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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이크발 ㅣ 고학년 꿈이사 3
정회성 지음, 노희성 그림, 구중서 감수 / 영림카디널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월드컵을 보면서, 그 축구공을 만들기 위해 움직인 파키스탄 꼬마들의 손놀림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면 국으로 축구나 보지 뭘 그런 걸 다 따지냐고 딴지를 거는 이들도 있었고...
어린이 평화 인권 코너의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한국의 노동 문제에 대해 많이 읽은 축이라 착각했었고, 세계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 자위해 왔었다.
이크발을 만나면서 부터는 사람이 얼마나 사악해질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네 살 때부터 형의 결혼을 위해 카페트 짜는 공장에서 일을 해온 이크발과 같은 아이들.
일을 하면 할수록 늘어만 가는 빚덩이와, 탈출, 그리고 이어지는 매질.
마치 30년 전의 전태일 동지가 '근로 기준법을 지켜라,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며 죽어갔던 평화시장의 외침처럼 이크발은 죽어 간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라면 이런 책을 꼭 읽혀주고 싶다. 중학교 갓 들어간 우리 아들에게도 사 주고 싶었건만... 이야기도 감동적이고, 그림도 잘 그렸는데... 12,000원의 가격은 심했다. 기껏해야 두어 시간 읽으면 끝날 책을 저 가격으로 파는 것은, 출판 노동자 등을 쳐서 배를 불리는 사람들이 이 돈놓고 돈먹는 세상에는 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학교에 되도록 여러 권 사 두고, 아이들에게 꼭 돌려 읽히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