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흐릿하게 더 흐릿하게 찍고 싶다. 책 시작한지 몇 쪽 지나자 말자 아프다. 눈이 찡그려지고 가슴이 갑갑하다.

천천히 읽고 싶은데 천천히 읽어지지가 않는다.

그제 들은 팟캐스트에서 한 어머님의 얘기로
여수 순천 사건 당시 토벌대가 권총이 고장난 걸 확인하려 아들의 머리에 대고 쐈는데 머리가 눈앞에서 산산히 터지는게 떠오를 때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저 밑에서의 하ㅡㅡ아ㅡㅡ하는 한숨이 쉬어진다 얘기를 전해 들었다. 남은 가족이 살아야해서 그 아들을 애써 마음으로만 생각하는 그 한 평생이 너무 무섭고 아팠는데,

오늘은 이렇게 그날의 광주를 그대로 앞에서 읽게되니 아프고 아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고양이라디오 2016-06-21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글만 읽어도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소년이 온다>도 읽어보고 싶은 소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광주를 잊지 말고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singri 2016-06-21 22:04   좋아요 0 | URL
처참해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히가시노게이고 책인 줄 모르고 꽤 두껍길래 골라봤는데 휘룩딱 읽었다. 예전에는 별점에 셋반이 있었던거도 같은데 암튼 넷은 좀 많고 셋은 모자라고 내 별점 느낌으로 셋반인 히가시노게이고 책은 이렇구나 하게되는 그런정도로 읽혔다. 이전의 읽은책이 공허한 십자가였는데 몇권 더 읽어보긴 해야겠지만..

훌훌 읽고나니 머리에 온통 환광원이랑 잡화점밖에 안남아있다. 최근에 시그널 처럼 과거와 미래의 고리로 여긴 쓰러질꺼같은 폐가 나미야 잡화점이 타임머신이었다. 설정이 신기하고 그 설정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그럴듯했지만 나미야 아저씨의 장난같은 진실한 메모편지들 말고는 좀 의미가 없게 느껴졌다.

내 독서는 거의가 재미위주 소설위주이긴 하지만(작가도 어렸를때 책읽는걸 너무 싫어했어서 무조건 재밌게 쓰는걸 제일로 여긴단다) 그래도 이러니 저러니 생각꺼리를 좀 더 남겨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작가가 다 얘기해주니 ㅋㅋㅌ읽지도 않았는데 또 그렇게 잘 해결되겠지뭐 그런 생각이 들었던것.

표현을 잘 못 하겠는데 요즘 말많은 설탕 들어간 된장 맛이랄까. ㅡ 맛있기는 하나 알고보면 설탕때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수인 2017-08-11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국에도 나미야 할아버지가 있었어요!
책을 읽는 내내, 나에게도 ‘나미야 할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나미야 잡화점을 현실로‘라고 검색하니 실제로 누군가가 익명 편지 상담을 운영하고 있더라구요.
namiya114@daum.net 여기로 편지를 받고 있고, 광주광역시 동구 궁동 52-2, 3층 나미야할아버지 로 손편지를 보내면 손편지 답장도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아마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저같은 생각을 한번쯤 해보셨을 거라 생각돼 이곳에 공유합니다.

singri 2017-08-11 14:39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책속의 이야기가 현실로 ㅋ 재미난 이야기네요. 광주 나미야 할아버지는 어떤 재미를 주실지 들어보고 싶긴 하네요.
 

한강을 옥션에서 다 보고 ㅋㅋㅋ

옛날옛날에 읽었던 검은사슴 이후로
내가 애정하는 몇 안되는 우리나라 작가.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아기부처, 그대 차가운 손,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채식주의자, 희랍어시간,
소년이 온다

이후 읽고 읽을 책들에서 아 역시 한강하게 되던
독특하고 일관된 서늘하고 착잡한 문체와

한 인간에 대해 어쨌든 끝까지 끌고 가는 끈질김 같은것에 혀를 두르고 헐 이제 내가 감당이 안돼 하던 시점이 채식주의자를 읽었을 때였는데ㅡ

그렇게 읽은책이 어떻게 번역되고 외국 사람들에게 우리말의 그대로가 어떻게 전해졌을지 모르겠지만

뭔가 비유를 하자면 음악적인것, 자연적인것, 태초의 인간같은 것들을 형상화하여 만들어진 작품엔 사람의 몸 속을 들끓게하는 기운이 있다.

그런 이유로 맨부커 수상 이후 한강의 앞으로가 궁금해진다. 다작은 아니지만 쉬어갈쯤인가 싶으면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나타나고 그렇게 잊힐리야 잊을 수가 없다.

안그래도 나 역시 맨부커상 수상여부가 꽤 궁금했던지 새벽에 꿈에 한강이 나와서 재미나게 웃고 있길래 아 상받았구나 그랬다 ㅋㅋㅋ 나도 참 뭐 꿈까지 꿀꺼까지야 ㅋㅋㅋ

암튼 앞으로 우리나라의 좋은 작가들이 좋은 번역을 만나 문학한류를 이뤄낸다면 그야말로 꺼질수 없는, 힘있는 문화콘테츠가 될텐데...


한강작가님 축하합니다 ㅡ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cyrus 2016-05-17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 수상 소식을 보면서 번역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

singri 2016-05-17 18:45   좋아요 0 | URL
네 근데 번역가는 한국사람 한번도 만난적 없고 6개월 공부한걸로 번역했다는데 번역가 천재임? ㅋㅋ신기방기한 일이에요. 여튼 이런 저런 숨은 작가들을 번역할 수 있는 천재들(?) 많이 생겼으면. ㅡ6갤 아니고 6년이네요. 대학에서 배우고 박사까지 따신분 ㅡ그렇더래도 대단해요 ~

cyrus 2016-05-17 15:24   좋아요 1 | URL
작가와 작품에 대한 관심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작업이었을 거예요. ^^

singri 2016-05-17 15:26   좋아요 0 | URL
맞아요 이걸 어떡하든 해내야지 하는 마음이 없으면 정말 못할일 ㅋㅋ

다락방 2016-05-17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6개월 공부한 걸로 번역했다고요? 맙소사... ㅠㅠ

저는 <아기부처>되게 인상깊게 읽었었어요. 다시 읽어보고 싶은데 책이 이젠 제게 없네요..하아-

singri 2016-05-17 18:42   좋아요 0 | URL
저도 검은사슴이 어디갔는지 ㅜ6갤이 아니라 6년. ㅋㅋㅋ저도 설마 그래서 다시 찾아봤어요. 난 왜 이모냥인지 ㅜ

시이소오 2016-05-17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싱그리님 예지몽이십니다. ^^

singri 2016-05-17 19:47   좋아요 0 | URL
글쎄 그런 꿈을 꾸지 뭐에요ㅡ ㅋㅋ여튼 좀 신기하고 대단한 일이에요 우리나라에서..

fasin4022 2016-05-17 2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식주의자 어떤가요? 궁금하네요

singri 2016-05-17 21:47   좋아요 0 | URL
저도 읽은지 오래되서 가물가물한데요 채식하는 여자가 나중에 나무가 되는 이야긴데 이거뭐야 진짜 나무가 된거야 하며 저도 제가 이해를 했는지 어리둥절해했어요. 왜 여자가 채식을 하게됐던가를 과정과정 더듬게되는데 친절하게 설명하고 그러지 않는데도 읽고나면 눈에 볼수 없던 장면마저 계속 장면들을 생생하게 떠올리게되요.
 

선거 이후 시사인 사 봐야겠다 생각은 하는데 또 한주한주 보기에 뭔가 버겁단 생각이 들어서 책 살때 한번씩 사보기로 했다.

소년이 온다는 책당 이번달 책이라 샀는데 한강이 맨부커에도 오르고 계속적으로 책을 낼때마다 눈부신 책들을 내는것에 다행히도 이제서라도 사람들 관심이 집중되고 또 그의 책들이 더 많이 읽힐 것이 좋다. 아름답고 서럽고 슬픈 글이 사람들을 위로하고 따뜻하게 해 줄껄 안다.

젊은작가상은 나온해부터 관심이 갔는데 좋을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때도 있지만 출간해에 한해 오십프로 할인해줘서 확실히 가격면에서 메리트가 있다.

미국의 송어낚시는 중고책으로 반가격 안되게 구입. 중고책땜에 새책이 안팔린다 하는데 구조적인 문제부터 좀 알아보긴해야겠지만 중고책을 자리 펴고 파는 일이 결국엔 제살 깍는일이 되지 않나 싶다. 근데 또 독자 입장에선 반가격도 안되는 가격에 읽고 싶은 책을 사올 수 있으니 중고책에 눈감기가 쉽지 않다. ㅜ

윤성희 소설집도 빨리 읽고 사고 싶고 꼭꼭 눌러 썼을꺼같은 오지은 산문집도 빨리 읽고 사고 싶다. 요네스뵈랑 미미책도 사고싶다. 아 읽고 싶은책은 하루에도 막막 몇권씩 생기고 나는 또 그저 그런 읽고싶은 마음만 뜯어먹고 있으니. 두통이 생겨난다. 답답하다.

안그래도 물병 사야지 했는데 김연수 보틀 오니 막 이런걸로도 기분 좋아진다. 그냥 물병이어도 좋을텐데 무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연수 소설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의 문구가 적힌 보틀이다. 그러니 두통중에 답답증이 와도 기분을 또 새롭게 다잡아보자 ㅜㅎㅎ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6-05-04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엊그제 책 한 박스 받고 틴케이스 두 개 받았어요. 으흐흐흐흣
틴케이스는 조카들 하나씩 줄 거에요. 그 안에 과자 채워서요. 으흐흐흐흣

singri 2016-05-04 11:38   좋아요 0 | URL
아 ㅡ알라딘은 정말 굿즈 만드는거에 목숨을 거는듯 ㅋㅋㅋ나오는거마다 저걸 받아야되는데 하게됨. 조카님들 얼마나 좋겠어요ㅡ 아 갑자기 다락방님 조카도 부럽네요ㅋㅋㅋ

cyrus 2016-05-04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즈의 유혹은 이길 수 있는데, 중고가의 유혹을 떨쳐내기가 정말 힙듭니다. ㅎㅎㅎ

singri 2016-05-04 17:5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중고 알림 올라오면 막 다 사고싶음ㅜ 굿즈는 그냥 쳐다보면 안됨 ㅜ
 
[3D 블루레이] 굿 다이노 : 콤보팩 스틸북 한정판 (2disc: 3D+2D) - 한국어 더빙 수록 / 야광 PET 아웃케이스 + 아트엽서(4종)
피터 손 감독, 레이먼드 오초아 외 목소리 / 월트디즈니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 딸래미들을 공룡박물관까지 가게 만든 알로의 힘. ㅜ

거의 매번 스팟이랑 헤어질때 눈물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라디오 2016-06-21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공룡 좋아하는데ㅎㅎ 재밌을 것 같네요

singri 2016-06-21 22:05   좋아요 1 | URL
재밌어요. 일단 그림이 아름답고 노래도 좋아요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