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봄날의 소품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이백십일'은 두 친구가 궂은 날씨에 아소 산을 오르며 티격태격하는 대화를 그린 만담 같은 소설로 소세키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열흘 밤의 꿈'은 어딘가 미스터리한 열 개의 꿈을 나열하였는데 각각의 꿈은 미묘하게 쓰인 방식이 달라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긴 봄날의 소품'에는 주로 따뜻한 봄날의 일상이나 런던 유학 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고,

'유리문 안에서'는 건강 악화로 인해 주로 서재의 유리문 안에서 지내게 된 소세키가 내다본 바깥 이야기들이 담담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알라딘 소개글)

 

소세키의 소품들이다.

얇은 책이어서 마침 일본 홋카이도 여행길에 들고 갔는데,

일본의 온천에 조용히 혼자 앉아서 무럭무럭 피어나는 수증기의 아스라함 속에서

일본 사람들의 삶의 양식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두 친구가 아소 산의 화산을 걷는 이야기 속에는

자연에 도전할 수 없는 겸허함도 들어가 있다.

지진은 일본인들을 외려 대륙으로 내몬 요인 중의 하나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한다.

조용한 온천 속에서는 하염없이 평화롭게 달같은 으스름 등불을 바라보지만...

 

“되려고 생각해봤자 세상이 되게 해주지 않는 게 꽤 있겠지?”
“그래서 딱하다는 거네. 불공평한 세상에 태어나면 어쩔 수 없으니까 세상이 하게 해주지 않아도 뭐든지 스스로 되려고 생각하는 거지.”
“생각해도 되지 않는다면?”
“되지 않아도 뭐든지 생각하는 거지. 생각하는 사이에 세상이 해주게 되는 거네.”
- 「이백십일」(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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