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시간에 소설읽기 2 나라말 중학생 문고
성하성 외 엮음 / 나라말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생 수준에 맞는 소설이란 것은 없다. 중학생 무렵이면 여학생과 남학생, 성장이 빠르고 느림의 차이에 따라 개인차가 어마어마하게 벌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성인 소설을 접해도 심리적으로 불안해 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는가 하면, 아직 동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아이도 있게 마련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는 우리 형과 독후감 숙제다. 우리 형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성공한 작품이고, 독후감 숙제는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가난이 주는 비참함을 보여주는 한국판 라임오렌지라고 할 수 있다. 교과서에 싣는다면 우리 형이 좀더 무난하고, 내 욕심으론 만화와 어울린 독후감 숙제가 더 강추다.

위기철의 아홉 살 인생은 별 넷 정도의 소설이라 생각한다. 아홉 살 인생이 어른이 보기 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을 수 있는 나이지만, 이 책에선 '꿈을 따는 아이'와 '꾸물대는 아이' 정도의 간극이 보이기 때문이다.

임정아의 버들강아지는 선생님의 마음을 잘 나타냈는데, 교사와 아이들 사이가 얼마만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다.

박완서의 자전거 도둑은 지나치게 윤리적인 면이 강조된 듯.

정호승의 항아리는 오줌독이 종의 울림통(음관)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인생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아이들이 읽기에 무리가 없고, 재미있으며 짧은 이야기들이다.

시튼 동물기의 백미 이리왕 로보도 재미있다.

책 안 읽는 아들에게 어젯 밤에 독후감 숙제를 읽어 주다가 제비역까지 반쯤 읽다가 잠이 들어 버렸다.

아들 녀석과 도란도란 책을 읽으며 - 제가 읽을 때, 나는 제 등을 긁고 있다. - 잠드는 밤은 행복했다.(피곤한 아내는 마루에서 드르렁거리며 잘 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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