-01 09:25   좋아요 3 | URL
푸하하 만수무강에서 빵터졌어요. ㅋㅋㅋ
반지는 잘 내려가더라고요? 14K였고 순금이 아니어서 그랬나? ㅋㅋㅋㅋㅋㅋㅋ
블루는 그 섹스신만 아니었으면 정말 완벽한 영화인데, 왜 그랬나 몰라요. 어휴.. 그래서 저는 그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는데도 별 다섯은 못 주겠더라고요... 왓챠에 별 네개 반 줌 ㅋㅋㅋ 그래도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네, 만수무강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이 2022-12-03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문제의 섹스신보며 머릿속에 물음표 백만개 되었던 기억이 나요. 왜? 저렇게까지? 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후일 레아 세이두가 인터뷰에서 그 영화에서 섹스신을 너무 오랜시간 격렬하게 찍어서 성기에서 피까지 났다고 울더라고요. 그 정도면 성학대 아닌지...
전 그 영화에서 엠마가 다른 여자랑 에곤 쉴레 얘기하는 걸 쳐다보던 아델의 표정이 잊혀지질 않아요. 내가 같이 하지 못했던 대화를 다른 사람과 하는 걸 보며 느끼는 질투와 열등감이 뭔지 알 것 같았거든요.
근데 전 프랑스는 소설 영화 다 나와는 맞지 않는단 생각을 자주 합니다. 대체 왜 저러지? 란 생각에 공감하기 어려울 때가 많더라고요. 그냥 저와는 정서가 안맞나봐요.
베르나르도 베르툴루치 감독은 마지막 황제 때문에 저에겐 영원히 아웃이예요.ㅋㅋ 중국 황제가 왜 영어를 해요.너무 괴상했어요. (하지만 ost는 사랑함)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P.S. 전 자타공인 CC 한번 해봤는데 헤어진 후 너무나 별로였던. 이후 CC 사내연애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지요. 아니 못한건가?ㅋ

잠자냥 2022-12-03 08:39   좋아요 1 | URL
네 말씀하신 그 섹스신은 나중에 성학대라고 거의 기정사실화 되었던 거 같아요. 레아 세이두의 인터뷰 등으로 감독하고 아주 등돌린 것으로 알고 있고요. 암튼 그 신은 진짜 별로였습니다. 베르톨루치 감독은 사실 전 왜 거장으로 추앙받는지 의아한 사람 ㅋㅋㅋㅋㅋ 보는 영화마다 족족 너무 과대평가된 거 같더라고요. 씨씨나 사내연애나 헤어지고 나면 문제가 참 많죠…. 저도 비추합니다. ㅋㅋㅋㅋ

오늘 서울엔 눈 왔어요. 썽둥이들은 첫눈 구경일까요?

은오 2023-07-05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새벽에 잠자냥님 옛날글을 뒤적여서........
아 근데 그런 컨디션으로 혼자 극장가서 흑백의 프랑스영화에 몰입한 모습 반할 만하닼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7-05 09:03   좋아요 1 | URL
새벽에 나 보구싶었구나?! ㅋㅋㅋㅋㅋ
근데 하필 이 글을 ㅋㅋㅋㅋㅋ 이 글은 다부장님하고 댓글이 더 재미남. 다부장님 노인대학 CC 되는 그날까지!

은오 2023-07-05 10:00   좋아요 1 | URL
노인 남자는 싫기 때문입니다 (단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cc도 하고 사내연애도 하고 사무실에서 뽀뽀도 하셨다고요? 잠자냥님의 과거...... 이제 더이상 알고싶지않아................................... 다 하셨는데 나랑 결혼만 안해주네...........

건수하 2025-07-17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동숭이... 여기 나온 분이었군요 ㅎㅎㅎ

씨씨... 요즘 애가 연애에 관심이 많아서 자꾸 물어봅니다.
씨씨한 적이 있냐길래 있다고 했더니 엄마는 씨씨 하다가 왜 헤어졌어? 라고 하길래
씨씨를 한 번만 했을 것 같니 라고 말하려다가 내 발등 내가 찍는 거 같아서 말았...

잠자냥 2025-07-17 16:25   좋아요 0 | URL
네, 동숭이가 여기서 나온 동숭이입니다...ㅋㅋㅋㅋ
대학 3학년 때부터 한동안 만났어요...
저보다는 하나 아래 학번이었는데 학교를 좀 늦게 들어와서 나이는 4살 많았습니다.
암튼 씨씨.... 씨씨는 모두가 알듯이 비추입니다. 집사3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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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비대면 외면 - 뉴노멀 시대,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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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키워드는 이게 아닐까. ‘제대로 알기 위해서 제대로 보기’, 경청, 거리를 둘 줄 아는 공감 능력…. 팬데믹 시대를 건너가는 사회적 면역력은 바로 여기에서. 김찬호식 마음 사회학은 이 암담한 시기에도 여전히 이렇게 조금은 희망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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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잉글랜드 수녀 미네르바 1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지음, 최순영 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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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킨스 프리먼의 단편집 《뉴잉글랜드 수녀》에서는 표제작인 ‘뉴잉글랜드 수녀’ 못지않게 좋은 작품을 여럿 읽을 수 있었다. ‘뉴잉글랜드 수녀’는 다시 읽어도 그 혼자만의 고즈넉한 삶, 정갈한 삶을 선택한 루이자의 선택에 흐뭇해진다. 루이자처럼 혼자 있기를 선택하거나 또는 연인이 있든, 결혼을 했든 나이가 많든 어리든 중년이든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단편집에서 이번에 읽으면서 완전히 반한 작품은 ‘노파 마군(Old Woman Magoun)’이다. 이 작품은 처음 읽었을 때는 그 끝을 알지 못해서 아, 성질 괴팍한 할머니랑 착한 손녀가 외진 산골에서 서로 의지해 살아가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뭔가 서늘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아아아........ 나는 이 작품 마지막에 약간 눈물을 찔끔 흘렸다. 지금도 마음이 너무 서늘하다....... 그러고 나서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은 더 읽었다. 읽을수록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앞서 이야기했듯, 늙은 마군은 손녀딸 릴리와 함께 아주 작은 마을인 배리스 포드에서 살고 있다. 배리스 포드는 산 사이의 깊은 골짜기에 위치하는데, 이 마을 초입에는 물살이 거칠어도 건널 수 있는 얕은 강이 흐르고 있다. 그런데 볼품없기는 하지만 이 강을 건널 다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이가 바로 이 늙은 여인 마군이다. 노파는 위스키나 담배 등을 파는 작은 식료품 잡화점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거기서 그녀는 게으르기 짝이 없는 사내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앉아 잔소리를 늘어놓곤 한다. “저 다리는 올여름에는 꼭 놓아야 해.”

그러면서 그녀는 “내가 남자였다면 말이야. 지금 바로 나가서 가장 먼저 통나무를 놓겠어. 내가 아무리 빈둥빈둥 게으름 피는 남자들 무리에 있더라도 난 평생 한번은 뭐라도 시작해 봤을 거야“ ”저놈들은 꼭 그래야만 기운을 차릴 수 있는지, 술을 마시고 담배를 씹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단 말이야” 잔소리를 해댄다. 노파의 지적대로 이 마을 남자들은 대체로 게으르고 형편없다. 그래서 대부분은 마군의 이런 잔소리를 들으면 다들 눈치를 보며 슬그머니 자리를 피하고는 하는데 단 한 사람 ‘넬슨 배리’만은 예외이다. 그는 노파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는 유일한 남자로, 마을 사람들은 그 앞에서는 왠지 주눅이 든다. 이 마을 사람들은 그 오만한 남자를 마치 ‘사악한 신神’이라도 되는 듯이 우러러본다. 그런데 노파 마군은 넬슨 배리에게조차 굴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마군이 어떻게 그에게도 그처럼 당당히 굴 수 있는지 의아해 한다.

노파가 끔찍하게 사랑하는 손녀 릴리. 릴리는 이제 열네 살이다. 그런데 할머니는 릴리를 마을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지 못하게 한다. 그런 틈틈이 마군은 아이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것, 주로 영적인 성장을 돕는 것들을 가르쳤다. 거짓말을 해서도 훔쳐서도, 할머니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도 결코 해서는 안 된다. 게으름은 금물이다. 그런 릴리는 열네 살인데도 늘 낡은 헝겊 인형을 꼭 끌어안고 다닌다. 작은 체구도 체구이지만 이렇게 인형을 안고 다니기 때문에 더 어린 아이로 보인다. 이웃 여자는 마군의 교육 방침에 문제가 있다는 듯 혀를 찬다. 아직도 애를 인형을 들고 다니게 하느냐, 저 또래 여자애들은  헝겊 인형 대신 남자친구를 생각한다 등등. 거기에 마군은 화가 나서 항변한다. “릴리는 또래에 비해 크지도 않고 나이가 어려서 그래. 나는 릴리를 서둘러 결혼시킬 생각이 전혀 없어. 튼튼하지도 않은 애를.” 이웃은 다시 말한다. 언제쯤이면 저 애를 자라게 할 것이냐고. 마치 늙은 할머니가 아이를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그러나 마군은 그저 “주님의 뜻에 따라 다 때가 되면 자랄 거”라고 답할 뿐이다. 그런데 그 목소리에는 어쩐지 슬픔이 깃들어 있다.

왜 노파 마군은 손녀 릴리가 아이일 뿐이라고, 아직 자라지 않았다고, 때가 되면 다 자랄 것이라면서 손녀가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듯한 태도일까? 그리고 왜 마을 사람 모두가 경원해하는 넬슨 배리에게 혼자만이 당당하게 굴 수 있는 것일까? 사실 여기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마군의 딸, 그러니까 릴리의 엄마는 열여섯 살에 결혼했다. 그런데 딸이 결혼한 상대는 다름 아닌 그 문제의 ‘넬슨 배리’였던 것이다. 그리고 마군의 말에 따르면 그와 결혼했지만 그가 딸을 버렸고, 그 때문에 딸은 어머니의 집, 즉 마군의 집에서 살았으며 릴리도 거기서 태어났다. 헌데 릴리가 태어나고 얼마 뒤에 딸은 세상을 뜬 것이다. 이로써 마군과 릴리, 넬슨 배리의 관계가 설명이 된다. 마군이 손녀딸 릴리가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짐작이 간다.

이 작품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느 날 마군은 릴리를 심부름 보내는데, 하필이면 심부름을 보낸 곳에서 릴리는 넬슨 배리, 그리고 또 다른 남자(릴리가 보기에는 젊고 잘생긴)를 마주치게 된다. 그때까지는 딸을 나 몰라라 했던 이 무심한 아비란 작자는 딸과 마주치고, 딸이 제법 성장한 것을 보고 놀라워한다. “내가 이렇게 작고 예쁜 딸이 있는 축복을 받았는지 그동안 몰랐었구나.” 씨부렁거리면서 모자 아래로 드러난 릴리의 분홍빛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그 손 치워!!!!) 나이를 물어보고는 열네 살이란 말에 놀라면서도 감탄한다. 그는 자기가 릴리의 엄마와 결혼했던 나이를 잊지 않고 있다! 넬슨 배리와 같이 있던 남자의 눈길도 예사롭지 않다. 그 나이에 인형을 안고 다니느냐면서 인형을 버리라면서 ‘사탕’을 사준다. 영문을 모르는 순진한 릴리는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놓고, 이 이야기를 들은 노파 마군은 ‘오랫동안 예상해 온 어떤 재난이 마침내 닥쳐온 것에 타격을 입은 사람’ 같은 표정을 짓는다.

아니나 다를까, 일은 마군의 예상대로 흘러간다. 마군이 보기에는 ‘술에 취한 돼지 떼’와 같은 놈들, 그놈들이 릴리를 탐하기 시작한다. 이제껏 나 몰라라 하던 애비란 놈이 느닷없이 마군을 찾아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자신의 딸이라고 윽박지른다. 그는 왜 난데없이 딸을 데려가겠다는 것일까? 없던 부성애가 인형을 끌어안은 릴리를 보더니 갑자기 퐁퐁퐁 솟아난 것일까? 그는 노파를 협박한다. 릴리를 자신이 데려가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당신이 아기처럼 만들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아이는 미인인 데다 아가씨가 다 됐다”고 협박한다. 노파여, 당신은 “영원히 사실 수도 없다”고. 그러면서 아이를 데리러 올 날짜까지 통보한다. 옷가지나 잘 싸두라는 싸가지 없는 소리와 함께. 마군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열여섯 살에 결혼한 딸을 잃은 노파 마군, 열네 살 손녀가 자라고 있다. 그 나이에 이르려고 한다. 그러기도 전에 이놈 저놈이 아이를 탐한다. 늙은 마군은 영원히 살 수도 없고, 아이가 자라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그런 세계에 손녀를 홀로 내버려 둘 수 없던 마군은 이리저리 해결 방안을 찾아 뛰어다닌다. 그리고 릴리에게 약속한다. 릴리가 이제 가게 될 곳은 “아름다운 곳, 꽃들이 높게 자라는 곳.”이며 릴리가 가장 좋아하는 파란색 꽃들이 피는 곳이라고. 그리고 그곳에서는 그 푸른 꽃들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고. 꽃이 지는 일도 결코 없다고. “꺾지만 않는다면 절대 시들지도” 않는다고. “꺾지만 않는”다면…. 늙은 할머니의 이 약속은 끝끝내 마음을 울린다. 너무나도 서늘하게. ‘노파 마군’은 읽을수록 안타깝다. 지금도 어린 소녀들이 차라리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얼마나 많을까. 《뉴잉글랜드 수녀》에는 괴팍한 ‘노파 마군’ 말고도 ‘크리스마스 제니’나 ‘고귀한 존재’의 주인공들처럼 보통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기묘한 인물이지만, 결국에는 손가락질하는 그 보통 사람들보다 숭고한 마음을 지닌 다양한 여성들이 등장한다. 그 여성들의 이야기에 울었다, 웃었다, 한없이 따뜻해졌다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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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5 16: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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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6: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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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7: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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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7: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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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7: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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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1-25 1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흠. 이달의 리뷰 작품이라는데 마넌 겁니다. ㅋㅋ 정말 할 말이 없게 잘 쓰셔요.

잠자냥 2022-11-25 21:47   좋아요 2 | URL
오호 만 원! 입금 준비하세요!

- 2022-11-26 11:4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두분이 서로 칭찬하는 모습을 보면 좀 뭐랄까 웃깁니다. 웃음이 지어져 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2-12-08 07:4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아, 나도 잘난 척 좀 해도 되는 거 같아요!

잠자냥 2022-12-08 08:33   좋아요 1 | URL
앗 아니 만 원 제가 입금해야 합니까! 앗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1-25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도 마넌 ^^ 생전 처음 보는 작가인데 읽고 싶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

잠자냥 2022-11-26 11:31   좋아요 1 | URL
<뉴잉글랜드 수녀>라는 단편은 꼭 읽어보세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11-25 2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늘 잠냥님 리뷰를 읽고 느끼는 거지만, 책을 잠자냥화 시켜 리뷰를 쓰시는 것 같아요.
잘 읽고 갑니다. 안녕~👋

잠자냥 2022-11-26 11:31   좋아요 1 | URL
잠자냥화! ㅋ 고마워요. 안녕? ㅋㅋㅋ

여름아 2022-11-27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만 읽는데 눈물이 찔끔납니다!ㅠ

잠자냥 2022-11-27 09:49   좋아요 0 | URL
아아, 본 작품도 꼭 한번 읽어보세요… ㅠㅠ

독서괭 2022-11-29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글 폰으로 읽고 댓글을 못 달았네요. 잠자냥님 리뷰 읽으면 해당 책이 너무 매력적으로 보여서 문제예요, 문제. 마군과 릴리 이야기, 넘 마음 아파요. 전 역시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지만, 읽어보고 싶어져서 찜합니다!~

잠자냥 2022-11-29 20:36   좋아요 1 | URL
잠자냥 이웃 주머니 생각해 리뷰 절필 선언! …….. ㅋㅋㅋㅋㅋ
 
마리 앙투아네트 2
엔도 슈사쿠 지음, 김미형 옮김 / 티타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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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녀가 여성이 아니었다면? 프랑스 태생이었다면? 루이 16세에 비해 너무나 비참하고 처참하게 모욕당한 그녀의 죽음. 엔도 슈사쿠는 수녀 아녜스의 입을 빌려 말한다. ‘혁명은 인간을 모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존중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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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1-25 0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마리 앙투아네트 몇 년 전 뮤지컬로 봤었는데요(또 자랑ㅋㅋㅋ)
보면서도 울고, 보고 나서도 며칠을 마음이 아파서...힘들었어요.ㅜㅜ
지금도 마리 앙투아네트는 마음 아픈 여인이네요.
마지막 문장 명문장입니다.

잠자냥 2022-11-25 08:28   좋아요 2 | URL
ㅎㅎ 그 문장은 작품 속 엔도 슈사쿠의 문장이랍니다~~

레삭매냐 2022-11-2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좋지
않은 부르봉 가로 합스부르크
출신 공주가 시집을 가서리...

체제 순응적인 니뽕 사람들의
사고의 발로가 아닐가 싶네요.

혁명에 반대하는 수백년 묵은
기득권 세력을 일소하고 새로
운 질서 수립과 전대미문의 새
로운 공화정으로 나아가기 위
한 국왕 부부의 처형은 불가피
한 국민 공회의 선택이 아니었
을까 싶습니다.

잠자냥 2022-11-25 16:46   좋아요 1 | URL
네, 이 책에서도 구체제를 ‘상징‘하는 인물들이었기에 왕과 왕비가 (사실은 사형당할 죄는 없었는데) 처형당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뉴잉글랜드 수녀 미네르바 1
메리 E. 윌킨스 프리먼 지음, 최순영 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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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책이 여기서? 하고 깜짝 놀랐다가 받아보고 책 표지랑 편집에 또 약간 놀라고(예전 책들과 완전 다른 느낌! ㅋㅋ), 번역이 깔끔해서 또 놀랐다. 뉴잉글랜드 수녀는 다시 읽어도 좋고, 이번에 새롭게 발견한 작품은 <노파 마군>! 크리스마스 제니도 좋고, 아아... 뒤에 고딕소설도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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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1-24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23 페이지요???

잠자냥 2022-11-24 10:31   좋아요 0 | URL
받아보니 두꺼운데 금방 읽게 되더라고요.

- 2022-11-26 11:50   좋아요 1 | URL
동서에서 출간하는 고전 페미니즘 문학 시리즈라니.......... 미쳤나봐... 와....... 잠깐 만 나 적립금 얼마 남았죠? 와.... 안되겠어............ 다음달부터 엸미히 유튜브 만들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1-26 17: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그러게 말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