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작은 영혼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지음, 이은선 옮김 / 홍익 / 1997년 2월
평점 :
절판


세상의 모든 딸들을 썼다는 작가의 우화소설이다.

양떼를 지키는 개와 염소는 뛰어난 삶의 지혜를 간직한 존재들이다.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세상이 존재하는 그대로이다. 인간처럼 제 머릿속에서 맘대로 조작하고 변형시켜 추상화시킨 것만을 세상이라고 착각하며 살지 않는 그들은 인간보다 훨씬 넓은 세계를 보고 냄새 맡고 듣고 느낀다.

보잘것 없는 인간의 감각을 우리는 얼마나 과장해서 느끼고 있는 것일지...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둥, 만물의 영장이라는 둥, 인간을 대단한 존재인 것처럼 여기는 사소한 별 지구에서 신비한 빛과 함께 신비로운 향기와 함께 나타난 아기 예수님의 존재를 모든 감각으로 느끼게 되는 짐승들에 비하면, 그 아기 예수를 경배하러 가는 박사들조차 얼마나 무식하며 얼마나 권위적이고, 자기 중심적인지...

인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의 문제를 소설로 써서 유명해진 저자는, 이제 과연 인류학의 주제인 <인류>는 얼마만한 영혼을 가진 존재인지를 에둘러 우화로 적어 낸다.

지혜로운 염소와, 카리스마 넘치는 개의 영혼을 살핀다면 온갖가지 불결하고 쾨쾨한 냄새로 가득한 추악한 인간의 세상에서 굴러먹는 인간의 영혼은 그 질량은 21그램일는지 몰라도, 그 가치는 너무도 보잘것 없는 것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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