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에 갈 때 당신이 가져가야 할 것
윤승철 지음 / 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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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무인도를 읽고는,

한국의 사람 살지 않는 섬을 가본 체험이려니 했는데,

오세아니아의 섬들이 나와서 좀 놀랐다.

 

무인도라는 말 자체가 인간 중심 사고가 반영된 것이지만,

무인도엘 가서 심심한 시간을 보내는 일은 시인의 그것과 비슷하기도 하다.

그런데 거기서 생존을 위해 뭔가를 하는 걸 보니

정글의 법칙과도 같은 유위가 보여 심드렁해진다.

 

삶은 아무 의도없이 시작된 것인데

인간은 거기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지도 모르겠다.

 

길도 티켓도 없는 삶처럼,

우연히 바닷물 위로 드러난 섬처럼,

자유와 속박 역시 사람 마음이 만든 것이라는 걸 배우려 작가는 무인도로 떠난다.

 

시간에게 발이 있다면

무인도로 가 제자리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은 사람의 발에 붙어 이동하는 것 같았다.

사람의 발이 많은 곳일수록

시간은 더 나이를 먹는다.

서울은 주름이 너무 많고 깊다.

 

자유 여행은 오히려 사람을 불안하게 하고 생각하고 검색할 것을 많게 한다.

가이드를 따라다니는 여행이 혼자만의 시간을 줄 수도 있다.

 

사람이 많은 곳이라 해도

유유자적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자세라면,

서울 속에서도 무인도 이상의 풍요를 누리며 살 수도 있을 게다.

 

오히려 무인도에 가서

배터리가 줄어드는 일을 걱정하는 일은

인간의 작고 작음을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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