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문제 - 교양 있는 남자들의 우아한 여성 혐오의 역사
재키 플레밍 지음, 노지양 옮김 / 책세상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재키플래밍의 여자라는 문제를 읽었다. 

책이 얇고 만화로 되어 있는 책이라 가볍게 읽긴 했지만 
들어있는 이야기의 비꼼이 너무 재밌고 웃겨서 한참 킥킥대며 웃었다. 
재밌게 웃으며 읽은 책이지만 읽고난 뒷느낌은 여전히 씁쓸하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검증을 통해 익히 우리에게 알려진
위대하고 훌륭하고 멋진 인물들의 전형이 신선한 시도로 비틀리는것이 
통쾌하기도 하고 잘못 알고 있던 그간의 당연함들이 깨짐과 동시에 
일방적으로 전해지는 것들의 이면을 잘 뜯어보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걸 느꼈다.

교양 있는 남자들의 우아한 여성 혐오의 역사라는 부제가 딱 들어맞는데
여자의 재능은 발명이나 창조를 위한것이 아닌 칭찬하는데 있다거나
'여성스럽다'라는 단어의 의미에 붓을 들 수도 없는 연약함이 들어 있어 위대한 작품을 
남기더라도 그 연약한 손으로 만든 작품이라 위대할 수 없음을 평가로 내놓았다고 한다. 

칸트는 여자에게 수염이 나면 매력이 사라지고 남성에게 여성적 매력의 힘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라고 했다는 말에
샤를레 후작부인은 수염이 날뻔하고 생식능력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다는 에피소드는 그녀가 아홉자리 수를 아홉자리수로 
나누려 했기 때문이란다. 그때에도 분명히 능력과 천재인 여성이 가득했음에도 그들이 알고 있던 당연한 상식은
여성들의 능력없음을 자연적인 것이라며 비하하기 일쑤였다.

쇼펜하우어 역시 천재에게 필요한 객관성은
강도 놓은 정신적 육체적 노동을 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은 여성의 체형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니 
놀랠 노 이분 좀 유명하신 철학자이지 않나 ..놀라울정도로 무식한(!) 면이 있었다니.. 

이 책을 읽다보면 유명하고 천재적이며 위대한데 무식한분(?)들이 정말 많았던 것에 깜짝 놀란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적 인물 속에서 두각을 보일래야 보일 수 없었던 구조적 사회적 교윳적 문제들을 들여다봄과 
이렇게 단순한 문제들을 이야기함으로 제대로 진지하게 역사적인 여성혐오에 대해 깨닫게 한 점이 이 책의 위대함이다.

그들의 위대함을 무식함으로 다방면으로 표현해내는 걸 보면
왠지 여성들의 숨겨진 역사적 장면들도 밝혀줄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얇고 작지만 대단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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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기론 레오파드가 최고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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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혼불문학상 6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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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박주영의 고요한 밤의 눈을 읽었다.

다양한 인물들이 끊임없이 돌아가며 등장하고 각각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거나 비범한 인물들이 채워가는 이야기가 뭉뚱하면서도 예리해 읽는 재미가 있었다.

한참 번역서들을 읽고 갑갑한 시점에 읽게된 책이었는데 내용상 어려운 체제와 자본주의 경제적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이야기였음에도 술술 읽히게 해서 그런 부분이 좋았다. 이야기로 잘 버무렸기 때문일까. 근처 읽었던 번역서와 어차피 이야기의 차림이 비슷 했는데 어찌 읽는 맛은 이렇게 다를까.

전작으로 읽었던 백수생활백서에서 불러 일으킨 책에 대한 향수를 넘 부담스럽지않게 재밌게 잘 말해줘서 기억에 남아있던 작가였는데 새로운 작품 또한 전작과는 또다른 진지한면으로 책에 빠져들게해서 앞으로도 주목은 하고 있어야겠다.

16년에 나온 책이긴 하지만 그 일년뒤를 내다본것같은 정확하고 섬뜩하며 섬세한 서술이 작가의 인식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입바른 소릴수 있지만 블랙리스트로 관리되던 시절에 적나라한 그들의 이야기로 문학상까지 받아내는 교묘하고 영리한 이야기는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전체적인 느낌으로만 말해지는 이 두루뭉술함 역시 어쩔 수 없는게 재미나게 읽었는데도 또 딱히 큰 이야기 흐름과 이야기의 결말 역시 각자 흩어지는 식이라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지않았다.

그럼에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읽었던 책임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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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인문학 - 조선 최고 지성에게 사람다움의 길을 묻다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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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한정주의 율곡인문학을 읽었다. 

옛 사람의 깊은 공부가 지금에도 이어지고 그 배움의 말이 여전히 살아 있는것이 늘 신기하고 대단하다. 
공자 노자 맹자 주자 등의 유학의 전문가들을 뒤로하고라도 
천자문 소학 명심보감등에서도 삶을 비쳐볼수 있는 거울로 삼을 문구들이 부지기수다. 

실제로 초중학생들이 이런 소학과 명심보감의 이야기들을 체득하고 이해해서 삶의 거울로 삼을 수 있는 
옛날 서당의 교육이 지금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공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율곡인문학은 율곡 이이가 쓴 책을 기본으로 율곡의 인생을 돌아보며 
그의 삶에서 본받고 그가 하고 싶은 말을 지금의 우리 생활에 그대로 녹여보는게 어떨까에 대한 책이다. 

물론 옛날에 쓰인 책이라 현대를 살아가는 바쁜 직장인들이 그의 생활을 모두 따라 갈 수 없지만
그가 자경문에 밝힌 사람됨의 도리와 방향에 대한 기준은 현대를 살아가면서 마음으로 새겨볼 만하겠다 싶다. 

흐트러지는 마음을 바로 잡는 문장으로 새기고 그가 행했던 바대로 살기를 노력한다면 바른 행실과 
자신의 인생을 정의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끊임없는 공부에 대한 생각도 반성하게 하는 면이 많았는데
내가 읽는 책의 대부분은 그냥 겉읽기에 불과할 뿐이라는 걸 느끼게 했다.
좀더 진중하게 의미있는 독서로 책의 내용을 생활과 삶에 다다를 수 있게끔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가르침이 있었다. 

입지, 치언, 정심, 근독, 공부, 진성, 정의 
각 장마다 말하고 쓰여진 가르침은 그대로 율곡의 생각을 드러내주었고
읽고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라 여길 수 있지만 
와닿게 느끼지 않으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뜻을 세우고 말을 조심하고 흩어진 마음을 다잡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배우고 또 배우며
사람을 정성껏 대하고 변화를 두려하 하지 마라 는 사람답게 살아가는 대표적 가르침들을 읽다 보면
문득 율곡이 옆에서 차근 차근 말을 해주는 기분도 든다.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했지만 자신의 조언을 듣지 않는 선조에게 충심을 다해 상소문을 바치고
여러차례 서신을 통해 퇴계 이황과의 토론으로 배움을 더욱 깊이 하는 기회로 여긴다. 

율곡의 가르침을 새기면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며 사람의 길을 세우는 책으로 
꾸준히 재독하며 자신을 닦는 기회로 써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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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코 지음, 이지민 옮김, 한정우 감수 / SISO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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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조디피코이 마이 시스터즈 키퍼를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극중 케이티 엄마 사라 였다면을 가정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수 있을까 되물었었다
과연 첫째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둘째의 제대혈과 피와 림프구와 골수 나중엔 신장까지
오롯이 첫째를 살리기 위해 칼을 댈 수 있을까 아마도 나도 했으리라 느낌이 들었다. 

살리려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안에 둘째를 내치는 게 아니라 가족안에서 다 같이 살아내려는 
몸부림이라고 말하면서 아이에게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강요했을꺼란 생각을 한다. 

나뿐 아니라 부모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꺼라 생각한다. 물론 요즘 너무나 파렴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부모라면 당연하게 자식의 생을 위해 모든 걸 걸꺼라 믿는다. 

그렇다면 아무런 이유없이 자매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내 줘야 하는 둘째는 어떨까? 
13년을 살며 언니가 위험한 순간일때마다 반복되는 병원 생활을 같이 겪는 실험체의 삶을 받아들이라 강요할 수 있을까?
어린 자식의 의견을 대신할 수 있는 부모는 당연하게 동의서에 대신 사인을 하지만 
자신의 삶을 더이상 언니의 끝나지 않는 백혈병에 매이지 않으려 결심을 한다. 

캠벨이란 변호사에 소송을 맡기는 계획을 차근 차근 준비하며 돈도 마련하지만 
시시때때로 자신의 몸의 권리에 대한 행위가 정당한지 자신이 결심한 결과가 언니의 죽음이라는 너무나 선명한 슬픔을
불러올껄 알기때문에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계속 혼란스러워한다. 

소송을 준비하는 후견인 줄리아와 캠벨변호사 
엄마 사라와 아빠 브라이언
언니 캐이티 오빠 제시
동생 안나

입장마다 선명하게 떠오르는 각각의 이야기에 감정이입하며 각각이 처한 상황이 겹친다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게 하고 그럼에도 그 각자의 입장들이 이해가 되었다. 

끝내 엄마는 안나의 신장을 케이티에게 줄 수 있게 되지만 그 끝이 너무나 반전이어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던 결말이 안타까웠다. 

모든걸 내 주고 살려낸 언니를 바라보는 안나의 마음은 어떨까.? ...

기술이 발달함에 있어 이러한 의학적 유전적 문제들이 앞으로  더욱더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지점에 대해
잘 짚어낸 책이었고,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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